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성 탄생 100주년 기념전
2012. 5. 26. - 8. 26. 덕수궁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 분관)에서 기념전이 열렸습니다. 다녀오신 분을 드물지 않을 정도로 만났습니다.
저도 서울 재판에 참석하였다가 어릴 적 친구와 함께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았습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루에 5~6번 큐레이터가 해설을 해 주고 있었습니다.
전 운이 좋게도 17:00정각에 미술관에 도착하여 큐레이터의 해설을 다 들을 수 있었습니다. 미리 “추천”에서 알릴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만 가을에 작가의 고향 대구미술관에서도 전시를 한다는 소식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루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대구미술관에는 덕수궁미술관에서 전시되었던 작품들이 다 전시될 수 없다고 합니다.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어서 덕수궁미술관에 가서 보실 것을 미리 알려드리지 못한 점에 대하여 매우 아쉽게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이인성이 누구냐’고 하실 분도 많으실 것으로 보입니다. 화가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일반인들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하던 것이 이인성의 인지도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물론, 형평과 정의를 잘 살펴보신 회원분이시라면 이미 수년전에 그의 “어느 가을날”이라는 대표작이 우리 회지의 표지로 사용된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올해가 탄생 100주년이므로 당연히 화가 이인성은 1912년생입니다. 대구에서 태어났습니다. 서동진에게 사사를 받았으며 영과회, 향토회 등의 구성원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조선미술대전에서의 입선과 일본 유학, 장인이 운영하던 남산병원 3층에 차린 “이인성 양화 연구소”등이 이채로운 이력입니다. 전시회에서 그가 그린 계산동 성당을 꼭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이인성은 김환기(1913년생), 박수근(1914년생), 이중섭(1916년생)과 동시대인이었습니다만 구상화에 대한 시각 변화와 함께 관전 화가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습니다만 누구나 그를 “조선의 보물”, “화단의 귀재”라고 부르는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가 1950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뜨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도 더욱 빨리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는 화가를 배출하였을 것입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이인성에게는 갓 돌이 지난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 아들이 이제 백발이 되었습니다. 백발이 된 아들이 대구전시회에는 그림을 빌려줄 수 없다고 하는 소장자의 횡포에 맞서 1인시위를 하는 장면이 지역신문에 보도되기도 하였습니다.
전시 대상이 확정된 후에 이 추천의 글을 쓰려고 계속 미루고 있었습니다만 이 글을 퇴고하는 순간까지도 지난 전시에 무려 27점의 작품을 내놓았던 소장자의 용단은 내려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늘 화첩이나 화면으로만 보던 “어느 가을날”이나 “해당화”, “까이유”를 우리 고향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아니면 또 언제 찾아올지 모릅니다. 꼭 가 보시기를 권합니다. 우선 한 번 가 보시고 다시 그 다음 주쯤에 또 한 번 가서 보시기를 강력히 권합니다.
색감이나 구도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주는 감동 등이 루브르나 대영박물관, 퐁피두나 테이트 갤러리에 있는 여느 작품에 비하여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서울미술관에는 천경자의 그림이 상설 전시되고 있습니다. 대구미술관에 이인성의 그림이 상설 전시 될 수 있을까요? 여러분들의 폭발적인 성원이 있다면 반드시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개월간의 덕수궁미술관 전시에는 11만여 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대구에서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인성을 만나러 올까요? 2012. 9. 11. 전시가 시작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순간, 달력을 한 번 봐 주십시오. 아직 2012. 12. 9.이 되지 않았다면 여러분에게 기회가 남은 것입니다.
부디 놓치지 마시라, 이인성 탄생 100주년 기념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