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글>
지난 주엔 San. Gorgonio 정상 아래에서 아침 식사를,
이번 주엔 Mt. Baldy 정상 아래에서 점심 식사를..
Southern California 10,000 feet 산중에서 마지막 남은 산까지 올랐으니 이젠 한결 홀가분하고 여유롭게 산을 찾을 수 있고, 더 설렁설렁 살아갈 수 있을 듯..
매주 찾는 산이
높고, 낮음이 아닌 언제나 쉽게 오른 산은 없었지만,
산에서 배운
겸손과 배려와 존중의 가르침들이 그 어떤 것의 지식보다 점점 더 큰 힘과 용기가 됨을 느끼기에,
세상에서 가르쳐주지 않은 정말 소중하고 중요한 지혜를 끊임없이 속삭여 주는 비밀스런 멘토이기에,
산을 다녀오면,
아무리 진한 뒤풀이로 오락가락해도
오늘도,
어쭙잖고 알량한 산행 능력으로
설치거나,
나서거나,
오지랖을 떨지는 않았는지..
한참을 원망하고 스스로를 뒤돌아보며 후회하고 자책하며 하루의 산행을 마무리하는 듯..
우렁차게 쏟아지는 폭포 소리가 며칠간 심한 더위에 지친 가슴속까지 시원하고 맑게 울려 퍼지고,
콸콸콸 막힘없이, 쉼 없이 쏟아지는 폭포를 바라보니 지친 우리의 삶도 저리 거침없이 흐르면 얼마나 좋을까?
Baldy 계곡에 울려 퍼지는 물소리가 우리의 삶도 저 물결처럼 술술 풀리고, 쭉쭉 힘차게 나아가는 삶이면 얼마나 좋을까?
날이 갈수록 해가 더 뜨겁게 느껴지는 도심의 여름을 벗어나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지치고 힘들게 정상에 오른 후 잠시 만남의 시간,
삶이나 모임이나,
꽉 막히거나 멈추기도 하고,
답답하고 풀리지도 않고,
가끔은 정과 사랑이 말라붙기도 하고..
아무런 존경심도 바라지 않고 한번 놀아보라고 멍석 깔아준 그분들,
내 돈 갈아가면서 임기를 펼치는 순간부터 간, 쓸개 빼어놓고 한숨 쉬며 자존심조차 내팽개친 그분들,
돈도, 명예도 아닌 그저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기에 힘들고, 지치고, 괴롭고, 외로워도 묵묵히 맡은 일을 찾아 나선 그분들,
특히나,
새로운 회원분들에게 어김없이 “어머님 리더십”으로 이끌며 물리적 나이와 세월의 무게를 뛰어넘은 그분의 예쁘고 감동적인 헌신과 사랑에..
“감사와 갈채를 드려도 참으로 부족하고 죄송할 뿐인데”..
두 눈 뜨고도 보지 못하고,
뛰어난 머리로 알지 못하는 것도 너무 많은데,
최소한,
한쪽만 바라보고, 판단하는 어리석음과 부족함이 미움을 부른다는 사실을,
비좁고 알량한 마음이나 뒤끝에 다툼이 깊어진다는 사실을,
헛똑똑이 행사나 하면서 가벼운 말장난으로 모임을 해치는 것은 더 큰 화로 자신에게 되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아야할 듯..
세상의 힘듦과 지침과 버거운 삶의 무게가 아무리 무거워도 곁에는 토요일 단 하루만이라도 나누고, 웃고, 즐기는 함께 하는 사람이 늘 있다는 것,
이날만큼은 절대 혼자가 아니라는 것,
결코 쉽지 않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산행길에서 나눈 웃음과 정과 사랑은 그 무엇보다 훨씬 크고 소중하다는 것..
그러기에,
꾹 입 다물고 묵묵히 곁을 지키며,
말없이 손잡아주고 눈으로 힘이 되어 주는 사람,
살며시 등 두드리며 미소 띄우는 사람..
그런 정과 사랑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묵묵히 응원한다는 사실을..
오늘같이 갑작스러운 아픔의 흔적을 듣는 날이면 좁디좁은 가슴에 오래 머물며 이별 뒤에도 남은 마음의 흔적은 한참을 숙연하게 되묻곤 하는데,
더 오래 머물지 않고,
더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흐릿하게 지워가야만 하기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아픔을 나누고 있는지도 모를 듯..
이런 날이면,
더한 노력으로 곁에서 힘과 용기가 되어 드리지 못하고 지켜드리지 못하는 못난 마음에 최혜영 님의 “그것은 인생” 노래를 들으며 쓰디쓴 술잔만 연거푸 들이키며 속 깊은 마음만 전해드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