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이야기] 대게
다리가 대나무같이 생겨서 붙은 이름… 양옆뿐 아니라 앞뒤로도 걸어요
대게
정지섭 기자
도움말= 이승환 국립수산과학원 독도수산연구센터 연구사 입력 2025.03.12. 00:50 조선일보
14일부터 나흘 동안 경북 영덕군 강구항에서는 대게 축제가 열려요. 앞서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는 이웃한 울진군 후포항에서도 대게 축제가 열렸죠. 올해 초 개통된 동해선 철길이 축제장 부근을 지나고 있어 역에서 셔틀버스도 운행한대요.
대게의 붉은색은 포식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한 '보호색'이래요. /롯데마트
껍데기 안에 가득 찬 흰 속살로 군침을 돌게 하는 대게는 번식을 앞두고 먹이 활동이 왕성한 지금이 제철인데요. 여느 게보다 월등히 큰 덩치 때문에 큰 대(大)자를 붙여 대게라고 부를 것 같지만, 실제는 다리가 붙어 있는 모양이 대나무 마디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갖게 됐어요. 지역에 따라서 ‘울진대게’ 또는 ‘영덕대게’라고 부르는데 사실은 같은 종류랍니다. 포항 영일만부터 북쪽에 이르는 동해 연안과 울릉도·독도 해역에 주로 살고 있답니다.
대게를 ‘킹크랩’과 종종 혼동하곤 하는데요. 킹크랩은 뾰족한 가시를 연상케 하는 돌기가 돋아 있고, 다리도 다섯 쌍이 아닌 네 쌍이랍니다. 주로 사는 곳도 베링해·알래스카·러시아 주변 바다죠. 대게를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수온이 3~4도 정도 되는 수심 200~400m 지점의 모래 또는 진흙 바닥인데요. 육식성이지만 직접 사냥은 하지 않고 바다 아래로 떨어지는 물고기의 사체나 각종 유기물들을 먹고 살아간답니다.
대게 특유의 불그스름한 색은 포식자의 눈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보호색이에요. 태양광의 붉은 파장은 바닷물에 일찍 흡수되는 특성이 있어 깊은 바다에 사는 동물들은 붉은색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든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게는 양옆으로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돌틈이나 구멍으로 쪼르르 숨는데요. 하지만 굳이 그렇게 살아갈 필요가 없는 대게는 앞뒤로도 걸어다닐 수 있어요.
대게는 번식할 때 한 번에 많게는 20만개나 되는 알을 낳는답니다. 어미가 이 알들을 몸에 붙이고 다니다가 일정 시간이 되면 몸길이 3㎜짜리 작은 새끼 게가 부화해요. 게는 개구리나 곤충들처럼 알에서 깨어났을 때와 다 자란 모습이 크게 다르답니다. 갓 부화한 게는 물벼룩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 단계를 ‘조에아’라고 해요. 이후 조금 더 게의 모습에 가까운 ‘메갈로파’라는 단계를 거쳐서 비로소 어린 게의 모습을 갖추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기까지 보통 두세 달 정도가 걸린답니다.
대게도 여느 게들과 마찬가지로 성장 과정에서 껍데기를 벗는데요. 대략 열 번 정도 껍데기를 벗고 열 살 정도가 되면 흔히 볼 수 있는 어른 게가 된답니다.
우리 어업 당국은 다 자라지 않은 어린 게가 남획되지 못하도록 일정 크기를 넘는 대게만 잡을 수 있게 하는데요. 다리 부분을 제외한 몸통의 길이가 9㎝를 초과해야 잡을 수 있답니다. 보통 바다 밑에 ‘자망’이라고 하는 그물을 늘어뜨리고 일정 기간 이후 그물에 걸린 대게를 걷어올려 잡지요.
정지섭 기자
용띠 해에 태어났지만 곰이나 돼지를 닮았다는 소리를 종종 듣습니다. 대학에선 역사를 배웠고, 군대에선 주로 군 기지 경비를 섰습니다. 신문사에 들어온 뒤 어느 한곳 깊게 파지는 못했지만, 널찍하게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글로 썼습니다. 지금은 지구촌 소식을 전하는데 손을 보태면서 틈틈이 동물(신문)과 짐승(인터넷) 얘기도 전하고 있습니다. 제 글을 읽는 여러분의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 속에 막힌 무언가가 뻥 뚫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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