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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달의 지성체와 채널링
토론방에선 '꽃노털 옵하'로 불려
서점·방송·인터넷에서 뜨고 있는 소설가 이외수
"군웅할거하는 토론사이트 특성 모르면
인터넷 폐인들 내 행동 이해못해
최근 9개월 만에 달에 있는 지성체와 대화"
화천=박해현 기자 hhpark@chosun.com
입력 : 2008.07.07 02:45 / 수정 : 2008.07.07 13:00
"나는 진보고 보수고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독립군이고, 아웃사이더, 장외인간(場外人間)이오."
소설가 이외수(62)씨가 서점과 방송, 인터넷에서 요즘 최고 인기다. 교보문고 등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이씨의 잠언집 《하악하악》이 지난주 베스트셀러 종합 선두를 차지했다. 출간 3달 만에 20만 부 인쇄 돌입이다. 또 21일부터 방영될 TV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에 치매에 걸린 선장으로 출연한다. 이씨는 강호동 진행의 오락프로에 출연해 시청률 15%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인터넷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인물 중 한 명이 됐고, 토론방에서는 '꽃노털 옵하'(꽃미남 노인 오빠)로 불린다.
이 같은 '이외수 현상'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에 사는 이씨를 찾아갔다. 그는 밤마다 창작 아니면 인터넷 검색에 빠지는 '야행성'이다. 다른 날에 비하면 일찍이라며 오후 2시쯤 눈을 뜨고 기자를 맞았다. 지난해 12월 17일 하루 최고 8갑까지 피웠던 담배를 35년 만에 끊은 뒤 심한 금단 현상으로 장염이 악화돼 수술까지 받았다. 하루 1끼만 하던 식사를 3끼로 늘렸지만, 체중은 45㎏ 그대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후보 시절 현충원 방명록에 쓴 글의 맞춤법 오류들을 직접 교정 봤다는 글의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데….
"그건 내가 직접 교정 본 것이 아니다. 남이 한 것을 퍼다 날랐다. 내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이명박 후보의 영어 교육 정책을 비판하면서 쓴 글에 사진을 매치 시켰을 뿐인데, 그게 잘못 알려졌다."
―요즘 일부 네티즌 사이에 반정부 문인을 대표하는 작가로 통하는 걸 어떻게 생각하는가.
"예술은 언제나 정치에 대해서만은 중립적이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에 내 소회를 밝힌 글을 지금도 끄집어내 계속적으로 공격하는 친구들을 '딴나라 알바'로 간주하고, 반박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인터넷 폐인'들이 군웅할거(群雄割據)하는 토론사이트의 특성을 모르면 내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
―베스트셀러가 된 책에서 '악플'을 강하게 비판했다.
"2000년대 초 20대 초반의 한 '악플러'에게 지독하게 당한 적이 있다. 내 홈페이지 게시판에 나를 비방하는 글을 하루 1만4000건 올려 도배를 했다. 너무 화가 나 '(당신을) 인간인 줄 알았더니 인터넷 구더기'라고 썼더니, 그가 명예훼손을 걸었다. 그래서 '없는 명예를 어떻게 훼손하느냐고'고 했더니 또 고소했다. 악플을 뿌리뽑아야겠다는 생각에 아들뻘인 그를 나도 고소했다. 결국 법정에서 그 '악플러'는 실형(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다."
―강호동 프로 출연 이후 인터넷에서 '이외수 명언'이 돌아다닌다. '모든 성공은 언제나 장애물 뒤에서 그대가 오기를 기다린다' 등 TV에서 한 발언들이 인기다.
"요즘 사람들이 정신적 빈곤을 겪고 있다. 마치 '싸구려 보석' 모으듯이, 말 한마디라도 가려운 곳 긁어주거나 내적 허(虛)함을 달래주는 것이 있으면 외워서 술안주로 써먹는다. 우리 젊은이들은 그동안 '무통분만'이나 로또를 통한 '인생역전'을 꿈꾸다가 이제는 그 폐단을 깨닫는 단계에 있다. 내가 인생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시켜주니까 다들 좋아하는 것 같다."
―달의 생명체와 정신적 교신을 나눈다고 몇 년 전 기자간담회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있다. 지금도 접속하는가.
"인격체 이외의 어떤 의식체계와 대화할 수 있는 것을 채널링(channeling)이라고 한다. 최근 9개월 만에 달에 있는 지성체와 채널링했다. 원래 나는 정신수행과 명상에 관심이 많았고, 유체이탈도 경험했다. 외계 지성체와 대화를 해보면 한국의 잠재력은 막강하다고 한다. 2010년이 지나가면 좋은 쪽으로 기운이 흐른다고 하니 한번 기대해봐도 좋다."
―당신의 말을 보통 사람들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나.
"몇 년 전에도 늙은이가 드디어 노망났구나, 라고 수백 건 리플이 왔지만, 내가 채널링한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이런 말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이씨의 이런 행동과 발언에 대해 문단 일부에서는 강하게 비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TV에서 '패배의식에 젖지 말자'고 한 까닭은?
"강호동이 시국에 대해서 말하라고 해서 한 것인데, '엽전은 안 돼'라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오랜 인습을 말한 것이다. 안 된다고 하면 될 일도 안 된다. 나랏일을 다 같이 합심해서 잘 되자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정부와 국민의 갈등국면도 발전하기 위한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본다."
그는 "달의 지성체가 존재하는 것을 증명할 길이 없으나 존재를 확신한다"면서 "채널링 내용을 공개했을 때 여러가지 불편한 일들이 생길 수 있다"고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기자들의 채근에 특유의 능청스러우면서도 거침없는 화법으로 몇가지 흥미로운 내용을 공개했다.
--달의 지성체는 어떻게 존재하나?
▲중국 인구 정도의 지성체가 지하시설에서 산다. UFO를 타고 지구까지 오는데 3분도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지성체들은 의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UFO가 이륙하려 할 경우 의견이 다른 지성체가 하나라도 있으면 불가능하다.
--채널링은 언제부터 했나.
▲2년 전 시작했다. 처음엔 40-50명과 함께 시작했다가 지금은 문학공부를 하는 다섯 명의 동인과 하고 있다.
일반인들과 함께 했더니 대부분 자기 전생이나 결혼, 돈 문제들에 대해 질문하길래 시간이 아까워 전문가들과 하고 있다.
--교신내용을 공개하는 데 문제는 없나.
▲그것에 대해 달의 지성체들에게 물어봤더니 어느 선까지 공개하느냐의 문제 등 모든 것을 자유의사에 맡기겠다고 하더라.
--달의 지성체는 무엇인가.
▲영매와는 다르다. 메신저로서 의식의 전달자라고 할 수 있다.
달과의 채널링은 '의식의 여행' 개념으로 이해해 달라.
달의 지성체에도 '진보'의 개념이 있는데 우리와 다르다.
우리는 수직상승이나 수평확장의 개념이지만 그쪽은 구형(球形)의 개념이고 상하 개념이 없다.
그들은 "기억이 온곳을 나는 것이 진보"라고 했다.
그들은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기억의 장에 놓고 본다.
그쪽에서는 누구나 '친구'라고 호칭하며, 지구인과 같은 신의 개념도 없다.
--달의 지성체들에게 무엇을 물어봤나.
▲남들이 다 궁금해하는 것을 물었다. 지구인이 달에 착륙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했다.
그렇지만 지구인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돈과 인력을 쏟아부어 쇳덩어리를 타고 올 줄 몰랐다고 했다.
그들은 '의식'을 통해 올 줄 알았다고 했다.
지구인의 특징이 뭐냐고 물었더니 "안 해도 되는 걱정을 만들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불가사의에 관한 질문도 많이 했는데, '아리랑'을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이도다완에 관한 이야기, 정감록 등 예언서에 관해서도 물어보았다.
--우주에는 지성체가 어떻게 존재하나.
▲태양계의 경우 지구, 화성, 금성, 달에 생명체가 존재한다. 금성의 생명체가 의식 문명이 가장 발달했다.
화성인은 후진적이다. 화성인들은 지상을 이동할 수단은 개발했지만 공중을 이동할 기구는 형편없다.
다만 그들은 돌을 다루는 데 발군의 기량을 갖고 있다. 화성에는 최근 자연재해가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안다.
우주에서 지구처럼 다양한 생명체가 존재하는 곳은 드물다. 그래서 지구는 우주 지성체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다른 행성의 표면에는 분화구가 많지만 지구의 표면이 매끄러운 것은 우주의 지성체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서도 물어봤나.
▲2016년에 세계적 강국으로 부상한다고 했다. 다만 그때까지 당신(이외수)이 살아있을지는 모른다고 했다.(웃음)
이라크에서 김선일이 납치됐을 때도 달의 지성체와 교신했는데, 죽어서 나온다며 날짜까지 이야기하더라.
그러나 김선일의 영혼이 성숙한고로 3일 후면 제 갈곳으로 간다고 했다.
--교신을 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일은 무엇이었나.
▲이순신 장군과도 교신했다. 곧바로 못 만나고 이중채널을 이용해 겨우 만났다.
이순신 장군은 "열 자루 칼보다 한 자루 붓이 더 무섭고 부럽다"며 무관으로 남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보였다.
가장 후회스런 것은 어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 해전에서 "내가 죽은 것을 알리지 마라"고 했다는데 이에 대해 물어보자 "내가 죽었다고 알려라"라고 말했다며 역사적 사실과 거꾸로 말했다.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광화문 동상에 대해서는 "서 있는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달의 지성체와의 채널링이 신작 '장외인간'을 쓰는 데 영향을 끼쳤나.
▲약간의 도움을 얻었다. 인간다운 삶,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신념은 그쪽과 일치했다.
처음엔 눈을 감고 채널링을 했으나 지금은 눈을 뜨고도 한다. 모든 상황은 비디오로 녹화한다.
이번 소설의 5단락을 남겨놓고 채널링을 시도했는데 조우가 안 됐다. 작품을 쓰고난 뒤 다시 개설했다.
1900년대초까지 한국인이 달과 채널링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는 달의 지성체를 인식하지 않고 영적 존재로만 인식했던 단계였다.
2003년부터 달의 지성체라는 신분을 밝히고 채널링을 했는데, 한국에서 100여년만 교신이 재개된 것이다.
한국에서 달과 채널링하는 것은 우리가 유일하다.
그동안 의식전문가의 주도로 '호구'(호수낚는 늙은 어부)라는 채널명을 사용했는데 지금은 정서전문가의 주도로 '청우'(靑雨)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이씨의 발언은 확인할 길이 없는 '믿거나 말거나'식의 내용에 불과하지만 그는 많은 사람이 인정하는 '기인답게' 매우 진지하게 내용을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체험해보지 않은 것을 비현실, 비과학이라고 하는데 내게는 달의 지성체와 교신 등이 현실적"이라며 "이런 것들을 믿어주지 않는 것이 억울하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