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종이책 출판시장은 아마존 킨들, 애플 아이패드, 반즈앤노블 누크 등의 디바이스가 발전하면서 화면으로 책을 읽는 시대를 점점 확대시키고 있다. 또 미디어 융합 현상이 출판의 원작을 다양한 영상물과 게임 등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다.
|
|
|
▲ 이기성 원장은 DTP 등 전자출판 분야와 한글 폰트 개발로 국가적 공헌까지 해낸 인물로서 세계 최초로 한글 도자기 활자 개발에 성공하는 등 활자 디자인 개발로 고품위 한글 출판물 제작을 주도해왔다 |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미디어 변화의 흐름은 전자책 시장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 IT강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 전자책 시장은 이제 걸음마 수준이다. 출판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간 종이책 신간은 3만종이 넘게 나오고 있지만 이 중 전자책과 함께 출간된 서적의 수는 1000권을 겨우 넘기는 정도다. 전자책 신간은 종이책 신간의 5%에도 못 미친다.
국내 전자출판의 반석 마련한 일등 공신 최근 전자출판 시장의 안정화된 정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한국전자출판교육원의 이기성 원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평생을 출판사, 출판업계, 출판교육에 헌신해 온 그는 DTP 등 전자출판 분야와 한글 폰트 개발로 국가적 공헌까지 해낸 인물로, 세계 최초로 한글 도자기 활자 개발에 성공하는 등 활자 디자인 개발로 고품위 한글 출판물 제작을 주도해왔다.
컴퓨터가 생소했던 시절만 해도 컴퓨터 제조회사에 따라 한글 입력값이 제각각이었기에 호환이 어려웠다. 그러나 현재는 한글을 완벽하게 인식하는데 필요한 처리/통신 코드가 각 컴퓨터의 내부처리코드에 적용되기 때문에 한글 입출력에 전혀 막힘이 없다. 이는 바로 이 원장의 표준화된 DTP프로그램과 폰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사이버출판대학 학장, 한국전자출판학회 회장 역임, 계원예술대학 교수 임기를 마치고 명예교수가 된 그는 지금까지 총 69권의 저술과 100여 편의 학술 논문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국내 인쇄시장을 활성화시키는 한편 명조체, 고딕체, 바탕제목체, 돋움제목체 등 각기 한글 폰트 1만 1172개씩을 개발, 국내 출판시장을 한 단계 발전시킨 그는 한국 전자출판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지난 1988년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에 세계 최초로 ‘전자출판론(CAP)’ 강좌를 개설, e-Book 출판산업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이기성 원장은 ‘전자출판론’을 출간해 국내 전자출판의 반석을 마련했다. 그러나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다름 아닌 출판/인쇄분야의 한글 처리 표준 코드와 한글 통신 표준 코드의 제정 및 보급이다. 어느 컴퓨터나 단말기에서라도 같은 방식으로 한글을 출력할 수 있도록 일종의 규약을 제정하고 구체적인 구현 틀을 개발한 것이다. 이 외에도 그는 한글 기반의 원거리 데이터 교환 PC에 통일된 한글코드인 KSC-5601-92제정을 주도했다. 전두환 정권 당시 공업진흥청에서 주관한 KS규격코드는 이미 완성된 글자형태를 쓰는 시스템으로 확장코드를 포함한다 해도 4280자 밖에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원장은 한글 1만 1172자를 모두 구현할 수 있는 조합형을 주장, 당시 문화부의 협조를 바탕으로 바탕체, 돋움체 등을 개발했고 모니터 상에 출력되는 한글의 기본형을 완성해 출판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전자출판 분야의 견인차 역할 수행
이기성 원장이 전자출판을 포함한 출판업의 길을 걷게 된 것은 부친의 영향이 크다. 그의 부친은 한국 출판업의 기반을 마련한 유서 깊은 교과서 출판사인 ‘장왕사’의 대표 이대의씨다. 부친의 영향으로 60년대에 출판계에 발을 들인 그는 대학 졸업 후 장왕사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며 한국 전자출판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 특히 이 원장이 지난 1988년 창립한 한국전자출판연구회는 전자 출판에 관한 정보 공유와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출판산업에 기여했으며 2003년 ‘한국전자출판학회’로 명명해 다양한 학술활동을 펼치면서 전자출판 분야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원장이 계원예술대학 교수에서 퇴임 후 맡고 있는 한국전자출판교육원은 기존 출판 분야에 몸담고 있는 출판 편집자와 일반인들에게 정규 대학이나 학과에서만 접할 수 있던 전자출판에 대한 전문 교육을 제공하며 진정한 전자출판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담당한다.
이번 학기에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로 취임한 이 원장은 “본 연구원은 전자출판에 종사하는 이들이 서체와 이미지를 어떻게 조합시키고 미디어에 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연구하는 곳”이라며 “실무 위주의 교육 커리큘럼을 통해 시대에 걸맞고 우수한 품질의 e-Book을 제작 및 제공할 수 있도록 체계를 바로잡아 우수한 경쟁력을 갖는 출판전문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고, 우리나라의 인쇄출판계가 세계 시장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심미적·지적 디자인이 모두 갖춰진 전자출판 시대를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