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 역시 지난 글에 이어 극진가라데가 2D 문화에 끼친 영향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극진공수도의 무도정신과 여러 고수들의 일화들은 수련생이건 일반이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매력적인 다가오는 것임에 틀림없습니다.이러한 호기심과 흥미는 곧바로 현실의 여러 비지니스와 연계되게 되는데
특히 게임산업에 있어 극진 관련 캐릭터는 게임의 상업적 성공을 보장하고 플레이어의 이목을 집중 시킬 수 있는 좋은 홍보매체 였기에
계발사들은 앞다투어 극진과 연관된 듯한 캐릭터들을 자사 게임에 등장시키기 시작합니다.
여러 작품들 중
가장 먼저 소개할 게임은 아랑전설 시리즈 최후의 작품으로서
당시 SNK가 표현할 수 있는 극한의 그래픽 기술을 사용하여 제작한 "Mark of the Wolves" (일본명 garou) 입니다.
원래 시리즈의 주인공인 테리 보가드가 이제는 중년에 가까운 나이로 참전,
주인공으로 락 하워드(기스 보가드의 아들)가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락과 기스, 테리의 관계는 본 글의 취지와 맞지 않으므로 따로 서술하지 않겠스니다.)
게다가 김가불 '김갑환' 대신 두 명의 아들이 대신 출현하고 앤디 보가드 대신 그의 내제자가 '더 킹 오브 파이터즈'(*각주1 참조)
대회에 출전하게 됩니다. 덧붙여 용호의 권 시리즈의 극한류(극진공수도가 모티브)가 이 게임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극한류 가라데 수련생의 이름이 바로 '마르코 로드리게스' 되겠습니다.


(파워로 밀어붙일 것만 같지만.. 호황권, 호포 즉 아도겐+오류겐을 통한 니가와~ 전법을 사용합니다. 극진의 위대함이란 ㅋ)
아래는 SNK에서 직접 작성한 마르코 로드리게스라의 소개입니다.
"이것이 무적의 공수도다!"
그 힘과 민첩함이 야수와도 같아 블랙 비스트(검은 야수)라 불리고 있다.
수련에 수련을 거듭하여 도달한 경지는 이미 달인이라 할수 있을 정도.
그 실력을 스승 료 사카자키도 인정한 극한류 공수도 최강의 격투가 중 하나이다.
나이에 비해 약간 철없어 보이는 면도 있지만, 격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엄하고 철저하다.
현재는 일선에서 물러난 료 사카자키를 대신해 사범 대리로서 도장을 맡고있다.
이 인물의 원형이 무엇인지 곰곰히 살펴보면 곰에게 도전한 윌리 윌리엄스와
프란시스코 휘리오가 적절히 믹스 되어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특히 마르코 로드리게스의 스테이지 화면에서 보이는 곰과 그의 구호들을 통해 윌리 윌리엄스의 이미지가 사용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휘리오의 경우. 브라질 태생과 휘리오가 이 게임이 발매될즈음에 세계대회에서 우승 및 100인 조수에도 성공하는 등
극진의 최강자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캐릭터 설정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저의 유년시절... 오락실 출입을 잠깐 끊게 만든 충격과 공포의 게임입니다.
이 게임과 극진가라데와의 연광성을 설명하기 앞서 이 작품의 괴랄함을 먼저 소개하는게 알맞을 것 같아 살짝 알려드립니다.
아마... 아실분은 다 아실만한 게임... "호혈사 일족" 입니다.
스토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호혈사라는 거대한 family 집단이 있는데...
일족의 운명과 방침을 결정하는 것은 당주이며, 그 중요한 자리를 회의나 투표가 아닌 쌈박질과 격투대회를
통해 결정하며, 출전자의 인종, 나이, 성별 등등 개의치 않는다... 라는 막장스러운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이도 성별도 상관없으므로... 먼 친척벌 되시는 아가씨가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께 싸다x를 힘껏 날리며,
어르신들 역시 손주뻘 되는 아이에게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주먹질을 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 용서할 수 있었으나... 저의 순수했던 미적세계를 뒤흔들고 동심을 짓밟았던 것은...
바로... 바로... 이 게임의 주인공이 선남선녀가 아닌... 아래 포스팅된 사진 속 중앙에 위치한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

(예... 이분이 게임의 주인공 되시겠고... 더욱 기가 막힌건 쌍둥이이시며 자매 중 한명이 이 게임의 최종보스..)
이 게임의 아스트랄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고 결국, 저의 정신세계를 송두리째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립니다.(아래 사진 참조)

(입에 물던 틀니를 뽑으셔서 던지십니다.) (갑자기 남정네에게 딥키스를 하시더니) (결국 급회춘하셨습니다.)
여하튼 다시 가라데와의 관련성으로 넘어가서... 극진캐릭터의 인기 때문인지 혹은 저 할머니(아타네)의 주인공 설정이 무리였는지
어느순간 부터 캐릭터 셀렉트화면의 커서가 아래의 인물에 맞추어져 게임이 출시됩니다.(하지만 공식설정상 여전히 할무니가 주인공)

(무술 오타쿠 같은 외모와 복장에서 주인공의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웬지 리헌표 센빠이가 생각납니다.)
오오야마 레이지 라는 캐릭터이며 가라데를 베이스로 하고 있으며 대회 참가의 목적이 일족의 두령이 되기 위함이
아니라 실력을 시험하고 자신의 수련을 겸해서라는 설정과 이름에서도 쉽게 최영의 총재님 흔적이 엿보입니다.
온갖 변태들이 판치는(시대착오 닌자, 땡중, 할머니, 훈도시 영감 장기에프 닮은 여자) 호혈사 일족 중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외모와 성품을 지닌 인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한가지 아타까운 것이 있다면... 캐릭터의 외모와 설정 등은 극진가라데의 최영의 총재의 것을 가져와 사용하고 있지만...
사용하는 기술과 모션이라는 것이... 류와 켄이 사용하는 풍림화산류의 아도겐, 승룡권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파동권이면 파동권, 용권선풍각이면 용권선풍각 등등 유사한 기술들을 구사하는 점이라던지... 무슨 가라데를 했길래
손에서 장풍이 나가고 대지를 박차면서 빌트어퍼를 날려댑니다...
팔극권의 진각과 태극권의 발경을 베이스로 했다라고 하면 차라리 더 나을것을...
(용호의권과 같이 기본기술이라도 극진가라데의 모습을 잘 반영하였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즉, 극진의 설정이 격투게임과 잘 버무릴 수 있는 요소가 많다보니 겉으로 드러나는 강한 이미지만을 믹스할 뿐
실제 극진가라데의 기술이라던지 카타 같은 것들은 실제 게임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비단 호혈사 일족 뿐만 아니라 MOTW, 철권의 폴과 쿠마 등 모두
그 태생적 한계를 드러내게 되며(극진이 아닌 극한류 등등) 이러한 설정상의 한계는 훗날 '철권4'에서 카자마 진이
"미시바류 가라데(라 쓰고 풍신류라 읽는다)를 버리고 극진 가라데를 수련했다"라는 공식 프로필을 통해 어느 정도
현실성을 부여받게 됩니다. (역시 남코)

(철권4 부토 극진을 기본 베이스로 사용하는 패륜아 진 카자마)
(*각주1)
더 킹오브 파이터즈(이하 킹오파) 대회는 94년 SNK가 발매한 게임의 타이틀로 가장 많이들 기억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킹오파 대회라는 설정이 아케이드 게임에 처음 사용된 것은 '아랑전설1'(1991년 발매) 부터 입니다.
이후 후속발매되는 시리즈를 비롯, 용호의권에 까지 각 게임에서 열리는 모든 격투대회의 이름이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인 것 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킹오파 시리즈는 사실 SNK 회사의 캐릭터들의 일종의 드림매치 같은 것으로
의외로 첫 시리즈의 반응이 뜨겁자 뒤이어 시리즈를 계발하고 살을 덧 붙여 오늘날의 킹오파 시리즈가 된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