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의 사랑 받는 인기 과자 ' 초코파이 ' ...
싼 값에 누리는 대용식이며 간식용 품목인 초코파이는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장수 인기를 누려온 한국인의 대표 식품중 하나이다.
초코파이는 부드러운 케익에
메쉬멜로우 샌딩과 초컬릿으로 카바링한 초코케익류 인데
그 부드러운 식감과 쫄깃한 맛은 과자류 분야에서 단연 독보적 존재로서
국내뿐 아니라 중국 , 러시아 , 베트남등 해외에서도 사랑 받는 인기 과자이다.
70년대 중반 한국경제의 성장기에 태동한 초코파이는
이후 점진적으로 맛과 식감을 개선 하는 품질 개량화와 원가 절감을 위한
생산 공정의 자동화를 통해 지금까지 인기 장수를 누리고 있다.
초코파이의 매력은 부드러운 스폰지 조직 형성 기술에 있다
이는 가운데 샌드위칭 메쉬멜로우 의 수분이 베이스 케익으로의 전이에 따라
자연적으로 형성된 부드러운 조직을 말한다.
수분 함량이 높은 마쉬멜로우는 식감을 부드럽게 하지만
곰팡이 발생 원인을 제공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되는 시점에 이르면
전국 각지의 영업소나 수퍼, 대형 할인점에 진열되어 있던 제품에
곰팡이가 발생되어 걷잡을수 없는 물량이 본사 창고로 쏟아져 온다
산더미와 같은 반품 물량은 매년 수십억원 어치에 해당한다.
이 엄청난 손실을 제품 개발 연구원과 기술자가 해결해야 한다
초코파이에 발생하는 곰팡이류는
수분이 베이스 케익으로 전이 하고난 이후 '수분 활성도 ( Aw , water activity )' 에 의해 결정된다
식품중 수분은 주위의 환경 조건에 따라 변하므로
'수분 활성도 ' 란 어떤 온도에서 식품이 나타내는 수증기압에 대한
그 온도에서의 순수한 물의 수증기압의 비를 말한다
이는 단순히 식품중 수분 함량의 개념이 아니라 각종 부패 미생물들의
생육을 저지하는 최소한의 수분 함량을 말하는 식품 화학적 개념이다
수분 활성도가 클수록 미생물들이 이용하기 쉬우므로
미생물의 생장을 억제하기 위한 최저 수분 활성도는 곰팡이류 Aw 0.80 , 세균은 0.90 ,
효모는 0.88 , 내건성 곰팡이류는 0.65 이다
초코파이 겉 표면에 발생하는 곰팡이류는 수분 활성도 0.80 이하에서 생육조건이 억제 되는데
곰팡이류 발생을 방지 하기 위해 Aw 0.80 이하로 낮추면
마쉬멜로우의 수분 함량이 적어 스폰지 조직이 잘 형성 되지 않아 촉감이 뻑뻑 해지고
반대로 부드러운 촉감을 갖기 위해선 배합수를 많게 하여 그보다 Aw 를 높여야 한다.
이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수 없다
소비자의 기호를 위해 수분 활성도를 높여 부드럽게 할것인가
아니면 변질 방지를 위해 수분을 줄일 것인가의 중대한 기로이다
한편 수분 활성도가 높다 하여도
설탕 함량을 높여주면 이른바 당장법 (糖藏法) 효과로 인해
곰팡이의 생육을 억제 할수도 있으나
이 역시 단맛을 기피하는 소비자의 성향을 고려하면 좋은 방법이 될수 없다
결국 곰팡이 발생 방지 조건에 해당하는 두 접점의 최대 공약수.
즉 , 마쉬멜로우 수분 함량에 따른 전체 Aw 를 조정하고
설탕 함량을 최소화 하는 선에서 기술적으로 제반 문제점을 해결하고
생산 현장에 적용 시키는 일이다
수백번의 실험과 배합율 검토 , 최적의 마우스 필링 (Mouth feeling ) 테스트 ,
항온 항습조 내에서의 곰팡이 발생 조건 실험 , 마쉬멜로우 원료와 배합수의 미생물 검사 ,
전공정 작업장 UV 살균 장치와 퍼펙트 클린 시스템 ...
식품 회사의 사활이 걸린 제품에 대해선 이토록 철저하다
초코파이의 품질 개선을 담당하는 기술자들의 눈에는 오직 회사의 이익뿐이다.
어떤 원료가 어떤 첨가물이 소비자의 건강을 해치는가 함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다
내가 왜 이 시점에서 초코파이와 수분 활성도를 논하는가
'음식'과 '식품' 은 구별되는 개념일진대
음식 아닌 식품 으로서의 초코파이 과자 조차 국민의 사랑을 받기까지
개발과 품질개선 , 생산 현장에서의 피나는 노력과 원가 절감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는 초코파이에 '웰빙' 을 붙이지 않는다
초코파이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웰빙음식' 이나 '웰빙식품' 이라 하지 않는다
초코파이는 설탕을 비롯한 정제 당류의 함량이 매우 많다는 것,
카바링 초컬릿에 식물성 경화유 , 베이스 케익에 쇼트닝유가 들어가 트랜스 지방을 먹게 되고
각종 향료와 유화제등 첨가물이 든 고칼로리 가공식품이기 때문이다
웰빙시대에 그 노력과 그 정성, 그 기술은 소비자의 '기호'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식품을 개발 , 연구, 생산하는 식품공학 전공 기술자는
진정으로 소비자의 건강을 지향하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대학에서 배우는 식품공학적 기술은 사람을 살리는 기술 ,
건강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기술이어야 한다
식품 안전 평론가 오 세 영
첫댓글 기업에서 생산하는 각종 식품들에 대한 철저한 비판자이며 야인이자 아웃사이더의 역할을 유감없이 수행하시는 오선생님의 의지에 대해 찬사를 보냅니다. 오선생님의 글을 통하여 그간 알게 모르게 먹었던 각종 가공식품들의 실체가 백일하에 드러나는군요. 제일 와 닿는 경구는 " 기업의 시선은 오직 회사의 이익뿐이다. 어떤 원료가 어떤 첨가물이 소비자의 건강을 해치는가 함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다." 입니다. 오랜 기간 동안 기업에서 불량식품들이 수없이 생산된 사유가 바로 이점이었습니다. 대중이 눈을 떠야 할 때입니다.
네..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허선생님의 과찬의 말씀에 송구스러움과
함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초코파이는 달지 않으면서도 곰팡이가
생기지 않아야 하고 쫄깃하고 부드러워야
합니다. 곰팡이 문제는 설탕만 많이 쓰면
간단히 해결할수 있지만 소비자의 기호도를
고려해 그렇게 할수 없고 수분함량만 낮추
어도 그문제를 해결할수 있지만 뻑뻑해져
그렇게 할수도 없습니다. 초코파이 생산
라인과 연구실을 분주히 드나들며 밤새
연구하고 검토했던 젊은날의 추억이 눈에
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