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사로 초대된 장석재 목사님과 한울림교회 이승봉 목사님
제가 다니는 교회에 대해 소개를 잠깐 하려고 합니다. 자기교회 이야기라, 약간 정도를 벗어날 수 도 있겠지만, 해보겠습니다. 올해 교회를 세운지 19살이 되는 해라, 이번 주에 창립행사를 가졌습니다.
철산4동 꼭대기 교회
제가 다니는 교회는 한울림 교회입니다. 철산4동 꼭대기에 위치해 있습니다. 도덕산 능선과 마을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교회에 서면 철산동, 하안동, 광명동 그리고 멀리 서울이 보입니다. 날 좋으면 63빌딩에 남산타워도 보입니다. 걸어서 교회에 도달하면 거의 몸에 송송 땀이 베입니다.
한울림 교회는 기존의 가정집을 교회 공간으로 사용하는 곳입니다. 규모가 작은 교회입니다. 제가 이 교회에 다니게 된 것은 2000년 전후인 것 같습니다. 어려서 그리고 청년 때까지 교회를 다니다가 한동안 교회를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광명지역에서 활동을 하다가 한울림 교회를 만났습니다. 작은 교회라는 것에 마음이 우선 갔습니다. 그리고 작은 공동체라고 하는 생각이 들어 다니게 되었고, 지금은 그 일원이 되었습니다.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19주년 창립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함입니다. 그리고 제 주변 이야기라 하는 것입니다. 광명시민신문이 지향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생활 이야기를 적습니다.
▲ 권사취임식을 하고 있는 김명선권사님
기뻐하는 삶
한울림 교회는 매년 창립일을 맞이하여 초청강연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토요일날 저녁에 모여서 강의를 듣고, 일요일에 예배를 통해 강연을 듣습니다. 말씀을 듣는다는 표현이 적절하지만, 종교적인 듯 해 보편적인 용어를 선택합니다.
한울림 교인들은 평상시 일요일에 식사 당번을 정해서 교대로 공동식사를 준비하지만, 창립일처럼 자체 행사가 있을 경우는 교인 전체가 음식을 나누어서 준비해오고 함께 나눕니다. 그야말로 잔치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창립행사 날에 다녀가시는 강사들은 동화작가로 알려진 이현주 선생(목사)님과 같이 나름대로 알려져 있는 분들입니다. 또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삶의 중심이 남다른 이들이 종종 초대가 됩니다. 물론 교회와 여러 인연이 닿아 있는 분들입니다.
이번 창립 행사에는 장석재 목사님이 초대가 되었습니다. 감리교 교단에서 활동을 하고, 부산지역에서 경상도·전라도·제주도 소속 감리교 교회들을 지원하고 조정하는 ‘행정영역’의 일을 하고 있는 교단 총무 목사님입니다. 과거에는 재야활동을 통해 군사독재 시절 큰 고초를 당하기도 한 분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지만요.
강연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교인이 아니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이런저런 인연이 닿는 분들이 참여해서 강연도 듣고 음식도 나누었습니다. 함께 교회 창립을 축하하기도 했습니다.
작은 공간이 사람들로 가득 찹니다. 원래 작은 교회라 일반 교회와는 예배 모습이 다릅니다. 보통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교회의 경우는 예배 강단과 신도들의 거리가 적당하게 유지되고, 강단은 나름대로 ‘권위’를 느끼게 됩니다. 작은 교회인 한울림 교회의 경우도 그런 경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 방에 아이와 어른이 함께 모이기 때문에 분위기는 훨씬 자유로워 보입니다. 교회가 작아 교회 주변 동네주민들까지 초대하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입니다.
장석재 목사님은 토요일 강연에서 “항상 기뻐하는 삶, 관용하는 삶, 기도하는 삶, 감사하는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말씀이지요. 일요일에는 “예수를 믿는 이들이 함께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에 대해서 말씀을 들려주었습니다. 종교적인 모임에서 일어난 이야기에 대해 일반적 공감대를 갖기는 어렵지요. 또 종교적인 테두리 안에서 나누는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강의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여하튼 19살 청년이 되는 한울림 교회에 장석재 목사님은 이러한 이야기를 전하고 갔습니다.
▲ 리코더 연주를 하고 있는 구름산 초등학교 김현주 교장선생님과 딸 혜민이
청년 한울림
한울림 교회의 시작은 과거 80년대 민주화 운동에 대한 요구가 많았던 시절, 사회적 민주화의 문제에 대해 종교 역시 피할 수 없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고 나름대로 생각하는 이들이 모여서 만든 교회입니다. 초기에는 지역에서 탁아방도 하고, 공부방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그 초창기 교회 청년들이 성장하여 가족을 이루어 가족 교회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뿌리는 과거의 출발선입니다.
장석재 목사님은 이런 한울림 교회의 뿌리와 역사 그리고 지금의 모습을 잘 알고 있는 목사님입니다. 그리고 본인 역시 과거 재야 운동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지금은 교단의 중심에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 한울림 교회에 메시지를 전한 것이지요. 종교적 차원에서는 언뜻 보기에 쉽게 이해되는 말들이지만 목사님의 개인적 체험을 덧붙여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어울림의 시간으로
이러한 메시지에 대해 저 나름의 해석을 달아봅니다. 사회가 변했습니다. 과거와 달라진 것이지요. 시대적 사명과 역사적 사명이 중요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달라졌지요. 사회가 민주화되고, 다양화 되었습니다. 경제성장이 되면서 개인주의 역시 더 팽배해졌습니다. (개인주의에 대한 가치 판단은 아닙니다.) 달라진 세상, 사회에서 하나님을 믿는 이들, 예수를 따르겠다고 하는 이들이 가지는 삶의 자세에 대해서 주문을 한 것입니다.
좁게 보면 신앙생활에 대한 문제입니다. 신을 만나는 방식, 신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 그리고 이들이 교회 안과 밖에서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 같습니다. 순 저의 주관적 해석입니다. 주관적 정리이고요.
일요일 축하예배에서는 이러한 말씀 전달 외에도 축하무대로 리코더 연주가 있었습니다. 지역 대안학교에 다니는 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한 연주였습니다. 조촐한 축하 무대지만, 근사함이 베여 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이날 오후 교인들과 함께한 사람들은 오후 동안 함께 어울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작은 이야기
철산4동 골짜기 작은 교회에서 진행된 작은 잔치를 전한 것입니다. 물론 종교적 테두리라고 하는 한계를 전제로 한 것이지만요. 한울림 교회의 예배 공간은 평일 이 지역 어린이들의 마을 도서관으로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넝쿨 도서관이죠. 한울림 교회 말고도 지역 곳곳에 작은 교회들이 여럿 있습니다. 나름대로 그 지역에서 사명을 담당하는 교회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구름산 초등학교에서 즐거운 오후 시간을 보냈다.
한국 사회에는 큰 교회들이 많습니다. 대형교회들이죠. 크고 작음에 그 나름의 역할이 있는 것이겠지만, 작은 공간에서 나누는 기쁨 역시 남다를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또한 큰 것의 가치가 중요시되는 사회에서 ‘작은 것’의 의미를 더 해보고 싶었습니다.
얼마 전 어느 종교관련 사회운동 단체에서 교회나 사찰 등 종교기관에서도 세금을 내야 한다며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소식을 들은 바 있습니다. 논지에서 벗어난 이야기이지만 앞으로 많은 사회적 토론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변화에 대해 첨언하고 싶어 사족을 덧붙입니다.
2006. 3. 7 / 파랑새 강찬호
첫댓글 올해에는 저희 가족이 제주도로 터를 옮기는 바람에 이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해서 많이 아쉽습니다. 떠나야지만 함께 했던 이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했던 존재들이었는지 또 깨닫는 어리석은 자입니다. 많이 그립고 보고싶습니다./ 손주현
"예수에 대한 믿음에 뿌리를 박고 그 터 위에 굳건히 서서, 가르침을 받은 대로 믿음을 더욱 견고히 하십시오."(골로사이2:7) 바울의 권면대로 뿌리되는 예수정신이 모든 일을 생명으로 이끌어 가는 동력이겠지요. 아름다운 공동체 퍼갑니다. 감사합니다./ 나그네
19년간 서로의 피와 살을 사랑으로 함께 살아온 한울림공동체와 자매 형제님들께서 감사와 기쁨의 자리를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마음을 가지런히 여미고 한울림생일의 의미를 새기는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장석재목사님께서 풀어주신 성경말씀은 가난한 맘으로 저의 삶을 고백하는 행복한 예배를 모시도록 안내해주셨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면서도 전부인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하늘의 뜻이 한울림공동체에서도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부설표향
근데요 목사님.. 위에 저말고 목사님 말씀 밭게 엄는것같은데요
저보다 2살이나! 교회를 형이라고 불러도 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