본문 : 야고보서 2장 1절, 사무엘상 16장 7절, 고린도후서 10장 7절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영광스러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을 차별해서 대하지 말기 바랍니다. <야고보서 2장 1절, 쉬운성경>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더라 <사무엘상 16장 7절, 개역개정>
여러분은 겉모양만 봅니다. 누구든지 자기가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이라고 확신한다면, 자기가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인 것과 같이, 우리도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스스로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고린도후서 10장 7절, 새번역>
'물취이모(勿取以貌)'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외모를 보고 사람을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에는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마라(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는 가르침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구약과 신약 성경에서도 '사람들을 차별해서 대하지 말라', '외모가 아닌 중심을 보라', '겉모양만 보지 말라' 등 많은 구절들을 사용하여 하나님은 말씀하고 계십니다.
세상 사람들에게도 중요하지만 그리스도인에게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마음가짐'이 있습니다. 바로 서두에 말씀 드린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에서 나아가 그리스도인이라면 겉사람이 아닌 속사람을 만나고자 마음을 쓰는 노력도 더하여져야 합니다. 사실 상대방을 겉사람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 마음은 상대방의 속사람을 만날 마음이 있는 사람들만 가능합니다. 처음부터 상대방의 속사람을 만날 마음이 없는 사람들은 아주 쉽게 겉사람만 보고 판단해 버립니다. 어찌보면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겉사람만 만나려고 하는 것이 당연한 모습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아마 더 '개인주의'는 깊어져 갈 것입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은 조금씩 우리에게 그저 단어로만 사용되어져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그렇다고 해서 그리스도인들 역시 이 시대를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역주행해야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겉사람에 집중할 때, 그리스도인들은 속사람을 만나려고 하는 수고와 오래 참음을 기초로 하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구별되는 것으로 '거룩'입니다. 세상은 '사랑'이 없다고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여전히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역주행을 시작해야 합니다.
지난 주간 지인에게서 도착한 문자에 몇날몇일을 가슴 아리게 만드는 짧은 글이 담겨 있었습니다. 잠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할머니의 철학 *
오늘도 어김없이 빈 상자며 빈 병을 현관 앞에 내놓자마자 그 할머니가 다녀가십니다. 이 동네에 이사 와서 바로 오시기 시작했으니까 벌써 수년째 마주치는 할머니입니다. 처리하기 곤란한 재활용품을 치워주니 고맙다는 생각도 들지만 남루한 옷차림의 할머니에게서 지저분함이 묻어올 것 같아 아이들에게 접근조차 하지 말라고 일렀습니다. 수년째 마주치면서 인사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빈 병, 빈 상자로 생계를 이어가는 할머니가 혹시나 다른 것을 요구할까 하는 걱정이 앞서서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초인종 소리가 나서 문을 열어보니 그 할머니였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저는 앞뒤 상황을 알지도 못한 채 불편한 기색부터 드러냈습니다. "이거..." 할머니는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물끄러미 쳐다보는 나에게 할머니는 말했습니다. "아까 가져간 상자 안에 이게 들어 있더라고, 이 집 거 같아서.." 정신없이 청소하다 흘린 만원이 빈 상자 안으로 들어갔나 봅니다. 나는 고맙기도 하고 측은한 마음도 들어 할머니께 말했습니다. "할머니 괜찮으니 그냥 쓰세요." 그러자 할머닌 먼지로 뒤덮힌 손을 흔들며 "아냐 난 공짜는 싫어, 그냥 빈 상자만 팔면 충분해." 하시며 만원을 내 손에 쥐여주며 손수레를 끌고 떠나셨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누구보다 깨끗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일하시는 할머니에게 그간 마음으로 쏟아부었던 온갖 생각들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보이는 것만 봅니다. 그리고 판단합니다. 들리는 이야기만 듣습니다. 그리고 믿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을 봐야 하고, 미처 듣지 못한 이야기까지 들어본 후에 판단하고 믿어야 합니다. 적어도 사람을 판단함에서는 그래야 합니다.
그리고 글을 읽고 생각이 많아지려는 찰나 지인의 문자가 또 하나 도착했습니다.
"저는 이런 글을 읽을 때마다 할머니가 그리스도인 아니라 빈병 내어 놓는 이가 그리스도인 같아 보이는 것은 왜 일까요? 자꾸만 창피한 마음이 듭니다"
저 역시 동일한 마음으로 창피했습니다. 짧은 글에 마음을 간파당해서 종이로 베인듯 아려오는 마음입니다. 꾸준히 반성하면서도 너무도 꾸준히 잘 실천하지 못하는 부끄러움으로 가득한 마음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어야 이 어긋난 판단만 하는 마음을 고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겉사람만 아니라 속사람을 만나고자 마음 다하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을까요? 혹시 여러분은 어떻게 살고 계신가요? 여러분께서는 혹시 방법을 알고 계십니까?
역시 복잡할 땐 '고기 앞'이라 아니라 '말씀 앞'으로 가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그래서 칼럼을 마무리하면서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 보려고 합니다. 좋은 사자성어도 있고, 좋은 명언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진정한 변화는 '말씀'으로부터라는 것을 믿기에 다시 말씀 앞에 서는 것입니다. 부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비좁고 옹졸하고 편협한 시선과 마음이 부디 어제보다는 오늘 더, 내일 조금 더, 넓혀져가고 관대해지고 깊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고 축복하는 그리스도인 여러분, 말씀으로부터 다시 시작하여 이젠 만나는 이들의 겉사람만 말고 속사람도 만나는데 함께 마음을 써보지 않으시겠습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1e9vL52zUkE
https://www.youtube.com/watch?v=9czLRl5H0bo
https://www.youtube.com/watch?v=8Y1EBYYjpjk
https://www.youtube.com/watch?v=rJQtTQ0JUSU
https://www.youtube.com/watch?v=6HbxwmQYsA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