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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 야간 산행[배내고개~운문령] |
삼복이 지나고 처서도 지났건만 더위는 사그러 들줄도모르고 더 기승을 부린다. 살인적인 폭염은 하루이틀도 아니고 연속으로 이어지고 밤은 열대야로 인하여 잠못이루는 나날들, 그래서 이왕하는 산행 밤에 산상으로 피서겸 등반겸 겸사겸사 할 요량으로 회원님들께 제안을 하니 얼시구 좋구나다. 출발은 운문령에서 가지산으로 오를 계획이었다. 그런데 출발지에서 갑자기 맘이 바뀐다. 이왕이면 새벽에 가지산 정상에서 일출을 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로... 산행은 배내고개에서 시작을 한다. 해발 700여미터정도의 높이인 배내고개는 이미 무더운 밤을 잊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밤을 낮과 같이 밝히고 취기가 온 산에 퍼져 있다. 이 구석 저 구석에서 노래가락이 터져 나오고... 산행은 시작이 되었다. 들머리를 잡고 오랬만에 왔더니만 입구의 계단이 깔끔하게 나무로 잘 다듬어 져 있었다. 예전에는 이곳을 오르는 계단이 아무렇게나 방치 되어 있었는데... 어두운 적막을 뚫고 30여분, 드디어 헬기장에 도착 한다. 헬기장은 이슬이 초록의 풀섶으로 하얗게 덮혀서 마치 찬 서리가 내린 듯 하다. 하얗게 덮인 이슬을 보니 어느새 더운 기운은 모두 사라지고 한기가 스며드는듯한 착각에 빠진다. 능동봉에 올랐다. 낙동정맥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능동봉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 정상으로 오르니 예나 지금이나 그모습 변함이 없이 그대로다. 정상에 세워진 능동산 983이라는 표지석이 있을 뿐.... 그러나 이능동산은 능동봉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하고 생각을 해 본다. 천황산 능동봉이라고 했더라면 더 어울릴 것인데... 암튼 이것에 대하여는 다음기회가 있으면 다시 하기로 하고... 가지산을 가는 길은 오던길로 다시 되돌아 나와야만 된다. 낙동정맥길이다보니 길이 반들거릴 정도로 매끈하게 다듬어 져있다. 얼마나 많은 수많은 이들이 이길을 오고 갔을까 등정길에 스친 발자국들 그 흔적들이 깊게 배여있다. 그리고 길을 채근하여 숲길을 내려선다. 뭣이 푸득여서 놀란 가슴으로 불빛을 비추니 어둠에서 놀란 이름모를 산새가 후드득 거리며 날지못하고 나뭇가지자락에서 퍼덕거린다. 고요히 안식의 잠을 자는 넘을 우리 인간의 욕망 때문에 저녀석을 놀라게 했으니... 이제 평탄한 능선길로 접어들고 좌우 산자락아래 계곡에서 밀려드는 시원한 밤바람은 깊은 폐부까지 파고 드니 열대야에서 잠못 이루는 도시의 밤에 어이 비길 수가 있으랴. 그렇게 밤은 깊어서 어느듯 새볔이 다가온다. 산정을 오르는 길, 석남고개, 석남고개부터는 오름길이다. 또한번 허걱거리고 오르니 중봉, 가지산 중봉! 그 높이는 1100여미터를 넘는 고봉이지만 가지산 정상 바로 아래 놓여 있어서 그렇게 이름을 내어 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중봉아랫자락은 용수골로 이어진 멋진 계곡을 이루고 호박소의 원류인 물줄기를 다듬고 만들어 주는 주요 봉이다. 그 예전에는 이곳 중봉 아래 석남재가 주통로가 아니고 가지산과 중봉사이에 놓여 있는 안부가 주통로였다고 한다. 이곳의 고개 이름이 밀양고개다. 이곳 밀양고개가 얼마나 높은지 밀양사람들이 언양장에 갈때는 이곳 밀양재 아래에다 호롱불을 켜는 등잔을 숨겨놓고 돌아 올때는 그 불을 켜고 집으로 갔다고 한다. 사연도 많았을 밀양재였으리... 이제 밀양고개를 지나서 마지막 오름을 치면 가지산 정상이다. 시간은 어느듯 새벽 4시를 지나고 정상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자리를 편다. 밤을 열며 달려온 산행길이라서 휴식은 노곤한 잠을 불러 온다. 이구석 저구석에서 잠에 취하는 이들도 계시고, 추위에 모두들 겉옷과 비옷을 입고 서성이고, 최고로 좋은선물은 주신(酒神), 주신님 덕을 톡톡히 보면서 일출을 기다린다. 시원하다못해 한기가 든다라고 표현을 해야 할터, 이렇게 시원하고 좋은 것을 조금 더우면 덥다고 아우성 조금 추우면 춥다고 호들갑^^ 이게 아마 인간의 본성이 아닌지... 가지산 정상은 운문지맥으로 나뉘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낙동정맥이 마지막으로 크게 융성한 곳이 이곳 가지산이라면 이곳 가지산에서 한줄기 길게 이어진 지맥이 있으니 운문산과 억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 운문지맥은아름답고 멋스런 산줄기로 이어진 영남알프스에서 그 명성을 날리고 있는 곳이다. 가지산의 옛지명은 작갑산(鵲까치작,岬산허리갑,山)이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까치를 의미하는 한자말에서 까치산이라고 불리다가 첫머리 글자가 된소리로 나는 것이 변하여 가지산으로 변화 하였다. 가지산 정상에는 언제나 태극기가 펄럭인다. 어느 분이 세우셨는지는 잘 모르나 힘차게 국기가 펄럭이는 모습이 이채롭기도 하다. 일출이 인다. 저멀리 동해로부터 붉은 기운이 감돌며 점점 붉게 물들더니 어느새 불끈하고 해가 솟는다. 컬럼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전에는 우리네 인간은 해가 바다로부터 끓어오르며 해가 솟는다고 생각을 했다. 바다 저 건너는 아득한 낭떨어지였으며 바닷속에서 해가 잠들다가 아침이면 바닷물이 부글거리며 끓어오르고 그 기운으로 해가 불쑥하고 뜬다고 했다. 상상의 동화는 예나 지금이나 다르진 않는 것일까 나는 지금도 어렸을 때 동화에서 본 그 모습이 더 친근감이 가서 지금도 바닷속에서 해가 떠오른다고 생각을 한다. 붉게 물든 동녘의 하늘을 바라보고 그 붉은 빛에 취해서 그렇게 멍하니 서있다. 그리고는 모든 만물이 내 시야로 투영되어 온다. 저 해가 없었더라면 나는 지금 어디서 무었을 하고 있을까? 바보!!! 그리고 쌀바위를 지난다. 쌀바위의 전설을 읽어보며... 미암에 대한 전설은 아주 많다. 여기도 유사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바로 인간의 욕심인 과욕을 일깨워주는 전설이다. 현실에 안주할 수 없는 것이 우리들일까! 작은 행복에 만족하는 그런 우리였으면... 산에갈 수 있는 그런 행복에서 만족을 얻고 싶다. |
▲산행 경과도 ◎산행경과:배내고개에서 낙동정맥길을 따라서 983봉인 능동봉으로 진입[23:25]→983봉인 능동봉 들렀다가→ 석남터널 방향으로 노송이 있는 지점 통과[익일 19일:01:30]→석남재→중봉 정상→가지산 정상[04:20] 일출 대기 →쌀바위를 지나 상운봉통과 → 운문령 도착[08:00]종결=>총소요시간[약 8시간 소요] ◎산행 일자와 참여 인원:2007/08/18-19[셋째 토,일요일] 참여인원-17명 |
▲배내고개 |
▲들머리 오름 |
▲휴식 |
▲ 헬기장-풀섶의 이슬이 이채롭다. |
▲ 능동봉 정상 |
▲노송이 있는 곳 |
▲ 석남고개 |
▲중봉 정상에서 |
▲ 가지산 정상 |
▲ 가지산 정상에서 여명 |
▲ 여명 |
▲ 여명 |
▲ 여명 |
▲ 일출 |
▲ 일출 |
▲ 정상에서 |
▲다함께 |
▲정상의 모습 |
▲정상에서 이모저모 |
▲ 정상에서 |
▲일출을 바라보고 |
▲정상에서 바라본 베틀바위 |
▲가지산 정상에서 |
▲가지산 정상에서 |
▲쌀바위 |
▲운문령에서 |
▲운문령에서 |
마치며... 즐거운 가지산 야간 산행이었습니다.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히 양해 하시고 힘찬 한주 열어 가시기 바랍니다. ※상기 사진중에는 복님께서 담으신 사진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다른 사진을 보시려면 여기를] -산으로 드림- |
첫댓글 한번 더 댕기온듯 술 술 읽었음다~~~ ㅎㅎ술 술이로구나~~~덕분에 좋은 경험 했답디다~~~울 마님께서
ㅎㅎㅎ 수제비님! 제가 그날 술이 과해서리... 좀 쑥스럽네요. 암튼 즐거웠습니다.^^
대장님의 진솔한 모습에 기쁨두배 행복세배 만족도백퍼센트 이만하면 그날 최고의 산행이죠
복받님! 진솔한 것은 좋은 것이지만 조금 쑥스럽네요.^^ 암튼 감사,고맙,즐거웠습니다.
저는 존다고 재미있는구경을 못했읍니만 상당히 재미가 솔솔했다나요 대장님 즐겁게사시면 우리는 언제나 청춘입니다
감사 합니다. 종소리님, 종소리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조금은 위안이 되는 것 같습니다.ㅎㅎㅎㅎ 암튼 즐거운 산행이였습니다. 그날 제가 넘 취해서 등대님께서 저를 바래다 주신 것 까지도 기억이 않나니... 종소리님께서 전화 주시지 않았다면 까맣게 잊고 있었을 겁니다. 감사 드립니다.-꾸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