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근황
함민복
나무를 기억한다, 사람들 가슴에 늘 푸른 붓이 되던
나무를 사랑한다, 어디서 보나 등은 없고 가슴만 가진
나무를 추억한다, 바람 불 때마다 여린 식물의 뿌리를 잡아주던
나무를 애도한다, 꿈의 하늘을 향해 서서히 솟아오르던 녹색 분수
나무가 산다 사람들 마울에 사람들처럼
줄을 맞추고 그 길 그 공원의 격조에 맞춰
나무가 산다 아황산가스가 질주하는, 꽥꽥, 나무가 산다
기름진 시멘트산에 잡초처럼 나무가 산다 성장력 왕성한
시멘트국에 볼모로 잡혀온 자연국의 사신처럼 나무가 산다
시멘트가 나무로 더러 푸른 문신을 새긴다 시멘트가
나무 반지 나무 목걸이를 하고 뽐낸다 시멘트가 나무를 다스린다
가로수 혹은 담장, 그 푸른 시멘트의 넥타이
철커덕
가로수 혹은 담장, 시멘트가 자신의 목을 처단하는 푸른 오랏줄
지구의 사지가 뻣뻣이 굳어진다
첫댓글 ???ppm..........결국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