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경찬의 불교문화 한 토막]
매주 목요일 불교문화에 대한 짧은 글을 올립니다.
38. 우리가 법당에서 주로 만나는 불보살님
(4) 동방유리광 약사여래불

아미타불 석가모니불 약사여래불
< 김천 직지사 대웅전 >
시방세계[온 세상]에 부처님이 두루 하시다는 의미로, 공간적인 의미의 삼존불을 모십니다. 바로 석가모니부처님을 좌우로 동방유리광 약사여래불과 서방정토 아미타불을 모시는 경우입니다.

아미타불 석가모니불 약사여래불
< 대구 동화사 대웅전 >
이 세 분의 부처님을 삼세불(三世佛)이라고 보통 말합니다. 그런데 세(世)는 시간을 의미하기 때문에 삼세불이 아니라 삼계불(三界佛)이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세 또한 세상이라는 뜻이 있으니, 삼세불이라 해도 무방하다 생각합니다.

< 대구 동화사 약사여래불 >
약사여래는 동방유리광정토(東方琉璃光淨土)의 교주입니다. 약그릇[약합(藥盒), 약기(藥器)]을 들고 계십니다.
약사여래는 이곳으로부터 동쪽으로 10항하사수(恒河沙數)(갠지스강의 모래알 수) 불국토를 지나 정유리세계(淨琉璃世界)에 계십니다. 경전에서는 약사유리광여래라 합니다. 약사여래는 모든 중생들의 질병을 고쳐주며 재앙으로부터 구해주며 나아가 무상보리[위없는 깨달음]를 얻도록 도와주시기에 대의왕불(大醫王佛)이라고 합니다.

< 김천 직지사 약사여래불 >
약사여래본원공덕경(약칭 약사경)에 의하면, 약사여래는 과거 보살(약왕보살)로서 수행할 적에 12가지 대원을 세웠습니다. 12대원을 살펴보면, 약사여래는 단지 병만 다스리는 분이 아니라 의식주 등 중생의 모든 고통을 해결해 주시고 결국 깨달음을 얻게 하고자 함을 알 수 있습니다.

< 경주 기림사 약사전 >
동방유리광정토에서 두 분의 상수보살이 있으니 일광변조(日光遍照)보살과 월광변조(月光遍照)보살입니다. 보통 일광보살, 월광보살이라고 합니다.

<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 >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을 오늘날 약사여래불로 모십니다.
수업 시간에 어떤 분이 질문합니다.
“갓바위 부처님과 수험생 학업 성취와 무슨 연관이 있습니까?”
저는 경전에 입각하여 답변하였습니다.
“약사경에 의하면, 약사여래는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부처님의 지혜를 얻게 해 주신다고 하였습니다. 부처님의 지혜가 수험생과 관련되어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때 다른 분이 말씀합니다.
“교수님, 그것보다는 갓바위 부처님의 갓이 대학생 학사모하고 비슷해서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순간 대중들은 격한 반응을 보이며 동감하였습니다.
어떤 경우, 식자의 지식보다 삶 속에서 알게 된 지혜가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