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밥이야! (brunch.co.kr)
이게 무슨 밥이야!
밥 하는 재미!밥 먹는 재미!살아간다는 것이 재미있으면 그만이다.살면서가장 중요한 재미는 밥 먹는 재미다.그런데그보다 더 재미있는 일은 밥 하는 재미가 되었다.
"작가님!내일은 병아리콩이랑 대추 넣은 밥 부탁해요."아는 작가분이 병아리콩과 대추를 가져왔다.내일 먹을 밥에 넣을 재료였다.
"병아리!아니 병아리를 몇 마리나 가져왔어요.병아리 밥도 해 먹을 수 있다니 신기하군!"나는 병아리콩이라는 말에서 콩 글자를 듣지 못하고 병아리라 생각했다.
"아니요!작가님 병아리가 아니고 병아리콩입니다."
"하하하!그럼 그렇지.나는 정말 병아리 넣고 밥 하는 줄 알았어요."나는 알았다.말이란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따라 큰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걸!그런데무엇인가 허전했다.
"작가님!병아리콩과 대추에 새송이버섯이 좋을까요!아니면파래를 넣어서 밥을 지을까요?"나는 한 가지 더 넣고 싶은 욕심에 물었다.
"아마!파래가 좋겠어요."
"알겠습니다!그럼 파래를 넣어서 밥을 하겠습니다."
"그런데콩 이름이 병아리콩이라고 한 이유가 있나요?"나는 병아리를 소재로 동화 쓰는 입장에서 궁금한 점을 물었다.
"작가님!병아리콩은 수입한답니다.원래는 이집트콩이라고 합니다.그런데한국에 들어와서 병아리콩이 되었답니다.콩을 자세히 보세요.병아리가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 같잖아요."
"병아리!쭈그리고 않아 있다니.제가 보기에는 토끼 똥 같은데!"나는 병아리처럼 안 보였다.분명히 산에서 본 토끼똥 같았다.
"아무튼!사람들이 병아리콩이라 하니까 저도 그렇게 부릅니다."하고 말한 작가님은더 이상 이야기하면 지식이 바닥날 것 같다며 웃으며 책상으로 돌아갔다.
"오늘은병아리 수십 마리 넣고 밥을 해볼까!"나는 재료를 준비하고 사진 한 컷 찰칵 찍었다.
작가님이 가져온 병아리콩과 대추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아보았다.구수한 맛과 달콤한 맛이 동시에 느껴졌다.병아리콩에서 구수한 맛이 나고 대추에서 달콤한 맛이 나는 것 같았다.
눈으로 봐도 건강해지는 것 같았다.그냥 먹어도 건강에 좋을 것 같았다.여기에요구르트만 부어 먹으면 금상첨화일 것 같았다.하지만밥을 해야 여럿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건파래
건파래를 물에 담갔다.간장에 담가 양념간장으로 만들어 밥을 비벼 먹었는데 밥 하는 데도 좀 사용할 계획이었다.
"히히히!이렇게 밥 해서 먹으면 똥도 병아리 싸는 것 아닐까."나는 밥 재료를 준비하며 혼자 웃었다.
유난히겨울철에 파래를 많이 먹었다.매생이도 먹고 생미역도 먹었다.초장에 찍어 먹고 양념간장 만들어 밥도둑이라며 맛있게 먹었다.
건파래&병아리콩&대추
건파래가 물을 만났다.바다 한가운데 있는 것 같았다.
"세상에!파래가 수백 톤이나 되겠다.호호호!어떡해."파래를 건져 밥솥에 넣었다.그런데건져도 건져도 파래가 남았다.
"이런!파래밥이 될까.아니면병아리 밥이 될까!크크크!너무 웃겨.이 밥 먹고 똥 싸면 완전 대박이야.똥이 새까맣게 나올 것 같다."혼자 쌀을 씻으며 중얼거렸다.
"작가님!뭐가 그렇게 재미있어요."글 쓰던 젊은 작가가 다가오며 물었다.
"이 작가!이거 봐봐.이게 밥이야!아니면 바다야!너무 웃기지 않아."하고 말하자
"호호호!정말 쌀이 사라져 버렸네요."젊은 작가도 밥솥을 보고 웃었다.
쌀 위에 파래 올림
건파래!물 만난 건파래는 상상 이상이었다.한 주먹 물에 담갔는데 너무 많았다.결국남은 파래는 된장국을 끓이는 데 넣기로 했다.
병아리콩과 대추를 밥솥에 부었다.새까만 파래가 보이지 않았다.
"어떤 밥이 될까!병아리들이 파래 속으로 다 숨을까.아니면파래를 다 뜯어먹고 병아리만 남을까!"나는 이 조합의 결과가 궁금했다.
그 위에 병아리콩&대추 올림
드디어전기 코드를 꽂았다.이제기다리면 되었다.
그런데이렇게 밥 해 먹는 사람도 있을까 싶었다.
밥에 넣은 재료를시골 형님에게 보고해야 했다.회사에서상사에게 보고하는 듯 보였다.
"형님!오늘 밥에 병아리 수십 마리 넣었습니다.맛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뭐야!병아리를 밥에 넣었다고.미친놈!병아리를 넣고 밥 하는 놈이 어디 있다냐.완전히사이코패스 같다.그것도 밥이냐!"형님은 놀란 듯 큰소리쳤다.
"형님!병아리가 아니고 병아리콩이라고 합니다.병아리콩에 대추, 파래를 넣고 밥 했습니다!"
"그럼!그렇지.난 또 병아리 넣고 진짜 밥 하는 줄 알았다."
"하하하!병아리를 어떻게 밥솥에 넣고 밥 할 수 있어요.그건!말도 안 되죠."
"그렇지!말도 안 되지.세상에 밥솥에 병아리 넣고 밥 하는 사람 없을 거야.그런데넌 곧 병아리 넣고 밥 할 것 같다!"형님도 웃으며 말했다.
"형님!조만간 병아리 수십 마리 넣고 밥 해볼까 합니다."
"미친놈!동물학대 한다고 난리 날 테니 조심해."
형님 말이 맞았다.학교 교문 앞에서 병아리 사와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죽느냐 사느냐 알고 싶다며 병아리를 던진 뉴스를 본 적 있었다.
"오늘작가님이 병아리콩과 대추를 가져왔습니다.그 재료에제가 건파래를 물에 담갔다 꺼내 밥솥에 넣고 밥 지었습니다."
"맛있을까!콩과 대추만 넣어야 맛있을 것 같은데.그건 밥이 아닐 것 같다.아마도파래를 많이 넣었으면 소똥 같을 것 같다."
"하하하!오늘 밤에 소똥, 토끼똥, 병아리 이상한 것 많이 들어갑니다."
"뭐라고!토끼똥도 넣었어.글 쓰는 작가 맞아!완전미친놈 소리 듣기 딱 좋겠다."
"형님!병아리콩 보세요.카카오톡으로 사진 보냈으니.병아리콩이 제 눈에는 산에서 본 토끼똥 같습니다."하고 말한 나는 병아리콩 사진을 형님에게 보냈다.
"형님!병아리콩과 대추를 넣은 밥을 해 먹은 사람이 많을 겁니다.저는세상에 한 번도 해 먹지 않는 밥을 짓고 싶은 겁니다."
"그래도!쌀과 궁합이 맞아야 하는 거야.아무 거나 맘대로 넣으면 쌀 본연의 맛이 사라지지."
"맞아요!요즘 쌀 맛을 잊었어요.첨가한 재료 맛과 향에 푹 빠진 것 같아요.그래도건강한 밥 한 그릇 먹는 기분은 여전해요."나는 그동안 해먹은 밥에 대한 느낌을 형님에게 전했다.
"아무튼!곧 밥솥에 병아리도 들어가고 송아지도 넣어서 밥 할 것 같다.내가 더 맛있는 밥을 해 먹을 생각을 했는데 이젠 밥이 이상해졌다.사람들이그것도 밥이냐!하고 의심하기 시작할 거야."형님은 좀 걱정하는 듯했다.하지만나는 어떤 밥을 하든 그건 내 자유라 생각했다.
"하하하!형님 맛있게 해서 먹으면 되잖아요.밥솥에 무엇이 들어가면 어떻겠어요."나는 웃으며 대답했지만 몸이 오싹했다.
설마!밥솥에 병아리 넣고 밥을 할까.형님은그렇지 않을 거란 걸 잘 알고 있었다.
밥솥에서김이 모락모락 났다.병아리콩에서 나는 구수한 냄새가 집안을 진동했다.
"역시!건강한 밥 한 끼가 되겠군.밥솥에서 나는 향기에 이미 취해 있었다.
병아리콩은 효능이 좋았다.칼슘 함량이 많고 비타민C와 철분이 풍부해서 빈혈과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또마그네슘과 무기질, 아연 등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 저화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두통이나 불안 증세도 줄여주는 병아리콩 효능을 알고 난 뒤 자주 밥을 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형님!병아리콩 넣어서 밥 해 드세요.어머님도 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형님도콜레스테롤 지수가 높다고 하셨잖아요.병아리콩이 아주 몸에 좋다고 합니다."나는 주저 없이 알고 있는 정보를 시골에 계신 형님과 통화하며 알려줬다.
"콩은 많이 넣어 먹지!단백질 섭취에 아주 중요한 재료야.병아리콩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하고 형님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밥솥에서밥이 다 되었다는 신호가 울렸다.
양념간장을 만들었다.밥도둑을 식탁 위에 초대할 생각이었다.
요즘양념간장 레시피를 묻는 사람이 많다.
"그냥!적당히 만들어.간장을 소주잔으로 세 컵 넣고 매실청을 넣어.짜지 않게 매실청을 많이 넣어야 해!그리고그 안에 달래, 부추, 쪽파, 건멸치, 건새우, 건파래넣고 싶은 재료 다 넣어서 밥을 쓱쓱 비벼 먹어 봐.꿀맛이야!"나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양념간장(건파래&멸치&달래&쪽파&깨소금&참기름&매실청)
참기름 냄새가 진동했다.셰프들이 하는 양념간장 레시피가 아니다.시골에서 자란 소년의 레시피다.집에 있는 것 몽땅 넣어서 만든 양념간장이다.
"밥솥을 개봉해 볼까!"밥 하며 밥솥 여는 재미도 생겼다.김이 모락모락 날 때의 향기와 밥솥 뚜껑을 열였을 때의 그림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밥솥 뚜껑을 연 순간의 자태!
대추향이 진하게 났다.대추나무에 새가 날아와 노는 그림이 떠올랐다.
"이런!까치가 날아왔군.미안!대추를 다 따먹지 않았어.그래도대추나무에 몇 개 매달아 뒀어."나는 대추나무에 날아온 까치에게 미안했다.
시간이 좀 지나자병아리콩이 은은하게 향기를 담백하게 품어냈다.
"그럼!병아리 콩이 많이 들어갔잖아.이 녀석들이뜨거운 밥솥에 들어갔어도 그대로 살아있다니."병아리콩은 크게 변한 게 없었다.
산골짜기 초가집 감나무 밑에서 암탉과 병아리가 노는 모습이 보였다.참으로 아름다웠다.
"삐약! 삐약!엄마! 엄마! 배고파."노랑 병아리들이 엄마닭을 향해 달려갔다.
"웬일이야!파래가 고요하다니.밥솥 안에서 자전과 공전을 수십 번 했을 텐데.파래는 병아리콩과 대추를 넘보지 않았다.
"와!이 향이 어쩜 좋아.이건 밥도 아니야!"병아리콩과 대추 재료를 가져온 작가의 말이었다.
'아니!밥이 아니면 뭘까."
"이건!미친 창작물이야.세상에 이런 창작이 어디 있어.설치 미술도 이런 미술은 없어!아니최초야 최초!"그림 그리는 작가가 한 마디 했다.
"자자!잔소리 그만하고 밥도둑이나 잘 지켜요.눈 깜짝할 사이에 밥도둑이 나타나 덜어준 밥을 가져갈 테니!"나는 한 마디하고 밥을 펐다.
"많이 줘요!오늘은 배가 터져도 좋아요."요즘 밥맛을 알았다는 박 선생이었다.
"네네!밥 한 그릇 추가요.요즘!밥솥 열자마자 밥이 다 팔리는 순간마다 저는 행복합니다."하고 말한 나는 행복했다.밥 하는 재미가 글 쓰는 재미 못지않게 즐거웠다.밥 하는 일을 언제까지 할지 모르지만 현재는 밥 하는 재미가 즐겁다.
이건 밥도 아니야!(대추&병아리콩&건파래)
모두순식간에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아니밥도둑이 다녀간 듯했다.
"오늘숭늉은 바다에서 퍼왔습니다."하고 말하며 밥솥에서 숭늉을 따라 주었다.
"세상에!숭늉에도 바다가 있다."밥을 같이 먹은 사람들은 모두 숭늉 속에 든 파래를 보고 한 마디 했다.
숭늉(숭늉에도 바다가! 밥솥에 남은 파래)
오늘도밥 하는 재미가 있었다.밥솥에 병아리를 넣지 않아 다행이었다.
밥 먹는 재미!밥 하는 재미!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난 밥 하는 재미다.
그럼!글 쓰는 재미!밥 하는 재미!또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뭘까.
그런 건묻지 않았으면 좋겠다.
밥이 달라졌어요!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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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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