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포지셔닝
동강대학 김 홍( 경영과 교수)
무한경쟁시대에서 브랜드는 차별화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따라서 현대의 마케팅전략은 브랜드를 어떻게 구축하고 관리할 것인가의 여부가 성패의 이슈로 떠오르게 됐다. 그리고 브랜드관리는 기업만이 아니라 어떤 조직에서도, 심지어는 우리 개인에게도 필요한 부분으로 다가서고 있다.
요즘 같은 때에는, 광주 근교(전남 보성}에 있는 대원사가 '지장보살을 모시고 태아 영가의 천도를 비는 이름난 사찰'이기 보다는 '환상적인 20리 벚꽃 길의 화사한 사찰'로 더욱 유명해져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는 걸 보면, '브랜드 포지셔닝'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브랜드 포지셔닝'이란 제품의 이미지 중에서 기업이 고객에게 인식시키고 싶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경쟁자들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일종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다.
티벳 사원을 본따서 신축한 불교미술관도 대원사를 여느 사찰과 차별화 하는 '브랜드 포지셔닝' 이라 할 수 있지만, 20리 벚꽃 길을 조성하여 행락철 사람들의 발길을 모이게 하는 것도 이른바 사찰의 기발한 마케팅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기업에서는 그릅이나 회사명, 또는 브랜드의 명칭을 바꿔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CI(Corporate Identity), BI(Brand Identity)전략이 있는데, 학교나 학과의 명칭을 바꿔 일반 사람들이나 학생들에게 새로운 학교의 기풍과 비젼을 제시한 것도 기업에 못지 않는 '브랜드 포지셔닝'의 한가지 수단일 수 있다.
올해 3월부터 학교이름을 바꿔 활기차있는 문향고등학교( 전 장성생활정보고)의 경우, 이재연 교장은 "문명의 젖줄이 흐르는 황룡강과 더불어 여성교육의 토양을 바로 세우는 전당, 21세기 지식정보화 기반사회에 적응 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교명을 새로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각종 설문조사를 통해 분석하고 여론을 들어 최종 의사결정을 하여, 올해 새롭게 출범한 '문향고등학교'는 지난 1969년 장성여자종합고등학교로 개교한 이래, 1990년 장성여자상업고등학교, 2001년 장성생활정보고등학교로 운영되어 왔었다.
예로부터 산자수명(山紫水明)하여 시인과 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아름다운 환경, 학문과 예절, 충, 효, 열, 청빈하고 근면한 생활인이 많았던 청정고장이던 장성에 이제 새롭게 출범한 '문향고등학교'는 지역사회의 새로운 전문인 육성에 필요한 학과인 사이버정보, 에니매이션과를 신설해 인재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옛 성현들의 얼이 깃들어 있는 '문향'의 새로운 이미지에 지역인들은 물론, 학부형이나 학생들도 만족해 하고있다.
이와 같이 교명을 바꿔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는데는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발표한 '실업계 고교'의 '특성화 고등학교' 개명 방침도 한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실업계 고교는 학벌주의가 만연해지면서 주변으로 밀려나 '실업'이라는 용어가 갖고있는 구시대적인 '낙인효과'로 학생이나 학부모의 기피현상도 한몫이 있지 않았는가 싶다.
어떻든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포지셔닝'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브랜딩 전략을 통합적으로 일관되게 해야 한다.
예를들어, '제품에는 브랜드를 영문으로 표기하고, 포장은 한글로, 배송트럭에는 로고만 디자인 하고, 광고에서는 브랜드의 색깔을 변경해 사용하는 식'의 브랜딩 전략은 결코 파워 브랜드를 구축할 수 없다고 한다.
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2002년 월드컵 때부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 마케팅(Place Marketing)과 지역 브랜딩(Place Branding)은 바야흐로 언제, 어디서나, 어느 곳에서든지 창출되고 있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데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살려 오프라인과 온라인 선상에서 언제나 융합된 형태가 아니면 안 된다. 오는 5·31 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입후보자들은 자신만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유권자에게 선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