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한살림의 정체성을 위해서 상당부분 부정적인 이야기를 드렸습니다만 이번에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사실 한살림 회원들의 면모를 보면 적극적인 면에서 보면 대단한 열정과 이 시대에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걷는다는 면에서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한편 소극적인 면에서 보면 대단히 이기적이라는 것입니다. 일단은 내 건강을 위해서 남보다 먼저 좋은 것을 먹어야겠다는 생각들이 많습니다.
아무튼 점점 회원이 늘어난다는 것은 비록 내 건강을 위해서 시작한 먹거리운동일지라도 궁극적으로는 환경을 살려서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우리가 먹거리를 구입할 때 우리의 자세를 날마다 새롭게 고쳐나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처음에야 내 몸을 위해서 나부터 좋은 것을 구해야겠지만, 우리는 점점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간혹 장보기 하는 모습을 보면 생산자가 볼 때는 똑같은 것인데 자꾸만 고르고 들었다 놓았다 해서 어떤 물품들은 파손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연히 소비자의 권리이고 관습이지만 이제 한살림운동을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좀더 넓은 아량을 가져야겠습니다.
매장에서 있었던 매우 고무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회원은 물품이 파손되면 그것을 먼저 가지고 가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만약 자기가 그것을 가지고 가지 않으면 결국 그 물품은 파손처리 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부분의 회원들은 유통기한이 긴 물품을 선택하지만 어느 회원은 가장 짧은 것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물품이 파손되면 결국 내가 손해이고, 생산자들의 노고가 무위로 돌아가기에...... 이러한 회원은 아마도 백에 한두 명일 것입니다.
간혹 상식 없는 소비자들의 이야기에 실망과 속상함이 있지만 한살림을 먼저 생각하는 일부 회원들의 장보기 이야기를 들을 때는 얼마나 힘이 나는지 모릅니다. 너무나 기분이 좋아서 그런 회원이 누군지 파악을 하라고 매장직원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말 만나보고 싶고 큰 선물을 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십시다. 유기농산물이 생산되어 소비자의 집으로 공급이 되기까지는 정말로 어려운 과정들이 있습니다. 우선은 오늘날과 같이 오염된 시대에 유기농을 한다는 자체가 참으로 힘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직거래라는 것을 통해서 가정으로 공급될 때 007작전을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겨울철에는 제주도에서 귤이 오는데 간혹 눈이 내려 며칠씩 포장된 상태에서 늦게 도착이 되면, 일일이 다 개봉을 해봐야 하는 번거러움도 있습니다. 너무 시간이 촉박하다보면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고 공급을 하게 되는데 상한 것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또한 장마철에는 되지도 않는 야채(배추, 양배추, 상추 등등)를 공급하노라면 정말 물품이 상합니다.
또한 고속버스 편으로 오는 물품들도 한번 차가 잘못되면 몇 시간이 늦어져 공급직원들은 밤늦게 까지 공급을 하게 됩니다. 항상 모든 날씨나 교통편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오죽하면 조금 상한 물품이 공급되겠습니까? 오죽하면 밤늦게 공급이 되겠습니까? 한살림의 모든 직원은 우리와 한 가족입니다. 여러분의 가족이 근무한다고 한번쯤 생각해보시면 어떻까요? 그럴 때 짜증내지 마시고 ꡐ이렇게 늦게나 공급하세요. 이런 물품도 갖고 오시느라 얼마나 힘드셨겠어요ꡑ하면 직원들이 얼마나 힘이 나겠습니까? 우리모두 아름다운 한살림을 만들어 가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