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설정의 요령>-영재

[하늬바람]

<주제 설정의 요령> 

              남다른 생각을 쓰고 싶은데 그게 안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글을 쓰려고 준비하면 남다른 생각을 써야겠다고 작심합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해야지 단단히 벼릅니다. 지금까지 잘 써진 글이나 널리 알려진 유명한 글을 보면 남다른 내용을 쓴 것이 많습니다.

  그러면 작심하고 글을 쓰면 기발한 내용을 쓸 수 있을까요? 억지로라도 쥐어짜서 써내면 정말로 특별한 내용이 써  질까요?

  천만에 입니다. 무엇이나 거저 되는 것은 없습니다. 만약 억지로 되는 것이 있어 그 결과를 우리가 눈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신고의 과정은 생략된 영광만을 보는 것입니다. 공것은 없습니다. 하물며 글은 요행이나 재치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 사업을 시작한다면 한국 사람은 가진 돈의 전부를 투자합니다. 아니 친척, 친구, 처가집의 돈을 송두리째 긁어모아 사업을 벌립니다. 그러다가 잘못되면 온 동네가 쑥대밭이 되고 맙니다. 잘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투자의 배당이 쏟아지는 맛에 신바람이 나서 전혀 상관없는 사람까지 마구 끌어들입니다. 아니 온 국민이 달라 듭니다. 결과는 국가 부도의 처참한 모습으로 온 국민을 참담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중국인은 그렇지 않는다고 합니다. 1억의 자본이 있으면 절반을 짤라 남겨두고 5천만 원만 가지고 시작합니다. 처음이라 잘못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잘못되면 남겨 놓은 5천만 원을 다시 절반으로 나눠 2천 5백 만원으로 시작합니다. 또 망하면 1천 2백 5십 만원으로 이렇게 계속하여 오직 그 사업에만 매달립니다. 결국엔 그 사업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성공하고 맙니다.

  우이공산의 고사성어를 통해 중국인의 국민성을 알 수 있듯이 지혜는 만일을 대비하는 것입니다.

  끈기를 가지고 그 일에 계속 정진하면 일가견을 이루게 됩니다. 끈기는 자원이 되고 일가견은 노하우가 되어 사업을 성공하게 하는 것입니다.

  남다른 생각을 쓰고 싶으십니까? 그러면 우선 당신이 하는 일에 충실하십시오. 맡은 일에 최선을 다 하라는 것입니다. 취미와 특기를 살려 계속 그 일에 몰두하십시오. 남보다 더 철저히 매진하십시오. 그러면 언젠가는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그 때가 되면 글을 아무렇게나 써도 남다른 생각을 쓰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랄 심도 깊은 글, 그래서 경이로운 글을 자연히 쓸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까?     우리가 어렸을 적에 선망하는 사람은 도사일 것입니다. 백발 수염을 날리며 천지간의 조화를 다스리는 도사의 존재야말로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보는 선망의 대상인 아닐 수 없습니다.   도사란, 어떤 일을 훤히 알아서 능숙하게 해내는 사람입니다. 글에 도사라면 애써 쓰지 않아도 놀랄 수준의 글을 쓰게 됩니다. 그러면 현대에서도 도사의 경지에 이르는 방법은 없을까요?   중국인의 지혜에 안분무욕(安分無辱)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자신의 분수를 알고 나서 방종하지 않으면 욕됨이 없다는 말입니다.   활의 명인이 장터에서 활 솜씨를 자랑하였습니다. 먼 곳에 과녁을 놓고 활을 쏘는데 백발백중이었습니다. 활의 명인은 구경꾼들이 탄복을 하자 더욱 으스대며 뽐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단 한 사람의 노인이 별로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궁수는 노인 앞으로 다가가 물어 보았습니다.   "혹시 노인장께서는 활을 나보다 더 잘 쏘시는지요?"   "나는 활을 쏠 줄 모르는 사람이오."   "그러면 왜 내가 활 쏘는 것을 보고 콧방귀를 뀌시오?"   궁수가 따지듯 소리치자 노인은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당신의 활 솜씨는 숙련된 정도지 경지에 이른 것은 아니오."   "내 솜씨가 숙련된 정도라고요? 좋소. 그러면 숙련과 경지는    어떻게 다릅니까?"   궁수는 노인을 노려보며 따졌습니다.   "내가 그러면 숙련이 어떤 것인지 보여드리겠소. 난 읍내의 기   름장수요."   노인은 허리에 찬 호리병을 땅에 놓았습니다. 호리병의 주둥이 위에다 엽전 한 닢을 올려놓았습니다. 엽전에는 아주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었습니다.   노인은 국자로 기름을 떠서 키보다 높이 손을 치켜들고는 붓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노인이 붓는 기름이 가르다란 엽전 구멍 속으로 빨려들 듯 들어갔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작은 엽전 구멍의 가장자리에도 묻지 않고 신기하게도 쏙 빨려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입을 떡 벌리고 탄복을 하였습니다. 궁수가 보기에도 그것은 신기에 가까웠습니다.   "어떻게 그런 재주를 부릴수 있는 것입니까?"   "그저 한 가지 일을 오래하다 보니 숙련된 것 뿐이요. 숙련이    란 그런 것 아니겠소."   "그럼 경지는 어떤 것입니까?"   "나 같은 어리석은 인간이 어찌 경지를 알겠소."   노인은 궁수를 남겨 놓고 총총히 사라졌습니다. 궁수는 이제까지 으스댄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나보다 조금 활을 잘 쏜다고 뽐낸 것이 창피했습니다. 그 뒤로 궁수는 더욱 마음을 갈고 닦았습니다.   경지에 이르려면 자기가 하는 일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있지 않습니다. 천한 일이라도 경지에 이르면 도사처럼 존경을 받게 도고 선망의 대상이 됩니다. 대통령 같은 최고의 권좌에 군림하였어도 어리숙하고 미숙을 나타내면 질시와 원만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우리 것의 세계화만이 살길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최대다 최고다 만을 모색할 것이 아닙니다. 내 것을 최선으로 사랑하며 경지의 위치에 올려놓았을 때 세계인은 우리를 선망하여 그 가치를 사러 몰려들게 됩니다.

                           우리 아이는 주제를 살려 쓰지 못합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의 차이는 주제에서 구별됩니다. 주제를 살려서 쓰는 사람은 글을 잘 쓰는 사람입니다. 내용을 길게 많이는 썼지만 주제가 살아 있지 못하면 그 글은 잡문이라고 합니다. 축구에서 주도권을 잡고 슛을 많이 쏘았지만 골인을 못 시키면 시합에 지는 것과 같습니다.

  글을 쓸 때 우리는 <무엇>에 대하여 쓰게 됩니다. 무엇이 바로 주제입니다.

  초등학생들은 주제에 대해서 확실하고 자신 있게 이해를 못하는 것 같습니다. 중심생각이 주제라는 것은 학교에서 배우 다 알고 있습니다. 국어 시험에 주제에 대한 답을 틀리는 아이는 드뭅니다. 그만큼 강조해서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똑똑히 알고 있는 주제를 실제로 쓰는 글짓기에서는 제대로 쓸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소풍에 대해서 글을 썼다고 했을 때, 소풍을 가는 것에서부터 집에 오기까지를 적으면 하나의 생활기록입니다. 이런 글은 누가 써도 똑같게 됩니다. 주제가 살아 있는 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소풍에 대한 이야기를 썼을 때 나는 무엇을 말하고 싶다. 이 때의 무엇은 친구들과의 다정한 우정을 말할 수도 있고, 도시락을 싸 주신 어머니의 솜씨를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소풍이야기에서 <우정>이나 <솜씨>를 강조하거나 살려서 쓰는 것이 바로 주제를 살려 쓴 글이 됩니다.

  독후감을 쓸 때도 책의 내용이나 줄거리만 쓰는 것은 주제가 없는 감상문입니다. 전체적인 이야기에서 나는 <무엇에> 가슴이 뭉클하였다. 그것은 바로 <남을 돕는 마음>이었다. 그러면 <봉사와 헌신>이 주제인 것입니다.

  주제를 살려 쓰려면 중심 생각이라는 말보다는 <난 이 말을 꼭 하고 싶다.>는 무엇에 초점을 맞춰 강조하면 더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주제는 글 속에 숨어 있게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주제는 글의 내용에 파묻혀 있는 것입니다. 글을 읽어보면 글을 쓴 사람의 중심 생각이 무엇인지 글을 쓴 사람이 근본적인 문제로 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모든 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이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주제인 것입니다.

  주제는 글의 전부를 지배하고 함축하는 결정적 주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주제를 정하여 그것을 구체화시키고 형상화시키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제를 잘 세우고 싶습니다.    주제란, 한 편의 글에서 필자의 생각이나 주장이 하나로 통일되어 나타난 중심이 되는 생각입니다. 그러므로 주제가 없는 글은 목표나 목적이 없는 글입니다. 주제는 글 전체와 비교될 만큼의 비중과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주제를 잘 세우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제는 뚜렷하게 합니다. 뚜렷하지 않는 주제는 힘이 없고 알찬 글이 될 수 없습니다. 이유나 목적이 뚜렷한 글일수록 효과가 크고 감동도 오래 갑니다.   둘째, 범위가 좁고, 다루기 쉽고, 재미있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범위가 넓거나 어려우면 난감할 수 있습니다. 또 재미가 없으면 쓰는 사람이 흥미를 잃게되기도 합니다.   셋째, 자신이게 관심이나 흥미가 있어서 강한 충동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자신 있게 쓸 수 있고 쓰는데도 신이 납니다.   넷째, 참신한 것을 주제로 세워야 합니다. 남이 다 아는 것이나 이미 몇 번씩 써먹은 것은 흥미를 끌지 못합니다. 만약 남이 다룬 주제라도 다른 방법의 접근이나 깊이에서 심도 있게 다루면 의외로 참신한 느낌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섯째, 쓸 분량에 맞는 알맞은 주제를 설정합니다. 길이에 관계없는 글을 쓰는 사람은 사회인이나 작가입니다. 대다수의 청소년은 한정된 분향의 글을 쓰게 됩니다. 주제가 제한된 분량과 서로 알맞을 때 조화를 이루고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주제를 잘 세우려면 다음의 과정을 익혀 보십시오. 첫째 - 가주제 설정           무엇에 대하여 쓸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우정이라는 낱말을 생각했다고 합시다.) 둘째 - 주제 정리       막연하게 정해진 가주제에서 보다 선명한 내용으로 정리 합니다. (우정 하면 여러 종류와 상황이 있을 수 있겠지요. 여기서는 - 학교에서 함께 공부한 친구들의 우정 - 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셋째 - 범위 한정       둘째 단계에서의 정리된 주제를 가지고 내가 가장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문제로 범위를 좁힙시다. (부유한 집 아이가 친구를 무시하고 후회하는 내용을 써야겠다.) 넷째 - 주제문 결정       셋째 단계에서 범위가 한정된 내용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이 분명히 들어 날 수 있는 완결된 문장으로 결정합니다. 주제문을 결정할 때는 의문문 형태로 나타내서는 안 됩니다. 또 두 개 이상의 복합적인 내용이 포함되어서도 좋지않습니다. 비유적인 표현보다는 정확한 표현이 주제를 살려 쓰기에 좋습니다. (친구간의 우정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주제를 세운 다음에는 무엇을 합니까?   아무리 솜씨가 좋은 요리사라도 재료가 빈약하면 실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재료가 다양하고 풍성하면 솜씨에 창의력까지 보태서 발휘할 수 있습니다. 또 준비한 재료의 신선도가 떨어지면 그 맛을 제대로 살려낼 수 없게 됩니다. 주제도 이와 같습니다.   아무리 멋진 주제라도 그것 혼자서는 설 수 없습니다. 풍성한 글감이라는 받침대가 받쳐 주어야 우뚝 설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주제를 살리기 위하여 사용되는 여러 제재나 소재들을 글감이라고 합니다.   리차드 라거라는 미국의 웅변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5분간의 이야기를 한다면 50분간의 이야기 할 수 있는 재료를 모아라."   글을 잘 쓰려면 많은 독서와 남다른 경험이 필요하다는 말도 풍부한 글감을 모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평소의 관찰력이나 정보에 민감하거나, 무슨 일이나 깊이 사고하는 습관은 글감을 모으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글감 선택의 기준을 동아 출판사 간 고교 작문 P. 38에서 여기에 옮겨 보겠습니다.     첫째, 확실한 것이어야 한다.   ◎ 근거가 뚜렷하여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고른다.   ◎ 사실과 추정과는 확실히 구별해 사용한다.   ◎ 논리적으로 합당하지 않은 재료는 사용하지 아니한다.   ◎ 주제와 직접 관련 있는 것만을 고른다.   ◎ 공평하게 해석하여 편견이나 감정에 치우치지 않도록 유의한다.   ◎ 전후 모순이 없는 것을 사용한다.   둘째, 주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 설명 - 어구나 사실을 설명하기 위한 것   ◎ 유추와 비교 - 비슷한 점, 상위 되는 점을 지적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것   ◎ 예화 - 주제를 전개하는데 적합한 실화, 우화, 일화, 픽션 등   ◎ 실례 - 어떠한 사상(事象)을 구체화하여 독자가 알기 쉽게하기 위한 사례   ◎ 숫자 - 어떤 일의 횟수, 비율, 대소, 다소에 관한 숫자   ◎ 인용 - 다른 사람이 한 말이나 속담, 격언등   ◎ 반복 - 앞에서 사용한 동일 제재는 아니나, 같은 주제를 전개함에 효과적인 비슷한 제재   셋째,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 독창성이 있는 참신한 것    ◎ 구체성이 있는 것    ◎ 필요성이 있는 것    ◎ 친근성이 있는 것    ◎ 극적 요소가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