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승리의 안도감이라까?, 아니면 전날 대회에 대한 기대감과 너무 일찍 일어난 탓일까?,
점심 먹고 긴장감이 풀려서 그럴까? 꿀맛같은 점심뒤에 밀려오는 피곤함이 무거운 눈꺼풀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봉우형과 종윤이와 함께 울 마눌 애마인 비좁운 모닝에서 한숨 자기로 했다. 오후 1시경이니까
누님들 경기 응원하는데는 1시간정도로 낮잠 자는데는 충분한 시간 여유 있었다.
지하주차장은 밖에와는 달리 그리 덥지 않았다. 처음 문을 열어 놓고 잠을 청했지만 그래도
더운것은 마찬가지였다. 차가 너무 비좁아 차라리 돗자리 펴고 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뒷트렁크를 보니 돗자리 하나가 보였다. 우리는 막내인 종윤이보고 돗자리를 주면서 차밖에서
자라고 하니 떨떨한 표정으로 하필 왜 나냐는 식으로 투덜투덜하더니 그냥 체육관에서 자야겠다고 올라갔다.(막내인 동생을 챙기지 못하고 형들만 편하게 잘라고 한것에 대해 종윤이에게 미안했다.ㅎㅎ)
한참을 잤을까? 누군가 내 팔을 건드리는 것이 아닌가. 봉우형이였다. "너 코 심하게 골더라!"
"일어나서 누님들 경기 응원하려 가자" 우리 둘은 차에서 일어나 체육관으로 갔다.
벌써, 누님들 경기가 시작하고 있었고, 내 옆에서 정철이형이 "아이고, 저런"하면 한숨만 쉬고 있었다. 나두 차라리 내가 뛰는게 났겠다라는 긴장감이 밀려왔고, 결국 구봉 누님들에게 패하고 말았다.(ㅜㅜ) 사실, 구봉 누님들은 레슨 받은 흔적이 몸에 베어 있었고, 울 누님들은 이제 한 두어번 손발을 맞추고 대회에 참석했고, 그다지 레슨도 안받은 상태로 오로지 경력하나로 출전한 상태였으니까 패할 수밖에 없는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뒤이어 누님들은 또,역전패하고, 마지막 경기에서 역전승했다.(1승 2패)
이 와중에도 정철이형이 "잘하면 2위다. 충호 니가 경기이사니까 진행석에 가서 알아봐라"이러는
것이다. 사실 2위했을까라는 의구심에 진행석에 가보니 구봉팀 우승, 3팀이 전부 1승2패로
점수차 계산하고 있었다. 얼듯보아 울 누님들이 3위하고 2점차로 2위인 것같았다. 이때, 경기에
참가한 민주누님이 와서 보고 있었다. 나는 "누나! 2위다. 축하해" 이러자 진행석에서 "맞아요.
2위 준우승에요. 축하합니다."라는 말에 "고맙습니다." 답변을 하고 서로 좋아라 했다.
민주누님 얼굴에 붉은빛 기쁨의 얼굴이 지금까지도 생생히 내 뇌리를 스친다. 이게 바로 진정한 클럽의 회원으로서 서로를 아끼고, 감싸고, 기뻐하는 맛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이제 남은 경기는 오후 6시 15분 우리팀 경기만 있었다.
형님,누님들은 너무 늦으니까 탄방동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라고 권유했는데, 그래도 우리팀
16강은 응원하고 가야겠다고 고집을 부려 결국 오후 6시에 남아서 응원를 했다. 경기중 이길때마다 나는 손으로 V자를 만들면 응원석에 응원하는 형님,누님들에게 약간의 퍼포먼스를 취했다.
16강 승이다. 가야할 회원들이 다시 떠날 수 없었다. 사실 7시경에 회장님과 저녁 선약을해 놓은 상태라 다들 이 자리를 떠나야 했는데, 그래도 끝까지 응원하여 다시 8강 승리하고 4강 준결승전만 남았다. 이때가 오후 7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나는 형님들과 누님들에게 이젠 선약시간도 넘었고, 빨리 자리를 떠나라고 떠밀어 결국은 보냈다.
드디어 준결승전. 종윤이와 밖에서 담배를 피우기 위해 밖에 나가 담배 2개피를 얻어 피우고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준결승 상대가 같이 담배를 나눠 피운분들이였다. 서로 잘해보자고 인사를
나누었고, 자리를 일어나는 순간 어깨와 다리의 근육통이 다시 느껴졌다. 스프레이 파스를 뿌리고 4강에 임했다. 상대팀은 우리보다 한수 위였고, 응원또한 대단했다. 결국 4강에서 쓴고배를
마시고 페회식까지 있다가 탄방동에 가서 저녁과 간단한 술을 하고 집으로 귀가했다.
집에 돌아와 오늘의 일을 회상해 보았다.
너무도 감사하고 기쁘고 희망이 보였다. 두달간의 남선클럽이 아픔을 가지고 왔는데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주신 삼성생명과 경기를 잘 진행해준신 대전배드민턴 연합회 회장님 이하 임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오늘 바쁜 일정에서 몸소 나와 응원해 주신 회원님들, 비록 클럽 차원에서 3팀밖에 출전을 못했지만 끝가지 열심히 경기해주신 형님들,누님들, 종윤이에게도 고맙다고 말씀 드립니다.
탄방초 공사로 비록 메뚜기 신세지만, 오늘도 부푼 꿈을 품고, 한자루 라켓를 들고 희망의 셔틀콕을 강하게 스메싱해 봅니다. 남선클럽 화이팅!!!
-남선클럽 경기이사 전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