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중가주에 있는 소읍 Paso Robles에서는 Wine Festival이 열렸다.
Paso Robles는 엘에이와 샌프란시스코의 중간쯤에 위치한 아주 작은 마을로
이 마을을 지나가는 101 freeway를 타고 오르 내리면서도 한번도 들르지 않았던 곳인데,
참, 작년 30주년 기념 여행때 살짝 비켜 지나가기는 했었구나...
서쪽으로 태평양에 면해 있는 이곳은 낮에는 무덥고 밤에는 쉽게 기온이 내려가는
포도주용 포도 재배에 적합한 기후를 가지고 있어서 일찍부터 와이너리들이 들어섰는데
지금은 그 숫자가 170여군데에 이른다고 했다.
Wine Festival은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이 지역 와이너리들이 한곳에 모여
각자의 와인들을 시음해 볼 수 있도록 만든것이었다.
새벽6시 반에 출발해서 가면서 아침먹고 도착해 보니 와인 시음 시작 시간인 오후 1시까지는
두시간여가 남아 있었다. 신호등 대여섯개를 지나면 마을이 끝나는것처럼 보이는 작은 마을
한가운데에 city park가 있고 잔디 주변에 임시로 울타리를 둘러 행사장을 만들었는데
그곳엔 와이너리 이름을 쓴 하얀 텐트들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점심 먹을곳을 찾아 보니 파크 건너편에 카페들이 보였다.
그 중에서도 꽃이 가장 예쁘게 장식되어 있는 프렌치 비스트로에 들어가 주문을 하려고 보니
프렌치 비스트로인데 메뉴는 완전히 캘리포니안...
프렌치는 물론이고 이탈리안, 아시안, 아메리칸까지..
이곳은 포도외에도 올리브의 산지로도 이름나 있는곳이라
올리브를 다져 만든 tapenade를 바른 프렌치 샌드위치와
pesto를 바른 이탈리안 샌드위치를 시켜서 먹으며
행사 시작전의 고요함을 즐겼다.
실은 이때까지도 파크 안에서 준비에 바쁜 와이너리 사람들 외에는
별로 사람들이 눈에 띄지 않아서 행사가 그렇게 붐비지는 않겠구나 했는데,
시작을 알리는 뿔고동 소리와 함께 어디서 다들 나타났는지 입장을 위해 길게
늘어서기 시작했다.
돈을 내고 미리 받은 와인잔을 하나씩 손에 들고 파크안으로 들어가
줄지어 선 와이너리 텐트로 가니
텐트에서는 각 와이너리에서 생산해서 올해 병에 담은 와인들을 종류별로 테이블위에
늘어놓고 달라는대로 따라 주었다.
한 와이너리에서 보통 대여섯 종류의 와인들을 놓고 맛보게 했는데 그걸 다 받아 마시다가는
몇군데 들르기도전에 취할것 같아서 미리 준비한 컵에 처리^^를 해가며 돌아 다니기 시작했다.
맛을 보고 특별히 마음에 드는곳은 안내 책자를 챙겨 내려가기전에 들러봐야지 하면서..
와이너리들외에도 와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한 오크통 제작회사에서는 사람이 나와
직접 오크통을 만드는 시범도 했고
한 텐트에서는 안주거리로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치즈를
먹기 좋게 잘라 맛도 보여주고 팔기도 했다.
또 다른곳에서는 올리브 오일을 늘어 놓고 소개가 한창이었고...
와인 테이스팅, 치즈 테이스팅, 올리브 오일 테이스팅...
먹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황홀한 하루가 될터였다. ㅎㅎ
와인은?
역시 캘리포니아 답게 와인 종류도 온세상것이 다 생산되고 있었다.
프랑스의 Bordeaux style blend(캘리포니아에서는 이것을 Meritage라고 부른다)를 비롯해서
Burgundy (Bourgogne)의 Pinot Noir, Chardonnay와 Rhone 지방의 Syrah는 물론이고
이탈리아의 Sangiovese, Barbera도 맛 볼수 있었고 캘리포니아 스타일로 자기네 구미에 맞게
이 품종, 저 품종을 섞어 'Sy-rific-cab'같은 이상한 이름을 붙여 놓은것에 이르기까지...
맛보며 돌아 다니다가 한 와이너리 텐트에서는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경품에 당첨되는
행운까지 있었다. 시음후에 준 래플 티켓을 받아 들고 다니다가 추첨 시간에 맞춰 돌아 갔더니
이게 왠일? 내 번호가 뽑혀서 와이너리 이름이 새겨진 윈드 자켓을 받았다나^^
페스티벌마다 보이는 밴드가 안보여서 궁금해 하던차에 막내릴 무렵 나타난 동네 밴드는
와인과 관계가 별로 없어 보이는 스코틀랜드 백파이프 밴드였다. 캘리포니아이니까...
다음날엔 전날 시음때 마음에 들었던 와이너리 몇곳엘 들러야지 했는데
이곳들이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까닭에 두군데만 들를수 있었다.
귀가하는길에는 잠깐 우회를 해서 작년 30주년 여행때
들렀던 허스트캐슬 남쪽의 바다를 본후 돌아왔다. 두군데에서 산 와인을 흐뭇하게 안고서...
행사를 준비중인 와이너리들
지역 은행에 가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받은 티켙을 들고 이곳으로 가면 로고가 새겨진
와인잔과 바꾸어 주었다.
어떤것을 맛볼까?
돌리고, 냄새 맡고, 맛보고 까지는 좋았는데 어디다 뱉어내나??
프로방스 여행기를 쓴 피터 메일 덕분에 미리 준비해 가는 노련함(?)까지 발휘하고..
행사 시작전의 한가로운 파소 로블레스
거리 곳곳이 이런 포도 풍선을 매달고 있었다.
오크통을 만드는 시범을 하던 프랑스 아저씨. 'flexible' 발음을 하도 매력적으로 해서
프랑스에서 오신걸 알았지...
올리브 오일과 치즈 테이스팅 텐트들
다음날 Carmody McKnight 으로 가던 길에 보았던 올리브 나무들.
나중에 설명을 들으니 이탈리아 터스카니 지방에서 가져다 심었다고.
올리브 꽃
Carmody McKnight 가는길에 있던 Cork 나무
이 나무의 껍질이 와인병 막는데 쓰는 코르크를 만드는데 쓰인다.
Carmody McKnight Estate Winery
Carmody McKnight Estate Winery Tasting table
이곳은 자기들 말로는 프랑스 브르고뉴 지방의 유명한 Romanee Conti의 토양과
흡사한 흙을 가지고 있다나. 그래서인지 Pinot Noir는 다 팔리고 없었다.
Carmody McKnight Estate Winery
주인이 화가이기도 해서 곳곳에 그림들이 많이 걸려 있었다.
먼저 갔던 Carmody McKnight Estate Winery 와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던
Doce Robles Winery
Doce Robles Winery의 Vinyard
Doce Robles Winery
시음 행사 다음날 오는 손님들에게 바베큐를 제공하려고 밴드도 불러 놓고 있었다.
Doce Robles Winery에서 찍은 오월의 포도. 꽃과 함께 어린 포도 송이가 달려 있다.
돌아오는 길-노란꽃
돌아오는 길-Chaparrel
돌아오는 길-허스트 캐슬 남쪽 바닷가의 바람개비
첫댓글 지난번 크루즈 때 들렀던 엘 친구가 동창 홈피에 올린 글입니다. 전 와인을 잘 모르지만, 읽어보니 볼 만해서 가져왔습니다.
덕분에 지역특성을 이용한 와인페스티발 경험 잘 했어요 아하세상 곳곳에는 경험을 다 하는 구경거리들도 많은데...우리세대는 재수 좋고 능력 있으면..직접 경험까지 하고..저같은 사람은 간접경험이라도 하니...우린 그나마 행복한 사람들이네요^^
와인 잔을 받기 위해 돈을 내는 것인지 아님 Wine Festival 입장을 하려면 돈을 내는 것인지 고거이 궁금하네요.그리고 이렇게 한가한 시골마을에서 원없이 그 것도 갖가지 와인 맛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정말로 행복하 분들이시네요.고저 부럽구만요.저 Paso Robles의 와이너리에 취업할 순 없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