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당신이 아플 때 병원에 함께 갈게요
내가 아플 때 당신이 함께 가면 좋겠어요
벌써 일 년이 지난 얘기가 되어버렸다
나는 일정이 있어 이미 예산에 있었고 집엔 그 사람과 동생이 꿈나라를 여행할 시간이었다
갑작스러운 동생의 전화는 매우 당황하고 겁먹은 목소리
거친 호흡과 더듬는 말투에서 긴급상황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 사람은 혈변을 보고 쓰러져 의식을 잃고 있는 상태
119와 112로 긴급연락을 취해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사이 난 서산의료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워낙 상황이 위급하니 닥터헬기로 천안단대병원으로 이동할 테니 그곳으로 오라는 것이다
다행히 위급상황을 넘기고 입원실로 옮겨 필요한 시술과 수술로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담배와 술은 절대 안 됩니다 끊으셔야 해요”
주치의와의 철통같은 약속을 하고 퇴원한 지 1년이 되었다
대장암 예방을 위한 수면내시경을 해야 하므로 동반자인 내가 운전하고 함께 병원에 동행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옆지기 밖에 없다는 말이 실감 난다
잘났거나 못났거나 내 서방, 내 마누라가 최고인 거다
자식한테는 부담될까 봐 나쁜 일은 아예 연락하지 않게 되고
연락한들 아무 불평 없이 당연히 영순위로 달려와 줄 턱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