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대길 건양다경
심영희
어제는 입춘이었습니다. 카톡하는 소리에 휴대폰을 열었더니 동갑내기 수필가가 한글로 쓴 "입춘대길 건양다경" 이란 붓글씨를 보냈습니다. 그 붓글씨를 초등학교 6학년 때 썼으며 실기대회에 나가서 낙선했다는 설명까지 붙여 보냈습니다. 서로 카톡이 오고가기를 몇 번 했지요. 계속 카톡거리는 소리에는 경쟁이라도 하 듯 :입춘대길 건양다경:이 글씨체와 모양이 다르게 올라왔습니다.
저는 입춘이라도 "입춘대길"을 한번도 써 붙인 적이 없으니 올해도 마찬가지였지요. 한지공예 수강생이 찾아와 만들 작품을 의논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수강생이 오면서 알이 굵은 딸기와 찰떡까지 사가지고 왔기에 점심은 제가 샀지요. 젊은 수강생은 직장을 다니면서도 쉬는 날이면 찾아와 "한지공예"를 배워 지난해 11월에 작가 점수를 채워 놓았으니 올해 한 점을 만들어 출품하면 작가 증서를 받게 됩니다. 아주 부지런한 수생강이기에 조금이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수강생이 집으로 간후 저는 오곡밥과 나물반찬을 만들어 일찍 저녁밥을 먹고 "한지공예문양" 오리는 작업을 했습니다. 작품을 만들 때마다 참 재미있습니다.
이 탁자는 딸네 집에서 화분을 올려 놓고 쓰던 것인데 새아파트로 이사를 가면서 버린다고 하여서 처음엔 그냥 버리라고 했는데 생각하니 청동으로 된 탁자 다리가 아깝다는 생각에 가져 오라고 하여 한지공예로 리폼을 해서 제가 잘 쓰고 있습니다. 완성된 작품 사진은 지금 보니 없는데 테두리를 같은 녹색으로 마무리 하고 안에는 유리판도 끼워서 쓰기 좋습니다. 젊은이들은 아까운 생각 없이 버리는 물건을 우리 세대들은 미련이 남아 버리지 못하고 또 하나의 짐이 생겨났지요.
딸네가 쓸 때는 나무 탁자였는데 나무 껍질을 떼어내고 목공본드를 바르고 초배지를 바르고 마른 후 녹색으로 절반을 붙여 모양낼 준비를 했습니다(2022년 8월 30일 찍음)
녹색한지를 바르고 남은 초배지 위에 같은 크기로 핑크색 한지를 붙였습니다.(2022년 9월 2일 찍음)
안쪽에다 조그만 철쭉꽃 문양을 오려 붙여 장식효과를 노려봅니다(2022년 9월 20일 찍음)
단조로움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연두색 한지 위에 진녹색 한지를 삼각형으로 오려 붙였습니다(2022년 9월 21일 찍음)
핑크색 한지 위에다 꽃분홍 한지를 똑같은 삼각형으로 오려 붙여 균형을 맞춰 주었습니다(2022년 9월 24인 찍음)
새아파트에 입주한 딸네집 집들이에 초대된 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기념사진 한 컷(2022년 9월 6일)
딸네가 새아파트로 이사를 가면서 딸은 이 꽃도 안가지고 간다고 하는데 꽃이 예쁘다고 애지중지 하던 사위가 우겨서 가지고 가더니 3~4월 봄에나 피던 아젤리아가 한겨울에 만발했습니다. 아마 딸네 집에 좋은 일이 있으려나 봅니다 (2022년 12월 3일 찍음)
열흘 사이에 더욱 활짝 핀 수줍은 듯 화려한 아젤리아꽃 (2022년 12월 16 찍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