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이 그리운 날

[박재연]

 난 곤양면 가화리에서 8살까지 살다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9살부터 사천읍내에 살기 시작했다.

1968년도이니까 아직 사람들 살림살이는 다들 어려웠고,

읍내에서 작은 트럭하나를 갖고 운수업을 하던 아버진,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형편이

아니었읍에도 참 자린고비였던 거같다.

<오데사 화일>이라는 영화를 단체관람했는데,35원인가 그랬는데 40원을 주시지(과자도 사먹게)

딱 35원을 주셔서 서운했던 기억이 나니말이다..ㅎ

하기사 8남매의 맏이였던 아버지가 건사할 가족이 꽤 많긴 했던 거 같긴하다.

집이 읍내라고 사촌이며 친척들이 참 많이도 복작거렸던 게 우리집이었다.

옛날엔 학교가 멀어서 친척집에 기거하면서 학교다닌 친구들이 꽤나 많았었지..

요샌 다들 원룸이나 기숙사에 머물지만..

울엄마가 그 손님들 밥 해 대느라 고생꽤나 하셨을 거다.

사천역근처에서 사천읍내중심으로 들어오는 골목에 집이 있었는데

우리집 양쪽이웃은 다 술집(방석집)이었다.

밤마다 술먹고 노래부르는 소릴 들으며 3년정도 살았던 거같다.

5학년이 되던해 <청심이>라는 동네로 이살 갔는데,전화국뒤에 새로지은 문화주택단지였다.

그때만 해도 아파트는 커녕 빌라도 없던 때라 꽤 좋은 집처럼 느껴졌었다.

중선이나,호박떡거리에서도 걸어다니는 친구들이 많았으므로, 난 한번도 울 집이 학교다니기 멀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도시락 안 싸가고, 점심도 집에와서 먹고 다닌거같다.

울 외가는 산성밑에 정의동에 있었는데,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잘 해주셔서 자주 놀러갔다.

외숙모가 밥 해 먹이기 참 귀찮았을건데,난 그 땐 몰랐었다.

사천에서의 기억은 무수히 많지만,

중학교때 선진공원에 소풍 간 거..

초등학교때 두량못하고 수도산에 소풍 간 거..

그런 생각들이 날 때면 봄에는 선진공원에 벚꽃을 보고싶고,

가을엔 사천산성의 아주 오래된 나무들의 단풍색을 보고싶어진다.

사천초교는 소풍 가는 날마다 비가온다고...하늘에 밉보여서 그렇다고..

동성초교는 소풍날마다  날씨가 쾌청하다고 하는 오랜 이야기가 있었는데..ㅎㅎ

그냥 우연히 몇 번 그렇게 된 걸 서로 경쟁하느라 지어낸 얘기가 아닌가싶다.

사천장날에 장 구경을 하는 재미도 쏠쏠했지.

내친구 순옥이의 엄마는 잡화상을 했고,울아버지도 운수업하기전엔 신발가게를 했었다.

어린눈엔 비친 장날의 풍경은 참 시끌벅적했었다.

없는게 없는 거같은 사천장....내 맘대로 살 수 있는 건 거의 없었지만

요술의 정원처럼 읍내장엔 황홀하고 사고싶은 게 정말 많았었지.

<동아약국>에서 약을 사고<황금당>에서 결혼예물을 맞추고,

<사천극장>에서 영화를 보고<사천서점>에서 책을 사 보던 내 어린날의 사천은 어디로 갔을까?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겠지?

^^

[박선귀]

재연이 글을 읽어내려가면서 하나 둘 생각하면서 옛기억들이 새록새록 나는거 같다

극장친척분이 있어서 늘 공짜로 영화보고...그돈으로 풀빵 도너츠사서 먹었던 생각
그래서인지 요즘도 붕어빵 겨먹기도 하곤하지
중선 우리집에 가려면 두갈래 길이 있었는데...가끔 선술집 지날때마다
단장을 하고 한복을 차려입은 아가씨인지 아짐매인지 보곤했던것 같다..

가끔 어릴때 사천장날 풍경이 그리워질때가 있단다..
재연아 너무 고맙다..옛 생각을 하게 해줘서

[박선귀]

오늘도 재연이 글읽고 간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