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람들은 어렸을 적부터 집안에서 교육을 받을 때,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
고 교육을 받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와 다른 것 중에 하나가
예를 들어서
저널 안에서 우리가 너무나 당연한 듯이 생각하는
전화통화 같은 것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신문도 세로로 반 접어서 봅니다.
이때 우리 말로
"폐"에 해당하는 것을 일본어에서는
'메이와쿠'라고 합니다.
왜 미혹이라 했을까요?
층간소음이나 벽간소음이 문제가 되곤 합니다만,
그런 소음을 접하게 되면
저 윗집에 찾아가서 좀 조용히 하라고
말해야 하나,
더 참고 잠잠해 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하나
헷갈리고
그렇지요?
그것이 '미혹'입니다.
우리가 스팸메일이라고 하는 것을 일본어로는
'메이와쿠 메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메이와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아리가타 메이와쿠'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리가타는 한자로 쓰면 '有難'이라고 씁니다.
어려움이 있다, 는 말입니다.
우리가 "고맙습니다"라고 하는 말을 일본에서는
"아리가도우고자이마스"라고 하는데,
이 말은
"(당신께서 제가 당신에게 감사해 하는 이 일을 제게 해주시는데 나름으로는)
어려움이 있었겠습니다.(그러니 제가 당신에게 감사해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쓰입니다.
그런데 '메이와쿠'와 '아리가타'라는 서로 모순되는 말을
하나로 합쳐서 복합어를 만들었습니다.
'아리가타 메이와쿠'라는 말입니다.
이는 모순어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고맙긴 한데, 좀 메이와쿠가 되는 일"을 말합니다.
"결과적으로 메이와쿠가 되긴 했지만, 동기로 보면 고마운 의도에서 행해진 것"입니다.
우리도 실제로 이런 일을 겪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는 이러한 말을 표현하는 복합어나 단어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보면
우리보다 일본 사람들이 더 솔직한 것일까요?
우리도 아리가타 메이와쿠에 속으로 투덜대면서도
그런 것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단어까지는 못 만들어 냈는데 말입니다.
메이와쿠도
아리가타 메이와쿠도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살아야 할 것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첫댓글 메이와쿠(迷惑)
아리카타(有難)메이와쿠(迷惑)
언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그야말로 미묘나 고토데스. 심리의 디테일이라니 정말로...
그렇습니다. 아리가타 메이와쿠는 모순어법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 모순의 인간심리를 표현해내는 말이 일본에는 있습니다. 이는 어쩌면 복합어 생성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같기도 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