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의 골드는 열려있는 아름다운 금빛 새장을 노래한다. 이국적인 컬러들보다 더 우아하게 빛나는 골드버드. 정제된 골드 라메의 우아한 표현, 바로 그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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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니
코코 샤넬이 한 프랑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을 별처럼 화려하게 꾸미고 싶다고 했던 말은 77년이나 지난 오늘에서야 세상에 완벽하게 이해된 것 같다. 물론 샤넬 코스메틱의 도미니끄 몽꾸뚜아와 아이디모라베츠가 그녀의 뜻을 제품으로 이어나가는 장인정신을 발휘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반짝임, 즉 디스코를 출 것 같은 무희의 굵은 라메가 아니라 우아함을 담은, 매끈하게 발리는 은하수 같은 글리터는 과학의 진보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컬러에도 텍스처가 있다는 말은, 컬러와 빛이 불가분의 관계라는 의미입니다.” 거장들의 머릿속은 비슷한 구조인지도 모르겠다. 놀랍게도 아티스트 슈에무라 역시 이런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남겼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제안한 리조트 럭셔리 룩을 보면 태양이 키스한 것 같은 피부 위에 금가루가 내려앉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지금의 골드 룩은? 패션 디자이너 캘빈 차오(Calvin Tsao)의 손에서 완성된 슈에무라의 루즈 언리미티드 패키지의 느낌이라면 설명이 될까. 럭셔리한 크리스털 느낌을 갖춘 미학적 관점과, 어떤 여자도 망설임 없이 집을 수 있는 실용적인 관점이 모두 고안된 색상이란 말이다. 이번 시즌만큼은 많은 디자이너가 다양한 톤을 적극 활용해 골드 컬러가지닌 시크함과 글래머러스한 느낌을 한층 부각시켰다. 베르사체는 우아한 골드 룩을 선보였으며, 잭 포즌의 런웨이에서는 눈꼬리를 강조한 아이 메이크업으로 세련된 골드 메이크업과 조우했다. 파운데이션과 섞어 사용하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플루이드 쉬어 골드 베이지와 골드 펄이 가미된 아이보리 화이트 컬러의 슈에무라 글로우 온의 P골드91 컬러가 그 첫 테이프를 끊는다. 조금 더 달려가면 타오르는 햇살처럼 빛나는 글리터 골드 섀도인 프라이멀 컬러 스틱 블레이즈드 골드를 만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샤넬의 피터 필립스는 조금 더 이국적인 컬러들로 날갯짓한다. 이른 감이 있지만 크리스마스 컬렉션을 통해 자신에게 영감을 준 오브제, 금빛 새장을 블러셔로 바꿔내고 있는데, 레티사쥬라메 드 샤넬이 그것이다. 에디터가 개인적으로도 꼭 소장하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무늬의 골드 블러셔인데 브론즈와 골드의 미묘한 모노크롬을 표현해 피부 혈색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다. 얼굴의 윤곽선, 피부, 목, 어깨 라인 어디라도 사용할 수 있는데, 피부에 부담스러운 노란색 골드 가루가 얹히는 상상은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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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카 드 라 덴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톰 페슈는 마르니의 앤티크 목걸이에서 영감을 받아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에 앤티크 골드를 선택했다“. 골드는 강력해요. 왜냐하면 양성적이잖아요. 남성스러울 수도, 여성스러울 수도 있죠.”그가 표현한 골드는 미우 미우 쇼에서 팻 맥그라스가 선보인 글리터 메이크업만큼 반짝이지 않아도 충분히 섹시하고 매력적이다. 그렇다면골드 룩에 마스카라를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예상대로 이번 시즌은‘함께’이다. 타미 힐피거 쇼에서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리사 버틀러는 그녀 자신이 이름 지은‘ Very Gold Look’을 위해 세 가지 톤을 적용하며 말했다“. 이룩은 매우 건강해 보이면서도 매혹적이에요. 지나치게 구조적이지도 않고요. 하지만 이번 골드 아이 메이크업에서 중요한 건 마스카라에 목숨을 걸었다는 거죠.”
먼저 주목할 것은 싱글 섀도가 아닌 팔레트와 듀오 스타일의 섀도가 지배적이라는 것. 맥은 골드를 파티와 축제 같은 캐주얼하고 시크한 분위기와, 둘만의 아늑한 저녁이라는 두 상황에 동시에 어울린다는 것을 제품으로 증명했다. 탁한 브라운과 골드가 반반인 미네랄라이즈 아이섀도우 듀오 미드나잇 메드니스를 보라. 새로 나온 맥의 헐리데이 아이섀도 듀오의 절반이 골드 컬러를 품고 있다면 설명이 될까. 뿐만 아니라 페미닌하면서도 지적인 피치, 우아하면서도 진취적인 여성스러움을 연출하는 골드 컬러의 미키모토 코스메틱 카시아 아트 아이 컬러도 두 가지 골드 톤을 제안한다. 랑콤의 옹브르 압솔뤼 레 뉘 팔레트는 동틀 무렵의 빛에서 영감을 얻은 골드와 브론즈가 섬세하고 은은하게 빛나는 눈매를 완성해주는 골드 벨벳 같은 섀도이며, 알렉산더 왕 아이 컴팩트로 불리는, 눈 머리에 반짝임과, 눈꼬리에 음영을 줄 수 있는 시세이도마끼아쥬 아이 크리에이터는 바비 브라운의 골드 스톤 롱 웨어 아이 팔레트만큼 촉촉하고 빛나는 눈동자로 연출하게 도와준다. 골드 피그먼트도 거울 조각처럼 빛나는 굵은 라메 일색이던 기존과 다르게 창조되었다. 부드러운 밝은 골드 피치 컬러의 섬세한 질감의 눈두덩으로 만들어줄 맥 피그먼트 멜론 컬러는 이번 시즌 골드 트렌드의 진수를 보여준다. 같은 피그먼트인 미키모토 코스메틱의 스파클링 파우더골드는 아이섀도 위에 포인트를 줄 뿐 아니라 다크 서클을 감춰주는 효과까지 있다. 파우더형 아이섀도인 비디 비치 스파클리 텍스처 아이섀도 골드와 메이크업 포에버의 스타 파우더 골드도입자가 고운 밀착형이라 섹시하고 드라마틱한 눈두덩을 완성해준다. 이렇듯 이번 시즌 골드 송은 애절하기 그지없다. 심지어 립밤으로 유명한 버츠비에서까지 시어 레몬이라는 이름으로 골드빛으로 빛나는 립밤을 내놓았을 정도니까. 반면에 옐로 골드 라메와 오렌지 골드 라메가 함유된 안나 수이의 글리터 아이 칼라스틱 골드와 골든 누드 컬러의 고급스러움을 발하는 베네피트의 러브 유어 룩 글로스 존 아웃, 더히스토리오브 후의 공진향 미 럭셔리글로스 리얼골드는 좀 더 내추럴하다.
마지막 포인트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단연 아이라이너다. 비디 비치의 볼드 아이라이너 라이트 골드와 시슬리 휘또 콜 스타 코퍼 골드는 폴리머 진주 입자로 견고하면서 부드럽고 화려한 눈가를 연출해주는 아이템. 에뛰드 하우스의 반짝 눈물 라이너 태양빛 눈물은 빛의 각도에 따라오묘하게 반짝이며 눈가를 돋보이게 한다. 눈 밑 애교살에 살짝 덧발라주면 크고 촉촉한 눈매를 완성시키는 보브 아이팟스틱 아이퀸 샤인 골드도 깜짝 놀랄 만한 효과로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런 고급스러움과 세련된 여성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골드 아이템들은 지금, 가을에 걸맞게 부드럽고 따뜻한 스타일로 레이어드하기 위해 줄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길게 대기 중이다.
첫댓글 나도 저 화장법이 어울렸으면...
저런 화장이 어울리는 사람은 저 모델 뿐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