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사람이 지음받았다는 말의 의미
손재익 목사
(한길교회 담임)
https://youtu.be/ztjgRC5Z3cA
창세기 1:26-27
26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유일한 피조물 사람
창세기 1:11, 12, 21, 24, 25를 보시면 식물과 동물은 ‘각기 그 종류대로’ 창조되었는데, 창세기 1:26-27을 보시면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창조되었습니다.얼핏 읽으면 잘 안보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금방 눈에 띄는 아주 중요한 차이입니다.
식물과 동물에게는 하나님의 형상이 없습니다. 오직 사람에게만 하나님의 형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에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하셨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요?
‘형상’과 ‘모양’이라는 단어의 뜻은?
여기에서 우리는 ‘형상’(צֶלֶם,image, imago)이라는 말과 ‘모양’(דְּמוּת,likeness, imilitudo)이라는 말이 과연 무슨 뜻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종교개혁 이전에 살았던 우리의 믿음의 선배들은 ‘형상’과 ‘모양’은 서로 다른 뜻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그래서 어떤 분들은 ‘형상’은 신체적 특성, ‘모양’은 영적인 특성이라고 생각했고, 또 다른 어떤 분들은 ‘형상’은 사람의 사람다운 특성, ‘모양’은 본래적으로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자질들로서 계발되기도 하고 상실되기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종교개혁자들은 이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잘 지적해 주었으니, ‘형상’(צֶלֶם,image, imago)과 ‘모양’(דְּמוּת,likeness, similitudo)을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둘은 교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말입니다. 즉 같은 말을 그냥 다르게 표현한 것에 불과한 것이죠.
왜 그럴까요? 3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① 창세기 1:26을 보시면 형상과 모양이라는 두 개의 단어가 사용되지만, 창세기 1:27에는 “형상대로”만 나옵니다.이것은 형상과 모양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만약 형상과 모양이 다르다면 창세기 1:27에서도 창세기 1:26과 동일하게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하나님의 모양대로”라고 했어야 할 것입니다.
② 창세기 5:1-2을 보시면 “(1)이것은 아담의 계보를 적은 책이니라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실 때에 하나님의 모양대로지으시되 (2)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고 그들이 창조되던 날에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고 그들의 이름을 사람이라 일컬으셨더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창세기 1:27에는 “형상대로”라는 말만 나와 있는데, 창세기 5:1은 “모양대로”라는 말만 나와 있으니, 이렇게 표현했다는 것은 형상과 모양이 의미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③ 창세기 5:3을 보시면 “아담은 백삼십 세에 자기의 모양 곧 자기의 형상과 같은 아들을 낳아 이름을 셋이라 하였고”이라고 되어 있어서 모양이 곧 형상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이처럼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라는 말은 “하나님의 형상대로”라는 말로 줄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라는 말의 의미는?
그렇다면 여러분~!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하나님에게 우리와 같은 눈, 코, 입이 있을까요? 하나님에게 손과 발이 있을까요? 아닐 겁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하나님을 ‘영’이시라고 말씀하기 때문입니다(요 4:24). 또한 사람이 타락한 이후에 키가 작아졌다던지, 얼굴이 못 생겨졌다든지, 눈이나 코가 사라졌다든지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외모는 그대로였습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형상이란 외모를 말하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라는 말은 하나님이 원형(archetype)이시고 사람은 하나님의 반영(reflection)이라는 뜻입니다.즉 사람은 하나님을 반영하는 존재로 창조되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의 요소
그렇다면 하나님의 어떤 점들을 반영하고 있을까? 창세기에서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지만,우리는 신약성경을 통해 그 내용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구절이 에베소서 4:24과 골로새서 3:10입니다.
에베소서 4:24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이 구절에 의하면 ‘하나님을 따라’ 지으심을 받는다고 말하는데, 그것을 ‘의와 진리의 거룩함’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골로새서 3:10
새 사람을 입었으니 이는 자기를 창조하신 이의 형상을 따라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은 자니라
이 구절에 의하면 ‘창조하신 이의 형상을 따라’라고 이야기하면서 ‘지식’을 이야기합니다.
방금 찾아본 에베소서 4:24과 골로새서 3:10, 이 두 구절에 따르면 구원받은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다시 새롭게 지으심을 받는데, 하나님에게 있는 “지식, 의로움, 거룩함”을 반영한 존재가 됩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형상에는 지식, 의로움, 거룩함이 있습니다.
이 말씀을 근거로 다시 정리해 보면, 태초에 있었던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속한 지식, 의로움, 거룩함을 가졌더랬습니다. 지, 정, 의가 온전한 사람, 전인격이 거룩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기에 나타나는 사람의 특성
이렇게 사람은 다른 피조물들과 달리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기에 나타나는 특성이 있습니다. 바로 다른 피조물들을 다스릴 수 있는 권세를 부여받은 것입니다. 창세기 1:26을 보십시오.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하나님의 모양대로 하신 것은 사람에게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는 일을 맡기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사람을 ‘하나님의 대리 통치자’(vice-regent)로 창조하셨으니, 사람에게는 사람의 통제 하에 있는 모든 자연과 모든 피조된 존재들을 자신의 뜻과 목적에 복종시킬 의무와 특권이 부여되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10문답의 정리
이 모든 내용에 대해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10문답이 잘 요약해 주고 있습니다.
10문: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어떻게 창조하셨습니까create?
답: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남자male와 여자female로 창조하시되, 자기 형상대로 지식knowledge과 의righteousness와 거룩함holiness이 있게 하사, 피조물을 다스리게 하셨습니다.1)
1) 창 1:26-28; 골 3:10; 엡 4:24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10문답은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라고 말하지 않고, 그냥 “자기 형상대로”라고 표현합니다. ‘형상’과 ‘모양’을 구분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형상이든 모양이든 둘 중 하나만 사용해도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것이 곧 “지식, 의, 거룩함”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게다가 그 근거구절이 바로 골로새서 3:10과 에베소서 4:24입니다.
마지막으로 “피조물을 다스리게 하셨습니다.”라는 내용이 바로 하나님의 형상과 연관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락으로 상실된 하나님의 형상
그러나 지금 현재 사람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첫 사람 아담의 범죄로 말미암아 원래 가졌던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렸습니다.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신 하나님의 명령을 어겨 높은 지위에서 낮은 지위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타락(墮落)했습니다.
타락의 결과 사람은 키가 작아진 것도, 얼굴이 못 생겨진 것도, 눈이나 코가 사라진 것도 아닙니다. 타락의 결과, 사람은 지식과 의와 거룩함이라고 하는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렸습니다.
죄로 인해 하나님의 형상을 상실한 사람은 이제 엄밀한 의미에서 ‘참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지금 현재의 모든 사람은 처음 하나님께서 창조하셨을 때의 그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속한 지식, 의로움, 거룩함이 없는 ‘잘못된 사람’, ‘왜곡된 사람’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자연인의 현재의 모습입니다.
이제 사람은 더이상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지 못하고, 타락한 아담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습니다. 그렇기에 타락한 사람은 반드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여 ‘참된 형상’(reformed image)이 되어야 합니다(롬 8:29).자기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식과 의로움과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어 참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엡 4:24).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방법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골로새서 1:15를 봅시다.
그는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형상이시요 모든 피조물보다 먼저 나신 이시니
예수님은 하나님의 형상이십니다.
고린도후서 4:4을 봅시다.
그중에 이 세상의 신이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가 비치지 못하게 함이니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이니라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이십니다.
히브리서 1:3를 봅시다.
이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시라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시며 죄를 정결하게 하는 일을 하시고 높은 곳에 계신 지극히 크신 이의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예수님은 하나님의 본체의 형상이십니다(참조. 요 14:8-9).예수님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것이 아니라 그분 자체가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려서 사실상 ‘참 사람’이 아닌 자연인은, 하나님의 형상이시며 참 사람이시고 참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이 ‘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오직 예수님을 통해서만 타락 이전에 가졌던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참 사람이시며, 하나님의 형상 그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형상으로 덧입고, 예수님의 형상을 본받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믿음이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구원 얻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로마서 8:29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형상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게 하시려고 택하셨습니다.
아담의 타락으로 인해 잃어버린 하나님의 형상은 오직 예수님 안에서 회복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야말로 참 하나님이시오, 하나님의 형상이신 참 사람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안에 있는 지식, 의, 거룩
예수님 안에는 하나님의 형상의 세 가지 요소인 지식, 의, 거룩이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30-31을 봅시다.
“(30)너희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고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으니 (31)기록된 바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 함과 같게 하려 함이라”
그러니 오직 예수님 안에서만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