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호] 유람선을 타고 피요르드 관광 (북유럽 제 5편) 2004.12.07 02:51

가이랑에르 피요르드를 보고...
한참동안 피요르드의 멋진 모습을 보고 다시 차를 타고 내려왔다.
내가 여행한 그 당시에는 동양에는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아서 인지...
동양사람 자체를 볼 수 없었다. 모두 파란눈의 서양인들 밖에 없었다.
우리 일행은 피요르드 안쪽에 있는 작은 마을로 내려왔다.
여기서는 피요르드를 일주하는 유람선이 있다.
산 중턱에서 피요르드를 보면 것 만으로 엄청난 감동이다.
하지만 여기다가 유람선을 타게 되면 그 감동은 2배가 된다.
가이랑에르로 오면 반드시 유람선을 탈 것!!!
유람선 선착장에는 2가지 종류의 배가 있다.
가이랑에르 피요르드를 순환하는 유람선과 알레순드까지 가는 정기 페리가 있다.
물론 알레순드도 정말로 멋진 곳이지만 우리는 일정상 그기까지 갈 수 없어 많이 아쉬웠다.
그러나 피요르드 순환 유람선을 타고는 그 아쉬움은 사라져버렸다.

산 중턱에서 본 피요르드도 아름답지만 유람선을 타고 좌우로 보는 그림같은 풍경은 훨씬 감동적이었다. 절벽같이 험한 곳에 별장이 띠엄띠엄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간혹 사람들이 한가롭게 별장에서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내가 탄 유람선을 규모가 제법 되었지만 작은 돛단배 같은 유람선도 주위에 많이 보였다.
지금까지 이집트 나일강에서, 파리 세느강에서, 태국에서, 이태리에서...
여러곳에서 유람선을 타고 다녔지만 피요르드 유람선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요르드가 너무 길어 끝까지 가면 하루 종일 걸릴지도 모르는데...
유람선은 적당한 거리에서 되돌아 왔다.
되돌아 오면서 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양쪽에서 보이는 기암 절벽에서 폭포가 떨어져 강(?)으로 떨어지는데...
내가 탄 유람선이 바로 그 밑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닌가?

폭포의 물줄기를 약하게 나마 직접 신체에 접촉할 수 있는 그 자체가 너무 환상적이었다.
관광객들은 모두 탄성을 자아내었다.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물론 나도 부지런히 셔트를 눌렀다...

대충 왕복하는 데 2시간 정도 시간이 걸렸다.
피요르드를 만끽하고 나니 너무나 기분이 들떠 하늘로 날아갈 지경이었다.
너무나 감동적이라 머리가 다 소화해내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멍한 상태로 유람선에서 내렸다.
우리는 너무 탄성을 질러서 인지 허기가 느껴졌다.
배에서 내리자 마자 근처 수퍼로 갔다.
(노르웨이 라면왕 이철호씨)

라면이 생각나서 노르웨이에서 성공한 한국사람 이철호씨가 만든 컵라면을 찾았다.
(그는 한국 전쟁당시 포탄 파편으로 오른쪽 다리를 크게 다쳤는데 한국에 파견되었던 노르웨이 의료진들로부터 치료를 받다가 의료진들이 본격적인 치료를 위해 그를 노르웨이에 데리고 갔다. 그래서 그는 노르웨이 최초의 한국인이 되었다. 비록 다리 수술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온갖 고생을 이기고 드디어 우려곡절 끝에 라면 사업에 뛰어 들어 성공하게 되었다.현재 노르웨이 라면의 80%를 장악하고 있다고 함) 한국과는 다른 맛인데 우리가 먹기에도 괜찮았다.
서둘러 요기를 채우고 우리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늦기전에 숙소로 가야 하니까...
하지만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북구는 여름에는 해가 하도 길어서 밤 10시가 되어도 환하다.
가이랑에르를 떠나면서 다시 산 중턱에서 차를 세우고 피요르드를 바로 보았다.
여기서 보는 모습은 또 신선하게 느껴졌다.

가이랑에르에는 고급 호텔이 2곳 있다.
하나는 가이랑에르 호텔이고 또 하나는 유니온 호텔.
그러나 이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 보다 더 멋진 방법은 여기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더 가서 그림같은 호수가의 자그마한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여기는 해당 호텔로 직접 이멜을 보내 예약해야 하고 가격도 웬만한 특급호텔 수준이다.
그래도 돈이 아깝다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멋진 곳이다.
연인과 함께라면 평생 잊지못할 꿈같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왼쪽에는 절벽이 깎아내린 산과 빙하가 보이고 오른쪽에는 주옥같이 맑은 호수가 있으며 그 위쪽에서는 졸졸졸 시냇물이 흘러내려 오고...
그런 곳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그 자체가 정말이지 황홀함 그 자체였다.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고 호텔에서 대여하는 작은 배로 호수가를 노를 저으며 헤치고 나아갔다.
호수는 너무나 조용했다.
간간히 갈매기가 날아가고...하늘은 구름한점 없이 맑았다.
하늘도 푸르고 호수도 푸르고...우리들 마음도 푸르러졌다.
저녁 9시가 다 되었는데 아직도 대낮같이 환하다.
호수가에서 바라본 풍경은 또 새로운 감동이었다.
우리가 머무르는 호텔이 호수 멀리에서 바라보니 하늘과 산, 계곡 그림같은 마을과 어울어져
정말 환상적이었다.
1시간 정도 지났다. 어두워지기 전에 다시 호텔로 들어 왔다.
다음날의 여정을 위해...
(다음편에서 노르웨이 피요르드 안내와 오슬로 가는 길 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