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통 텃밭
박홍재
여문 씨 꼭 껴안아 가슴으로 다독여서
따가운 볕살 피해 싹을 밀어 올려놓고
새들이 둥지를 틀듯
죽지 하나 펼쳤다
찢어진 옆구리로 물이 새고 바람 들면
해 뜰 때 둘러보는 발자국 음표 따라
잠방이 스치는 소리
칭얼대는 아침 투정
담장 안 담장 밖에 하물며 담장 위에
크고 작은 나름으로 꿈을 안은 품속에는
밭뙈기 부럽지 않게
송송 솟은 푸성귀
<시작 노트>
부지런한 사람은 무엇이든지 해냅니다.
고무통에 씨앗을 뿌리고 소소한 수확을 얻습니다.
그 씨앗은 가꾸는 이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랍니다.
정성이 키우고 손길이 닿아 싱싱한 푸성귀는 자랍니다.
거두는 기쁨은 두 배가 될 것입니다.
입에서 내는 소리는 가꾸는 힘듦도 잊힙니다.
부지런히 우리의 마음도 갈고 닦아야겠습니다.
더 나은 내일이 열릴 테니까요.
첫댓글 마음이 열리면 자연의 소리가 들린다고 하는데
박 시인이 바로 자연의 소리를 듣는 분입니다.^^
수확할 수 있는 기쁨도 있겠지만
손길과 발걸음을 알아주는 작은 풀씨가 기쁨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텃밭을 정성스레 갈고 닦아
육체의 나이를 줄여볼까 합니다.ㅎㅎㅎㅎ.
선생님!
항상 정성스런 댓글로 위안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가끔은 구희자 선생님을 이 카페에서 만나곤 합니다.
언제나 건강한 모습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