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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212회에 대한 독창적 해석
: 이기적 무한 경쟁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와 경고
2011014386 백승용
신자유주의의 무한 경쟁 사회의 결과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서로를 짓밟는 현 사회의 치열한 경쟁의 결과는 과연 행복일까? 신자유주의 하에서 우리는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 같은 무한 경쟁의 궤도로 떠밀려진다. 개인의 노력에 따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인해 사람들은 신자유주의의 무한경쟁을 합리적인 것으로 여기며 사회 구조 모델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현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배틀로얄’과 같은 사회가 된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서로를 짓누르며 나아가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현실 속에서 그 경쟁의 끝에는 기대할만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2010년 8월 21일에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212회를 위와 같은 문제제기와 그 문제의 결과에 대한 담론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고, 그러한 관점에서 본 무한도전 212회에 대한 해석을 밝히고자 한다.
무한도전 212회의 내용은?
무한도전 212회는 그 전 회인 211회와 이어지는 내용으로, 211회부터 212회에 걸쳐 무한도전의 멤버들이 각종 미션을 통해 얻은 힌트들을 조합하여 파티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 초반부의 내용이다. 하지만 파티장에 들어서자 출입이 봉쇄되고, 그 곳에서 멤버들은 상대방 각각에게 금칙어를 정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금칙어를 말하는 멤버를 탈락시키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멤버들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자신에게 부여된 금칙어를 추측하며 신중하게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다른 멤버들을 탈락시키기 위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금칙어를 말하도록 유도한다. 서로를 없애고자 하는 온갖 잔꾀가 동원되고, 7명의 멤버들은 자신의 금칙어를 말하다가 하나하나 제거된다. 마지막 두 명이 남은 상황에서 가뿐히 상대를 제거하여 하하가 최후의 생존자가 된다. 하지만 하하는 승리의 기쁨도 얼마 누리지 못한 채 홀로 남겨진데서 온 두려움에 직면하게 되고, 마침내 하하는 두려움에 못 이겨 자신의 금지어를 스스로 발설하여 제거당하기를 자초한다. 결국 모두가 제거되어 아무도 남지 않은 파티장에는 적막이 흐르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자막과 함께 방송이 끝난다.
무한도전 212회에 대한 해석 방향
이 내용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스토리를 따라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 책에서 10명의 주인공들은 외딴 섬으로 초대받는데, 그 이후로는 되돌아가지 못하고 그 섬에 갇힌 채 한 명씩 의문의 죽임을 당한다. 모두가 차례로 죽어가고, 최후로 살아남은 한 명은 자살을 하여 그 섬에는 결국 아무도 없었다는 줄거리이다. 무한도전 212회는 이 책의 스토리와 무척 유사한 구조를 보이기에 그 스토리를 모방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단순한 추리소설 모방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석한다. 그 메시지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자유주의 시대의 이기적 경쟁과 그 최후라고 생각한다. 혹 프로그램의 실제 제작 의도가 이와 다르다 할지라도 나는 이러한 방향으로의 해석을 밝히고자 한다.
무한도전 멤버들의 파티장 이동 - 과거 신자유주의를 향했던 기대
무한도전 멤버들이 파티 장소라고 알려진 곳으로 찾아가는 것은 신자유주의 경쟁사회에 대한 과거 대중들의 기대에 찬 추구로 간주할 수 있다. 이전에, 사람들은 자유로운 시장에서의 경쟁이 곧 최선의 결과를 낳는다는 기대에 찬 눈으로 신자유주의의 경쟁을 바라보았고, 그것을 받아들였다. 인간 사회에 완벽하게 최적화된 사회 구조는 아니더라도 생각해낼 수 있는 대안들 중 최선이라는 희망으로 신자유주의 경쟁사회를 도입하던 과거 사람들의 마음은, 인류의 발전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기에 마치 파티장에 가는 마음과 유사했을 것이다.
파티장의 모습과 멤버들의 이기적 경쟁 - 현재 우리 경쟁 사회의 단면
멤버들이 도착한 파티장은 곧 출입이 봉쇄되었고, 비록 그 곳에는 먹을 것이 탐스럽게 준비되어 있었지만 멤버들은 상대방을 제거하는 데에 혈안이 되어 조금도 즐기지 못하고 긴장 넘치는 생존의 세계에 빠져든다. 이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사회의 단면 같다. 경쟁사회를 도입한 이상 구성원들은 그 끝없는 경쟁의 궤도에서 탈출할 수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경쟁을 통해 남을 짓밟아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무한도전 멤버들끼리 서로의 금지어를 알려주며 타협을 했다면 방송은 다른 방향으로 전개가 되었겠지만 아무튼 멤버들은 적어도 그들을 위해 준비된 파티를 즐길 수 있지는 않았을까? 우리 주위에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경쟁이 아닌 협동과 타협 등을 통해 삶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제거하고 자신이 우위를 점하겠다는 이기적인 경쟁 자체에만 혈안이 되어 우리 앞에 펼쳐진 많은 즐거움들을 누리지 못하곤 한다. 이처럼 무한도전 멤버들이 처음에 파티장을 들어설 때 즐비하게 준비된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음식들은 안중에도 없이 상대를 제거하려는 생각에만 몰두하고, 결국 모두가 제거되었을 때 준비된 음식들만이 덩그러니 남은 모습에서 이기적 욕심과 경쟁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주변의 많은 가치들을 잊고 지내는 우리들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삶은 특정 소설을 따라할 이유도, 누군가의 웃음이 기대하는 예능의 목적도 없는데 무한도전의 멤버들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파티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 이기적 경쟁 사회의 우려되는 미래
무한도전 멤버들은 온갖 술수를 동원하며 상대방을 제거하고, 결국 최후의 생존자만이 남지만 그는 생존의 기쁨을 누리지도 못 한 채 스스로 제거당하기를 원하고, 결국 그 파티장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이 설정은, 현재 무한 경쟁사회의 암담한 미래를 예고하며 경고하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모두가 경쟁 사회 속에서 경쟁에 이겨서 살아남아야한다는 일념 하에 나아가고 있지만, 그 치열한 경쟁의 끝은 상대방을 짓밟고 올라선 승리이다. 같은 방식으로 인해, 최후의 승자가 되지 않는다면 자신 또한 그 경쟁의 희생자로 전락하고 말 것이기에 최후의 순간까지 남을 짓밟으려는 이기적 경쟁심 속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혹, 최후의 승자가 된다한들 홀로 즐기는 독불장군의 행복은 어떤 가치가 있을까? 중요한 것은, 홀로 즐기는 행복은 애초부터 경쟁과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결국, 이기적인 경쟁에 휘말리는 순간부터는 파티 내의 어떠한 즐거움을, 사회 구조 내의 궁극적인 행복을 누리게 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경고를 전하고 있다.
무한도전 212회를 통해 제기하는, 이기적 무한 경쟁 사회에 대한 경고
신자유주의 하의 무한 경쟁은 얼핏 보기에는 무척 합리적이고 매력적인 것처럼 보인다. 사회주의의 몰락과 큰 정부 시스템의 실패를 겪은 역사의 흐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의 무한 경쟁이 활개를 치게 된지도 십 수 년이 지난 지금, 중산층의 몰락과 인간 소외 현상 등 그 역기능들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큰 폭의 수정과 보완이 이루어져야만 하는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서로를 짓밟고 나아가기위해 모두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 치열한 경쟁은 과연 행복한 결말을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해 서두에서 문제제기한 것과 같은 진지한 고민과 반성이 필요하다. 사람간의 따뜻한 정과 타협 없는 삭막한 경쟁의 결과는, 이 무한 경쟁에서 행복을 즐길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는 삭막한 사회로의 전락일 것이라는 우려를 밝히며 무한도전 212회에 대한 해석을 마친다.
2011014386 백승룡.hwp
첫댓글 잘썼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