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귀하게 여긴다」 「한 사람을 위해 생명을 건다」는 정신으로 교육과 훈련 및 조직에 열중해 온 복음주의 목회자 玉漢欽. 그의 교회 경영법은 세계 교회의 주목을 받아 매년 국내외 목사 1500여 명이 5박6일씩 견학을 하고 간다. 재적 신도 5만2000명, 출석신도 2만여 명의 이 교회는 1610개의 다락방 조직을 中心으로 움직인다. 玉목사의 설교는 「영혼의 깊은 곳을 건드린다」는 평이다
李根美 자유기고가 (gosus@dreamwiz.com)
全 세계에서 배우러 온다
한국 교회가 가장 모델로 삼고 싶어하는 교회는 과연 어디일까. 서울 서초구 서초4동에 위치한 「사랑의 교회」라고 말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매년 3회에 걸쳐 1140명의 한국 교회 목사가 일인당 27만원의 회비를 내고 5박6일간 숙식하면서 이 교회를 배우고 간다.
그런가 하면 매년 한 번씩 사랑의 교회 담임 玉漢欽(옥한흠·62) 목사가 미국 남가주 사랑의 교회로 건너가 개최하는 세미나에도 100명의 교포 사회 목사가 모여든다. 5년 전만 해도 在美(재미)교포 목사들이 한국까지 와서 사랑의 교회 시스템을 배우고 갔다. 2년에 한 번씩 일본인 목사 80명이 한국에서 사랑의 교회 세미나에 참석한다.
1986년부터 지난 6월에 개최된 46기 세미나까지 사랑의 교회 제자 훈련 지도자 세미나를 이수한 목사는 국내 목사 5198명, 在美 목사 482명, 일본 목사 463명, 대만 목사 80명, 캐나다 목사 36명, 호주 목사 24명, 그 외 40여 개국 목사 140명을 합쳐 총 6423명이다.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교포가 아닌 외국인이다.
일반적으로 牧師(목사)들은 대학 4년과 대학원 3년을 마치고 목사 고시에 합격한 후 목사 안수를 받는다. 그런가 하면 목사가 되기까지 다년간 전도사로서 목회 현장에서 직접 사역을 한다. 오랜 공부와 훈련을 거친 목회자들이 한 교회를 배우기 위해 모여든다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과연 무엇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일까.
지도자 세미나는 사랑의 교회 玉漢欽 목사가 1984년에 펴낸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책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교회 목회 시스템을 직접 배우고 싶다고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평신도를 깨운다」는 지금까지 20만 부 이상 팔려 나갔는데 玉漢欽 목사의 목회철학과 사랑의 교회에서 실시한 제자 훈련의 과정이 담겨 있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朴溶圭(박용규·역사신학) 교수는 이 책을 『단순히 이론적인 책이 아니라 임상실험을 거친 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지하에 위치한 사랑의 교회 본당. 일요일에 다섯 번 예배드린다.
무슨 세미나든지 10년 넘게 이어지기란 힘든 일이다. 세상이 워낙 빠르게 변해 1년 전의 세미나 내용도 시대에 뒤떨어질 정도이다. 玉漢欽 목사는 『14년이 지나도 세미나 참관 인파가 계속 밀려오고 있으니 그만 둘 수가 없다』며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세미나 내용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다만 제자훈련으로 인한 성과 등 수치가 매년 달라지고 있다.
세미나를 계속하다 보니 사랑의 교회는 제자훈련의 모델로서 교회 운영 자체가 하나의 교재가 되고 있다. 세미나를 위해 교회 운영 노하우는 물론 정확한 출석 인원 증가와 예산 증가율까지 세세히 공개된다. 사랑의 교회는 현재 출석 교인 1만7500명으로 예수교장로회 합동측에서 교세가 가장 크다. 1999년 결산액은 169억원이며 2000년 예산액은 180억원이다.
사랑의 교회 玉漢欽 목사 비서에게 전화로 기사 취지를 설명하고 인터뷰를 요청한 다음날, 비서가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얘기와 함께 이례적으로 玉목사와 전화를 연결해 주었다. 비서를 통해 거절을 표하지 않고 직접 미안함을 전하는 약한(?) 모습에 용기를 내 만나 줄 것을 줄기차게 요청하자 결국 승낙은 했으나 인터뷰 당일에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다. 사랑의 교회가 매스컴을 기피하는 이유를 金滿衡(김만형·행정 교육담당)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세미나에 참가한 목사님들이 본 교회로 돌아가 제자 훈련을 실시했을 때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가 제자훈련에 성공했다는 기사가 자꾸 공개되면 좌절하는 목회자도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는 목회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을 돕는 데 그치려고 합니다』
사람 키우는 일에 관심 많아
玉漢欽 목사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증조부 때 기독교를 받아들인 가정에서 자랐다. 성균관대학교와 총신대학원을 거쳐 미국 캘빈신학교에서 신학석사, 웨스터민스터 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를 받았다. 종교적 갈등 없이 자란 데다 해외유학까지 다녀와 고생을 모를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고초를 많이 겪었다.
그 시절 대다수가 겪은 가난을 깊이 체험한 데다 군대 복무기간에 야간대학을 다니느라 폐결핵에 걸려 5년간 처절한 투병생활을 했다. 1989년에 또다시 병으로 쓰러져 1년간 목회 활동을 쉬기도 했다.
玉목사는 이미 신학교에 다닐 때 전도사로 재직했던 서울 성도교회에서 1명으로 시작한 대학부를 3년 만에 350명으로 부흥시킨 이력이 있다. 당시에도 영락교회를 비롯한 120여 교회에서 교역자와 학생들이 성도교회를 방문해 연구수업을 하고 돌아갔다.
그는 대학생들이 일반 교회를 기피하고 CCC(한국대학생선교회)와 네비게이토 같은 선교단체에 몰리는 이유를 찾기 위해 선교단체의 자료와 프로그램을 면밀히 검토했다. 그 결과 敎理(교리)는 별 차이가 없지만 접근 방법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성교회가 교리나 조직, 형식적인 예배에 초점을 두는 반면 선교단체는 福音(복음)과 養育(양육)과 비전을 제시했던 것이다.
그래서 교리 대신 복음을 강조하고, 지도자 중심에서 구성원 중심으로, 대그룹에서 소그룹으로, 일방 통행식 전달 방식에서 쌍방 통행식 전달 방식으로, 조직적 관계에서 유기적 관계로, 행사 위주에서 양육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제자훈련의 원리를 당시에 이미 정립한 것이다.
사랑의 교회 韓寅權(한인권·성균관 의대 내과 교수) 장로는 玉漢欽 목사가 성도교회 전도사로 부임했을 때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玉목사님이 성도교회에서 대학부를 맡기 전에 유년 주일학교를 맡았는데 우수한 어린이들을 뽑아서 밀알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교육시켰어요. 교인들이 아이들을 차별한다며 비난했었죠. 대학교 1학년 때 친구 4명과 함께 玉목사님께 교육을 받았는데, 그 중의 한 친구가 이랜드 회장 박성수 장로입니다. 당시에 목사님은 한 사람씩 엘리트 교육을 시켰어요. 그러자 교인들이 또 차별한다며 비판을 했죠. 주일날 예배 마치고 도시락 먹으면서 오후 5시까지 공부했어요. 사람을 키우는 데 유난히 관심이 많은 분이죠』
미국 유학 시절 그는 제자훈련에 관한 신학적 토대를 구축하고 제자훈련 현장들을 돌아보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제자훈련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네비게이토 본부에서 한 달간 머물면서 자료를 수집하고 현장을 몸소 체험한 일도 있었으며 제자훈련을 현장에 접목시켜 성공한 교회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녔다. 박사학위 논문도 제자훈련과 관계된 것이었다.
9명으로 목회 시작
玉漢欽 목사는 1978년 미국에서 돌아와 은평교회 배기주 목사의 도움으로 서울 강남에서 9명으로 목회를 시작했다. 玉목사는 교인들을 데리고 전도를 나가는 대신 그들을 훈련시키느라 여념이 없었다. 韓寅權 장로는 개척 당시를 이렇게 얘기한다.
『玉목사님이 미국 유학에서 돌아왔을 때 500명 정도 모이는 기성교회에서 담임목사로 모시려는 움직임이 있었어요. 하지만 목사님은 개척을 택하셨죠. 당시 목사 가운을 입지 않고 설교를 하셨는데 상당히 획기적이었죠. 또 성도들이 많지 않아 강단에 서는 대신 둘러앉아 예배를 드렸어요. 玉목사님은 언제나 외부의 형태를 깨는 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끼리 개판 목사님이라고 부르기도 했죠. 1984년에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책을 낸 것도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정신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목사만 제사장이 아니다, 평신도도 훈련시켜 제사장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은 자칫하면 異端(이단)으로 몰릴 수도 있을 정도로 쇼킹했죠』
玉漢欽 목사는 제자훈련을 접목한 교회를 시도하기 위해 좋은 조건을 물리치고 개척을 택했던 것이다.
1998년 10월 사랑의 교회가 20주년을 맞았을 때 월간지 「목회와 신학」은 무려 90페이지를, 「빛과 소금」은 40페이지를 할애해 사랑의 교회 관련 기사와 기고문을 실었다. 한신교회 李重表(이중표) 목사는 기고문에서 사랑의 교회에 대해 이렇게 피력했다.
마당이 넓고 아담한 건물
<사랑의 교회가 창립되던 당시는 강남 지역이 막 개발 단계에 있던 터라 서로 목 좋은 곳에 자리잡고 전도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던 때였다. 그래서 한 달이 멀다 하고 대부분의 교회가 부흥회를 개최하거나 전도를 나가거나 심방 다니느라 야단이었다. 그러나 사랑의 교회는 달랐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인격을 닮은 제자훈련에 열중이었다.
당시는 부흥회式(식)의 전도집회가 유행이었는데 사랑의 교회는 이와 같은 방식을 택하지 않고 당장 아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제자훈련의 방법을 택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사랑의 교회가 오래 못 가서 교회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나면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교회는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제자훈련을 받은 성도들의 신앙생활이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한국 교회에 제자훈련이라는 물결을 일으키게 되었고 많은 목회자들이 사랑의 교회에서 제자훈련 사역을 배우려고 줄을 서게 되었다>
사랑의 교회는 1982년에 출석교인이 250명으로 늘어났고 점점 교세를 확장하여 1985년 현재의 자리에 성전을 지었을 때 1200명에 이르렀다. 아파트 옆의 자투리땅을 구입하는 바람에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지하에 예배실을 만드는 전례 없는 방식을 택했다. 마당이 넓고 건물이 아담해 중압감이 아닌 친밀감을 주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 건물은 그해 서울시로부터 건축상 은상을 받았다.
사랑의 교회는 교회를 증축하기보다 인근 건물을 임대하거나 분양받아 사용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살인사건이 난 룸살롱과 강남 젊은이들에게 인기 높은 디스코텍과 한 건물에 입주해 있다.
玉漢欽 목사가 『목회하기 힘든 지역, 교회가 버티기 힘든 지역』이라고 설명했는데 실제로 교회 주변은 눈이 핑핑 돌아갈만큼 어지러웠다. 하지만 매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1999년 교회성장연구원이 장년 출석 숫자를 기준으로 발표한 「한국의 10大 교회」 가운데 사랑의 교회는 7위를 차지했다.
사랑의 교회를 취재하는 동안 玉漢欽 목사를 비롯하여 부교역자들은 출석교인 숫자를 강조한다는 점이 독특했다. 대개 교회들은 교세를 말할 때 在籍교인 숫자를 거론하게 마련인데 이 교회 교역자들은 在籍교인의 숫자를 잘 알지 못했다.
金滿衡 목사에게 在籍교인 숫자를 의뢰하자 전산실로 전화하여 2만7000명이라고 일러주었다. 그것도 성인 숫자일 뿐 어린이와 청소년까지 다 포함한 在籍교인 숫자는 5만2000명에 이른다. 하지만 사랑의 교회는 성인 교인 숫자 1만7500명만 대내외에 강조한다. 현재 출석하고 있는 어린이는 4200명에 이른다. 이에 대해 玉漢欽 목사는 이렇게 얘기했다.
『한국 교회의 통계에 거품이 많아요. 엉터리죠. 우리 교회는 實數(실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자훈련을 거친 평신도들이 담임목사와 함께 뛰면 교회가 양적으로도 성장한다는 정확한 데이터를 보여주려고 實數를 따지는 겁니다』
사랑의 교회는 매년 3500여 명이 등록하고 출석 인원은 1000여 명씩 늘어난다. 사랑의 교회 교인이 전도한 숫자는 40% 정도이며 다른 교회에서 옮겨온 경우가 60%에 이른다.
『예수의 제자를 만든다』
玉漢欽 목사는 제자훈련을 이렇게 설명했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그대로 순종하려는 목회적 노력을 말하는 거죠. 예수님이 세상을 떠날 때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바로 마태복음 28장 19절과 20절입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의 제자를 만든다는 것은 예수님처럼 살려고 하는 크리스천을 만드는 것입니다. 단순히 천당에 가기 위해 교회에 나오는 것과 예수님을 닮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신앙생활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지요』
玉漢欽 목사는 이전에 제자훈련을 시작한 교회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처음부터 평신도를 예수님의 제자로 만들자는 철학을 갖고 교회를 시작하고, 외길로 달려 이론을 정립하고, 그 이론을 다른 교회에 전파하는 교회는 사랑의 교회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사랑의 교회에 등록을 하면 일단 5주 동안 새가족모임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은 사랑의 교회에서 어떤 직분도 받을 수 없다.
9월3일 새가족모임 담당 姜明玉(강명옥) 전도사가 200여 명 앞에서 열성적으로 강의를 하는 강의실에 갔을 때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한나라당 金德龍(김덕룡) 부총재였다. 두 번째 교육을 받고 나오는 그에게 참여하게 된 동기를 물어 보았다.
『교회는 1년 전부터 다니기 시작했지만 이 교육을 받아야 완전한 사랑의 교회 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내서 교육을 받고 있지요. 첫날은 조금 쑥스러웠는데 오늘은 괜찮네요』
金德龍 부총재는 사랑의 교회가 서초구를 위해 봉사 활동을 많이 하는 것에 감동을 받은 데다 玉漢欽 목사가 세 번이나 교회에 나오라는 편지를 보내 출석하게 되었다고 한다.
『玉漢欽 목사님 설교는 가식이 없어요. 마치 친구가 좋은 얘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요. 진실하고 솔직한 말씀에 매력을 느껴 계속 출석하게 됐습니다. 긴 시간 들어도 유머와 위트가 곁들여져 지루하지 않습니다. 말씀이 가슴에 와 닿고 매우 유익하죠』
교인 대부분은 강남의 중산층
사랑의 교회 교인이 되려면 반드시 새가족모임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의무조항 때문에 다른 교회에서 옮겨온 교인들이 정착하기 힘들다고 한다. 김명호 목사(사랑의 교회 부설 국제제자훈련원 대표 총무)는 그래서인지 사랑의 교회는 財力이 있거나 유명한 사람이 많지 않다고 일러준다. 강남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교인들 대부분이 중산층이거나 그에 좀 못 미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알 만한 사람은 이랜드 회장 박성수 장로 정도이다.
5週 동안 새가족모임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대개 다락방에 가입한다. 다락방이란 일반 교회의 구역과 같은 개념이다. 다락방을 이끄는 사람을 筍長(순장)이라고 부른다. 사랑의 교회에는 1610개의 다락방이 있는데 이 다락방을 이끄는 순장들이 바로 玉漢欽 목사가 자랑하는 「제자훈련으로 배출된 작은 목사」들이다. 세미나에 참가하는 목회자들은 바로 이 순장들의 활약에 관심을 많이 기울인다. 그들이 어떻게 교육받았는지, 다락방을 어떻게 운영하는지가 바로 초미의 관심사이다.
새가족모임을 수료한 뒤 바로 제자훈련을 받는 것은 아니다. 약 4년에 걸쳐 평신도 성경대학, 靈的(영적) 성장을 이루는 신앙특강시리즈, 가정생활시리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그후 2년간 제자훈련을 받는다. 1단계 제자훈련과 2단계 사역훈련을 받아야 筍長이 되는 것이다.
筍長이 된 후에는 매주 화요일 玉漢欽 목사가 직접 강의하는 筍長班 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 시간에 그 주일 다락방에서 가르칠 내용을 배우게 된다. 몇년간 철저히 교육시킨 뒤 관리도 치밀하게 하는 셈이다. 筍長들은 다락방 운영과 관계된 교육과 함께 전도훈련도 함께 받기 때문에 그야말로 작은 목사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갖추게 된다.
사랑의 교회에서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받은 평신도는 모두 4664명(남자 1447명, 여자 3217명)이며 그 가운데 筍長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모두 1610명(남자 320명, 여자 1290명)이다. 현재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받고 있는 사람은 628명(남자 190명, 여자 438명)이다.
작은 목사 2000명
훈련기간 동안 어떤 교육을 어떻게 받길래 평신도가 작은 목사로서 역할한다는 걸까. 玉漢欽 목사는 제자훈련이 치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처음 1년은 10명이 한 조가 되어 교역자 1명에게 집중 훈련을 받습니다. 다음 1년은 20명이 한 조가 되어 교역자 1명에게 교육받게 되지요. 교육은 매주 한 번씩 3시간씩 받게 됩니다. 담당 교역자는 다른 팀은 맡지 않고 오직 한 팀만 집중적으로 지도합니다.
제자훈련의 목적은 성경의 지식을 주입하는 게 아니에요. 많은 교회가 간과한 점이 성경을 알게 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입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인격과 삶입니다. 성경공부는 수단이죠. 예수님처럼 내 인격이 성숙하고 예수님처럼 거룩하게 살고 헌신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경공부가 필요합니다.
그 동안 포커스를 잘못 맞춘 거지요. 한번에 수십 명 수백 명 놓고 얼마나 많이 가르치느냐 하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12명 데리고 3년을 씨름하신 뒤 그들에게 全세계를 맡기고 훌훌 떠나셨어요. 이게 바로 제자훈련의 원리입니다.
교회가 이 원리에 깜깜할 때 공산주의자들이 이 원리를 훔쳐서 악용했어요. 성경의 제자훈련 원리를 도입해 반세기도 안 되는 시간에 全세계를 새빨갛게 물들여 놓았죠. 사람을 만드는 게 우선입니다. 다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야 합니다. 잠자고 있는 평신도를 훈련과 교육으로 철저히 무장시켜 교회의 주인이 되도록 하는 게 바로 제자훈련입니다』
玉漢欽 목사는 제자훈련을 거친 평신도를 「동역자」라고 강조했다.
『한국 교회가 부흥되지 않는다는 얘기들을 하는 데 원인이 있어요. 지금까지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최선을 다해 왔지만 한가지 점에서 큰 실수를 했어요. 자기 혼자 뛴 거예요. 평신도들을 목사를 돕는 시녀와 같은 위치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했지요. 물론 평신도들이 봉사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헌금 당번이나 안내 같은 일이 아닌 작은 목사 정도의 역할을 해야 교회가 부흥됩니다. 성경 말씀으로 사람들을 도와주고 밖에 나가 복음을 전하도록 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위한 삶이라는 명분 아래 어느 정도 헌신하는 자리까지 이르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사랑의 교회는 작은 목사 2000명과 함께 뛰고 있습니다』
사랑의 교회 97명의 교역자 가운데 제자훈련에 참가하는 목회자는 50명에 이른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朴溶圭(박용규) 교수는 사랑의 교회 제자훈련의 시대적 요청을 기고문에서 이렇게 피력했다.
<한국 교회는 1970년대 대중 전도운동과 個(개)교회의 부흥집회를 통해 모든 교회들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성장의 절정을 경험했다. 그러나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장이 따라주지 않았기에 나아갈 방향을 잃은 상태였다. 교회성장으로 인한 폐단도 생겼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치유해야 할지 대책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랑의 교회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제자로 삼아 그들로 하여금 교회의 對 사회적 책임과 증인의 사명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도록 촉구한 것이다. 이것은 교회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잠재력이 있는 무수한 평신도들을 복음주의적 시각에서 교회로 끌어들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주일 내내 북적이는 교회
이런 저런 교육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사랑의 교회는 일주일 내내 빈 공간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 며칠간 취재를 갔을 때 교회에 사람들이 늘 북적이고 있었다.
9월5일은 筍長들이 정기 교육을 받는 화요일이었다. 휴게실에 30, 40代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가운데 한 무리에게 다가가 玉漢欽 목사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전체적인 얘기를 종합하면 이러했다.
『강단에 서면 엄숙하고 거룩하고 깐깐해 보이지만, 강단 아래서 보면 항상 남을 섬기려는 모습이시죠. 할아버지 같기도 하고 나약한 면도 많아 보입니다. 筍長들을 항상 오른팔이라고 얘기하시면서 자부심을 갖게 해주시죠. 「筍長들은 작은 목자다, 동역자다」 라고 얘기하실 때면 뿌듯합니다』
筍長들에게 구체적인 다락방 운영 방법을 물어 보았다.
기존의 구역예배가 일방통행식이라면 사랑의 교회 다락방 모임은 쌍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잘 훈련받은 筍長이 筍員(순원)들과 대화를 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꾸며진 교재를 통해 단순한 성경공부가 아닌 성경을 생활에 적용하는 공부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화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어려운 일이 생기면 자연히 고민을 함께 나누게 되고 그러면서 튼튼한 유대감이 형성된다고 한다.
그래서 다락방 모임 때문에 이사를 못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일러 주었다.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특성 때문에 다락방은 남녀 따로 운영된다. 신혼부부 다락방, 교사 다락방 등 특화된 다락방은 남녀가 함께 운영하기도 한다.
가정을 먼저 생각하라
순장들은 玉漢欽 목사가 자주 당부하는 말을 요약해 들려주었다.
『가정을 먼저 생각하라, 순장일 한다고 가정에 소홀하지 말라는 얘기를 입버릇처럼 하시죠. 교회에서 마주치면 집에 빨리 안 가고 뭐하냐고 하세요. 그리고 두세 가지 봉사를 동시에 하지 말고 한 가지만 충실히 하라고 일러주시죠.
아내들에게는 남편을 주님 섬기듯 하고 남편들에게는 아내를 교회사랑하듯 하라고 늘 말씀하세요. 제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