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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명당’엔 대박 비밀 있다 |
꿈·풍수·주인 친절 ‘3박자 조화’… 영험한 입소문 매출 급등 우편주문 쇄도 |
서울 노원구 상계동 편의점 ‘스파’
‘스파!’ 말 그대로 대단했다. 앞서 언급한 가판대들이 영세 매점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면 상계동에 자리한 편의점 ‘스파’는 전국 로또 판매 매출 3위 수준에 걸맞은 위용을 자랑했다.
그간 매스컴의 관심도 적지 않았고, ‘스파점=서울로또’를 연상케 할 만큼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섰다. 일찌감치 서울·경기지역 로또 1등 당첨자를 3회 배출한 덕분이다.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김현길(51) 씨 부부와 아들 안배 씨는 교대로 가게를 지킨다.
김 씨는 “1등이 나오기 직전마다 돌아가신 아버님이 꿈에 나타났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1등 3회 배출 매장의 매출은 어느 정도일까. 김 씨는 전국 3위 업체이니만큼 적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내심 말하기 싫어하는 눈치다.
“주당 매출이 1억을 넘느냐”는 질문에 한쪽 눈만 찡긋 감아 보인다. “사실 진짜 로또 대박을 터뜨린 사람은 저 같은 인기 판매소 주인이죠” 하고 나지막이 설명하며 “대기업 중역이 부럽지 않다”고 말한다. 로또 1등은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겠지만, 자신은 유흥업소처럼 단속대상도 아니고 복을 파는 일이니만큼 사람들과 즐겁게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
그는 대박 꿈이 아버지와 관련돼 있지만 상계동 자체의 터도 무시 못한다고 말한다. 서울 동북부 끝에 있으며, 수락산과 불암산이 동북쪽에 자리 잡고 있어 상계동의 많은 부분은 이 두 산에서 이어진 산자락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란다.
수원 원천동 ‘로또삼성점’ 경기지역 최초 1등 3회 배출 업소인 수원 원천동점은 ‘겸양’을 최고의 미덕으로 내세운다. 복권방 곳곳에 붙어 있는 글을 읽어보면 이 매장 주인의 소박한 생각을 느낄 수 있다.
“복권을 사서 한몫 잡거나 득을 보겠다는 생각은 맙시다. (…)편안한 마음으로 적은 액수로 즐기십시오. 로또 당첨금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돈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사신 복권의 수수료로 저는 단 한 푼도 호의호식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윤성(52·가명) 씨가 복권방과 연을 맺은 계기는 말 그대로 우연이었다. 강원도에서 평범한 중산층의 생활을 영위했지만 IMF 이후 금융사기를 겪은 데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불행까지 겹쳐 가족이 흩어져 살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반전의 계기는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찾아왔다. 로또가 유망하다는 얘기를 듣고 별 생각 없이 신청한 것이 판매인 모집에 당첨된 것. 힘겹게 창업자금을 끌어 모은 끝에 겨우 수원의 가장 인기 없는 지역에 매장을 열 수 있었다. 인테리어는커녕 버려진 의자와 가구들을 끌어 모아 쓰는 상황을 견뎌내야 했다.
그러나 행운은 금세 찾아왔다. 90회 116회 118회, 거의 연속적으로 3회에 걸쳐 1등 당첨자를 배출한 것이다. 순식간에 매스컴의 관심 대상이 됐음은 물론, 전국적인 로또 마니아들의 우편판매 문의 전화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어 씨는 모든 주문을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자신이 이 업을 시작한 계기는 가족이 함께 자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지, 자신 같은 서민들의 피 같은 돈을 끌어 모으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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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이라는 개념조차 없었다고 하지만 이 지명에는 오래전부터 로또 명당의 필수적인 요소로 거론된 ‘물’과 관련된 지명이 있었다고 주위 사람들은 말했다. 수원(水原) 원천(遠川)이란 지명이 바로 그것이다. 물을 두 개나 갖고 있는 지명이 얼마나 더 효과를 발휘할지는 더욱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충남 홍성군 오관리 ‘천하명당 복권방’
과연 로또 명당은 있는 걸까. 로또 초기 전남 순천시에서 로또복권 1등 당첨자가 4명이나 나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순천에서 1등 당첨자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낙안읍성(순천시 낙안면) 주변 금전산(金錢山)이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후 뚜렷한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실망감만 커졌다.
2002년 4월 한국 복권사상 최고 당첨금인 407억원의 대박 주인공을 탄생시킨 춘천은 꾸준하게 로또 명당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아무리 많은 화제 명당이 존재하더라도 하나의 로또 판매점에서 1등 당첨자가 다섯 번이나 나왔다는 것은 믿기 힘든 일이다. 2등 당첨자만 해도 8명, 3등 당첨자는 너무 많아 그 수를 세기를 포기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명당’이라는 말로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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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모여든 풍수지리가들의 이곳 터에 대한 해석은 대개 일치한다. 부를 누릴 수 있는 조건이 완벽하다는 것. 박성민(58·사진) 사장의 집 뒷산에서 발진한 용맥(龍脈)이 금마천을 만나 박 사장 집터를 거쳐 복권방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데다, 박 사장의 사주도 복권터와 잘 맞는다는 설명이다.
전국 각지에서 대박을 꿈꾸며 모여든 사람들로 복권방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충남과 태안을 들르는 사람들은 의레 ‘홍성 천하명당’을 찾는 것이 관례가 될 정도이고, 홍성군청에서도 적극적으로 관광상품으로 대우한다고 하니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우편판매 역시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약 6000명이 자신의 계좌번호와 주소를 알려온 상태고, 하루 200여 통의 전화 주문이 전국 각지에서 쏟아진다는 것. 이 업소의 인기를 시기하는 시선도 많아 최근에는 아예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박 사장은 “앞으로도 액운이 끼지 않도록 바른 행동과 마음가짐으로 살아야겠다”고 말했다.
로또 4만원어치를 사기 위해 홍성에 들른 천병영(47) 씨 부부는 “행운을 낚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며 로또 명당론이 근거가 있다고 주장한다.
“풍수 이론을 기반으로 한 명당이란 개념이 미신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앞서 다섯 명이나 그 효험을 체험했다고 하니 저도 그런 꿈을 꾸는 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그게 세상 사는 재미겠지요, 하하.”
오늘도 전국 수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로또 명당을 찾아 자신의 행운을 검증하고 있다. 과연 로또 명당은 현재의 명성을 계속 유지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