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nia Vincit Amor, Benjamin West, 1809
Omnia Vincit Amor(옴니아 빈치트 아모르)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그리스 신화의 사랑의 신 에로스Eros는 로마에서는 라틴어로 아모르Amor나 쿠피도Cupido로 불렀고, 영어로는 큐피드Cupid라고 부른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벤저민 웨스트Benjamin West의 그림 제목 “옴니아 빈치트 아모르omnia vincit amor”는 라틴어로 “사랑은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뜻으로 영어로는 “Love Conquers All”로 번역된다. 사랑을 이길 자는 아무도 없다는 뜻이다. ‘아모르amor’와 ‘옴니아omnia’의 순서를 맞바꾸어서 우리말 어순대로 “아모르 빈치트 옴니아amor vincit omnia”로 쓰기도 한다. 이 말은 원래 베르길리우스의 『전원시Ekloge』에 나온다. “사랑은 모든 것을 지배한다. 그러니 우리도 사랑에 복종하자!”
웨스트의 그림에서 사랑의 신 아모르는 독수리, 말, 사자의 목에 끈을 묶어 손에 쥐고 몰고 있다. 그의 어머니 아프로디테는 그의 뒤에서 아들의 출정을 응원하고 있다. 비둘기는 그녀를 상징하는 새다. 하늘을 나는 제우스의 독수리는 바람(風)을, 바다를 달리는 포세이돈의 말은 물(水)을, 대지를 달리는 백수의 왕 사자는 흙(土)을 상징한다. 사랑의 신 아모르는 오른손에 사랑을 상징하는 횃불(火)을 들고 있다. ‘불같은 사랑’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웨스트의 그림은 만물을 구성하고 있는 4원소 중 아모르의 불이 나머지 3원소를 지배한다는 알레고리이기도 하다. 이 그림의 부제가 ‘3원소 속 사랑의 힘The Power of Love in the Three Elements’인 것은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카라바조Caravaggio의 그림 ‘승리자 아모르’는 영어로는 ‘Amor Victorious, Victorious Cupid’ 등으로 알려져 있어도 라틴어 제목은 “옴니아 빈치트 아모르”다. 그의 그림에서 아모르의 발 아래로 바이올린과 류트, 악보, 직각자와 컴퍼스, 갑옷, 코로네트, 펜과 원고, 월계관 등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마치 아모르가 인간의 모든 욕망을 상징하는 그 물건들을 발로 짓밟는 듯하다. 그가 왼발을 살짝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는 것은 마치 그 위에 올려져있는 코로네트조차도 그의 발아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인 듯하다. 특히 그의 오른쪽 허벅지 뒤로 천구의天球儀도 살짝 보인다. 그것은 아모르가 지상의 인간뿐 아니라 심지어 하늘의 신들도 지배한다는 뜻이리라.
승리자 에로스, Caravaggio, 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