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과 깨끗한 바람, 맑은 비가 지어준 밥과 우리 밀로 만든 만두피에 유기농 야채로 속을 채운 만둣국, 농약 잔류물이 없는 유기농 토마토가 아이의 식판에 가지런히 담긴다. 정크 푸드와 탄산음료, 과자는 어디에도 없는 유치원. 이런 유치원을 찾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에 사는 김은정 씨(36세)는 철저한 유기농파다. 만 3세, 만 6세 두 아이를 둔 김씨는 큰아이가 아토피를 앓고 있어 밥상 위 모든 음식을 가급적 유기농으로 장만한다. 외식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잡곡밥을 지어 먹고, 빵도 유기농 통밀가루를 구입해 오븐에서 직접 굽는다. 일반 주스나 음료수 대신 유기재배 당근이나 사과를 갈아서 직접 주스를 만들어 먹일 정도다. 하지만 김씨는 워킹맘이라 주말에만 직접 아이의 밥상을 차려줄 수 있는 것이 안타깝다.
큰아이가 평일에 먹는 유치원 급식이 아이가 필요로 하는 영양을 충분히 채워주고 있는지 걱정이기 때문이다. 성장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유아기 아이들에게 유치원 급식은 매우 중요하다. 요즘 엄마들은 유치원을 선택할 때 급식 식단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는지, 영양사는 있는지, 급식 환경은 어떤지 등 고려해야 할 요소도 많다. 그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급식 식단. 연령별로 알맞은 영양을 섭취하도록 짜여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단백질만 강조한다든지 야채 또는 과일만 강조한 식단이 아니라, 아이의 건강과 성장을 위해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돼 있어야 한다. 6~8세 아이들은 하루 열량 1600kcal, 단백질 30g을 섭취해야 하고, 3~5세 아이들은 1400kcal 정도면 된다. 성장기는 아이들이 음식에 대한 기호가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다.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입맛을 잃게 만드는 주범이므로 탄산음료, 과자, 피자, 햄버거 등 자연식품이 아닌 식품들은 가급적 먹이지 않는 곳을 선택한다.
서울 서초구보건소 이현정 영양사가 추천하는 건강한 급식 식단 월요일 - 오전간식 10시(사과, 우유), 점심식사(보리밥, 오지어뭇국, 콩나물 쇠고기잡채, 감자조림, 열무김치), 오후간식 3시(고구마맛탕) 화요일 - 오전간식 10시(배, 우유), 점심식사(흑미밥, 어묵국 임연수어구이, 옥수수맛살전, 배추김치), 오후간식 3시(궁중떡볶이) 수요일 - 오전간식 10시(포도, 우유), 점심식사(강낭콩밥, 조랭이떡국, 멕시칸샐러드, 호박전, 오이무침), 오후간식 3시(야채튀김) 목요일 - 오전간식 10시(바나나셰이크, 약식), 점심식사(불고기덮밥, 뭇국, 야채샐러드, 배추김치), 오후간식 3시(핫케이크, 사과) 금요일 - 오전간식 10시(복숭아, 우유), 점심식사(고구마밥, 감자수제비국, 두부양념구이, 도토리묵무침, 배추김치), 오후간식 3시(잔치국수) 토요일 - 오전간식 10시(참외, 우유), 점심식사(흑미밥, 팽이버섯감잣국, 쇠불고기, 상추, 깻잎쌈, 깍두기), 오후간식 3시(고기야채전)
엄마표 밥상이 급식이 되는 그날까지 최근 우리나라 전체 유치원 중 95%가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연일 뉴스에서는 비위생적이고 부실한 급식을 비판하는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엄마의 정성이 듬뿍 담긴 도시락만큼 좋은 급식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 급식 좋다고 소문난 유치원의 숨은 비결은 바로 아이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 이윤을 남기기보다 100%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고 주방 시설을 청결하게 유지한다.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을 좌우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보건소의 이현정 영양사는 “저희 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데, 처음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 제일 궁금한 것이 바로 식단이더라고요. 식단 안내문은 발송하는지, 법적으로 아동 1백 명 이상인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은 영양사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인원수 대비 영양사가 있는지, 식단은 누가 짜는지, 조리원은 몇 명이나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해요. 아동 수에 비해 조리원이 너무 적으면 식사나 간식 메뉴에 가공식품이 많아질 수 있거든요. 식품을 어디서 제공받는지도 체크하면 좋겠지요. 요즘은 그런 점들을 유치원에서 먼저 알려주는 곳이 많은데, 그만큼 엄마들의 관심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설명한다.
우유 한 병, 쌀밥 한 그릇, 생선 요리, 과일 한 조각 등으로 구성된 일본의 전형적인 급식은 소박하지만 영양가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모든 급식 메뉴에 유기농 식품을 쓰도록 국가에서 규정하고 있다. 고기는 적게 쓰고 생선과 제철 과일, 야채, 식품첨가물이나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자연식품을 많이 쓰는 추세다.
아이가 한 가지 음식만 먹거나 좋아하는 음식만 먹는 편식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아이들은 야채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야채의 맛을 제대로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유치원을 선택할 때는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이기보다는 조리 방법을 다양하게 바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주는 곳을 선택한다. 과일이나 땅콩, 호두, 잣 등의 견과류, 떡, 빵, 고구마, 감자 등의 간식은 식사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식사 시 부족한 영양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므로 적절히 제공되는지 확인한다.
급식 좋다고 소문난 유치원 하늘유치원 2007년 일산 풍동 지역에 신설된 사립유치원. 600평 규모로 축구장, 골프장, 쿠킹 클래스, 놀이시설, 수영장, 도서관, 미술실, 영어실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오전 9시~오후 2시까지, 종일반은 오전 7시 30분~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매일 직접 갈아 만든 두유를 제공하며 유기농 간식을 준다. 문의 031-932-5950 토들러랜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단지 내에 있는 영아전담 어린이집. 생후 0~36개월 영아들만의 공간으로 이유식 및 중식, 간식 등 모든 먹을거리는 올가?초록마을 등의 유기농 제품만을 사용한다. 문의 031-707-8850 www.cyworld.co.kr/toddler12 샘터유치원 환경연합 에코생협(www.ecocoop.or.kr)에서 구입한 유기농 제품으로 급식 식단을 구성한다. 양천구 신월동 울창한 숲 속의 자연환경 속에 위치해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며 자연물을 탐색하고 다양한 탐색활동을 할 수 있다. 문의 02-2691-1424 www.isaemter.co.kr 우와 어린이집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에서 직송되는 유기농 계절 먹을거리로 만든 식단이 특징이다. 자연 추출물로 만든 아토피 전용 비누와 항균?항취?항알레르기 소재를 사용한 침구류를 제공한다. 서울 등촌동에 위치한다. 문의 02-3662-8003 wooah.kidis.co.kr 메이홈 매일 유기농 재료로 조리사가 부엌에서 직접 음식을 만드는 성북동의 영어, 중국어 유치원. 환경호르몬을 예방하기 위해 플라스틱 용기를 쓰지 않는다. 문의 02-3672-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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