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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석봉 산행기**
영산 지리산 자락 바로 옆에 산이 하나 있다
백두대간 지리산 천왕봉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하봉과 쑥밭재 깃대봉을 거쳐 밤머리재에 이르러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솟구치는데
그 봉우리가 웅석봉이다
적지 않은 높이와 볼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영산이자 어머니산인 지리산 옆구리에 있는 탓으로
뭇 산 꾼들에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대간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부터
산을 좀 아는 꾼들이 이따금 올랐으나
접근성도 수월치 않고
산세도 호락하지 않아서 오르기가 만만찮아 찾는 이가 그다지 많이 않았는데
삼장면 홍계리와 산청읍을 잇는 도로가 포장되어
밤머리재부터 웅석봉으로 오르는 산길이 누워서 떡먹기가 되고부터
산 꾼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웅석봉은
산사나이라면 한번쯤은 꿈을 꾸는
백두대간의 처음이나 끝으로 의미가 부여되면서 그 가치가 인정되어
나라안 산 꾼 이라면 모르이가 없는 유명한 산이 되었으며
높이는 1099m로
산 꼭대기가 곰의 모습과 같다 하여 웅석봉이라 하고
유산 또는 웅석산으로도 불리운다
경남 산청군 산청읍 내리와 삼장면 홍계리 그리고 단성면 청계리 경계에 걸쳐 있는 산으로
험한 산세가 말해주듯 곰이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산자락 아래에는 맑고 청량한 지리산 계곡수를 담은 경호강이 에둘러 흘러나가 남강에 이르며
지곡사 심적사 금계사등 사찰과 사찰유적지인 단속사지등을 품고있다
또한
지리산을 비롯하여 가까이 둔철산과 철쭉의 황매산. 그 위 북쪽으로 함양 거창의 황석산 기백산 금원산등과
더 멀리 덕유산과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등 주위 명망 있는 높은 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우리 부산 선운산악회의 모산인 정수산을 가까이 조망 할 수 있는 있는 산이다
2007년 12월 9일 마지막달 둘째 주
부산 선운산악회는 올해 마지막 정기산행을 웅석봉으로 정하고
어천에서 초입하여 웅석봉을 거쳐 밤머리재 까지 산행을 한 후
산악회와 일년을 함께하신 소중한 분들을 모시고
산 아래 제법 운치가 있는 밥집에서 넉넉하게 준비한 음식과 더불어
한해를 마무리 하는 조촐한 시간을 보냈다
산행 (오전 10:30분)
대진 고속도로 단성 IC 내려 3번 국도상에서 이어지는 1001번 자방도로로 들어
경호강을 건너서 꼬불꼬불 이어지는 좁은 이차선 도로를 잠시가다.
오른쪽으로 있는 ‘웅석봉4k 단속사지6k’ 안내판과 전봇대에 ‘위성수신’ 글판이 붙어있는
어천마을 입구에서 도로상에 차를 세우고 내려 둥글게 모여 간단한 인사를 나눈후.
오른쪽으로 마을 시멘트길을 200m정도 가다 깔끔하게지은 이층과 단층 연결된 전원주택 앞에서
좌로 오르는 것으로 초입 산길은 시작된다
마을길을 벗어나면
산길 바닥을 갈색으로 물들이며 흩어져 내려 깔린 갈잎을 밟으며 넓은 등로를 오른다
“사각” “사각”
깊은 산중에도
오고 가는 것에는 예외가 없어
붉게 오르던 봄꾳도 푸르던 잎사귀도 찌르르 울던 풀벌레도 만산홍옆 단풍도 다 가버리고
드문 드문 서있는 짙은 솔 사이로 갈잎을 떨구어 낸 숲은 벗은 알몸을 내어 보인다
흐르는 세월의 무거움 앞에서는 삼라만상이 그저 무상 할뿐
산 숲길도 낙옆을 떨구어낸 나목에 초겨울 찬바람이 스치움 때문인지
계절이 앞선 것도 아닌데 느낌은 벌써 엄동이다
들머리에서 부터
골짜기를 오른쪽으로 두고 조금 넓은 길을 가다 이동식 화장실이 있는 곳부터 좁은 산길이 이어진다
계곡과 나란이 가는 등로를 오르다
웹상에서 퍼온 산행지도에 그어진 등산로와 차이점을 발견.
지도상에는 어천계곡을 따라 우측으로 등로가 이어지는데
실제로는 계곡을 바로 옆에 두고 좌측으로 한동안 등로가 이어진다
처음에는 초입을 잘못 잡은 것 인가를 의심 하고 지도를 살폈으나
지도상 등로 이탈은 없었다
필경 지도 작성시 에는 계곡 우측에 길이 있었거나
지금 있기는 하나 여러 정황상 이용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도 아니면 계곡 좌측으로 새로이 산길이 만들어 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지도와 편차가 있는 산행을 할 때에는 고민이 많다
길게 늘어져 있는 산행을 중지시키고 확인을 해야 되는 것인지
그대로 진행을 해야 하는 것인지 중 그 어느 것이 효율적인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지도 작성상의 오류가 아니고 진행상 판단 착오라면 심각해 질수 있기 때문에
외부 손님을 모신 정기산행 때는 소홀이 할 수 없는 일이다
손에 지도를 들고 계속 확인하며 오른다
힘들지 않은 골짜기 길을 거슬러 오르다 계곡 우측으로 보이는 황토 민가를 한 채 지나고서
다시 우측으로 보이는 민가 한 채를 더 지나 오르고
등로상 앞 위로 우뚝 서 보이는 십자봉 정상 에 세워져 있는
그 무었이 하늘빛을 받아 번쩍거릴 쯤에
어천계곡과 헤어져 헬기장 쪽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을 잡고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능선 된 오름
힘이 든다
이마를 타고 등줄기를 타고 온몸을 적시며 흐르는 땀
메마른 입술 거친 숨소리
말없이 한 꺼풀 한 꺼풀 벗기어지는 겉옷
베낭에 돌을 하나씩 넣어주어야 된다는 등 볼멘소리 섞여
저 멀리 아래쪽에서부터 울려오는 외침
쉬어 가자고~요!
옳소! 지극히 당연한 말씀. 찬성이요!
오름 등로상 틈틈에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서서 숨을 고른다
때 맞추어 배낭 속에 먹을거리 긴급소집
과일을 비롯하여
알맞은 크기로 짜른 푸른빛이 감도는 시원한 무우하며
한입에 넣을 수 있는 정도의 져서 꼬들꼬들하게 말린 고구마 등등
상시에는 맛 볼 수 없는 먹거리 들이 여성 회원들의 손을 통하여 전하여 진다
쉬고 먹고 하는 여유로움도 잠깐
후미조가 도착하여 배낭을 내려놓을 쯤
앞서 쉬던 선두 조는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얄밉게도^^
여전이 계속되는 된오름
모두들 말없이 곰바위를 향하여 묵묵히 미련스레 오른다
아무 생각 없이.
사람들은 말한다
힘이 들면
“힘이 든다고”
그러나 정말 정말 정말 힘이 들면 말이 없는 법
모두 다
정말 정말 힘이 드는 것일까? 말없이 오른다
힘든 오르막 등로를
오르면서 좌측으로 보았던 청계계곡 우측능선에 뽀쪽하게 솟은 777봉 있는 능선과 만나는곳에 있는 헬기장
넓은터 좌측으로
이 높은 곳까지 무었에 필요한지 모를
넓은 시멘트 임도가 맞다아져 있다
(오전 11:35)
넓은 헬기장 곳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휴식
예외 없이 먹을거리는 연이어 배당 되고
말도 되지 않는 다이어트 타령과 너스레도 이어진다
“누굴 돼지로 아는 감”
회장님을 비롯하여 뒤에 오르던 식구들이 도착하자
약 오르게도 앞서 올라 쉬던 식구들은 또 출발
시멘트임도 우측으로 있는 산길 오르다 한 번 더 포장임도 만나고 다시 산길 들어 오르면
이제와는 다르게 간간이 눈도 보이고 이따금씩 바위 길도 오르고 하면서 변화를 주어 힘이 들긴 해도 지루함은 덜하다
높이를 더하면 더할수록 바람도 거칠고 눈도 많아지지만
시야는 더 넓어지고 눈에 담을 산들도 많아진다
우측에서 오르는 지능선과 만나는 곳에서 산길이 유순해 질 무렵
정상 부근에 설치된 시설물이 보이고
밤머리재 5.3 이정표를 지나 선황당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오색천 처럼
철망에 표지기가 울긋 불긋 매달려 바람에 날리는 컨테이너 통신 시설물 지나면
웅석봉정상 (오후 12:20분)
좁은 정상 바위위에 앞뒤로 곰이 그려진 크지 않은 정상석 있는 터에 올라서니
이제야 온산이 눈에 들어 온다
주위 산들보다 나직하게서서 겸손하게 높은 산을 우러러 담을 수 있는 산
곰 바우 정상에서
지리. 그 산 품안에 안겨서는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잔잔한 감동을 가슴속에 새긴다
정상에 올라서니
서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 천왕봉을 위시한 지리 연봉들 장엄하게 펼쳐지고 북쪽 좌우로 함양 쾌관산 황석산. 거창 기백산 금원산
동쪽 바로 옆에 경호강을 사이에 두고 둔철산 정수산. 그 위 북동쪽으로 황매산이보이고
더 멀리는 까스에 가려 보이지 않치만 덕유산군과 합천 해인사도 날씨 행운이 따른다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상석을 담고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헬기장에서 중식을 위하여 내려간다
(중식.오후12:40~1:30)
기대와는 달리 눈 덮힌 넓은 헬기장은 식사 부적합 판정
그 바로 아래 경사가 조금 있는
해 바라진 따뜻한 곳에
키 낮은 억새를 바람막이 삼아
둘레 둘레 모여
이것, 저것, 한놈 두식이 석삼 너구리 오징어 육개장, 요것, 저것, 오만, 때만 가지 먹거리를 퍼질러 놓고
먹고 먹고 또 먹고, 더 먹고 또 먹고, 먹어선 안되는데 또 먹고, 마지막으로 먹고, 또 먹고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퍼넣고 나서
세상쓰레기는 모두 조용환 감사님에게 서비스 & 기브-업 하고
중식 끝 출발
(오후 1:30)
넓은 헬기장을 하얕게 덮은 눈을 밟으며
오르면 바로 나오는
달뜨기 능선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진행하여
조금 더 오르다 내리막 능선
곳곳에 얼어붙은 눈길
조심스레 내려선다
오른쪽으로는 깍아지른 절벽능선을 피해
마루금 왼쪽으로 이어지는 내림 등로에
눈이 얼어붙은 위험구간을 내려서고 부터는
여유롭고 한가롭고
맛난 먹거리에 반주도 한잔
산 좋아 길 좋아 기분도 좋아
내리막 터진 산길에서
코드가 맞는 사람끼리 삼삼오오 짝지어서
세월아 네월아
니가 가면 나도 간다
시시 컬컬한 농에 웃음도 날리고
도롯도 4분에 4박자에 쿵 짜짜 짝 짝
애창곡 18번에 분위기 업
절로 절로 흥이 나니
셀프로 노래 일발 장전
노래가 좀~되니 ‘완전 자동’
돌고 돌고 또 돌고
송해 형아 없는 전국 노래자랑
분위기 조~오~타~
영원히^^
내리는
능선 길에서 언듯 언듯 손에 잡힐 듯 밤머리재도 보이고
산길도 편하고 마음도 편하니
어느새 왕재
(오후 2:05)
고만 고만 힘들지 않은 산길가다 조금 올라
멋들어진 소나무 늘어진 전망 좋고 경치 좋은 무명봉 바위위에 걸쳐 앉아
한동안 뒤에 쳐진 식구들을 한가로이 기다리며
짐 보따리 뒤져 있는 것 없는 것 몽탕 “탈 탈” 털어, 다 꺼내먹고
“더 없냐?”
쳐진 식구 도착하니 사이좋게 함께 출발
산길 수북하게 쌓인 갈잎 밟으며 쉽게 쉽게 내리다
무명봉 지나고 헬기장(오후2:55) 지나고 계단을 밟고 내려서면
2차선으로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고 꽤 넓은 주차장이 있는 밤머리재
(오후3:20)
산행 끝---
뒷 풀이는 밤나무재 바로 아래 수정농장에서 적지 않은 몸값 지불하고
잘생긴 방목 흑돼지 한 놈 작살내어 깔끔하게 정리 하고. 부산 도착 밤 9:30
일 시 : 2007년12월9일
산 행 지 : 산청 웅석봉1099m
산행코스 : (들머리)어천마을 -- 헬기장 -- 1044봉 -- 웅석봉 -- 달뜨기능선 삼거리 --
왕재 -- 밤머리재(날머리)
산행거리 : 9.5km
산행시간 : 4시간 50분(중식 50분 과 휴식시간 포함)
산행참여 : 34명
날 씨 : 맑음
**************
모두들 밥벌이 한다고
살림 산다고
세월 가는지 모르고 피터지게 삽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때
아무리 삶이 힘들고
세상이 나를 열 받게 해도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안될까요?
“결과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한해를 산과 더불어 벗들과 함께 아름다운 동행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선운 산우 여러분
정해년 일년 동안
많이 모자람에도 불구하고 무던하고 무탈하게 한해를 보낼 수 있어서
회원님을 비롯하여
한 해 동안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임원진 여러분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전 합니다
더해서
세월의 오고감을 말없이 묵묵하게 지켜보는 산
항상 변함없는 산과 같이 중후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marry chrismas & happy now year
고맙고 감사 합니다
2 0 0 8 년에도
항상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정해년 동짓달 열사흘날 *** 산인지교 ***
어천마을 입구
어천 마을길을 가다 2층전원주택있는곳에서 좌로 오른다
이동식 화장실있는곳에서 산길은 좁아지고
된비알 산길을 지그재그 오르면
청계계곡우측능선과 만나지는곳에 있는 헬기장. 시멘임도 가 바로옆
*정상직전에 있는 컨테이너 통신시설
*웅석봉 정상에 여성동지들만
*눈쌓인 밤머리재 가는 능선위로 멀리 천왕봉과 지리 연봉들
*동쪽바로아래 경호강 건너에 있는 우로부터 둔철산 정수산 그 왼쪽으로 멀리 황매산
*웅석봉 전망대 아래로 흐르는 경호강
*중식
*왕재로 내려가는 하산길
*멀리 밤머리재가 보인다
*위로 보이는 산청읍과 내리저수지
*왕재
*왕재지나있는 소나무봉에서 본 눈덮힌 웅석봉
*계단길 내리다 본 밤머리재 주차장
첫댓글 산행기 넘 좋습니다! 많은 글 올리신다` 수고많이 하셨네요..
굴뚝에서 하얀연기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녘 시골풍경이 너무나 인상적인 수정농장 에서 장작도 패 보고 홍시도 따 먹고 흑 돼지 응가 냄새 찌이인 하게 맡아 보고 오래 도록 기억에 남을 하루 였습니다. 산행후기 넘 좋네요 수고 하셨씀다.
덕분에 나도 웅석봉 잘댕기 왔읍니다 ..지리산 흙돼지도 먹고 . 저 멀리 정수산이 더욱 정겹군요 ..다리도 아프고 눈도아프지만 구경한번 잘했다 ~~~~
웅석봉 아래 흙돼지는 어뒤가고 경호강만 흐르는교? 고향 산청!지천인데 못가는 이내심정 그 누가 알아 줄꼬 아름다운 글솜시로 수고 하셨읍니다
저 이제 구경왔습니다..! 우리집 컴고장이라서..지금은 pc방 부산 촌여인이 웅석봉 첫눈 발고 넘 좋았다..이마음 아시나요..? 산행지 볼려고 이 담배연기 ..감수하면서 ㅎㅎㅎ 감해 새롭습니다 산뷔패 마주하면서 서로 위하고 나누는 마음 산을 좋아하는 우리 산꾼들이여~~~그마음 나누면서 오래 오래 사이좋게 삽시다 건강하게..산인지교님 갈수록 산행지 좋습니다..수고 만이 하심이 막 ~~~ㅎㅎㅎ 새해에는 더 많이 수고 부탁하면서 건강하십시요..또 만나요..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