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빠] 김주하, 뜨다
2002.8.12.월요일
딴지빠 총괄 피디 뚜벅이
온라인 딴지에서 싹틔운 딴지스와 독자들의, 독자와 독자들의 명랑사회에의 교감을 오프라인에서 꽃피우자며 만든 딴지빠 1호점 ZN이 지난 8월3일 대중들에게 전격개방됐다.
기껏해야 땅장사나 숙박업 진출에만 머리를 굴렸던 좃선같은 찌라쉬에게, 샛길로 빠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몸소 보여준 언론사 최초의
물장사 진출 <zn>, 그 전야제와 오픈일 소식을 독자 니덜에게 전한다.
전 야 제
물장사를 하기전에는 패밀리 오프닝이라는 것을 하는 법이다.
일반 고객을 맞기전, 아는 뇬넘들을 초청하여 서비스 및 매장 상태를
총점검 해보는 의식이 바로 패밀리 오프닝이다.
첨엔 딴지스들 사오십명 모여 파뤼를 할까 생각했드랬다. 그러나 암만 생각해도딴지스의 평상시 행태를 보건데, 이넘들은 술만 갖다 주면 뽕먹은 매미처럼 이것도 조아, 저것도 조아라고 맴맴 거릴 것이 분명해 좀더 냉정한 모니터 요원이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와부렀다.
해서 생각해 낸 대상이, 평소 딴지랑 짝짝꿍 거리며 친하게 지냈던 유명인사들.
물론, 유명인사라 해봐야 민족정론 본지에 비함 조좆지혈에 불과하겠지만 (졸라미안타, 본지 넘 유명해서..) 그래도 딴지 열독자이면서, 사회 각 분야에서 나름의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인사들을 딴지빠 마루타
요원으로 긴밀히 호출해 버린 것이다.
본지, 한국 현대 건축물의 개가라 일컬어지는 사옥 이전식때도 이런거 해본적 없었다. 딴지 삼년에 사람을 초대했던 건, 그러므로 이번이
첨이다. 원래 우리는 나서고 머 하는거 싫어한다. 근데 이번엔 생색함
내기로 했다. 언론의 명랑 물장사..이거 아무나 못하는 거거덩.
8월2일 저녁 일곱시.
가든에 간단한 스넥 종류를 뷔페식으로 차린 후, 딴지 스태프는 한 껏
우아하게 방문자를 기다렸다. 이 날의 놀이 컨셉은 셀프퍼닝. 즉 멍석은 딴지에서 깔아줄테니 알아서 놀다가시되, 빠에 대한 의견만 배설하고 가시라는 것이었다.
이날 하두 여러명의 정치, 문화, 언론, 연예계 인사들이 집결하여 누가
왔는지도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원래부터 관심도 없었던 서서쏴 게스트들은 빼버리고 여성 게스트를 중심으로 그날을 정리하면
이렇다.
젤 먼저 빠에 등장한 선수는 화가이며 미술 평론가 한젬마 일당.
평소 그녀가 그린 그림이나 그녀가 썰한 미술 평론보다 그녀의 깜찍
발랄한 미모에만 관심을 가졌던 본 우원 포함 딴지스들, 그녀의 입장에 우뢰와 같은 박수로 답례했다. 게다가 한젬마 선수, 가든 파뤼의 여왕답게 좌중을 압도하는 화술과 친근함으로 오지랍 넓게 빠를 휘젖고
다니며 분위기를 무르익게 하는 일등공신이 되주었다. 장하다, 한젬마!!
딴지시사만화가 이자 딴지빠 소품 담당 the show군과 담소를 나누는 한젬마
바뜨..젬마씨..실수했다.
자고로 미팅을 나갈 때는 자기보다 한 끝발 떨어지는 친구를 악세사리로 달고 나가는 법이다. 그런데..이날 그녀는 왜 그런 실수를 했을까? 일당중에 미쓰코리아 설수진양이 낑겨있었으니..
민소매 물방울 원피스를 차려입고 유유히 조선의 국모로서 퍼레이드를 펼쳐대는 설수진양. 아, 그 옆에 총각 딴지스들의 내쉬는 한숨은 낙화되어 점점이 쌓여갔으니. 수진쓰..이거 보시면 멜좀 주시라. 개별적으로 이너뷰 함 하자.
초장 분위기가 살짝꿍 무르익을 무렵, 홍대앞 저만치서 닭우는 소리
들리고 정체 모를 광풍이 휘몰아쳤으니..오오...현존하는 글레머 계보의 지존, 김혜수선수 갑자기 등장.
예기치 못한 그녀의 등장에 경악하는 수컷 딴지스들. 불란서 육체파
여배우 브리지또 바르도를 통렬하게 씹어재낀 딴지기사이후 딴지팬이 되었다는 절대 확인안 된 소문의 그녀, 스르르 빠의 한 자리에 안착했다.
상대적으로 김혜수 얼굴이 엄청 작게 보인다.
그러나, 수컷 딴지스들의 정신을 온통 혼미하게 했던 그녀는 조용히
음악만 듣다가 살짜쿵 가 버리는 엄청난 아쉬움을 남겼으니... 담에 한번 또 오시라. 그때는 본 우원, 맥주 한병 제대로 쏜다.
이어서 등장한 아나운서 백지연 여사. 백 여사는 실물이 화면에서 보다 열배는 더 이쁘다. 다만 부군은 왜 동행하셨는지..담 부터는 혼자
오시라.
백지연씨의 뒤를 이어, 우리는 강팀이다를 도안해주신 임옥상 화백,
문화평론가김지룡씨, 백무현 장봉군씨와 동료 시사만화가, 아나운서
박정숙씨 및 조각가, 건축가등 인사들이 속속 입장한 후 딴지 총수의
5분 인사말이 진행되었다.
"딴지를 귀여워 해준 여러분들을 졸라 기특히 여기는 바이다. 즐겁게들 노시라. 그리고 zn이 먼뜻이냐구 물어보는데...zn은 존나의 이니셜이다"
아아..저 놀라운 총수의 순발력. zn이 아연의 원소기호니 어쩌니 하는
학술적 의미부여는 다 쌩까 버리구 존나로 해석해 버리다니..이후 딴지빠는 존나빠로 명의 변경되 버리고 말았다.
우리 물장사 나섰어,떫냐? 존나!!
그렇게 놀고 먹고 취하는 사이 시계는 벌써 밤 열시가 넘어가는데..
입구에서 갑자기 쿠쿵 쿠쿵 하는 벽 무너지는 소리가 두 번 연속 들리고 말았으니, 드뎌 좃선의 방해책동이 시작되었구나, 주석궁으로 향하던 탱크가 존나빠로 방향을 바꿨구나며 다들 입구를 주시하는 데..
아니었다.
맨 처음 난 소리는 초저녁부터 술을 마신 정혜신 박사(정신과 전문의,
남성심리 전문가)가 스스로를 투명인간으로 감정이입한 후 딴지빠 1층 통유리를 시속 20킬로 냅다 통과하려다 완강한 유리의 저항에 부디쳐 생긴 찢어지는 파열음이었다.
오오..그러나, 체면을 위해 아픔을 감수한체 한가닥 어여쁜 미소 한방으로 사태를 수습하려는 누님의 위기관리능력은 그 얼마나 아름다웠는지..그저 박사님의 이마에 삼가 애도만을 표하는 바이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여..
그리고 뒤에 난 쿠쿵 소리...그랬다.
딴지 총각 사원 다섯명이 폭풍에 수숫대 자빠지듯 땅바닥에 꼬꾸라지는 소리였다. 과연 그들은 뭘 본 것일까? 김희썬이 나타났나 전지연이
나타났나?
김주하 엠비쒸 앵커우먼.
그녀가 뜬 것이다.
솔직히 본 우원, 전날밤 김주하 앵커가 온다는 소리에 삼삼오오 모여
이쁘게 똥꼬털을 다듬던 딴지스넘들 보면서 오버들 한다고 생각했드랬다. 그러나..바뜨..엡소루트리...그녀의 후광, 딴지빠를 일거에 잠식시킨 그녀의 아우라는 실로 대단했으니..한마디로 그녀는..절라 예뻤다. 씨바.
함께 행차한 이재룡이하 동료 아나운서에게 절라 쏘리함이다.
사진찍기 바쁜 딴지스 넘들
그러나 이날 머니머니 해도 가장 정겨운 장면은 김근태 의원이 멋지게 취하는 모습이었다.
밤 아홉시 정도 쌩쌩한 의식으로 입장한 김의원은 이웃집 수퍼 아저씨 만큼이나 털털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서서히 해체 되셨으니..
민주화 운동과 고문, 그리고 현실정치의 비정함 속에서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던 인생 선배가 노곤하게 풀어지는 모습을 보자, 집나갔던 아들을 따뜻하게밥해먹이는 어머니 심정이 이럴까 싶은..참 골
때리는 기분까지 들었단 말이다. 나 원..
특히 르윈스키가 클린턴을 녹여 버리듯 맹렬히 데쉬하는 함주리 기자를 노련하게 응수하며, 결국 함 양을 완존히 보내 버린 김 의원님.. 담번에는 좀더 좋은 재료로 시험에 들 게 할터이니 너무 기고만장 하지
마시길.
암튼 그날..빠분위기 넘 좋다며 밤새우겠다는 인사들 집에 보내느라,
딴지 스태프들 땀을 바가지로 흘려 버렸다.
오프닝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세상에 알 수 없는 것이 내 앤 맘과 독자들 맘이다.
온라인 딴지에 대한 독자 충성도 지수야 이미 기네스북에 올라갈 정도로 높다 하지만 과연 딴지빠 오픈에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직접 찾아와 줄 것인지..그리고 비록 딴지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
사용권과 컨셉만 잡아준 곳이라 해도 결벽하기로 소문난 독자군상들에게 물장사 진출이 어케 받아질련지..
근데, 결과는 대 성황이었다.
저녁 일곱시 오픈을 알렸음에도 대낮부터 전국 방방곡곡에서 몰려오는 독자들로인해 딴지빠는 빠가 아닌 호프집 분위기로 바뀐 정도였다.
넘 급하게 오픈을 서두른 덕분에, 딴지가 생각하는 여러 가지 컨셉들이 아직 완성모드가 아니었고, 알바들까지 다 초보여서 맥주 서빙하다 독자 옷에다 부어 버리는 엽기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안주 주문 받아놓고 누구한테 시켰는지 몰라 방송까지 해야 하는 해프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돈 내고 술 사먹으며 잼있게 놀아준 독자열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바이다.
그리고..앞으로 더 잘 하겠다. 암.
혹자는 딴지빠가 넘 점잖은 것이 아니냐구 말한다.
그러나, 여긴 형아 누님들의 전용공간이다. 그냥 편안하게 음악듣고
대화하고 술마시는 곳이다. 정 튀길 원하는 청춘들이 계신다면..그런건 이벤트때 확실히 해소시켜주겠다. 평상시는 점잖게..날잡아서 쥐랄맞게..딴지빠 컨셉이다.
또 혹자는 딴지빠가 넘 고급스럽지 않냐구 말한다.
진보는 가난해야 하는가.. 따위의 거창한 반론은 이 자리에선 우습겠구.. 아니, 딴지 독자들은 고급스런 서비스 받으며 술 마시면 안되나?
맨날 꿀꿀한 곳에서 소주만 마셔야 하나? 대접받으면서도 가격 부담없다면 그게 명랑빠지.
오픈후 일주일 정도가 지난 지금, 찾아왔던 독자 의견을 중심으로 열심히 이것 저것 손보고 있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
꼭 들려주고 싶은 음악도 열심히 수집해야 하고, 명랑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도 쫌더 연구해야 하고, 기타 서비스 하나하나까지 존나빠
스태프들은 머리를 싸매고 고민중이다.
그러나...어느날 문득 이런거 해보자구 겁없이 판을 펼친 본 우원 포함
스태프들이 기분 째진 것은..
김해수나 김주하가 이 곳을 찾아주기 때문도 아니고, 특히 비 오는날
분위기가 쌈박해지는 빠 전경 때문도 아니다.
독자와 딴지스가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 그리고 비슷한 생각을가진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이 비록 테이블은 다르지만 한울타리에서 노닥거릴 수 있다는 것, 그게 아주 아주 흐믓한 일이다.
딴지빠, 아는 넘들끼리만 비밀리에 아지트로 만들어가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각종 작당질을 해대는 것, 이거이 딴지빠의 갈 길인 것이다.
우리끼리만 놀자니깐..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