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배신> - 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우리의 발등을 찍는가?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 전미영 옮김, 도서출판 부케, 2011년
2013년 5월 25일(토) 오후 5:30, 장소:오리떼
<책 선정한 크루>
소설을 선정하고 싶었지만 소설은 너무나 개인적이었다.
그래서 스터디셀러를 보고 싶었다. 이 책은 내가 그동안 주목하던 책이었다.
유명한 책이고 내용도 괜찮았다.
뭔가 내용이 많은 것 같기도 하지만 단순한 내용인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긍정>에 대하여 반발감이 있었다. 멘토 힐링 코칭 이런 것들은 좋은 내용이고 성공하면 훌륭한 것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인간사회에는 2가지 측면이 있다.
1. 인간은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측면이 있고 그러기에 인간은 사회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여기서는 기득권자들이 주로 영향력을 미친다.
2. 또한 인간에게는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그런데 <긍정>은 사회적인 측면보다도 개인적인 측면을 너무나 강조한다.
나도 시골사람이고 어려운 환경속에서 대학을 졸업했는데,
내 경우에도 주변 환경과 영향으로 여기까지 왔고 집단적이고 사회적인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도 요즈음의 경향은 심리적으로 <긍적적인 면>을 과잉으로 소비하면서 모든 문제를 개인적인 부분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 책은 그 부분을 잘 지적하고 있다!
<한겨레 21>에서도 지적했듯이 학력위조로 문제가 되었던 ‘김미경 강사’의 강연은 종교적인 부흥회의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녀도 종교부흥회가서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찬송가 부르면서 기타치고 박수치고... 미국과 우리나라하고 비슷한데, 미국은 우리의 Roll모델인데, 우리가 미국의 안 좋은 점까지 답습하고 있다. 교회세력의 융성, 교회의 대형화와 기업화, 보수화!!! 미국은 워낙 양극화 되어 있고 신자유주의가 휩쓸고 있다.
비판의식이 없어지면 맹목적이 되고 그러면 사회는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퇴보한다!
베트남에서 포로로 잡혔다가 살아서 돌아온 사람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한다. 의욕을 상실한 사람들은 죽었지만 길게 보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긍정과 부정 사이에서 균형감각을 잡는 것은 결국 개인의 문제이고 숙제이다. 책 내용은 좋았다.
<가을햇볕>
Bright는 ‘긍정적’이라는 뜻이 있고, sided는 ‘경도되다’는 듯이 있는데, 영어제목을 <긍정의 배신>으로 번역한 것은 아주 잘 된 번역이다. 예전에 읽었던 것인데, 이번에 다시 읽었다. 경향신문 추천 책이기도 하다. 책 내용이 재미가 있었고 좋았다.
긍정과 자기개발에 대한 coming out이라고 봐야 한다.
세태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반골기질이 있는 나는 반대로 가고 싶었는데, 그래서 이 책이 잘 다가왔다. 저자가 유방암에 걸린 것이 단초가 되어 왜 긍정으로 무장시키려 하느냐에 대하여 원초적으로 의문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지금 미국의 얘기이지만, 보험세일즈 같은 것을 하는 기업이나 대형화되는 교회와 교회확장을 꾀하는 종교에는 너무나 적절한 지적이다.
너무나 한쪽으로 경도되어 버리니까 과열이 되고 브레이크가 파열된다. 적절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대학에서 배워야 할 것은 긍정적 사고가 아니라 ‘비판적’사고이다. 비판적 사고란 본질적으로 회의를 품는 것이다” 274쪽. 맞는 말이다. 나도 이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 책은 자기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하여 너무나 많은 인용을 하는 것이 흠이다.
번역도 잘 되어 있다.
<여름숲>
잘 안 읽히는 부분이 있었다. 너무 많은 근거를 끄집어 들이다 보니까 그리고 너무 많은 의욕을 보이다 보니까 자기 얘기를 해야 하는 부분에서 특히 중간 부근에서 진도가 잘 안 나갔다. 현세태의 힐링 긍정의 현실을 직시해서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누가 뭘 원하고 누가 득을 보는가? 결국 교회의 목사가, 기업의 기업주가, 국가의 위정자가 이득을 얻고 있다.
잘못하면 네 탓이 된다. 긍정하라는 말 속에는 자본의 논리가 숨겨져 있다. <긍정의 심리학>은 엉뚱한 통계를 가져다 대고 호도한다. 이현령비현령이다.
분위기로 볼 때 <긍정적인 것>이 세일즈맨들에게 동기부여를 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그들을 기업에 종속시키고 의무를 부여한다. 헌신을 강조하는 것은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이런 책을 쓰는 것은 ‘경향’에 대하여 반대하는 것인데, 재작년 초에 시기적절하게 발행되었다. 중간중간에 잘 안 익히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강철>
나는 소위 ‘자기개발서’라는 것을 읽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그 정체를 모르고 ‘내 치즈는 누가 옮겼을가’는 읽었다). 그래서 그러한 책들이 히트쳤다는 것을 알지도 못했는데, 한국에서도 미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그러한 종류의 책들이 많이 팔렸다니!!! 이 책이 그러한 경향과 문제점을 제대로 잘 지적했다. 그래서 이 책은 미국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문명화된 세상이 이렇게 이리저리로 휩쓸리다니!
긍정이 과잉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 세태의 이면에는 불안이 자리잡고 있다. 25쪽. 세상이 좋아질 것이라면 굳이 긍적적 사고를 강조할 필요가 없는데, 지금도 앞으로도 현실에 문제가 많고 희망이 없으니까 억지로 ‘긍정’하라 한다. 불안을 억지로 잠재우고 불안하고 불합리한 현실을 호도하려는 것이다.
예전의 1차산업 2차산업에서는 이럴 필요가 없었다. 블루칼라들은 정직하다. 일한만큼 생산된다. 그러나 지금 3차산업이라는 서비스산업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써비스라는 심리적인 면이 강조되게 된다. 화이트칼라 무산계급이 날로 증가하면서 고용주와 고객, 동료, 잠재 고객에게 더 호감을 줄 수 있는 모습을 만들기 위해 자아을 훈련시키는 것이 직업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140쪽
긍정에 대한 강조는 기회와 상향이동에 대한 강한 믿음을 낳고 이는 미국인들로 하여금 기꺼이 불평등을 감내하게 한다. 이는 결국 자본가와 집권자들에게 이득이 된다.
하기야 긍정적인 사고는 나쁠 것은 없다.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들을 보면 나도 짜증난다. 문제는 긍정의 과잉이다.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긍정만으로는 그 많은 부정적인 현실의 문제들을 개선해 나갈 수 없다. 비판적이고 대안적인 사고만이 현실에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가 있다. 정치가 그 해결책을 제대로 제시해 줘야 하는데, 현실의 정치는 너무나 대중적이기에 개인의 문제들에 구체적인 답을 주지 못한다. 이 틈을 종교가, 힐링이, 정치가, 파고들어가 희망을 주는 것 같으면서도 인간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이 책은 약간 삐딱한 우리 멤버들의 경향에 잘 맞은 것 같았다.
첫댓글 애쓰셨어요^^
수고많으셨어요 강철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