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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상영] 문은아
씬1 도로변.
(E) 요란스레 울리는 민방위 훈련 공습 사이렌.
운전하던 차들, 도로가로 와 한줄로 서고...
오가던 행인들도 한쪽으로 선다...
한낮의 텅빈거리.
(E) 울리는 핸드폰 소리.
씬2 극장앞.
지나가던 경훈(32세)도 극장쪽으로 비켜나면서
경훈 (전화받는)여보세요.응..다와 가.
뭐?그럼 좀더 일찍 전화를 주던가..갑자기 세시간을 어디서 기다려.
여기?
위를 올려다보면 보이는 극장간판.
경훈 어어.알았어.. 올때 운전조심하고..(전화끊는)
주위를 다시 둘러보는 경훈. 호루라기를 불어대는 경찰관.
경훈,시계를 본다. 이 시간을 어떻게 할까?고심하는 듯..
그러다 그의 시선이 다시 극장 간판으로 가면..
떠오르는 타이틀 크레딧.<동시상영>
씬3 극장안.
영화 포스터가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은 작은 규모의 삼류분위기가 나는...
천장에 매달려 삐걱대는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선풍기.
관객들 두어명 밖에서 기다리고 있고..
매점 한켠에 서서 무료하게 잡지 따위를 뒤적이는 기영(23세).
그 너머로 들어오고 있는 경훈의 모습 보이고..
기영 스물세살..어른들은 다들 아름다운 나이라고 했다.
손님1 (기영앞에 와서)콜라 하나하고 팝콘하나요.
기영 (건네주며)이천오백원입니다.
돈 건네받고 잔돈 거슬러주는.. 다시 잡지를 뒤적이는...
기영(E) 그러나 햇빛한줌 들지않는 이 변두리 극장에서 매일같이 마주치는 건..
손님1 (오더니)저기요..
기영 (보면)
손님1 잔돈이 틀린대요.아까 제가 오천원짜리 내고 이천오백원 받아야 되는데...
지금 보니까...이천백원뿐인데..요.(말끝을 흐리는)
기영 뭐 사셨는데요.
손님1 (들어보이며)콜라하고 팝콘요.
기영 (보면)
손님1 (멀뚱히 쳐다보고)
기영 (사백원 거슬러주면서 하나하나 손바닥에 세주는)
하나..두울..셋.네엣..사백원.맞죠?
손님1 (고개끄덕이고 뒤돌아서 가는)
기영,한숨 푹 쉬며 그모습 보다가 시선 돌리는..
다시 급히 고개들어 앞을 보면 영화 포스터를 보고 있는 경훈의 옆모습.
심장이 뛰는 소리..
기영(E) 그였다.하늘에 두고 맹세컨대 그가 분명했다.
오년이 흘렀지만...그란 걸 알아차리는데는 단 십초도 걸리지 않았다.
경훈,기웃거리다가 상영관 문,열고 들어가는...
시꺼먼 화면으로 뜨는 자막 <첫사랑>
씬4 차도(오후)
교복을 입고 걸어오는 기영.(이후의 교복과 다름..중삼정도)
도로 맞은편에서 서 있는 기영부 발견한다
기영 (손 흔들며 고 함 지르는)아빠-
기영부,역시 손 흔들어 보이고 건널목을 건너는 순간..
자동차 한대가 질주해 와 기영부를 치고..
붕 떠서 떨어지는 기영부-
아악- 여기저기서 고함지르는 소리.
기영 (울부짖는)아빠-!(달려간다)
씬5 학교 운동장.(오후)
달리고 있는 기영의 얼굴..헉헉 거리고...
다섯명의 육상부원들.트랙을 도는데..
코치 (초시계 체크)스피드!스피드란 말야!
부원들 얼굴에 땀이 비질 비질..
그에 비해 무표정한 기영 얼굴..
기영(E) 미친 듯이 춤을 춘다..술을 마신다..목이 터져라 고함을 지른다..
사람들이 제각기 슬픔을 잊는 방법들이다.
픽-쓰러지는 육상부,부원들 멈추고 일으키지만..
아랑곳 없이 혼자 뛰는 기영
기영(E) 그러나 나는 달리기를 택했다..목이 싸 해지고 머리가 하얘질때까지.
뛰다보면 아무도..아무것도..생각나지 않아 좋았으니까..
코치 (고함)냅둬-냅두고 뛰어-뛰란 말야!
전부를 걸지 않고 얻을 수 없는 건 없어!이 섀끼들- 뛰어!
씬6 탈의실 안.
육상부원들,옷 갈아 입고 있다.기영의 모습 없고
육상부1 (락커 안에 옷 집어던지며)으휴 씨이-일요일까지 사람을 잡고 난리야..
씬7 미술실 안
들어오는 기영..경훈의 작업실 앞에 선다.
기영 선생님-
대답이 없고..문을 열어 보는 기영.
씬8 경훈의 작업실 안.
아무도 없다..빙 둘러보는 기영.
여기저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다가..이젤 발견
그 앞에 서 본다.
그리다 만 누드 유화..
기영,팔짱 끼고 고개 갸웃하며 여러 가지 각도로 쳐다본다.
경훈(E) 연습 다 끝났어?
화들짝 놀라 뒤돌아 보는 기영.경훈의 손에 들린 물통과 붓..
경훈,활짝 웃고 있다.
씬9 고깃집 안.
마주보고 앉은 코치와 경훈..육상부원들..
경훈 육상부 회식인데..뭐 저까지..
코치 (술 한잔 따라주며)아까..미술실 들어가는 걸 봤거든요,나 혼자 따라라
부어라 하기도 청승스럽고..하하하.(웃는다)
술 마시는 두사람..경훈을 쳐다보고 있는 기영..
육상부1 (기영,툭 치며)뭐해-안 먹어?
기영 어어..
경훈 (술잔 놓고)대회가 임박했나 보죠?
코치 아..예에..근데 나야 생겨먹은 팔자가 이래서 노는날도 없다지만
한선생님은 어쩐 일로.
경훈 대학동기 녀석들하고 작품전이 있어서요..(웃는)
코치 힘들죠..갑자기 임시담임까지 떠맡아서..(갑자기 기영에게)박 기영!
기영 (고개들어 보는))네-?
코치 너 일루 와서 선생님한테 한잔 따라 봐
경훈 아..아닙니다.(기영에게)괜찮아.거기 있어
기영(E) 그는 나의 담임 선생님이었다..출산 떄문에 못 나오는 원래 담임을 대신한
부임 육개월의 임시 담임.
코치 뭐해- 담임 선생님 기다리잖아-
기영 (경훈 보면)
경훈 (괜찮다는)
<시간경과>
기영과 경훈, 마주보고 앉아 있고..
코치..육상부원1 붙잡고 이야기하고 있다.
기영,발이 저린지 발을 바꾸는데 부딪치는 경훈의 발.
움찔..하지만 다시 대어보면..좋아서 배시시..
경훈 어때?기록은 나아지고 있어?
기영 예?아..예..
다시 발을 바꾸는 기영.경훈 쳐다보면 경훈,고기에 손이 가고 있다..
기영(E)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내가 아는 한 그와 나만이 집방향이 같았으니까.
씬10 고깃집 앞.
기분 좋게 가방 메고 서 있는 기영..
오토바이 한 대 와 멈춘다.
태규 뭐,,뭐해 여기서?
기영 (힐끗 보고 딴데 쳐다보면)
태규 (오토바이에서 내리며)타-데..데려다 주울께..
기영 (차갑게)뙜어
태규 (기영을 억지로 태우며)타..타라니까..에.엔진 새거라..소..속도감 캐..캡짱이야!
기영 놔-싫다니까(밀치고)
삐삐 만지작거리며 오던 경훈,실갱이 벌이는 두사람 보고
경훈 (뛰어가며 큰소리로)뭐야-
경훈,보더니 오토바이 타고 도망가 버리는 태규.
경훈 (태규 쪽보더니)괜찮니?
기영 예에.
경훈 으응..근데 기영아 이걸 어쩌지?
기영 (쳐다보면)
경훈 저..집엔 못 데려 주겠는데?갑자기 급한 연락이 와서 말야..
어쩌지..
기영 (섭섭하지만)괜찮아요.
경훈 그래..대신 차 잡아 줄테니까 타고 가..
택시!(손 쳐들면)
택시 와 멈추고..
경훈 (택시 문 열고)어서 타.
기영 (타는데)
경훈 잠깐만..(볼펜 꺼내더니 기영의 손 붙잡고)
기영 (놀라면)
경훈 (기영의 손 바닥에 번호쓰며)아까 그 녀석 혹시 또 따라붙을지 모르니까..
일 생기면 이 번호로 연락해.급한 일 생기면..언제든..알았지?
기영 예(차 타고)
출발하는 택시.
씬11 택시 안.
뒤 돌아 경훈을 보는 기영.그러곤 자신의 손바닥 쳐다보면 빙그레 웃는다
여학생1(E)(앙칼진)이년..순 이거..도둑년 아냐?
씬12 교실 안.
들어오는 기영.
민혜 (여학생1의 사진 획 뻇어들며)싫어? 싫음 관 둬!
기영,창가 자리로 가 자신의 책가방 든다.다시 나가려다
창 밖보면..
수돗가에서 시계 풀고 손을 씻는 경훈..
이쪽을 획 올려 보면 얼른 몸을 숨기는 기영.
민혜 (경훈의 사진 흔들며)야-이거 한 장에 삼천원이면 비싼거 아냐..
내가 이 사진 찍으려고 소풍떄 화장실 앞까지 밟았다는 거 아니냐
다시 밖을 보는 기영.경훈 안 보이고 수돗가에서 번쩍 하는 시계.
씬13 탈의실 안
들어와 문을 닫는 기영.
호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면 경훈의 시계다.
웃으며 시계를 차 보는데 커서 헐렁거리고
락커 문 여는 기영..경훈의 사진 한 장이 붙어 있다.
시계를 뺴는 기영.
문이 덜컹 열린다
육상부 (퉁명스런)연습 안 해?
기영 갈꼐..
육상부 문닫고.기영도 시계를 락커 안에 넣고..닫는다
씬14 기영의 집
올라오는 기영.해가 뉘엿뉘엿
씬15 기영의 집 마당.
들어서는 기영.수돗가 물 틀어 손 씻고..
방 문 앞으로 가는데
기영모(E) (간드러진)아이..차암..기영이 올 시간 다 됐다니까안
기영 !
아랠 쳐다보면 낯선 남자의 구두가 엄마 신발 옆에 놓여 있고.
기영모(E) 아이..차암..몰라~(웃음소리)
뛰쳐 나가는 기영..
씬16 주택가.
달려가는 기영.오토바이 타고 오던 태규.기영 발견하고 따라 달린다.
씬17 운동장..
트랙을 도는 기영.가방 아무렇게나 팽개쳐져 있고..
한 바퀴 두 바퀴-흥건히 땀이 베는데..
태규 (오토바이 타고 따라 가며)야-왜,왜 그래-응?바,박 기영
그대로 넘어지는 기영.
몸을 뒤집어 하늘 향해 대자로 눕는다..눈물이 얼굴을 타고 흐르면
태규 (기영 얼굴위로)마..말해 봐아..응?
기영 가-
태규 야..
기영 (벌떡 일어나 고함)가-다 꼴보기 싫어-!(흙 던지며) 안 가? 가-!
가 버려-!(마구마구 흙 던지는)
일어나 오토바이 타고 가 버리는 태규..기영,다시 벌떡 들어눕는다.
사위어가는 어둠.
씬18 탈의실 안
락커실 문이 열리고 수건으로 얼굴 닦는 기영..
체육복 웃옷을 벗는데..
순간 들리는 인기척 소리..
기영,멈춘다..돌아 문 쪽 보면 아무도 없고..
다시 교복 윗도리 입고 단추 채우려는데
휙-발밑을 지나가는 물체
기영 아악-(비명 지르며 몸을 숙이고)
창을 타고 넘어가는 생쥐.
문이 덜컹 열린다
경훈 (뛰어 들어오며..소리치는)왜 그래!무슨 일이야!
기영 엄맛--(다시 놀라는..)
경훈 왜 그래-어디 다쳤어?
기영 (눈을 드는데)아뇨..뭐가 가.갑자기 튀어 나와서.(하다가 경훈 본다)
근데..선생님은..
경훈 (어색해 하며)어...지나가는데..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려서..
(하다가 기영 보면)
기영(E) 희미하게 술냄새가 났다.
기영 ....(교복으로 앞을 가리면)
경훈 ....(목 주위를 긁적이고)어..지금 갈거지?
기영 예?예..
경훈 차 뺴고 있을테니까 그쪽으로 나와!
기영 (보면)
경훈 (웃는)괜찮아.저번 빚 갚는거야..(나가면)
기영(E) 선생님이 돌아서는 순간..직감적으로 왠지 기분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감이 일었다.
씬19 달리는 경훈의 차.(밤)
씬20 주택가.(밤)
와서 멈추는 경훈의 차.네리는 기영.
경훈의 자동차 사라지면..
환하게 번지는 기영의 미소...
기영,교복 호주머니에서 종이쪽지를 꺼내 펼쳐든다...
00 미술관..열한시..
기영(E) 그리고 내 직감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웃으며 뛰어 올라가는 기영.굉장히 빠른 속도..
씬21 미술관 입구(오전)
저만치서 뛰어오는 화사한 옷차림의 기영
경훈의 모습이 보이자 걸음을 멈추고 매무새 정돈..
경훈이 입구쪽에서 시계를 보고 있는데...
기영(E) 선생님-
경훈 (고개 들어)어-(놀란다)
기영 (인사하고)
경훈 너어..정말 박기영 맞어?
기영 왜요..이상해요?
경훈 아니..색달라 보여서..
어쨰튼 잘 왔어..까딱했음 엇갈릴 뻔 했다.방금 가려던 참이었거든..
기영 들어가요..선생님-
씬22 미술관 안..전시실.
작품을 전람하는 기영과 경훈..
기영이 한 작품 앞에 서서 보고 있으면..옆에 와 서는 경훈..
경훈이 자신을 훑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만..모른척..
기영(E) 선생님의 시선이 느껴졌다.어색하고 쑥스러웠지만..
여긴 학교 밖이었고..하루쯤은 선생님이 나를 여자로 봐주는게 좋았다.
경훈 (기영의 손을 은근히 잡고)
기영 (그..손 내려다보고)
경훈 (몸을 기영에게 숙이며)나갈래?
기영 (경훈 보면)
경훈 (주위 살피며)오늘따라 좀 붐비네...
씬23 전시실 밖.
빠른 걸음으로 나오는 기영과 경훈..
손 잡은채이다..
기영 선생님 손은 차암 따뜻해요.
경훈 (그 말에 얼른 손 놓고)
기영 (경훈이 귀엽다)
씬24 공원 일각..
벤치에 앉아 있는 경훈과 기영..조금 떨어져 각각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다 가.. 기영,저쪽에서 자전거를 탄 사람들 본다.
기영,경훈,얼른 쳐다본다.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드는 경훈..그러다 기영,억지로 경훈..끌고 가고..
<시간경과>
커플 자전거를 타는데..경훈이 앞자리,기영이 뒷자리..
비뚤삐뚤-급기야..넘어지고..다시 자전거 앞을 타려는 경훈.
기영,경훈을 툭툭 치고..뒤에 타라는 신호..
<시간경과>
질주하는 자전거..기영이 앞에 타고,경훈이 뒤에 탄다.
바람을 타고 신나게 질주 한다.고함을 두 사람-
씬25 달리는 경훈의 차 안.
경쾌한 분위기..
경훈 오늘 ..십년만의 외출이었어.
기영 예?
경훈 자전거 타기..고등학교때..마지막으로 타고..십년만이었거든.
기영 정말요?
경훈 (웃으면)그런 점에서 고마운데?
기영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경훈 왜..아닌 거 같애?
기영 그럼 고마움을 표시할 기횔 드릴께요.
경훈 좋아..그럼 저녁 사 줄꼐..
기영 저녁은 안되구요..
경훈 안 돼?
기영 저어..사실 오늘 훈련에 빠져서..들어가 봐야 하거든요..
훈련지에서 무단이탈했다고..아마 코치 선생님
경훈 뭐? (하더니 정차 하고)
(기영을 돌아보며)어딘데 거기가
씬26 훈련장소 근처
경훈의 차가 멈춰서면 내리는 기영.
기영 선생님..오늘 저녁 대신 다른 부탁해도 되죠?
경훈 다른 부탁? ..그래 .
기영 그럼 나중에 제 그림 그려주세요..
경훈 (고개 끄덕이고)
기영 (좋아서)약속하신거에요..언제든지..알겠죠?
경훈 좋아..언제든지..
기영 안녕히 가세요-(하고 숙소로 뛰어 들어가면)
출발하는 경훈의 차..
씬27 숙소..(밤)
샤워를 하고 수건으로 머리감고 나오는 기영.
기영,전화기 옆에 가서 수화기 들어 번호 누른다.수화기 내리면..이어서 울리는
전화벨..
기영 (빨리 받으며 들뜬 목소리)예..선생님..
씬28 몽타쥬
-산을 오르며 훈련을 받는 기영. 코치 옆에서 같이 뛰고..
-수업을 하는 경훈
-기록을 재는 코치..중간 쯤 들어오는 기영.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경훈.
-기록을 재는 코치..일등으로 들어오는 기영.숨 차 하는 기영에게 잘 했다고
어꺠 두드리는 코치..
씬29 교무실(아침).
들어오는 기영.아무도 없고..경훈의 자리에 해바라기 꽂고 나간다.
씬30 양호실.
인주 (기영에게 약과 물컵 주며)훈련가서 무리한 모양이야.
한숨 자고 나면 개운해 질거야.
기영 (복용하고)
인주 (눕히며)푹-자(커텐 을 차단시킨다)
기영 (하얀 천장 쳐다보는데...스르륵 감기는 두 눈)
<시강경과>
경훈(E) (부드러운)괜찮아?
기영 (눈을 뜬다)
경훈 (기영의 이마에 손을 댄다)걱정 많이 했어.이제.좀 괜찮은 거야?
기영 선생님..
벌떡 일어나 앉는 기영.경훈의 모습 보이지 않는다.
기영,빙긋 웃고..이불 걷워 내는데
인주(E) 왜 이래-이러지 마-
기영 (멈칫)
인주(E) 얘기 했잖아..아직은..우리 결혼.(툭 끊기고)
커텐끝을 잡고 살짝 열어보는 기영.
입을 맞추고 있는 두사람.경훈과 인주.
커지는 기영의 눈동자..스르륵 놓아 버리는 커텐..
기영,충격에 눈을 감고 거칠게 숨 쉬는데..
인주 (커텐 열며)기영아.그만 일어나야
(하다가 앉아 있는 기영 보고 놀라면)
기영 (앞을 보면 경훈의 모습 없다)
인주 (당황하는)일어..났었니?이제 괜찮아?
인주,어색하게 웃어주며 경훈이 나간쪽 신경쓴다.
기영(E) 선생님에게 결혼할 애인이 있었다.
씬31 탈의실 안.
뛰어들어오는 기영,락커실 문 열어 집어던져 버리는 시계..
씩씩거리고..
기영(E)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내 마음이 싸늘하게 식어버리길 원했다.
기영,다시 시계를 주워들어 본다.
기영(E) 하지만 쉽게 식지 않아 사랑은 힘든 것이다..
다시 시계를 닦아 조심스레 집어넣고
씬32 교실.
기영,책상에 엎드려 있다.
민혜,교실 문을 열고 뛰어들어오면서
민혜 빅 뉴스! 빅 뉴스! 담임하고 양호하고 사귄대!
여학생1 뭐?진짜야?
기영 (고개를 드는)
민혜 일반에 명선이 알지?걔가 둘이 양호실 들어가다가 둘이 키스하고 난리치는 거 봤대.
학생들 어머머..미쳤어..왠일이야..등등..술렁이고
기영 !
민혜 딴데두 아니고 학교에서.너무 심한 거 아냐?
순간,어머머 ..왠일이야..진짜야 하는 소리...
기영의 낯빛이 흐려지고...
여학생1 (엎드리는)너무해 어떻게 우릴 배신하구..그 여우하고
주위가 일순..침묵.
뒷문을 보는 기영.경훈이 서 있다.기영과 눈이 허공에서 부딪치고..
씬33 상담실 안
마주보고 앉아 있는 기영과 경훈.
경훈의 앞에 놓인 커피가 담긴 종이컵과 교사수첩.
기영 오해에요
경훈 ...
기영 정말이에요..선생님..제가 말한 거 아니에요.
맹세해요..하늘에 두고..
경훈 기영아.
기영 그래요..저 선생님 좋아해요..
(말을 잇지 못하고)하지만..그건 오해에요.
경훈 (OL)어쨰튼 금방 내가 말한대로 그렇게 해줬음 좋겠다.
곧 중요한 경기도 있고..
기영 .....
경훈 (커피 마신다)그렇게 해..괜히 나한테 시간 뻇기지 말구..
하찮은 나떔에 중요한 걸 놓쳐서야 되겠어?
기영 (쳐다보면)
(E) 노크 소리.
문이 열리고
인주 (기영쪽 바라보고)교장 선생님 찾으십니다.
경훈 (기영 보면)
기영 (경훈과 인주,차례로 보고)...
경훈 그래..가서 수업준비해.(나가고)
기영 (제자리에서 꼼짝 않고)
씬34 기영의 방.
문을 여는 기영..들어오려는데..순간 멈칫-
다시 둘러보면 방이 너무 썰렁한 느낌.
신발을 급히 벗고 뛰어 들어오는 기영.
이상한 느낌에 장롱 문 열어 보면 엄마 옷 텅 비어있고..
주저 앉는 기영..
앉은뱅이 책상앞으로 가 벽에 기댄다.
눈에 보이는 메모..들어보는 기영.
기영모(E) 기영아...엄마 자리잡히는데로 데리러 올꼐.
몇 달만 참고 있으면..꼭 데리러 올꼐..미안해..엄말 이해해주길 바란다.
(E) 밖에서 나는 웅성대는 소리.
여자1(E) 이년..이년 어딨어..나와-
문이 드르륵 열리며..들이닥치는 성인여자 두엇.
<시간경과>
책상위에 책 너부러져 있고..벽에 기대어 있는 기영.
기영(E) 엄마가 떠났다..언제 엄마가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엄만 생각보다 빨리 나를 떠나 버렸다.
기영,전화기를 쳐다본다.
수화기 들어 삐삐를 치는 기영..
<시간경과>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쳐다보는 기영.
씬35 미술실 밖.
인주와 경훈이 나오고..몸을 숨기는 기영..
씬36 학교 일각.(오후)
등나무 쉼터나 벤치 정도..
나란히 앉아 있는 기영과 인주.기영,고개를 숙이고 있고
인주 알어.. 니 마음..
나도 여고시절에 영어선생님 좋아해 봤거든..
기영 .....
인주 근데 기영아. 그건 말야.. 한떄 소나기 같은 거야.
잠시 피하고 말면 그만일...특히 너처럼 어릴떈
기영 (OL)저어..어리지 않아요..
인주 (웃는)그래..그 떈 그렇게 생각하지..
하지만 난 걱정이 돼..니가 다칠까봐. 아직 어린 너한테
흉터로 남을 까봐...
기영 (보는)미술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할까요?내가 어리다고?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인주 (놀라)기영아!
벌떡 일어나 돌아서는 기영..어느새 경훈이 와 그 앞에 서 있고..
기영,그대로 앞을 스쳐가는데,그녀를 잡는 경훈
기영 ....
경훈 재밌어?
기영 ....
경훈 (격앙된)이러는게 재밌어?..그래?
눈물이 차 오르는 기영.경훈을 밀치고 뛰어간다..
그런 그들을 멀찍이 보고 있는 코치.고갤 갸웃하고..
씬37 기영의 방.(밤)
기영 (통화중인)선생님..내일 경기..와 주세요..그러면..고마울 거에요..
예..(전화끊는다)
씬38 체전 장소 앞.
입구에 붙어 있는 플랜카드.?제00회 전국시도 대항 학생부 육상경기 예선 전?
씬39 체전 장소..
몸을 풀고 있는 예선전 참가자들...
그 사이에서 몸을 풀고 있는 기영..맞은편에서 카메라를 메고 오는 경훈..
<시간 경과>
스타트 라인에 선 기영.
진행요원,총 높이 쳐들며?제자리에!...차려!.?하면 지시대로 따르는
기영..경훈 보면..시선을 돌려 버리는 선생님.
총소리와 함께 달리기 시작하는 기영..
기영,푹 고꾸라지고..쓰러지는 기영.
그대로 달려오는 사람들..기영의 눈에 뛰어오고 있는 경훈이 흐릿하게
보인다.
씬40 병실 안
벽 쪽을 향해 누워 있는 기영.
그런 기영을 경훈이 보고 있고.
들어오는 코치.
경훈 어떻게 됐습니까..어머님은..아직도 연락이..
코치 그게..저..잠깐만요(눈치주면)
나가는 두 사람..기영이 똑바로 눕는다.
씬41 병실 밖.
멀리서 이야기 하는 경훈과 코치.
놀라 코치를 보는 경훈.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의사..의사를 보고 따라가는 경훈
씬42 병실 안.
들어오는 경훈..
잠든 기영을 보더니..손을 올려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고..
감긴,기영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경훈 기영아..
기영 .....
경훈 왜 말하지 않았니?
기영 (계속 흐르는 눈물)
경훈 왜 말하지 않았어.
기영 말하고 싶었어요..하지만..선생님은..
경훈 기영아.
기영 (눈을 뜨고)양호 선생님 때문인가요.그래서 안 되는 거에요?
그래요?
경훈 기영아..
기영 그럼 가 보세요.동정이었다면 필요 없어요..
씬43 교무실 안.
창문 밖으로 퍼붓고 있는 빗줄기
코치 (웃는)이제..좀 살만 해졌어?
기영 예.. 괜찮아요..
코치 알았어.가 봐.
인사하고 돌아서는 기영.
코치 (경훈에게)한 선생님! 축하해..날 잡았다며...
.사람이 말야..그런 일 있으면 빨리 빨리 보골 해야지..
기영 (쿵-..!..급히 경훈 보면)
경훈 (어쩡쩡한 표정으로 일지 기록하고)
기영,힘없이 발걸음 옮기는데.
경훈의 자리 쓰레기통에 꺽인 채 쳐 박혀 있는 해바라기.
코치(E) 근데.괜찮겠어요?감기기운 있다면서..우산은 있나?
경훈 괜찮아요..저 오늘 숙직이라..밤되면 그치겠죠..뭐
쓰레기통을 보던 기영.. 나간다.
씬44 현관 복도
수족관에 관상어 모이를 주는 인주..그 옆에서 경훈이 이야기 하고 있다.
지나가다 보는 기영..그들의 다정한 모습..
씬45 기영의 방 안.(밤)
책상위에 엎드려 있는 기영.
유리창을 때리는 빗줄기.
코치(E) 날 잡았다며? 축하해..
스치는 경훈과 인주의 다정한 모습.
기영(E) 나 혼자만의 감정은 아니라 생각했다.
하지만..그게 아니라면 그만 선생님을 놓아야겠다.
식지 않아 힘들겠지만 이제 그래야 했다.
선생(E) 한선생..괜찮겠어요?감기기운 있던거 같던데...우산은 있어?
씬46 운동장(밤)
세차게 퍼붓는 빗줄기..깜깜하다.
입구쪽에서 후레쉬빛이 움직이고 있다.
씬47 학교 일각.
기영이 우산을 쓰고 또 다른 우산을 들고 가고 있다.
무서운지 주위를 둘러보며 잔뜩 움츠리고..
천둥소리..
기영 (웅크리며 단말마)엄맛!
놀라 자리에 주저 앉아 움츠리면..
고양이 한 마리 야옹-하며 담장에서 튀어 나오고.
멀리 달아가 버리는 고양이.다시 일어나는 기영.
씬48 교무실 안.
불은 켜졌지만 아무도 없다.
경훈의 자리에 가보면 일지만 펴져 있고..
물끄러미 바라보던 기영,가져온 우산을 내려 놓고.
호주머니에서 약봉지와 드링크제 책상위에 올려놓고 돌아선다.
교무실 출입문으로 몇발자국 가는데. 후레쉬 불 끄면서 들어오는 경훈.
경훈 !(제자리에 걸음 멈추고)
기영 (놀라)서..선생님..
경훈 (화가난)여기서 뭐하는 거야.지금!
기영 선생님.
경훈 대체 뭐하잔 거냐니까!
기영 그게 아니고..저어..
경훈 니가 여길 왜 와! 이 시간에..!
기영 (경훈의 기세에 주죽이 들어)전..그냥 우산 갔다주러
경훈 (냅다 소리지르는)내가 너보구 그딴 거 갖다 달랬어?언제 우산 챙겨 달랬 냐구!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
기영 선생님.
경훈 너 이러는 거..나 싫다고 했지?
너 찐드기야?아님 저능아야? 대체 왜 그래!
기영 !!(하얗게 질리고)
경훈 긴 말 필요 없어..가!나가!당장 가!
기영 (눈물이 주루룩)감기 걸릴까 봐..선생님..감기 걸릴 까봐 그랬어요!
경훈 !
기영 선생님 비맞고 아플까봐..선생님 아픈거 싫으니까..선생님 아프면
나도 아프니까..
경훈 (그 말에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기영 그래요..저..찐드기에요..다들 싫어하는데 덕지덕지 달라붙는 진드기고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분간도 모르고 설치는 저능아에요
경훈 (안 된 마음에)기영아.
기영 (울며 소리치는)좋아하믄 안돼요?
선생님한테 어떻게 해 달라는 것두 아니고..그냥 좋아만 하겠다는데..
혼자서 좋아만 하겠다는데..것두 죄에요?
(수그러들며 흐느끼는)이럴거면서 왜 나한테 잘해줬어요..
언제든 연락하라고 그래놓구선..
경훈 (다가가 살짝 끌어 안아주면)기영아.
기영 (그 품에서 울어대면)선생님..옆자리가..내자리가 아니란 거 알아요.
아니까 밀어 내지만 말아 주세요.밀어내지만 말아요...
고개 들어 경훈의 얼굴을 보는 기영.
경훈,그대로 얼굴이 내려오고.. 입을 맞추는 두 사람..
쏴아-내리는 빗소리만-
인주(E) 비가 제법 와..오는데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인주,한손엔 음식 보자기와 우산들고 한손으론 물기 닦아내다 그들을 보는.
경훈 (놀라 기영,밀어내고)
인주 !!
(손에 쥔거 다 떨어지고...고개를 흔드는..점차 세게 흔드는)
경훈 아니야..
인주 (그대로 몸을 돌려 밖으로 뛰어가면)
경훈 기다렷! (뛰어나가는데)
기영 (소리치는)선생님.
경훈 (멈추면)
기영 가지 마세요!가지 말아요..선생님!
경훈 ....
기영 (간절히..한줄기 눈물.)가지 마세요..
경훈 ..(뛰어 가기 시작)
멍하니 서 있는 기영..그위로 인주야! 서선생!하는 소리가 아득해지고...
씬49 현관 앞 운동장.
인주를 끌어안고 있는 경훈..인주..놔-나쁜자식- 놔-어쩌구 하면서 몸부림치 고....숫제 몸에서 비가 흘러내리고 있다.
쩅그랑-소리..
놀라 고갤 돌리는 두사람의 모습에서 스탑.
.
기영(E) 그리고 다음날부터 학교에 갈 수 없었다.
지독한 감기에 걸린 사람은 선생님이 아니라 나였기 때문에..
씬50 극장안.(다시 현재)
화장실 쪽에서 걸어나오는 경훈.
매점 근처 의자에 앉아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무는.
라이터를 찾는 듯 호주머니 여기저기를 뒤지는..
라이터 찾아 불붙이고..연기 한모금 뿜어내다가..
매점에서 손님에게 게산하는 기영모슴보고..
경훈(E) 그 애였다.광고가 나가고 두 번째 영화를 기다리며
화장실에 다녀오던 난 그애를 보고 말았다
그대로 일어서서 기영을 물끄러미 보는.
경훈(E) 아니 이젠 애라고 할수도 없지만 어쨰튼 그 애가 분명 했다
순간,상영관 출입문 열리며
손님1 (얼굴 내밀고)시작하는데요..
기영.담배를 부벼 꺼 쓰레기통에 급히 버리는..
안으로 들어갈려다 잠깐 주춤 하더니...그대로 들어가 문 닫으면..
시꺼먼 화면위로 떠오르는 자막.<다시 쓰는 첫사랑?>
씬51 술집.(저녁)
경훈을 위시한 친구들 서너명..
친구1 그래서 아마 인사동 화랑으로 굳혀질 거 같다.
어떠냐.뭐..다른 의견들 없어?
친구2 의견은 무슨..그 정도면 충분해..아니..하고도 남지.수고했다.
친구1 그래..어차피 몇점 팔아보자는 것도 아니고..
핑계김에 동기들 얼굴이나 더 보자는 거니까..(하다가)어이..한경훈 선생님..
경훈 (술잔만 돌리고 있다가..퍼뜩)어...왜..
친구1 잘 돼가고 있지?좀 그렸어?
경훈 그냥 그래..
친구2 야-그냥 그러믄 안돼지..선생님 바쁘니까 편의 봐준다고
학교 앞까지 행차했는데..
친구1 (장난스레)어떠냐..애들하고 밖에서도 따로 만나고 그래?응?
경훈 그런 거 없어.
친구2 안봐도 비디오지 뭐..누군 좋겠다..눈짓 한 번에 파바박 쓰러지는 애들도
있을거고..
경훈 그런 거없다니까..짜식들이..
친구1 허긴..결혼할 애인이 같은 학교에서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뭐...
건 그렇구..날은 잡았냐?
경훈 (술잔 들이키고..놓는다)
씬52 카페-회상
인주 내가 자신이 없어..결혼은 아직 이른거 같아.
경훈 (보면)
인주 봐도 가슴이 뛰질 않아.
경훈 스무살도 아니고 가슴이 뛰지 않아 안 된다?
인주 당장 헤어지잔 말 아냐..그냥 구속없이 시간을 달란 거지..
(일어난다)
경훈 (보면)
인주 전시회 준비다..사진반 이다.바빠 보이던데...
당분간은 동료 교사로 있자..(나간다)
경훈 (담배 꺼내 물고)
씬53 학교 정문(저녁)
들어오는 경훈..손에 들린 화보집..
경훈(나직히)가슴이뛰지 않는다..?(픽 -웃더니..얼굴이 금세 굳어지는)
씬54 복도.
복도를 돌아오는 경훈.
탈의실 앞을 지나는데..켜져 있는 불빛..
경훈(E) 왜였을까..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었을텐데..
친구들 하고의 술기운이 남았던 탓일까..그날따라 그 불빛이 신경에
거슬렸다..
탈의실 문을 여는 경훈.
살짝 여는데..옷을 갈아입고 있는 여학생
숨을 죽이고 보고 있다..운동복울 벗던 여학생 뒤 돌아보면..
얼른 몸을 숨기는 경훈..
고개 갸웃하더니 픽-웃고 걸음을 옮기는데
(E) 꺄악-(비명소리)
경훈,뒤돌아 뛰어 들어가고
경훈 왜 그래-무슨 일이야.!
문이 닫긴다.
곧 이어 나오는 경훈..
얼굴이 벌개져 휴우- 한숨 쉬고..걸어간다.
씬 55 학교 공중전화
경훈 (통화하고 있다)알어..아니까..내일 다시 이야기 하자구..
그런식으로 일방적으로 통보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잖아.
(전화기 위쪽에 화보집 올려져 있고. 수화기 바꾸는)안다니까...그래.좋아.
모짜르트에서 한시..아니..아니.내가 집 앞으로 갈게..
그래? 그럼..XX미술관..열시..아니 열 한시 어..그래..우리 처음 데이트 한데..
어째튼 거기로 나와..(끊고..)
고개,갸웃하는 경훈.메모지와 펜 꺼내 적으며
경훈 XX미술관. 열시..아니 열한시..
선생1(E) (큰소리로)한선생님!퇴근이 늦으십니다.
경훈,놀라며 소리나는쪽 본다.
가로질러 이쪽으로 오고 있는 선생1
경훈,놀라 화보집 위에 메모지 올려 놓고
경훈 아-예
선생1 거기서 뭐하세요..바쁘시지 않으면 저하고 술이나 한잔 하죠!
경훈 아닙니다..지금 가던 중이라서요!
(차쪽으로 바삐걷는)내일 뵙죠!.
오던 길 돌아가는 선생1.
공중전화위에 뎅그러니 놓인 경훈의 화보집과 메모지..
씬56 경훈의 차 안(밤)
운전석에 앉아 있는 경훈과 기영..출발하려는 순간
경훈 (아차싶은..안전벨트 풀며)차암.공중전화기에 책 놔두고 왔네.
기영 제가 가져 올께요(내려 뛰어간다)
씬57 공중전화기 앞.
화보집을 드는 기영..떨어지는 메모지..
엎드려 줍고 읽어보는..경훈쪽 쳐다보더니...빙그레 웃는 기영..
교복 호주머니에 메모지 집어 넣는다..책 안고 뛰어간다.
씬58 달리는 경훈의 차 안..
경훈 (힐끗거리고)열심이구나..이 시간까지 혼자.
기영 ....
기영 선생님은 애인도 없으세요?
경훈 애인?(웃는)..요즘 많이 바쁘지?
기영 (쳐다보면)
경훈 쉬어가면서 해..운동도 공부도..
가끔식은 휴식도 필요한 거야..무슨 말인지 알지?
기영 (쳐다보다가..씨익 웃고)예에..(밖보며)선생님 여기요!
여기서 좀만 올라가면 집이에요!
씬59 전시실 안..
그림들을 전람하고 있는 기영.그 뒤에서 가는 경훈.
경훈(E) 다음날..인주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경훈,무심히 맞은편 보는데 전람중인 친구 둘.
경훈,인상 쓰며 기영에게 다가간다.
경훈 (기영에게 낮은 소리로)기영아..
기영 (못 들은 모양)
경훈 기영아
기영 (보면)
경훈 좀 붐비지 않어?(친구들 신경쓰며)
기영 아뇨..전 괜찮은 거 같은데
경훈 (손 잡아 끌고)나가자- (끌고 빠른 걸음으로 뛰어나가는)
경훈(E) 그날 하루..어쨌는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그 애는 밝았던 거 같고 난..하루가 길었던 느낌이다.
씬60 교무실 안.
자리에 와 앉는 경훈..꽃병에 꽂혀 있는 해바라기..
경훈,고갤 숙여 냄새 맡아 보는데 교무실 밖에서 웅성대는 소리
쳐다보면 학생들.몇 자신을 보고 있다가 얼른 가 버리고..
출석부 꽂고 있던 학생 하나도 경훈,보더니 슬그머니 나가면..
기영(E) 오해에요..제가 말한 거 아니에요..맹세해요..
씬61 상담실 안.
아무말없이 앉아 있는 두사람.
(E) 노크 소리.
경훈 (갈라지는)네...
문이 열리고...
인주 교장 선생님 찾으십니다.(서 있으면)
경훈 (일어나)가서 수업 준비해.(커피 한잔 하고 나간다)
씬62 복도.
걸어 가는 인주와 경훈.
복도 저쪽에 학생들 수군대고 서 있고..
인주 (흘낏 보더니)소문 다 났어.그래서 호출인 거 같애.
기영이..걔 미리 불러 단속 좀 했어야 했는데..
경훈 (딴 생각)
인주 어떡해?어?(경훈보며)무슨 생각해?
경훈 어?뭐.
인주 우리 뭐라 할 거냐구..
경훈 사실대로 말해야지..결혼 할거라구.그게 진실이니까.
인주 진실?좋아..그럼 한다 쳐..그럼 학굔 어떡 할거야?누가 옮겨야젆아.
경훈 (걸음을 뚝 멈추고)
인주 왜.
경훈 (방향 돌려 다시 걸으며)상담실에 교무일지 놔 두고 왔어.
인주 (따라 같이 걷고)
씬63 상담실 앞.
문이 뺴꼼히 열려 있고 문을 열려던 경훈,갑자기 흠칫 멈춰 서고..
안을 보면 기영의 모습 얼핏 보인다.
경훈,몸돌려 인주를 다시 끌고 가면
인주 왜 그래.
경훈 (당황한)아니,교장 선생님 호출이 더 급한 거 같아서..
인주 (뭔가..이상하다는거 감지 하고 상담실 앞으로 가면)
경훈 (불안하게 보다가 쫓아가는)
인주,상담 문으로 안을 보다가 얼굴 경직 되더니..
팩 돌아 복도를 가버린다..
그 모습에 난감한 표정으로 벽에 기대고 있던 경훈,
상담실 쪽 고개 획 돌리면..
씬64 상담실 안.
기영,경훈이 앉았던 의자에 앉아 경훈이 마시던 종이컵을 입술에 댔다뗐다를
반복하고 있다.
천천히...아주 천천히... 눈을 감고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띤 채..
그 화면에 경훈이 컵에 입을 대고 있는 거 겹
인주(E) 이해하라니?뭘 이해하란거야?
씬65 작업실..(저녁)
한 켠에 서 있는 두 사람,
계속 울리는 삐삐 소리..
경훈 아직 애야..열일곱,아니 열여덟 여학생이라고..
인주 거 좀 꺼 버릴 수 없어?그렇잖아도 속 시끄러 죽겠는데
경훈 (호주머니에서 꺼내 꺼버리며)흔히 있는 일이잖아.(삐삐 아무데나 던져 놓고)
여학생이 총각선생한테 맘 좀 주는거..
인주 그렇지..흔해..흔해빠진 일이야.
하지만 좋아한다고 모두 키스하지 않아..
경훈 그게..그게 무슨 키스야..그건 그냥 단지 켭에
(하다가..멈칫..)
경훈(E) 이상했다..그녀가 흥분을 하고 있었다
날 봐도 가슴이 뛰지 않는다고 했던 그녀가..
경훈 (옅은 미소)
인주 (화내는)왜 웃어..?지금 이 일이 웃겨?웃기는 일이야?
경훈 (안으며)됐어..그냥 한 번..호기심에 그래본 걸거야..
그냥 그러다 말 일이야..신경 쓸 일 아니야..
인주 ....
<시간 경과>
쇼파에 나란히 앉아 있는 경훈과 인주..
인주 미안해..아깐 나도 모르게...
(피식)내가 유치했어..나도 어쩔수 없는 보통여잔가봐..
경훈 (한쪽 어꺠 안으면)
인주 기영이 말야..
경훈 ...
인주 병원간 김선생님이 언젠가 양호실에 놀러와서 그러드라구..
관심 좀 가져야겠다고..학생기록부 넘겨주면서 아무말 안했어?
경훈 아니..
인주 봄에 가정방문을 갔었는데...하필 그날 그 집.. 난리가 났더래..
경훈 난리라니..
인주 그 엄마가 좀...동네 여자가 찾아와서 남편 내 놓으라고..
울며 달려가는 기영이 잡을라..그 여자 뜯어 말릴라..
교사 생활 육년만에 잊을 수 없는 가정방문이였다고..
경훈 .....
인주 기영이만 나무랄수도 없을 거 같애.
경훈 .왜..
인주 그런 엄마 밑에서..배울 게 뻔하잖아..?
경훈 ...
인주 (일어나 가방 챙긴다)가봐야 겠어..
경훈 잠깐만 ..데려다 줄게..
씬 66 미술실 밖.
복도를 걸어가는 경훈과 인주.
인주 됐어..작품전 준비 바쁘잖아.들어가.
경훈 아냐..그 정도 시간은
인주 (OL)혼자 가면서 나도 생각 좀 하고 싶어..들어가.(계단으로 내려간다)
경훈,돌아서는데 그 앞에 우뚝 -서 있는 기영.
경훈 (놀라)박 기영-
기영 ...
경훈 언제 왔었어..?여긴..
기영 왜 약속 안 지키세요?
경훈 약..속 이라니...
기영 언제든 연락하라고..언제든 삐삐치라고..
경훈 (아차..아까..삐삐)어..그래..확인을 못했어.무슨 일 있니?
기영 ....
경훈 기영아.
기영 (미술실로 들어간다)
경훈 (쫓아가고)
씬67 작업실 안.
서 있는 기영.
기영 약속 지키세요.(던져진 삐삐 본다)
경훈 그래..담부턴 너어..급한 일 생기면
기영 (OL)아뇨..지금요.지금 지켜 주세요..
경훈 지금 지키라니..
기영 (경훈,똑바로 보면서 옷 단추 푸르면)
경훈 !!(고함)뭐하는 거야!
기영 제 그림 그려 주세요..약속했잖아요..
언제든지 내가 원할떄,그때 그려주겠다고
경훈 박 기영!
기영 (멈추고)왜 거짓말만 하세요..지키지도 못할 거면서..
선생님은 선생님이잖아요..
경훈 그건..어쨰튼 이건 달라!갑자기 너 왜 그래!
기영 갑자기라뇨..아시잖아요..원래 그렇다는 거.
경훈 기영아..
기영 (입술 꺠무는)그런 엄마..밑에서 당연하잖아요?
경훈 !!(들었구나-)
기영 배울게 뻔하니까..
경훈 미안하다.오해가 생긴 모양이야
기영 선생님한테 그런 말 들으려고 온 거 아녜요..
사실은..
경훈 (보면)
기영 좋아요..오늘은 그냥 가겠어요.. 할 말이 많았는데.
그래서 선생님을 찾았는데..하지만 오늘은 그냥 가겠어요..
(나가면)
경훈 (멍히 보고)
씬68 교무실.(오후)
코치 이 짜아식 이거..안돼!
기영 중요한 약속이에요.
들어오는 경훈,코치 앞에 서 있는 기영.
코치 이 자아식이..진짜..훈련가서 좀 좋아진다 했더니..(고함)안 돼-
경훈,화병위에 해바라기 보고..
경훈,볼펜 들고 일지 펴는데 그 안에 접혀있는 종이쪽지.
경훈,펴 보는데...
기영(E) 드릴말이 있어요.
밤 아홉시까지..그때 그 공원으로 와 주세요..올떄까지 기다리겠어요.
경훈 (기영을 보면)
기영 (코치에게)빼 주세요..저한텐 예선전 연습보다 훨씬 중요한 약속이에요.
코치 좋아..대신 이번 한번뿐이야-
돌아서는 기영,경훈을 본다..기영,경훈의 일지를 쳐다번다.
당황해 일지덮는 경훈..
씬69 작업실..(저녁 무렵)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경훈...
조그만 창문으로 들어오는 노을 빛..붓을 멈추는 경훈..
기영(E) 드릴 말이 있어요..
생각을 떨쳐 버리려는 듯 고개를 흔드는 경훈..
다시 붓질을 하는데 잘못 칠하고...
확 그어버리는 경훈..마치 자신에게 화를 내는 듯..연속적으로..
<시간 경과>
창문으로 어둠이 내렸다.다시 시작한 듯 뎃생을 하고 있는 경훈..
기영(E) 올떄까지 기다리겠어요..
혼신을 모아 그리는 경훈..
씬70 공원일각(밤)
교복을 입고 벤치에 앉아있는 기영..사람이 거의 없다.
저쪽에서 걸어오는 시꺼먼 그림자..벌떡 일어나는 기영..
뛰어가려는데 딴 사람이다.입술을 깨무는 기영.자리에 앉으면..
한 켠에 숨어서 그런 기영을 보고 있는 경훈..
갈까 말까 망설이는 경훈..
(E) 쾅쾅 대문 두드리는 소리..시끄럽게 들리고..
이어서..경훈이 ??나와! 서인주! 인주야!서 인주!나와!?고함지르는 소리가 들린 다..
씬71 경훈의 집..
문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경훈을 부축이고 들어오는 인주..
경훈, 술에 취해 인사 불성이다..
인주 그러길래 이기지도 못할 술은 왜 마셔?
인주,끙끙대며 경훈 부축여 침대위에 눕히고..힘에 부쳐 같이 널부러지면..
경훈..흐릿한 시선으로 보이는 기영..
벌떡 일어나는 경훈!
인주 왜 그래?아퍼?
경훈 (그떄서야 아니라는라는 거 알고 다시 눕는다)
인주 이정신으로 우리집까지 찾아온 거 보면..
경훈 사랑해..
인주 무슨 말이야?
경훈 나 한경훈이 서인줄 사랑한다구..교생 실습 첨 나왔던 작년부터
널..처음 본 그 순간부터..
인주 알어..아니까 눈 좀 붙여..자는 거 보고 갈께..
(화장실로 들어가면)
(E) 울리는 전화벨..
경훈 (움찔..손뻗어 받으면)
기영(F) 저에요..기영이.
경훈 (놀라 얼른 수화기 내려 버리고)
욕실 쪽 보면..물 내리는 소리.
다시 울리는 전화벨..경훈,전화코드 뺴버린다..
누워 눈감는 경훈.인주,문 열고 나와 경훈을 내려다보더니 이불 덮어주고
나간다..눈을 뜨는 경훈.
전화선 꽂으면 울리는 전화벨..엔서링 버튼 누르는 경훈..
메시지 멘트 나간 뒤...
기영(E) 열두시에요..기다릴거에요.
올떄까지..무조건..기다리겠어요..(끊기고)
울리는 삐삐-
눈을 감는 경훈..침대에서 일어나고...서성이는데..
울리는 전화벨..쳐다보는 경훈..작동되는 앤서링 머신..메시지 남기라는
멘트 나가면..
기영(F) 한시에요..선생님..왜 안 나오세요..
저..지금 무서워요..선생님..
경훈(E) 그애는 알고 있었다..내가 잠 들 수 없다는 것을..
어쩌면 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도..
가서 전화선 뽑아 버리는 경훈..
씬72 경훈의 집 외경..
씬73 경훈의 집 안.
세벽 세시를 가리키는 벽시계..째각째각 소리..
전화선을 꽂는 경훈..막바로 울리는 전화벨..
눈을 감아버리는 경훈..
경훈 (전화기 노려보다가..수화기를 든다)너..정말..(하다가 뚝..끊기고..
얼굴색이 바뀌는)예..제가 한경훈입니다만..
씬74 경찰서 앞...
차에서 내려 뛰어 들어가는 경훈..
씬75 경찰서 안..
뛰어 들어오는 경훈.
경훈 (경찰 앞으로 가서)저어..박 기영 학생 보호잔데
하다가 한 켠에 앉아 있는 기영 본다
경훈 (경찰에게)근데 무슨 일로
경찰 이십사시간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쳤어요..
또래 남자애랑 같이 있었는데..오토바이로 도줄 했고..
저 학생은 도망갈 생각도 안 하고 꼼짝 않더랍니다
경훈 (기영본다)
기영 (똑바로 쳐다보고)
경찰(E) 보호잘 대랬더니..무조건 이쪽으로 전화해 달라고..
담임 선생님이 맞습니까..
경훈 (신분증 꺼내며)예..제가 담임입니다..
씬76 경찰서 밖.(새벽)
나오는 기영과 경훈.
아무말 없는 두 사람..기영이 앞을 걷고 경훈이 그 뒤를 따라 걷는데
오토바이가 와 멈춘다.헬멧을 벗는 태규..
기영,오토바이 뒤로 올라타,태규에게 헬멧 건네받는
경훈 내려!
기영 (보면)
경훈 내가 데려다 줄꼐..내려..기영아..안 돼..위험해.
기영 선생님은 안 위험하구요?
경훈 !!
기영 (태규에게)출발해..
경훈 기영아!
출발하는 태규의 오토바이..태규의 허리를 꽉 잡고 들러붙어 가는 기영.
그 모습을 망연히..허탈하게 보는 경훈..
경훈(E)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선택했다.
쫓아가 잡을 수도..그대로 또 내버려 둘수도 없는 그 순간.
우습게도 나는 그 사실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씬77 경훈의 집.
앉아 있는 경훈..삐삐를 쳐다보고..만지작 거린다.
동이 터 오고..
씬78 교실..
칠판에 적혀 있는 ?서양의 미술사?소제목..후기 인상파..
경훈,화보집의 <고흐의 의자> 부분 펼쳐 보인채..
경훈 이 빈 걸상과 파이프는 고흐 자신을 가리키는 자화상이기도 해.
오지 않는 그의 스승 고갱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자신의 쓸쓸함.
실제로 고흐는 고갱과의 불화후 자신의 한쪽 귀를 베어버리기도 했는데
학생들.미쳤어..징그러..
경훈 물론 그를 두고 영혼의 화가니 광기의 화가니 하지만..글쎼..
경훈,기영의 자리 쳐다본다..텅 비어있는 기영의 책상.
경훈(E) 다음날 아침..기영인 결석을 했다.
경훈 그만큼 그는 고독했고..(목소리가 약해진)누군가의 존재가 절실했을거야.
씬79 교무실.
전화를 하는 경훈..신호음만 울릴 뿐..
전화를 끊는다..
선생1 (경훈에게)한선생 !수업 안 들어가요?종 친지 꽤 됐는데..
경훈 예?아..예(일지랑 허둥대고 챙기며)
선생1 오늘 영..사람이 이상한데..
경훈(E)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씬80 탈의실 복도.
지나가는 경훈..탈의실 문을 보고..
씬81 탈의실 안.
들어와 문을 닫는 경훈..
저벅저벅 걸어와 기영의 이름이 쓰여진 락커 앞에 선다.
손을 올려보는 경훈..이름 한 번 쓰윽 쓸어보고..
문을 여는데..열리는 문..잠기지 않았다.
수건이 걸려 있고.. 수건을 들어 냄새 맡아보는데...
화들짝 정신이 드는 경훈..수건을 놓고..붙여진 자신의 사진 응시..
돌아선다.앞에 서 있는 기영.
경훈 (놀라..헉-당황해 더듬는)어..언제 왔어?지금 온.. 거니?
기영 .....(쳐다만 보고)
경훈 걱정 했는데..다.다행이다..(급히 나가려는데)
기영 선생님
경훈 (흠칫 놀라 서고.)
기영 (부드러운)어제 저녁..선생님 나오지 않으신거..괘념치 마세요.
이제 전 괜찮아요..
경훈 (천천히 돌아서 기영보면)
기영 왜냐면..이제..선생님 마음 확실히 알았으니까요..(미소 짓고..나간다)
경훈 (일이 더 커지겠구나 싶은)
씬82 학교 복도.
멍히 걷고 있는 경훈,
맞은편에서 오는 육상부 코치
코치 한경훈 선생님
경훈 (보면)
코치 사진반 담당이시죠?
씬83 학교 일각.
걸어오는 경훈..
코치(E) 내일 육상부 예선전 있는거 아시죠.
한켠을 보면 기영과 인주가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 하는 모습.
.
인주 하지만 난 걱정이 돼..니가 다칠까봐-아직 어린 너한테 흉터로 남을까봐-
기영 (냉소적인) 제 어디가 그렇게 어려요?말해 주세요..
선생님에 비해 어디가 어떻게 어린지..
인주 (놀라 보면)
기영 아뇨..그럴 필요..없을 거 같네요..
한경훈 선생님한테 직접 물어보면 돼니까..정확히 비교해 달라고..
인주 (얼굴이 벌개지고)
기영 둘을 조목 조목..머리끝에서 발끝까지..전부 다아
따귀소리..
인주 너어.너어..정말.
기영 어린..저한테 자신..없군요..(돌아서는 기영)
경훈 (기영의 팔 붙잡고)재밌어? 이러는게 재밌어?그래?
기영 (경훈 보는데..서서히 번지는 미소)
뿌리치고 가는 기영.경훈,인주의 옆에 가 선다.
인주 들었어?.박 기영 한 말 똑똑히 들었냐구!
경훈 ....
인주 뭐라고 말좀 해 봐..아무말이라도 좋으니까 해보라구.
저대로 놔둘 거야?
경훈 놔두지 않으면...벌이라도 줄까?반성문이라도 쓰게 해?
이도 저도 아님 패주기라도 하알까?
인주 한선생님!
경훈 나도 모르겠어..나도..단지 우린 선생님이고 저앤 우리 학생이란 거 밖에..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돌겠다구...
인주 학부모 상담이라도 강구하는 게 어때.
경훈 그 엄마하고?
인주 ....
경훈 만난대두 뭐라고 해?어머님..댁의 따님이 절 좋아 한답니다.
근데 전.그게 너무너무 싫습니다.이렇게?
씬84 경훈의 집(밤)
경훈 (통화중인)그래 미안하게 됐다..대신 다음 전시일정엔 참여할게..
알았어..(전화끊는)
탁자위에 놓인 카메라를 보는 경훈..혼동스러운..암전....
(E) 거친 오토바이 소리..자질러질 듯 웃는 웃음소리..
불이 켜지고..침대에서 일어나는 경훈..
시계를 보면 새벽 세시다..다시 들리는 오토바이 소리와 웃음 소리..
경훈,일어나 창가로 간다..블라인드 젖히면.
태규,오토바이에 탄 기영이 이쪽을 올려보고..거칠게 블라인드 내리는 경훈.
부웅-오토바이 뜨는 소리.
씬85 체전 장소 앞..
입구에 걸린 플랜카드..
어수선한 분위기..연출되고 있고...
씬86 체전 장소 안..
관중석 어디쯤에 카메라 들고 서있는 경훈.
저쪽에서 오는 육상부원들..학교 마크 새겨진 짧은 운동복 차림들..
코치,경훈을 보고 손 흔들고 ..기영도 오다가 경훈보고 우뚝 멈춰선다..
시선을 돌려 버리는 경훈..
체전 진행 요원의 휘슬 소리들리고 자리 이동하는 육상부원들...
씬87 체전장소..운동장 일각.
경기는 중반 정도 무르익고..다른 부원의 운동 모습 사진찍고 있는 경훈..
탕!하는 총소리와 함꼐 기영이 경주를 한다..
카메랄 내리고 지켜보는 경훈..
질주하는 기영..그러나 이내 쓰러져 나뒹굴고...
씬88 병원 외경.
씬89 병실 앞.
경훈과 코치..서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경훈 기영이 엄만요..아직도 연락이 안되나요..
코치 그게..집에 없었습니다.
경훈 직장이라도 수소문해서 연락을
코치 (고개를 가로젓고)아뇨...얼마전부터 기영이 혼자 살고 있었다는군요.
경훈 혼자라뇨?
코치 엄마가 가출을 한 모양이에요..소위..왜..눈이 맞아서..그런 거 있잖아요.
경훈 !!(병실 쪽 쳐다본다)
맞은편에서 오는 의사..의사에게 다가가는 경훈..
씬90 담당 의사의 방
의사 앞에 앉아 있는 경훈.
경훈 (고갤 들어)약물 복용이라뇨?
의사 위 세척도 끝냈고 곧 깨어날겁니다
경훈 약물 복용이라면..도핑 한겁니까..선수들 금지 약물..
의사 (웃으며)아뇨..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높이기 위한 그런 약이 아니라..
수면제 과다 복용입니다..경주를 몇분 앞둔 육상선수가 왜 그걸 복용했는지
이해가 안되는군요.
씬91 병실 안.(밤)
잠든 기영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경훈..
의사(E) 수면제 과다 복용입니다..
코치(E) 엄마가 가출을 한 모양이에요..
기영(E)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하구선..
울리는 삐삐..경훈 확인 하고..
수화기를 들어 번호를 누른다..
경훈 (통화하는)응..나야..그래..
오늘 교지에 들어갈 육상부 사진 찍으러 갔었어.
인주(F) (긴장의 어투)육상부?그래서 쥉일 연락이 안됐던 거야?
경훈 응..그것보다 기영이가 쓰러져서..응..아니.. 내일쯤
인주(F) 아직도..병원에 있어?같이?
경훈 어? 어..아니..난 입원만 시키고 나왔어..지금 동기들하고 한잔하고 있어..
그래?(목소리에 비해 얼굴 표정은 밝지 않다)잘됐네..응..(전화끊고)
경훈,돌아선다.
기영이 눈을 뜨고 있다.
기영 (무슨 말을하려 하는데)
경훈 아니..확대 해석하지는 마..여기 온 것도 어디까지나 니 담임으로써일 뿐이고..
난.지금 갈거니까.
기영 (힘들게)선생님..
경훈 내일 퇴원해도 좋다니까..내일은 딴 선생님이 오실거야..
(나간다)
씬92 경훈의 집..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훈...
일어나 사이드 테이블위의 담배를 집고..피워 문다..
씬93 교무실..(오전)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는 육상부들..
그러나 기영의 모습 안 보인다..
창가에 서서 보다가 돌아서는 경훈..
씬94 작업실.(오후)
체전에서의 사진들이 탁자위에 너부러져 있다.
사진들을 분류하는 경훈의 손..
경훈,기영의 독사진 집어들고..보는데..
쏴-하고 내리는 빗소리..
퍼뜩 정신을 차리고 창문 보면 시원스레 비가 쏟아지고 있다..
(E) 똑똑 노크 소리
문이 열리며 인주가 들어온다.
인주 여기서 숙직할거야?
경훈 (기영의 사진 뒤춤으로 넣고)지금 퇴근할거야?
인주 (고개 끄덕..사진들에 머무는 시선)교지에 넣을 거?
경훈 (살짝 웃고)
인주 안 데려다 줄거야?
경훈 (일어난다)
씬95 학교 외경(밤)
폭우 쏟아지고...
후레쉬불이 건물 사층을 왔다갔다 하다가..곧 삼층으로 내려 오고...
씬96 학교 건물 안..
컴퓨터 실 문,열고 후레쉬 비쳐본 후 문 닫고..
걸어와 실험실 문 열고 비쳐본 후 다시 닫고...
뚜벅 뚜벅 걷는 경훈..육상부 탈의실 앞에 멈춰선다.
문을 열고 후레쉬를 비추면...아무도 없고...
문을 닫으려는 경훈..멈칫 하더니 안으로 들어가고...
씬97 육상부 탈의실 안..
후레쉬 끔과 동시에 스위치 올리면 환해지는 실내..
여기저기 널려 있는 운동복들..하나씩 집어보다 다시 제자리에 놓고..
락커 앞에 멈춰서면... 고갤 흔들고 돌아서 나오는 경훈
씬98 교무실 앞.
빠른 걸음으로 오는 경훈..자신의 행동이 맘에 들지 않는다.
후레쉬 불을 끄면서 안으로 들어서는 경훈.
반쯤은 옷과 머리가 젖은 채..앞에 서 있는 기영.
경훈 (놀라고)
기영 선생님.
경훈 (화가 난)대체 뭐하잔 거야. 지금!
기영 선생님 .그게..
경훈 니가 여길 왜 와!이 시간에!
기영 전..그냥..우산 갖다주러..
선생님 비 맞을 까봐.
경훈 (소리지르는)내가 언제 너보고 우산 갔다 달랬어?
기영 그러셨잖아요.
경훈 언제..내가 언제 그랬어!
기영 오늘 교무실에서 우산도 없고..(의미있는)숙직이라고..그러셨잖아요.
경훈 그래..그런 말은 했어. 하지만 너보고 우산 갔다달라고 하지는 않았어.
기영 (빙그레 웃는)그게. 그거죠..제가 교무실 있는 틈에 그런 말을 한 이윤..
경훈 뭐?(기가 막혀 말이 안나오는)
씬99 교무실 밖 운동장.
퍼붓는 빗줄기.
유리창 너머 교무실 안에서 뭔가 서로에게 제스츄어를 쓰며 화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 우는 기영의 모습까지...안아주는 경훈..
입을 맞추는 두 사람..급기야 경훈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기영..
천둥 소리..
씬100 교무실 안..
고개를 돌리는 두사람,경훈과 기영. 뛰쳐 나가는 인주..
쫒아 나가는 경훈..(첫 사랑 부분의 씬)
기영 선생님-
경훈 (그대로 달려가면)
기영 (경훈을 쫓아 뛰어 가고)
씬101 현관.
운동장 안으로 뛰어든 인주.
인주야-하고 쫒아 나가는 경훈..
쨍그랑-하고 유리깨지는 소리...
경훈,멈춰 돌아보면..수족관이 박살난채 기영이 의자를 팽개친다..
콸콸콸 쏟아지는 물..열대어들.거북이..파닥거리고...
경훈 (놀라)!!
기영 (기영 유리 파편 집어든다)쫓아 가 보세요..한번..
경훈 너어..너어..(기영에게 다가오면)
기영 그럴줄 알았어요...선생님은 날 버리지 않을거란 거..다시 올줄 알았어..
경훈 (바짝 다가가)박기영..(얼굴을 가까이 대는)너언...미쳤어..!
기영 !!.그런 선생님은요?선생님은 뭐에요?날 안고 나한테 만나자고 쪽지 주고..그 런 선생님은요..
경훈 그건 내 의도가 아니였어..
기영 (콧 웃음)의도?그럼 날 훔쳐본 건요?내 락커를 뒤진건요?
그것도 아닌가요?
경훈 !
기영 선생님은 날 사랑해요..그러면서 자신을 속이고 있는 거에요..!
경훈 똑똑히 들어..박..기영..난 널 사랑하지 않아..알겠어?
기영 선생님은 비겁해요..
경훈 (뛰기 시작하는데)
기영 (울부짖는)위선자-위선자-
쿵!바닥에 부딪치는 소리..
경훈,서서히 돌아보면...
선홍빛 핏물이 .그대로 열대어들 있는 쪽으로 흘러가고..
쓰러진채 그런 경훈을 올려다 보는 기영..
기영 (눈물 흐르는)사랑해요..선생님-(눈이 감기고)
더 거칠어지는 빗줄기...
경훈(E) 악몽이었다..꿈이라면 두 번 다시 꾸고 싶지 않을..
씬102 학교외경..(아침)
씬103 현관..
수쪽관 자리 텅 비어 있고..
빗자루 들고 청소를 하는 여학생 하나..시선이 어딘가에 멈추면
모서리를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는 거북이 한 마리...
씬104 교무실 안.
가방들고 선생님들에게 인사하는 경훈..
일부는 외면 ,일부는 어꺠 토닥이고.. 경훈,빈 화병 보다가 나오면..
씬105 교무실 밖.
서 있는 인주
인주 (쮸볏거리다)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병원에서 연락왔는데..깨어났때..
경훈 나머지 짐들은 부탁할꼐..미안해..(간다)
씬106 학교 일각.
수돗가 근처..가방을 들고 건물 위를 올려다보는 경훈..
학생들 창문 위에 매달려 자신을 쳐다보고 있고..고개 돌려 지나가는 경훈.
경훈(E)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모든 일의 처름은 그떄부터였다고
터지는 플래쉬..
수돗가에서 손을 씻는 경훈,위를 올려다 보면
기영이..얼른 몸을 숨기고..
가던 경훈,자신의 손목 보더니..다시 돌아서 수돗가로 오는데..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자신의 시계를 줍고 있는 기영.
경훈,,무슨 말을 하려다..묘하게 웃고 돌아서 간다..
씬107 극장안.(다시 현재)
상영관 문이 열리고 관객들 예닐곱 나온다.
그 틈에 끼어 나오던 경훈,매점쪽을 보면 기영 또한 쳐다보고 있는...
<시간 경과>
사람들 다 거의 없고..한명 정도 보이는..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는 경훈과 기영..
기영 (어색하게)여기서..이렇게 다시 뵐줄은..몰랐어요.
경훈 (역시 어색)어..나도..아직도..달리기 하니?
기영 (고개 가로젓고)가끔은 보고 싶었어요.아주 가끔은...선생님은요?
경훈 (어색한 미소)
경훈 양호..선생님은..잘 계시죠?
경훈 ( 어색한 미소)
기영 ......
경훈 ......
기영 차암.내 정신 좀..뭐..마실거라도(일어나면)
경훈 아냐..저 난 약속이 있어서..(일어난다)지금 가봐야 해..
기영 아..예..그럼(꾸벅 인사하는데)
경훈 (고개 끄덕이며)잘 있어.. (계단으로 내려가는)
기영 ( 빤히 그 뒷 모습 보는)
기영(E) 그가 가 버렸다.내가 가장 예뻤던 해..
내게 아름다운 첫사랑의 추억을 만들어 주셨던 선생님.
그가 그렇게 사라져 갔다.
손님1 여기요!
기영 아..예(가려다가 벤치본다)
경훈이 앉은 자리에 놓인 휴대폰..기영,물끄러미 바라보다 휴대폰 주워들고..
경훈이 나간쪽 응시.매점으로 간다.
손님1 맥주 하나요.
건네는 기영의 오른쪽 손목에 선연히 드러나는 흉터.
천장에서 삐걱대며 돌아가는 선풍기.
의자에 앉아 혼자 맥주를 마시는 손님.
울리는 핸드폰..말없이 쳐다보는 기영..
조용히 핸드폰 들어...여보세요..
화면,멀어지면서...백색으로 탈색...
끝.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