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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스크랩 006_한옥 스테이 | 한옥 마을_내셔널트러스트 나주 도래마을 옛집
연초록 추천 0 조회 60 12.09.22 12:5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101005 .한옥의 향기

006_한옥 스테이 | 한옥 마을_내셔널트러스트 나주 도래마을 옛집

우리는 전통 한옥 바라기입니다
 

 

내셔널트러스트 운동 덕에 다 쓰러져가던 한옥집이 되살아났다.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과 기부, 구슬땀 같은 노력을 더해 가꾼 문화유산이 시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전남 나주 도래마을 홍씨 가옥은 전통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건축 양식과 오래된 한옥 마을 분위기를 잘 보존하고 있어 그 가치가 더욱 크다. 시민문화유산 2호로 지정된 나주 도래마을 옛집으로 떠나보는 19세기 근대 문화 여행.

 
 

1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신복순?김현숙 간사와 옛집 지킴이 정명자 씨. 서울에서 놀러온 아이들(이상현?상빈, 박승욱?연주)이 모두 모였다.


2 한 쌍의 오리가 옛집 마당을 지킨다.
3 전통 대나무 악기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잇감이다.


남쪽으로 내려오니 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듯했다. 광주에서 1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나주 도래마을. 사방이 한옥이다. 마을 입구에는 한창 공사 중인 집도 있고, 온통 한옥 그림뿐인 지도도 눈에 띈다. 정자 아래 삼삼오오 모여 앉은 동네 어르신들. 마치 판소리 한 마당 울려 퍼질 것 같은 널따란 누마루에 앉아 누군가는 책을 읽고, 누군가는 한가로이 낮잠을 자며, 한쪽에서는 장기를 두고 있으니 한옥이라는 걸 빼면 특별할 게 없는 시골 풍경이다. ‘여기가 모두 도래마을 옛집인가?’ 고개를 갸웃하며 정자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오른편에 초가집 지붕이 보인다. 한 마을이 모두 한옥으로 이루어진 풍산 홍씨 집성촌, 그곳에 내셔널트러스트에서 운영하는 ‘나주 도래마을 옛집’이 자리한다.
내셔널트러스트는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과 기부를 통해 가치 있는 문화유산을 영구히 보전하는 시민 환경 운동이다. 보존한 문화유산을 다시 시민에게 개방,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 환원 운동이라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발족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나주 도래마을 옛집은 시민들의 후원금을 모아 매입한 시민문화유산 2호로, 안채와 대문채를 원형으로 복원하고 후원금을 낸 시민이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는 별당채를 신축해 2009년 3월 일반에 개방했다. 후원한 시민들과 재단의 땀방울로 결실을 맺은 ‘옛집’은 오랜 시간의 흔적은 고스란히 간직했으되 결코 허름하지 않고 기품을 갖춘 정갈한 모습으로 손님을 반긴다.


4 1백만 원을 후원하면 옛집의 명예 주인이 될 수 있고, 2년간 6박의 한옥 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다.

때마침 서울에서 온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옛집을 구경하고 있었다. “자, 얘들아 설명 듣자. 도래마을은 전형적인 배산임수형 마을이에요. 뒷산 이름은 식산인데, 식산 자락인 감태봉 계곡에서 세 갈래의 물줄기가 흘러내려 내천 川자 모양을 이룬다 해서 도천이라 불렀지요. 내천 자의 내가 ‘래’로 발음되어 마을 이름이 도래가 되었어요. 자, 이 한옥은 홍씨 집안 넷째의 가옥으로 지난 1936년…” 내셔널트러스트 김현숙 간사가 조곤조곤 설명을 이어가자 아이들은 알아듣는지 못 알아듣는지 연방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눈길은 온통 마당 한쪽에 놓인 오리 한 쌍과 대나무 악기에 쏠려 있다. 옛집 설명이 끝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오리에게 달려가 말을 걸고 대나무 악기를 잡는다. 말수가 적은 자그마한 여자아이는 옛집 지킴이 신복순 간사와 함께 봉숭아 물들이기에 한창이다.
“왜 오리가 부리를 벌리고 있어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오리도 힘들어하는 거야. 우리 같이 오리한테 물 줄까?” “저 대나무는 왜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요?” “옛날에는 이 대나무를 이렇게 치면서 놀았대. 한번 쳐볼까?” “저는 짚 고리 던지기 할래요!”

5 스테이를 할 수 있는 별당채. 내셔널트러스트 회원의 경우 15~20만 원의 비용을 내면 묵을 수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사람들 나주 도래마을 옛집은 풍산 홍씨 종가의 형제 중 넷째가 분가하면서 1936년에 지은 도래마을의 가장 중심에 자리한 근대식 가옥이다. “도래마을은 고려시대에 남평 문씨 집안이 들어와 살던 마을입니다. 조선 초기에는 강화 최씨가 들어와 마을을 이루다 조선 중종 때 기묘사화가 일어나자 화를 피하기 위해 풍산 홍씨가 낙향해 지금의 집성촌을 이루게 되었지요.” 신복순 간사의 설명이다. 옛집의 안채는 한옥으로는 드물게 서향인데, 이는 마을 전체가 배산임수형 지형을 따랐기 때문이다. 안채는 일자형으로 부엌, 안방, 대청, 건넌방, 사랑방이 모두 일렬로 자리한 구조다. 그러다 보니 대청마루가 마치 현대 주거 공간의 복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안채에 사랑방이 달린 구조로 마루에 칸을 나눠 문을 달아 닫으면 독립적인 사랑채가 된다. 사용 공간에 따라 칸살이를 자유롭게 배열하고 부엌 측면에 붙박이장을 달아 식기 수납을 하도록 하는 등 살기 편하게 간소화, 기능화한 근대 가옥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명예 주인이나 회원이면 누구나 한옥 스테이를 신청할 수 있는 ‘별당채’는 한옥을 현대의 주거 생활에 맞게 발전시키고자 하는 시도로 지었다. 외부는 안채·문간채와 잘 어울리도록 한옥의 구조를 갖췄고, 내부에는 작은 부엌과 화장실 등의 편의 시설을 마련해 이용객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신축했다. 네 짝의 분합문(들어 여는 창)을 달아 여름에는 마루와 함께 내부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예전에 곳간이던 곳을 현재 사무실로 쓰고 있으며, 퇴비사 堆肥舍와 뒷간으로 쓰던 곳은 작은 도서관과 화장실, 간이 부엌으로 사용한다. 옛집의 교육, 문화, 관리를 담당하는 내셔널트러스트 식구들이 함께 문간채, 별당채, 안채를 복원했다고. “한옥을 유지하는 일은 무척 정성을 요하는 일입니다. 때가 되면 문살에 창호지를 붙이고 바닥에 한지 장판을 바르고 습기가 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틀에 한 번 아궁이에 불도 때야 해요. ”"


입구 별관에는 삼태기, 맷방석, 짚신 등 옛집에서 쓰던 우리 옛 물건을 전시하고 있다.

내셔널트러스트 옛집 지킴이 직원들은 날씨가 무더워서인지 생활한복을 벗고 한결 자유로운 캐주얼 차림이다. 그래도 전통문화 알리는 데에는 누구보다 열심이다. 한가위 상차림, 겨우내 찬거리 장아찌 배우기, 전통 장 담그기, 향토 과자(동아정과) 등 다양한 전통 음식 강좌는 누구나 신청만 하면 체험할 수 있다. 머지않아 추수를 마치면 ‘이엉 얹기’ 체험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이엉 얹기는 겨울이 오기 전 초가집의 지붕을 보수하는 품앗이로, 요즘은 이엉을 엮을 줄 아는 사람을 찾는 게 어려워 곧 무형문화재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전통문화가 될지도 모른다는 설명이다. 도래마을 옛집의 하루는 분주하기만 하다. 매일 전통 한옥과 도래마을에 관심 많은 관람객이 잠깐이나마 둘러보기 위해 방문하는데, 옛집 지킴이들은 그보다 하루라도 직접 체험해볼 것을 권한다. 내셔널트러스트에서 운영하는 ‘나주 도래마을 옛집’의 별당채를 시작으로, 현재 인근에 나주시의 지원을 받아 한옥 민박집을 운영하는 곳만 10여 곳이다. 운이 좋으면 나주의 유명 공예품인 나주 소반에 깔끔하게 차린 아침상도 받을 수 있다. “아침 일찍 뒷산에 자리한 계은정으로 오르는 숲길을 걸어보세요. 맑은 공기 탓인지 하룻밤 묵는 분들도 모두 거뜬하게 아침 일찍 일어나 새소리를 듣고 새벽이슬을 밟으며 오르더군요. 길 옆에 무슨 꽃이 피었는지 하나하나 관찰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거든요.” 시골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그저 오래된 집에 불과할 수 있는 전통 한옥을 복원하고 가꾸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옛집을 ‘공동 구매’해 복원하고 지켜가는 일, 우리가 지켜내고 바로 알아야 할 문화 운동이자 어떤 사업보다도 ‘찬란한 수익’을 창출하는 일이 아닐까.


도래마을 옛집에서는 초가집 이엉 얹기 행사를 체험할 수 있다.

재단법인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 기금은…
한국내셔널트러스트(www.nationaltrust.or.kr)는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을 잘 보전하고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 지난 2000년 발족했다. 2002년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를 최초의 시민문화유산으로 확보하고 같은 해 혜곡 최순우 선생의 고택을 매입, 2년여에 걸친 보수?복원 과정을 거쳐 2004년 시민에게 개방했다. 지난 2004년에는 동강 제장마을을, 지난 2006년에는 시민들의 기부와 후원금으로 나주 도래마을 옛집을 매입해 안채와 대문채를 원형으로 복원하고, 전시 공간을 위한 별당채를 신축했다. 도래마을 옛집은 시민문화유산 제2호로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전통 가옥으로는 시민문화유산 제3호인 권진규 아틀리에가 있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9월호) | 기자/에디터 : 이지현 / 사진 : 김성용
촬영 협조 나주 도래마을 옛집(061-336-3675)
 
 

 

101005 .한옥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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