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뭐길래
톨스토이는 “아, 돈이여! 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슬픈 일이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돈 때문에 너무나 슬픈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재산문제 때문에 형의 집에 불을 질러 네 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은 정말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6월 4일 오전 4시 30분쯤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집주인 강모(41)씨와 강씨의 10세, 7세, 4세 난 딸이 숨졌다. 범인은 바로 집주인의 남동생이었다.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강씨는 이날 저녁 자기가 운영하는 횟집의 영업을 끝내고 부인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부인이 “결혼 전 시아버지가 소유하고 있던 아파트가 당신 것인 줄 알았다”며 싫은 소리를 하자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 20ℓ를 구입해 형 부부와 부모가 함께 사는 고산동 주택으로 찾아가 잠을 자고 있던 형의 몸과 거실 등에 휘발유를 뿌렸고, 잠에서 깬 형과 크게 다퉜으며 급기야 라이터로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화로 아까운 네 목숨이 세상을 떠났고, 강씨 본인도 심한 화상을 입었다. 문제의 발단은 재산다툼이다. 아직 부친이 정정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형제간에 다툼이 있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2012년 12월 2일 밤에는 전북 군산시 옥구면의 강모(60)씨 집에서 강씨가 불에 타 숨졌다. 강씨는 이날 형제들과 재산문제로 다툰 뒤 술을 마시고 귀가해 집과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질렀다는 것이다. 의정부의 강씨는 방화를 저질러서 형과 조카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것에 비해 군산의 강씨는 스스로의 목숨을 앗아간 차이점이 있지만 결국 돈문제 때문에 불을 질렀다는 점에서는 같다.
경남 거제에서는 매부가 운영하는 병원 건물에 불을 지른 처남이 있었다. 황모씨는 여동생의 남편인 박모(48)씨가 운영하는 거제시 고현동 병원을 찾아가 화장실 바닥에 휘발유를 뿌린 후 휴지와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질렀다. 아버지와 2년간 비디오방을 운영해 온 황씨는 이익금을 분배하는 문제로 아버지와 민사소송을 진행하던 중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박씨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자 이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씁쓸함을 안겨준 사건이었다.
강원 춘천에서는 어머니의 소재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삼촌 집에 불을 지른 사람도 있다. 이모씨는 춘천시 남면 추곡리 외삼촌(67) 집 창고에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이튿날 또다시 찾아가 불을 질렀다. 화재 당시 친척들이 모두 집을 비운 상태라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전직 승려였던 이씨는 토지분할 문제로 어머니(72)와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4남매 중 셋째로 지난 2001년 아버지 사망 때 토지 750평 중 300평을 상속받은 이씨는 토지를 담보로 8천만원의 대출을 받았지만, 사업실패 등으로 탕진하고 사건을 저지른 무렵에는 이자조차 갚지 못해 땅이 경매에 넘어갈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궁지에 몰린 이씨는 나머지 땅 450평마저 내놓으라며 어머니를 강제로 끌고 다니며 각서를 쓰게 하고 협박하는 등 괴롭혀 어머니가 이씨를 피해 잠적한 상태였는데 외삼촌이 어머니의 소재를 안가르쳐준다고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양구서에서도 땅 문제로 난동을 부리다 어머니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존속상해)로 오모(49·농업)씨가 검거됐다. 오씨는 2억원 상당의 밭 2천500평을 팔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만취상태에서 액자를 방에 집어던져 어머니(78)가 파편에 머리를 맞아 3㎝가량 상처를 입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경찰에서 "땅을 팔자고 했는데 이를 거절해 술김에 격분한 것 같다"고 했다. 정선에서는 동거녀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 등으로 허모씨가 구속됐다. 허씨와 심씨는 각각 이혼한 상태에서 만나 14년간 함께 살아왔으며 부동산 등 재산분할과 마을 입구에 들어설 장례식장에서 지급한 보상비 등 금전적 문제로 자주 다투다가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충청도 한 마을에서 3대째 농사를 짓고 있다 토지보상으로 100억원을 받은 Y씨는 큰 돈이 들어왔지만 정든 집이 사라지고 조상 묘까지 이장을 하게 되면서 우울해 하다가 끝내 끝내 자살을 한 사례도 있었다.
요즘 우리는 황금만능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돈이라면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 사랑도, 권력도, 아름다움도 돈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돈 때문에 사람들의 인간관계는 파괴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토지보상 때문에 멀어지는 가족들의 심리적인 거리라고 할 수 있다. 정을 주고받으며 평화롭게 살던 가족들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거액의 보상금 때문에 싸우고 소송을 걸고 살인을 저지르는 사태에 이른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이렇게 지적한다.
❝요즘 세상이 갈수록 물질을 숭배하고, 권력과 소유에 대한 끝없는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외적 발전의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상대적인 세계에서 이렇게 공허한 노력을 하다 보니 사람들은 내면의 평화와 마음의 행복에서 점점 멀어져 방황하게 됩니다.❞
이런 시대에서 필요한 것은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보자.
❝수행은 최고의 방법이며, 연로하거나 젊거나 중년이거나 모두를 행복으로 인도합니다. 수행은 ‘탁월한’ 향수와 같아서 바람을 타고 향기가 흘러가는 일반 향수와 달리 신선한 향기를 사방으로 내뿜습니다. 수행은 비할 데 없는 연고와 같아서 착각의 쓰라린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줍니다.❞
수행을 통해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얻는다면, 그리하여 물질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이 뭐길래, 우리는 그 질곡(桎梏)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첫댓글 “아, 돈이여! 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슬픈 일이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가?”
톨스토이의 말이 공감이 가는군요.
돈이 정말 뭐길래---이 세상 사람들이 돈 때문에 울고 웃고 하는걸까요?
돈은 곧 힘이지요---
정말 돈이 뭐길래 사람들을 웃게 하고 울게 만드는걸까요?
돈은 있다가고 없고 업다가도 있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