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여름에 만났습니다.
2013년 8월 24일
청학골 '만남의 장소' 라는 왕년의 권투 선수가 운영하는 계곡 식당에서 우리는 만났습니다.
박종팔 이라는 권투 선수는 현수막에 들어 앉아 권투 글러브를 펄럭이며 손님들을 맞이했지만
정작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전날 술을 많이 드셨다고 하더군요.
이경진이는 향후 유명한 소설가가 되어도 풍우나래 모임엔 반드시 코빼기를 내밀겠습니다^^
전철 타고 버스 타고 도보로 땀 흘리며 와야하는 먼 먼 길을
40명 넘게 친구들이 왔습니다.
예약 인원을 30명으로 잡았다가 깜짝 놀랐지요.
안동에서 배재환
경산에서 이경숙
풍기에서 정배현, 성나경 이 왔습니다.
특히, 뒤늦게 온 재환이는 얼굴을 보는 둥 마는 둥, 먹는 둥 마는 둥 보내서..
지금도 마음 한구석이 짠합니다.
차비라도 보내려고 했지만 모두들 극구 사양하여 못 이기는 척 도로 집어 넣었구요.
먼데서 온 친구들 정말 고맙습니다~~
올해도 회비는 받지 않았는데요.
큰 돈 기부해 준 친구도 없었음에도 1,770,000원 찬조 받았습니다.
기부해 준 친구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배현: 고급 타올 50장.
백낙호, 이경진, 박진만, 김혜자, 장진용, 조현래.이종태 (이상 임원진)
배대식, 장은석, 하태준, 전복순, 김경섭,권인자, 진희순
김홍윤. 이은주.문경혜. 박병엽,박명숙.권기주,
여윤순.남정원 배재환.박정우.김용구.차학봉.
이상 27명 친구입니다.
지출 내역은 간단합니다.
당일 음식값 800,000원
식당 계약금 100.000원
그 전에 몇몇 친구들이 현장 답사 하여 먹은 음식 값이 109.000원
그리고, 주류, 안주값을 아끼기 위하여 장만한 모든 준비물이 350.000원입니다.
새벽부터 시장가랴, 떡 찾아 오랴 애쓴 배대식 친구 덕에 제가 아주 편했답니다*^^*
원래 술은 반입이 안되는데 식당측에서 배려해주어 90만원으로 낙찰 받았습니다.
이리하여 총지출 1.359.000원
있는 돈 쓰려고 했는데 또 411.000원이라는 잉여금이 생겼네요.
정리합니다.
당일 수입 1.770.000-당일 지출 1.359.000=411,000원
총정리합니다.
전 잔액 3,858,020원 +411,000=4,269,020원
새로 출범한 풍우나래가 비교적 성공의 길로 접어든 것 같아 행복합니다.
나는 요즘 시집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문제는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인 어설픈 마음으로는
죽도 밥도 못 짓는다는 거지요.
죽도록 애달프게 사랑하고 그리워하던 마음은 호랑이가 다 물어갔나봅니다.
뜨거운 사랑은 호랑이 담뱃대 연기로 다 날아갔나봅니다.
그런데도 신기한 것은
옛친구들을 만나면 병풍 속에 호랑이가 슬쩍 나타나는 겁니다.
잊었던 고향의 향수가 솔솔 풍겨나오고 그냥 어린애가 되는 기분이지요.
허리우드 실버 영화관엘 가 보셨나요?
객석을 꽉 메운 연세 줄충하신 어르신들이 옛영화를 보며 울고 웃습니다.
때론 코도 고십니다.
휴대폰 알림벨도 왕왕 터집니다.
그런데...혼자 오신 분의 얼굴은 쓸쓸해 보이고
할무니끼리 오신 분들은 덜 쓸쓸해 보이고
할부지끼리 오신 분들은 좀 근엄해보이는데
할무니, 할부지 섞여 오신 분들은 어쩜 그리 화기애애 인지요.
아주, 좋아들 하시는 모습에 제가 신이납니다.
우리
늙어서도 서로 등두드려주며, 위로하며, 영화관에도 같이 갑시다.
친구들 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올 송년회 모임은 좀 근사한 추억을 만들어 보도록 애써볼게요.
그럼 다시 만날 때까지 모두 안녕~~~
첫댓글 고생 많이 했고 더 좋은 모임으로 만들어 가자~
역시 경진이는 리더쉽이 있다니깐.....풍기의 고생000 홨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