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시리즈 <아마존의 눈물>이 화제다. 원래 TV 다큐멘터리는 시청률보다는 내용을 먼저 평가하는 게 순서다. 4~5%만 나와도 선전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시청률과는 무관한 장르가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첫회분 ‘마지막 원시의 땅’ 시청률이 수도권 기준 25.3%를 기록해 제작진을 감격시켰다. 시청률 20% 이상은 인기 드라마, 오락 프로그램이나 누릴 수 있는 성역으로 여겨져 왔다는 점에서 다큐 방송사에 새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품의 성공 요인을 살피면 역시 내용이다. 작품성과 완성도, 재미란 삼박자가 맞아떨어졌다. 작품에는 제작진이 야생벌레들과 사투를 벌이고 보트 전복 사고까지 당해가며 겪은 250일간의 고초와 집념이 녹아 있다. 그럼으로써 현실을 생생하고 강렬하게 전달하는 게 본령인 다큐의 미덕을 십분 발휘했다. 러시아의 저명 다큐 영화감독으로 <키노-프라브다(영화-진실)> 시리즈를 만든 지가 베르토프(1896~1954)는 이런 소신을 갖고 있었다. “카메라는 사람의 눈보다 더 정확하게 현실을 표현하고 그것을 통해 영화철학을 만들 수 있다.”
<아마존의 눈물>은 지난해 말 방송된 ‘프롤로그’ 편에서 이미 시청률이 15%를 넘어 파란을 예고했다. 이 프롤로그의 제목 ‘슬픈 열대 속으로’는 시리즈 전편의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지난해 사거한 프랑스의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가 브라질 원주민들의 삶을 관찰하고 쓴 책에 <슬픈 열대>란 이름을 붙인 까닭은 무엇이었나. 서양 문명이 원주민 사회를 마구 파괴하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선교사, 식민주의자, 기업 할 것 없이 침투해 이들의 정신세계를 황폐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무뿌리와 벌레를 먹고 벌거벗은 채 사는 이들의 삶을 야만이라고 경멸하는 서구의 우월감이 슬펐던 것이다.
지금 아마존은 온난화와 무분별한 벌목으로 파괴가 가속화하고 있다. 내뿜는 산소보다 배출하는 탄소가 더 많은 ‘탄소공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매년 축구장 3만2000개 넓이의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다. 인디오들과 함께. 장르는 다르지만 시청률 때문에 막장 경쟁이라도 하는 듯한 드라마 홍수 속에 탁월한 다큐멘터리를 만나니 이런 생각이 난다. 잘 만든 명품 다큐 하나 열 막장 드라마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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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위대한 강' 두레아이들에서 나온 책이 집에 있어요. 그 만화를 책으로 만들었지요. 인디언의 강이었던 '막토고엑'이 서구제국주의의 침략으로 세인트로렌스가 되었죠. 그리고 마구잡이 포획과 벌채, 공장폐수로 인해 죽은 강이 되었어요. 지구상의 모든강이 이런 역사를 가지고 있지않을까요. 금빛 모래가 깔려있었다는 한강을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잖아요. 소박한 삶과 고개숙이는 인간이 필요한 때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