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메뉴별 대표 ``양푼 맛집``

[창호]

찌그러지고 낡은 양푼에 담겨나오는 음식은 괜히 푸짐해 보이고 옛 향수를 불러일으켜 마음까지 넉넉하게 만든다.
서울 시내, 양푼에 음식을 내는 집을 모두 리스트업한 뒤 메뉴별로 대표 맛집을 선정했다.

남대문 희락갈치조림 헤어나올 수 없는 맛의 중독 남대문 뒷골목에 있는 갈치조림집 중에 유독 맛있다는 ‘희락갈치’. 남대문에 들를 때마다 생각은 났는데, 위치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찾아가기가 겁나서 한 번도 그 맛있다는 갈치조림을 먹어본 적이 없다. 길을 물어물어 찾아간 희락갈치집에는 점심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진다.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가기도 벅찬 골목에 업소용 가스레인지를 늘어놓고 양푼에 갈치조림을 척척 담아 끓여내는 재빠른 손놀림도 인상적이다. 냉장갈치를 사용한다는데, 퍽퍽하지 않고 촉촉한 갈치 속살과 포근하게 익은 무가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3대에 걸쳐 내려오는 비법이라 양념 만드는 법을 공개할 수 없다는 주인 할머니는 양념의 맛을 결정 짓는 가장 큰 비법은 바로 자신의 손맛이라고 하신다. 사람이 많아 바삐 먹고 일어나야 하는 것이 불만이다.

서울특별시 중구 남창동 34-33 | 02-755-3449
업체 상세정보와 리뷰가 궁금하세요?

홍가홍가
홍합탕 무한리필

홍대앞에 양푼홍합탕을 무한 리필로 주는 곳이 있다.
깔끔한 중국풍 선술집을 연상시키는 ‘홍가’가 바로 그곳. 홍가에서 가장 인기 메뉴인 양푼홍합탕은 종업원이 들고 가는 양푼의 크기가 작은 세숫대야 수준이다. 어쨌거나 넉넉한 인심 덕인지 꽤 넓은 실내는 다소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들로 복닥복닥한다. 매일 아침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공급 받는 신선한 홍합에 육수를 부어 10분만 끓이는데, 홍합이 말랑말랑하고 차지다. 마늘과 당근, 무, 생강, 파를 넣고 5시간 동안 끓여낸 육수와 청양고추, 홍합, 새우가 우러난 국물은 맛이 개운하고 깔끔하다. 더 칼칼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은 주문 시 청양고추를 넉넉히 넣어달라고 말하면 된다. 이곳은 주머니에 돈이 달랑달랑해도 무한 리필이 가능한 안주에 술을 마실 수 있어서 늘 사람들이 몰린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8-122 | 02-3143-0104
업체 상세정보와 리뷰가 궁금하세요?

동인동
얼얼하게 매운 갈비찜

전주의 비빔밥처럼 동인동의 매운 찜갈비는 대구를 대표하는 지역 메뉴로 유명하다.
제대로 된 요리 한 번 안 해보고 대구로 시집간 새색시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동안 야무진 손맛과 요리 솜씨를 배워 음식점을 오픈했다. 보통 쇠갈비는 맵지 않지만 동인동식 매운 찜갈비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목구멍이 칼칼할 정도로 매운 것이 특징이다.
고기 누린내가 나지 않고 담백하며 매콤한데, 한 번 먹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매운맛이라 자꾸 생각나는 중독성이 있다.  남은 양념에 비벼 먹는 밥도 일품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손님들이 다녀가다 보니 양푼이 오래가지 않는다는데 “찌그러진 양푼 그릇에 먹어야 제 맛”이라는 손님들의 주장 때문에 항시 양푼을 비축하는 것도 일이라며 행복한 푸념을 한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511-5 삼화불교대학1층 | 02-516-5765
업체 상세정보와 리뷰가 궁금하세요?

남강
부드러운 고등어와 우거지의 만남

서소문에 ‘우거지고등어조림’을 양푼에 해주는 집이 있다고 해서 맛을 보러 갔다. 보통 넣는 재료인 무 대신에 우거지를 넣으면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 된장국에나 어울릴 줄 알았던 우거지가 고등어조림과 제법 잘 어울려 짜지 않고 깔끔한 맛을 낸다.
데친 우거지를 된장과 갖은 양념을 넣어 버무린 다음 고등어와 함께 양푼에 담고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테이블에서 직접 끓여 먹는데, 부어주는 육수가 다른 곳에 비해 색도 진하고 되직하다.  대파, 양파, 북어, 가다랭이포 등을 넣고 3시간 이상 끓여낸 육수에 양념장을 넣기 때문이라고. 양푼을 사용한 이유를 물어보니 바쁜 점심 시간에 빨리 끓여 내기 위함이었다는데 옛날 생각 난다며 좋아하는 손님이 많아 하루에 4백~5백 그릇 이상씩 팔려나간다.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동 120-18 | 02-753-8802
업체 상세정보와 리뷰가 궁금하세요?

교보 통갈비
양푼안에 얼큰한 갈비~*

강남역 교보빌딩 앞에 있는 교보통갈비는 등갈비로 유명한 맛집이다.
양푼얼큰갈비는 등갈비를 먹고 난 후 얼큰하게 먹도록 만들어진 메뉴로 등갈비를 구워 먹은 화로 위에 양푼을 얹어 팔팔 끓여 먹는 맛이 일품이다. 만드는 법이 조금 복잡한데 처음 등갈비를 삶아낸 물은 버리고 갖은 양념을 넣어 끓여낸 육수를 따로 부어놓았다가 손님이 주문하면 삶은 등갈비를 무쳐 담고 육수를 부어 끓인다. 언뜻 보면 육개장 같고 등갈비를 보면 감자탕 같기도 하다. 콩나물이 넉넉히 들어가서인지 육개장보다 시원하고 개운하다. 또 국물에 뜬 기름기가 거의 없을 정도로 담백하고 매콤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준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808-1 | 02-501-3545
업체 상세정보와 리뷰가 궁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