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는 시청률 정상의 드라마는 아니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하는 KBS ‘태양인 이제마’의 인기 에도 못미치는
15%대의 시청률을 겨우 지켜나가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멋대로 해라’는 20~30대 마니아층을 중 심으로
열광적인 지지를 얻으며 각종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드라마 매회가 끝날 때마다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이 뽑은 ‘명장면, 명대사’가 수십건씩 올라온다.
시청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은 명장면을 담은 ‘추천동영상’도 게시판에 오른다.
한 시청자는 아름다운 대사들을 모아 엮은 한편의 시를 올리는가 하면
주요 장면을 배경으로 주제곡의 뮤직 비디오를 만들어 올 리는 ‘광팬’도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그룹 ‘3호선 버터플라이’의 ‘꿈꾸는 나비’라는 곡이
화제가 되었고 양동근, 이나영 의 가방과 목걸이 등의 소품도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상품으로 떠 오르고 있다.
‘네멋대로 해라’가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기존 트렌디 드라마에서 보여준 비현실적인 선남선녀들의 사랑 이야기를
벗어나 현실의 옷을 입고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을 창조해냈다는 데 있다.
소매치기 복수(양동근)를 좋아하는 미래(공효진)와 경(이나영)은
연적이지만 서로의 사랑을 인정하고 감싸안는다.
13회 경찰서에서 경이 형사에게 끌려가는 복수의 바지를 붙잡고 우는 장면.
일반적인 드라마라면 “경이씨, 미안해요” 등의 멋 진 대사가 등장할만한데
복수는 “경이씨, 바지 벗겨져요”라고 한다.
이런 엉뚱하지만 현실적인 대사들이 젊은 시청자들을 빨아들이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청자 이병숙씨는 “독특한 느낌의 대사와 배우들의 자연스런 연기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는 드라마”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