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 주택난이 심각한 가운데 인근 '위성 도시'가 북적이고 있다. 광주에서 아파트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화순과 장성, 담양 지역으로 몰리면서 이들 지역의 집값이 상승하고 있는 것. 광주 인근 지역 집값이 상승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다.
14일 광주 인근인 화순과 담양ㆍ장성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역 아파트의 전세와 매매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들썩이고 있는 지역은 화순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6000만원 선에서 매매가 이뤄졌던 화순읍 서라 4차 아파트 옛 24평형은 최근 10% 가량 오른 6600만원에서 6700만원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화순 지역에서는 비교적 큰 평수인 금호아파트도 가격이 1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화순읍 금호아파트 옛 31평형은 지난해 1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1억4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전세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화순읍을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의 전세가는 지난해에 비해 5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오르고 있다고 부동산 관계자가 전했다. 화순읍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들어 문의가 부쩍 많아졌지만 전세 물량 자체가 잘 나오지 않고 있다. 화순지역 아파트 값이 오른 것은 최근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대규모 임대 아파트 단지인 화순 부영아파트는 '빈집' 자체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부영은 화순읍에만 4800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임대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현재 화순읍 부영아파트에 입주가 가능한 세대는 3가구가 전부다.
이처럼 빈 집이 크게 줄자 부영은 동결했던 임대료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부영 아파트는 2009년과 지난해 임대료를 동결했었지만 올해는 5%를 인상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영 관계자는 "계약이 만료된 이후 재계약을 원하는 세대가 올해 크게 늘면서 빈집이 없다. 문의도 부쩍 많아진데다 주변 부동산 시세도 오른 만큼 2년동안 동결했던 임대료를 올해는 5%정도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성과 담양 지역 아파트도 빈집이 없기는 마찬가지. LH광주ㆍ전남 본부에 따르면 장성읍에 있는 786세대의 LH아파트는 현재 꽉 찼다. 총 세대의 20% 까지 모집하는 예비입주자도 자리가 없다. 담양에 있는 262세대의 LH 아파트 역시 예비입주자까지 모두 채워져 있는 상황이다.
화순과 장성, 담양 지역의 아파트 값이 들썩이고 있는 것은 광주에서 집을 구하지 못한 서민들이 인근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화순지역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아파트 등을 문의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광주 사람"이라면서 "광주에서 집을 구하지 못한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화순으로 눈을 돌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광주 지역은 올 들어 전세난이 꺾이지 않고 있다. 이사철이 끝나면서 전국적으로는 집값이 안정됐지만 광주는 이후에도 매매가와 전세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