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조선일보 정치부의 청와대 취재팀에는 팀장인 저를 포함해 후배인 황대진, 김진명 기자가 포진해 있습니다. ‘클릭! 취재 인사이드’ 코너를 통해 저희 청와대팀이 번갈아가며 종종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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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입니다. 여성이지만 현 정치권에서 가장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대결했던 세종시 사태에서 봤듯이, 승부처라고 판단되면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강단이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선거의 여왕’ 답게 120석도 어렵다던 지난해 총선에서 과반(過半)을 넘어서는 저력도 보였습니다. 어떤 사안에선 “이번엔 아닌 것 같은데”라며 마지 못해 끌려 가던 참모들도 결과를 보고는 “이번에도 박(朴)이 옳았다”고 하기 일쑤입니다. ‘친박 진영’에서 박 대통령의 영향력은 그만큼 절대적입니다.
돌직구 던져 정면 승부 거는 스타일조용하고 예의바른 인간형 선호
친박들에게 ‘정치 공학’이란 말은 금기어(禁忌語)로 통합니다. 박 대통령이 싫어하기 때문이죠. 박 대통령은 ‘원칙과 신뢰’를 자신이 가진 최대의 정치적 자산(資産)으로 생각합니다. 언제나 ‘돌직구’를 던져 정면 정부를 거는 스타일이죠.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해 ‘변화구’를 던지자는 조언은 거의 받아들여지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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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12월 제주도 제주시 동문재래시장을 방문한 당시 박근혜 대선 후보 /뉴시스
그는 가식적인 정치 행위도 체질적으로 몹시 싫어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2월 대통령 선거 때 박 대통령은 재래시장을 많이 찾았습니다. 청과물점에 들르면 직접 과일을 사기도 합니다. 하루는 딸기를 골랐는데 수행하던 참모가 “후보님, 사과도 한 상자 사시죠”라고 했답니다. 지지를 부탁하는 마당에 가게 주인한테 좀더 인심을 쓰자는 얘기였지요. 그랬더니 박 대통령의 대답은 “집에 사과 있는데요”였다고 합니다. 통상의 정치인과는 완전히 다른 반응이었던 셈입니다.
재래시장 옷가게를 방문했을 때는 1만원짜리 블라우스 두 개를 놓고 고민하기도 했답니다. 주인이 2개를 골라주면 대개의 정치인들은 2만원을 주고 두개 다 사는데, 박 대통령은 정말로 고민하다가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브라우스 하나 만을 선택한다는군요. 입지 않을 것을 왜 사느냐는 분명한 원칙에 입각한 것입니다.
①“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이런 언급은 박 대통령이 특정인을 비판할 때 사용하는 가장 심한 표현입니다. 주로 자신을 ‘배신’하는 사람들을 향해 쓰는 말이라고 합니다. 필요할 때는 박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가 나중에 안면몰수했던 몇몇 정치권 인사들이 그 대상이랍니다.
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되자, 그 혜택을 받았던 수하들이 아버지에게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고 비애를 느꼈다고 여러 자리에서 토로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변절과 배신에 대해 박 대통령이 느끼는 감정의 깊이가 남다르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②“도대체 왜 이렇게 하셨어요”
이 표현은 격노까지는 아니지만 화가 단단히 나서 참모들을 질책할 때 쓰는 말이랍니다. 주로 전화를 이용하는데 조목조목 잘못을 지적하는 스타일이어서 길게는 30~40분씩 통화를 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아무나 그런 전화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믿고 일을 맡긴 사람들에게 국한된 얘기죠. 박 대통령이 진짜 화가 났을 때는 표정이 굳어진다고 합니다. 그런 자리에 있었던 한 친박 의원은 “주변 공기가 일시에 서늘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이런 박 대통령도 유머를 즐기는 편입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법’과 같은 철 지난 유머로 좌중을 썰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는 뜻이겠지만 본인만 웃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비속어가 들어가는 유머를 하면 표정이 안 좋아진다고 하네요.
한 친박은 “박 대통령은 조용하면서도 예의바른 스타일의 인간형을 좋아한다”며 “15년간 자신을 모셨던 보좌관들에게 아직도 존대말을 쓰는 걸 보면 알지 않느냐”고 합니다.
동선·프라이버시 노출 싫어해, 15년 동고동락한 보좌관들에게 지금도 존대말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부터 본인의 동선(動線)이나 프라이버시가 노출되는 것을 매우 싫어했습니다. 일정이 새면 ‘보안 사고(事故)’로 간주하고 유출자를 색출하기도 했죠. 이제 국가 원수가 됐으니 그의 일상은 공식적인 기밀이 됐습니다.
예컨대 박 대통령이 어디서 옷을 맞춰 입는 지도 철저하게 ‘비밀’입니다. 대통령 취임 이후 박 대통령은 부쩍 하얀색, 하늘색, 진홍색 같은 밝은 색 옷을 많이 입고 있습니다. 대선 때와 인수위 시절에는 검은 색, 짙은 쑥색처럼 어둡고 무거운 색 위주로 옷을 선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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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18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 3차례의 바뀐 패션을 선보였다/ 뉴스1
그는 18대 국회 초반까지는 맞춤옷 뿐만 아니라 여러 브랜드의 옷을 섞어서 입었답니다. 그러다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치르면서 한군데에서만 옷을 맞춘다고 합니다. 대통령 본인이 편안하게 생각하는 기본 디자인을 몇 개 정해 놓고 장식이나 옷감을 바꿔서 주문하는 것 같다는군요. 원로(元老) 디자이너들은 누가 박 대통령의 옷을 만드는지 알고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모두들 밝히길 꺼려한다고 합니다.
이는 모친인 육영수 여사의 영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육 여사는 생전에 우아한 한복 차림으로 유명했고, 외국에 나갔을 때는 “한복 한 벌 얻을 수 없느냐”는 부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육 여사는 “한복을 어디에서 맞춰입느냐”는 질문에 언제나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답니다. “제가 어디에서 옷을 맞춰입는지 알려지면, 그 집에서 일반인들에게 비싸게 옷을 팔 것 아니에요?”란 이유에서였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은 1952년 2월2일 생입니다. 올해로 예순 한살이죠. 작년 대선 때 각 언론들은 박 대통령의 키는 162㎝, 몸무게는 52㎏으로 보도했습니다. 나이답지 않게 날씬한 체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비결이 궁금해 최측근들에게 물어봤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박 대통령이 과식(過食)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 아닐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박 대통령의 식사량이 적은 것도 아니랍니다. 대통령에 취임한 후 공식 오·만찬을 함께 한 사람들에게 확인해본 결과, “박 대통령은 나오는 음식을 별로 가리지 않고 두루 잘 드시더라”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이 한시도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살이 안 찐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관저에 들어가더라도 편히 쉬는 게 아니라 보고서(報告書) 읽고 여기저기 전화 하느라 바쁘다는군요. 그리고 40대 초반부터 매일 새벽 꾸준히 단전호흡을 하고 있는데다 어지간한 장정들도 어려워하는 ‘세 손가락으로 팔굽혀펴기’를 20회쯤 할 수 있는 내공을 갖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입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그 만큼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요주의 1호 관찰 대상입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최고 콘트롤타워인 청와대 권부(權府) 핵심 이야기들을 이 코너에서 종종 전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