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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제29회
방송일 1999년 5월 5일 수요일 밤 9시55분
$#1. 재호의 집 근처, 낮
형사들, 재호(굳은)의 팔을 양쪽에서 끼고 차(자동차에 비상램프 있는)로 간다. 진숙, 재영 슬리퍼 차림으로 뛰어오며 말하는.
진숙 : (형사에게) 말해주고 데려가요. 무슨 일인지, 네?
재영 : (울며) 오빠... 무슨 일이야, 왜 그래?
형사들 아랑곳 않고, 재호를 차에 태운다.
진숙 : 재호야...
재영 : 오빠...
재호 : (뒤좌석에 타며) 별일 아니예요, 들어가세요. (하고, 재영에게) 이모 모시고 어서 들어가. 하는데, 형사 재호를 밀어넣고 차문 닫는다.
$#2. 형사의 차 안
차창 문으로 재영, 진숙 어쩔줄 몰라하며, '재호야', '오빠'하고.
$#3. 차 밖
차 떠나면. 재영, '오빠'하며 울로 서 있고. 진숙, 넋이 나간 듯 서 있다.
$#4. 차 안
재호, 암담한 얼굴로 눈감고 가는.
$#5. 재호의 집 수돗가
인숙, 희진 내보내려하는.
희진 : (걱정스런) 새엄마, 무슨 일이예요?
인숙 : (맘 불편하지만) 엄마두 잘 몰라. 희진인 학교나 가.
희진 : (작게 한숨 쉬고) 알았어요. (하고, 마루에 신자랑 앉아있는 달건에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달건 : 그래, 차 조심해 다니고.
희진, 대문으로 나가면, 인숙, 마루에 앉아있는 달건, 신자에게로 와 힘없이 앉는다.
신자 : (걱정) 뭔일이꼬. 재호 갸가 나쁜 일 저지를 아가 아인데...뭔일이꼬.
인숙 : (울상) 모르겠어요.(달건 보며) 당신은 뭐 혹시 짚히는 일없어요?
달건 : (속상한) 낸들 아나. (하고, 담배 피우려다가, 문득 드는 생각 있는) 혹시...
인숙, 신자 : 혹시, 뭐?
달건 : 석구자식이... 뭔가 일을 저지르는 거 같던데.... 그 일에 재호가.
그때, 대문 열리고 진숙과 재영(울며 들어오고) 들어선다. 인숙, 신자, 달건, 뛰어나가며 '언니', '진숙아' 하는데 진숙, 바가지 들어 수돗가에서 물 틀어 마시고, 정신 차리려 이 앙다문다.
신자 : (진숙에게) 뭔 일로 그러노?
인숙 : (울상) 언니, 왜 그런데?
달건 : (걱정스레) 처형?
진숙 : (우는 재영에게) 울지마. 초상났어. 왜 이렇게 울어?
재영 : 어떻게 오빠... 이모.
진숙 : 니 오빠 가면서 별일 아니라잖어. 울지마. (하고, 방으로 들어 간다.)
인숙, 달건, 신자 그런 진숙 걱정스레 보고.
$#6. 진숙의 방 안
상 그대로 차려져 있다. 진숙, 문 열고 들어서서 상보고 심란한, 맘 다잡고 옷장 여는. 그때, 방문 열리고 신자, 인숙 조심스레 들어와 문 닫고, 신자 진숙에게 말하는
신자 : 니 서에 가볼라카나?
진숙 : (옷 꺼내 입으며) 가 봐야죠.
신자 : 내랑 같이 가자?
진숙 : (안보고) 관둬요, 혼자 갈래.
인숙 : (울상) 언니, 나랑 같이 가자.
진숙 : (옷 여미다 더는 못 참겠느지 눈가 그렁해 자리에 주저 앉으며, 크게 한숨쉬고)
인숙, 신자 옆에 앉아 그런 진숙 위로한다.
신자 : 니 서에 가지마라. 내도 이래 가슴이 벌렁거리는데, 니 얼굴이 그래 노래 갖고 길밖으로 걸어나가겠나. 일이 우째 잘못됐는지 안직 모르니까, 너무 맘상해 말고, 잠깐 누버라...
인숙 : (울상) 그래, 언니.
진숙 : (마음 아퍼, 한숨만 쉬는)
$#7. 경찰서 전경, 낮
$#8. 경찰서 안, 한쪽
석구, 재호 수갑 찬 채 형사반장 앞에 앉아있다.
반장 : (재호에게, 의심쩍은) 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일이야?
재호 : ...
석구 : (재호 보고, 반장에게 울상되어) 제건 카세트 테입에 녹음한 거 드렸잖아요. 들어보시면 이 친구가 죄없다는거 아실거 아니 예요?
반장 : (석구에게, 무섭게) 얌마, (재호 가르키며) 얘가 밀수는 아니지만, 사재기는 같이 모의했잖아! 사재기도 분명히 범죄야! 범죄를 모의했는데, 아무짓도 안해?
석구 : 얜 나중에 사재기도 안한다 그랬어요. 그런데.
반장 : 입 닥쳐! 임마!
재호 : (답답한 마음에 눈감는)
$#9. 신형의 집, 거실
신형, 전화기 들고 있다. 전화 끊고 다시 버튼 누르는. 그때, 혜자 앞치마하고 주방에서 나오다 그런 신형 보며
혜자 : (아직은 힘없는) 어딜 그렇게 애타게 전활 하니?
신형 : (그 말에 조금 놀라 전화 끊고, 어색한) 어...
혜자 : 재호한테 해?
신형 : (어색한, 미안한) 어... 어저께 통화가 안돼서... 핸드폰 하는데 안 받네.
혜자 : 핸드폰 잘 안 터지잖아. 집으로 한 번 해보지.
신형 : (어색한 웃음) 그럴까... (하고, 다시 전화하는)
혜자 : (그런 신형 서글프게 보고, 주방으로 다시 들어가는)
신형 : (신호음 가는 전화가 들고 있는)
$#10. 진숙의 방
진숙, 누워 눈감고 있다. 인써트 - 전화기, 코드 뽑아져 있다.
$#11. 신형의 집, 거실
신형, 전화기 내려놓고 주방으로 간다.
$#12. 주방
혜자, 쑥을 다듬고 있다. 신형, 미안한 얼굴로 들어와 엉거주춤 서서
신형 : 엄마.
혜자 : (보면)
신형 : (괜히 말거는) 뭐해요?
혜자 : (쑥 다듬이며) 아버지, 입맛 없다고 해서 쑥버무리 할라구.
신형 : 네에~... (걱정) 근데 엄마, 아버지 언제까지 손님방에 계시게 할 거예요?
혜자 : 어젠 너랑 얘기하느라 그랬지, 오늘은 안방으로 오시라 그래야지.
신형 : (안도하는) 네.
혜자 : (쑥 다듬다, 신형 보며) 넌 앉던지, 나가던지 그러지 왜 그렇게 엉거주춤 서서 그래?
신형 : (어렵게) 엄마, 나 잠깐만 나갔다 오면 안되요?
혜자 : 왜 재호 만나러, 연락 안된다고 하더니 됐어?
신형 : 안됐는데, 집에 한 번 가볼라구.
혜자 : (쑥만 다듬으며) 갔다와.
신형 : 미안해, 엄마, 도와드려야 되는데...
혜자 : (작게 웃어 보이며) 빈말하지 말고, 얼른 나가서 재호나 만나고 와.
신형 : (미안한 웃음, 짓고) 다녀올게요. (하고, 나가려는데)
혜자 : (쑥만 다듬으며) 저기 신형아.
신형 : (돌아보며) 예?
혜자 : (안보고, 어렵게) 재호보고 엄마가 미안하다구 그래. 그러구 언제 한번 날 잡아 집에 오라구 그러자. 같이 저녁먹자.
신형 : (혜자가 고맙다) 그럴게요. (하고, 나가는)
혜자 : (담담하게 쑥만 다듬는)
$#13. 신형의 집 앞
신형, 설레는 마음으로 대문 열고 나와 성급하게 걸어가는.
$#14. 병국의 사무실 안
병국, 정과장 앉아있다.
병국 : (허탈한)
정과장 : 저도 팀장님께 이런 말씀은 안 들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내려진 결정은 전해야할 것 같기에.
병국 : (정과장 보며) 쉽게 말해, 빙빙 돌리지 말고.
정과장 : (물 한 모금 마시고, 병국 보며) 영업을 뛰어주셔야 하겠습니다. 실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는 게 이사님 의지십니다.
병국 : (막막하다) 그러니까, 그 말은 물건을 안 팔면 자르겠다, 그 뜻이구만.
정과장 : (말 못하는) ...
병국 : (작게 한숨 쉬고, 정과장 보며) 일주일만 휴가 좀 신청해주게.
$#15.회사 앞
병국, 답답한 얼굴로 걸어나와 차에 오른다.
$#16. 차 안
병국, 눈가 그렁해지는.
$#17. 신형의 집 거실
혜자, 현관문 열고 병국, 들어선다.
혜자 : 어쩐 일이예요.
병국 : (혜자 안보고, 얼버무리는) 몸이 찌뿌둥해서... (그러다 뭔가 냄새를 맡으며) 쑥국 끓여? 쑥냄새 나네.
혜자 : (괜히 민망해 안보고) 옷 갈아입고 주방으로 나오세요. (하고, 주방으로 간다)
병국 : ?
$#18. 주방
병국, 앉아있고 혜자, 솥에서 쑥버무리 꺼내 접시에 담아 젓가락이랑 식탁에 놓고 앉는다.
병국 : (쑥버무리 보고) 뭐야?
혜자 : (불편한 감정 아직까지 있는) 입맛 없다면서요. (병국 보며) 어머니 살아계실 때, 이거 하나면 한 접시씩 비우드라. 왜 싫어요?
병국 : (작게 웃으며) 고맙네. 나 위해서 이런것 다 해주구. (쑥버무리 집어먹고)... (젓가락 내려놓는다)
혜자 : (그런 병국 보며) 더 먹지? 맛 없어요?
병국 : (혜자 보며) 신형이 결혼 허락했다매? 무슨 맘으로 그랬어?
혜자 : (안보고) 말려서 될일 아니니까.
병국 : 그럼 진숙씨 한 번 만나봐야겠네.
혜자 : (병국 맘에 안드는) 사돈이예요. 누가 사돈보러 진숙씨 진숙씨 그래요? 사돈이라고 불러요.
병국 : (혜자 보며) 여보, 우리 둘이 같이 한번 여행할래?
혜자 : (병국 안보고) 신형이 결혼하면 우리 약속대로 이혼이예요. 이혼 앞두곤 무슨 여행?
병국 : (혜자 보며, 달래듯) 여보. 나하구 진숙씨 오해두 풀렸구, 당신이 내켰든 마지못했든 재호두 받아들이기루 했구 그럼 당신하구 나하구 문제는 얼추 해결된거 아니야? 이런 마당까지 와서 굳이 뭐 헤어지구 어쩌구 할 이유가 뭐있어?
혜자 : (병국 서글프게 웃으며 보며) 헤어질 이유요? 있죠. 너무 많죠.
병국 : (답답하게 혜자 보며) 뭔데 그게?
헤자 : 당신은 (눈가 붉어지며 눈물 참으며) 내편이 아니야.
병국 : ?!
혜자 : 부부가 뭐라고 생각해요? 당신은 그냥 한 이불속에서 살 비비구 자면 그게 부부라구 생각해요? 아니예요. 나한테 부부는요, 한 편, 내편이에요. 영원한 내 편.
병국 : (답답한) 난 당신 편이야. 내가 당신편이 아니면 누구편이겠어?
혜자 : 적어두 내 기억속엔 당신 나랑 삼십년 살면서 나 당신이 한번이라도 내편이라고 생각해 본적 없어요. 당신 평생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사사건건 쌍지팽이 들구 나서서 나 몰아세웠죠? 어머니 살아계실땐 어머니 앞에서, 당신바람 피울 땐 바람 핀 여자 앞에서, 이번엔 또 진숙이 앞에서.
병국 : (혜자 보며) 여보 내가 어머니 앞에서 당신을 두둔하지 못했던 거는 당신이 날 어머니보다두 더 이해하겠지, 이런 믿음 때문이었어. 옛날 그 여자? 그건 당신이 나보고 무릎을 꿇구 빌라면 내가 빈다. 실수였다. 그리고 진숙씬...
혜자 : (눈가 그렁해, 보고) 신형 아버지, 나 한가지만 물어볼게요?
병국 : (보면)
혜자 : (맘 아프다, 눈가 그렁해진) 당신은 당신 인생에서 내가 단 한번이라도 안중에 있었던 적 있었수? 없었잖아요, 나 무시했잖아. (눈물 훔치고, 목소리 떨리는) 내 형제들, 내 외로움, 다 무시했잖아! 한 번이라두 나 붙잡구 진지하게 당신 뭐가 힘드냐, 내가당신 외롭게 한 적 없느냐, 그랬다면 미안하다 용서해달라 그런말한 적 한번이라도 있어요. 당신?
병국 : (안스러운) 내 미안하다구 했잖아...
혜자 : 했어, 했었죠. 한자리에서 두 번 이상은 안했지. 나두 자존심 있어요. 그냥 거죽으로 억지로 할수없이 그러는거 뻔히 알면서 어 떻게 그냥 넘어가니? 자존심 상하게.
병국 : (마음 아프다) 미안하다. 내가 당신을 외롭게 했다면은, 다 용서해, 용서해, 응? 나두 외로웠어. 아냐?
혜자 : 이제 너무 늦었어요. 당신 위로하기에는 내가 너무 외롭구, 다시 시작하기에는 난 너무 늙었어요. (하고, 일어나 나간다)
병국 : (맘 아픈)
$#19. 안방
혜자, 휴지로 눈물 훔치고 있는데, 병국 들어와 앉아, 그런 혜자 보다 안는다. 혜자, 병국 몸에서 벗어나려하면 '이거 놔' 하고, 병국, 그런 혜자 더욱 세게 앉으며
병국 : (눈가 그렁해) 나, 당신 사랑한다, 이러지 말자.
혜자 : (여전히 몸 빼내려하며) 이거 놔요, 이거 놔.
병국 : (안 놔주고) 신형이 보내고, 당신 보내고 나 못살겠다. 손님방에서 혼자 하루 자는데도 잠이 안오는데... 내가 어떻게 이렇게 사나. 여보, 이러지 말자. 나 좀 봐줘.
혜자 : 뭘 봐줘. 뭘 봐줘! (하다가, 몸 빼내려다 말고 울면서) 저리 비켜, 꼴보기 싫어!
병국 : (눈물 흘리며, 다독이며) 그래, 그래... 다신 잘못 안할게, 다시 나 잘못 안할게.
그런 두 사람 한 컷 보여주고.
$#20. 경찰서 안
재호, 석구 형사반장(서류 보는) 앉아있다. 그때, 경찰서 내 문 열리고 형사3, 형사4 급한 걸음으로 들어온다. 형사3, 다급하게 반장에게로 와서 말하는.
형사3 : 인천에서 일당들 모두 검거했대요. 지금 청으로 넘어가는 중이랍니다... (석구 보며) 얘 진술이 모두 사실인거 같습니다.
석구 : (마른 침 삼키고)
반장 : (턱짓으로 재호 가리키며, 형사4에게) 쟤는 풀어줘. 혹시 모르니까 신병확보는 하구.
형사4 : (열쇠로 재호의 수갑 풀어주는)
석구 : (반장에게) 그럼 제 친군 무죄인거죠? 그죠?
반장 : (석구 밉게 보고, 재호에게) 가봐.
재호 : (참담한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다 석구 본다)
석구 : (눈가 그렁해 재호 보며, 진심으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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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호 : (담담하게,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 꺼내 석구 앞에 놔 주고 나간다)
석구 : (그런 재호 슬픈 눈으로 보는)
$#21. 경찰서 앞
재호, 허탈한 얼굴로 현관에서 나와 걸어 경찰서 입구 빠져나가는데, 카메라 돌아가면, 현수, 서서 그런 재호를 서글프게 보고 있다.
$#22. 거리
재호, 주머니 손 꼽고 힘없이 걸어가는. 카메라 돌아가면, 현수(회사차) 재호를 뒤쫓고 있다.
$#23. 차 안
실장, 운전하고 있고 현수 뒤좌석에 타고 있다.
실장 : (룸밀러 보며) 만나시지 않구요?
현수 : (밖의 재호 보며) 지금은 때가 아니것 같애요.
$#24. 거리
재호, 골목으로 꺽어들어간다.
$#25. 차 안
실장 : 쫓아갈까요?
현수 : (재호 보던 방향에서 반대방향으로 고개 틀고) 아뇨, 회사로 가죠.
$#26. 달리는 현수의 차
$#27. 거리
재호, 무작정 굳은 얼굴로 걸어간
$#28. 진숙의 방 안
진숙, 신형 앉아있다.
신형 : (애써 웃으며, 어렵게) 하두 연락이 안되서, 제가 너무 예의없이... 죄송해요.
진숙 : (몸이 힘들어 보인다, 애써 웃으며) 아니예요. 재호가 핸드폰을 두고 나갔어요. 집에는 내가 몸이 아파서, 코드를 뺐구요.
신형 : (걱정) 어디 편찮으세요?
진숙 : 아니요, 몸살기운이 좀 있어서...
신형 : 약 드셨어요? 제가 어디 가까운 약국이라도 가서 약이라도 좀 지어올까요?
진숙 : 크게 아픈것도 아닌데요, 뭐. 괜찮아요. 그런데 어떡하나. 재호 보러 왔는데 재호가 없어서.
신형 : (어렵게) 어디 갔어요?
진숙 : (난감한, 침 삼키고 거짓말하는) 저기 일이 있어서... 친구가 지방에서 오랜만에 올라온다고 만나러 갔어요. 밤이나 되야 올텐데... 오늘은 만나기 힘들텐데.
신형 : (서운하지만, 애써 웃으며) 그럼 낼 보죠, 뭐.
진숙 : 서운해서 어쩌죠?
신형 : 괜찮아요, 이모님 뵀잖아요. 그런데 정말로 병원 안 가셔두 괜찮으시겠어요?
진숙 : 네.
신형 : (작게 웃고) 그럼, 저 이만 일어나 볼게요, 몸두 불편하신데.
진숙 : 그래요, 오늘은 그냥 가요. 재호 오면, 내가 신형씨한테 연락하라고, 그럴게요.
신형 : 네. (하고, 일어나는)
진숙 : (같이 일어나고)
신형 : 일어나지 마세요. 아랫사람 나가는데 나오실거 없어요.
진숙 : 그래두 가는건 봐야죠.
신형 : (방문 열고)
$#29. 마루
신형, 진숙 나온다.
신형 : (재호 방쪽 보고, 진숙 보며) 저 방이 재호씨 방인가 봐요.
진숙 : (어색한) 네.
신형 : (어색한 웃음) 저, 저 이방 좀 구경해봐도 될까요?
진숙 : (어색한) 그래요. 잠시만요. (하고, 재호의 방으로 가서 문 여는)
$#30. 재호의 방 안
재영, 앉아있다. 진숙, 재영에게
진숙 : (조용히) 일어나, 언니 들어올거야. (하고, 뒤에 있는 신형 부르는) 신형씨, 이리와요.
재영 : (어색하게 일어서는)
신형 : (들어오다 재영 보고, 진숙 보면)
진숙 : 서로 인사해요. 재호 동생 재영이예요.
신형 : (환하게 웃으며) 너무 이쁘다. (진숙 보며) 오빠보다 훨씬 나요.
진숙 : (작게 웃으면)
신형 : (재영에게 작게 고개 숙이고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정식으로 인사해요. 이신형이라고 해요.
재영 : (어색하게 웃지 않고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진숙 : (그렇게 인사하는 재영 맘에 안드는, 재영에게 눈치 주고, 신형에게) 얘가 원래 이래요, 숫기라곤 없어요. 강씨 집안 사람 들이.
신형 : (작게 웃으며) 알아요, 재호씨도 그런걸요 뭐.
진숙 : 방이라고 해도 구경할 것도 없죠? 우리 이렇게 살아요.
신형 : (방안 편안하게 구경하며) 좋은데요... (하고는, 진숙하고, 재영 조금 수줍게 본다)
진숙, 재영 : (왜 그런지 모르겠다)
신형 : (작은 웃음) 저 나중에 신혼방, 여기다 차려 주세요.
진숙 : (그런 신형이 좋다, 서글픈 느낌드는, 신형에게) 나가요, (재영에게) 나와. 언니한테 인사해야지...
재영 : (먼저 나가고)
진숙 : (방구경하는 신형에게) 나가요.
신형 : 네. (하고, 나가려다가 다시 뒤돌아 방 한 번 더 보는, 마음 설레는)
$#31. 수돗가
신형, 재영, 진숙 나와 서 있다.
진숙 : 몸이 불편해서 멀린 안나갈게요.
신형 : 네. (재영에게) 재영씨도 나오지 마세요.
재영 : (못보고, 고개 숙이고 있는) ...
신형 : (웃고, 인사하고) 들어가 볼께요. (하고, 나가는)
카메라 신자의 방쪽으로 가면, 인숙, 내다보다가 문 닫는다. 진숙, 신형 나간 문쪽만 바라보다 재영에게,
진숙 : 너는 얘가 왜 그러니, 화난 사람처럼 웃지도 않고 말도 않하고 민망해서 혼났네.
재영 : (미안한) 내가 지금 웃을 기분이야.
진숙 : (말하기 싫다, 방으로 들어가고)
재영 : (신형이 나간 쪽 왠지 미안한 마음으로 본다)
$#32. 재호의 집, 동네
신형, 입가에 흐믓한 작은 웃음 지으며, 걸어간다. 재호에 대한 생각을 하는.
상상, 공원
두사람 앉아있는.
신형 : (웃음 참으며) 재호야, 우리엄마가...
재호 : (밝은 느낌의 무표정) ?
신형 : 울 엄마가 ... 허락하셨다.
재호 : (밝은) 정말이에요? 정말요?
신형 : 정말. (하고 고개 끄덕이면)
재호 : (기쁜 얼굴로 신형을 안는)
신형 : (기쁜 얼굴로 재호를 안는)
현실.
신형, 가슴 벅찬지 잠시 심호흡하고 나서 웃는다.
신형 : (다시 걸어가는)
카메라, 그런 신형 보여주고 길 건너편으로 가면 재호, 어두운 얼굴로 걸어간다. 그런 재호의 얼굴위로.
반장E : 돈을 찾을 수 없을거다. 모두 국고 귀속이야, 그러니까 미련 한 짓을 왜 해.
재호, 그렇게 걸어가는.
$#33. 정류장
신형 흐믓한 웃음 띤채 버스 기다리며 재호 생각하는.
$#34. 재호의 집 앞
재호 굳은 얼굴로 걸어 집쪽으로 가서 문앞에 멈춰서는.
$#35. 진숙의 방
인숙, 신자, 재영, 달건, 진숙, 재호 앉아있다.
재영 : (눈가 그렁해) 그럼 석구오빤 어떻게 되는 거야?
재호 : (안보고, 가라앉은) 조사해보고 혐의가 없으면 나오겠지.
재영 : (속상해, 나가는)
진숙 : (재호 보며, 속상해 큰소리) 넌 왜 생전 안하던 짓을 해!
재호 : ...
진숙 : 아니 불법인줄 알면서 그 일을 왜 할라구 그랬어?, 조신하게 있었으면 니 돈은 건졌을거 아냐!
달건 : (재호 두둔하는) 지두 결혼 앞두고 하두 답답하니까 그랬죠.
진숙 : 답답해두 그렇지, 안되는건 안되는 거지.
신자 : (진숙 보며) 어유 됐다. (재호 보며) 니는 건너가 쉬라. 고단할긴데.
재호 : (일어나려하면)
진숙 : (속상해, 자기 가슴 쓸어내리고, 문 열고 나가려는 재호 보며) 재호야,
재호 : (보면) ?
진숙 : 신형이...
재호 : ?
진숙 : (도리질치며) 아니다, 아니야. 니가 지금 무슨 정신이 있다 고... 가, 눈 좀 붙여.
재호 : (나간다)
$#36. 재호의 방
재호, 방으로 들어와 책상위에 놓인 핸드폰을 본다. 그걸 들고, 자리에 앉아 버튼 누르면.
메지지E : 비밀번호 네자리를 눌러 주십시오. 신규 메시지 두개가 있습니다. 메시지 청취는 1번, 그룹전송은 2번.(다 시 버튼 누르면) 첫번째.
재호 : (다시 버튼 누르면)
신형 : (E, 밝은) 재호야... 나야. 어딨어? 내가 좋은 소식 들려줄려고 그러는데... 메시지 들으면 바로 연락해줘. 사랑해.
메시지E : 두 번째.
신형E : 재호야, 왜 연락안해? 너무 보고 싶다, 연락줘. 빨리, 엉.
재호, 핸드폰 끄고, 답답하게 고개 숙이는.
$#37. 공원
미선(시무룩하게) 봉순 앉아있다.
봉순 : 미선아, 요즘 너 왜 통 말이 없어. 공장에서두 그렇고, 밖에 나와서두 그렇구 무슨 일이야?
미선 : (담담하게, 앞만 보며) 너무 괴로워서 그래.
봉순 : 석구오빠랑 재영이 때문에?
미선 : (고개 끄덕이면)
봉순 : 내가 그 연놈들 콱 찢어놀까?
미선 : (보면) 니가 어떡해?
봉순 : 나 이쁘니까 미인계루? 내가 박석구 꼬시면 되잖아.
미선 : (봉순 보며) 너 나한테 맞을래? 니 얼굴에 넘어갈 박석구면 나한테두 넘어왔어, 기집애야.
봉순 : (기죽어) 그럼 어떡해?
미선 : (잠시 생각하더니, 단호하게 말한다) 우리 뜨자.
봉순 : (놀라며) !
미선 : 싫어?
봉순 : (두려운) 그게 아니라 니네엄마 어떡할거야?
미선 : 우리엄마 나없이두 산대. 같이 뜨자.
봉순 : 어디루 갈려구?
미선 : 경희라는 기집애가 준건데 (하고 주머니에서 쪽지 보이며) 여기 연락하면 일자리 얻을 수 있을 거야. 여기가서 나 박석구 잊을 때까지만 있자.
$#38 수돗가, 밤
미선, 술 한 잔 먹었는지 조금 비틀비틀거리며 봉순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온다. 신자, 그런 미선을 기가찬 듯 보고 서서 말하는.
신자 : 이기 뭐하는 기집애꼬, 이게!
미선 : (술 취한) 엄마야?
봉순 : (신자 보고, 미안한) 미선이가 기분이 안좋아서 둘이 맥주 한 잔씩 했어요.
신자 : (기도 안찬) 뭐가 어쨌다꼬? 땅콩끼리 모여 앉아서 땅콩을 안주 삼아 한잔 했다꼬?
미선 : (대드는) 그래, 술 한 잔 했어, 그게 큰 뭐 잘못이야?
신자 : (갖잖다, 미선보다 봉순 보고) 니는 (미선 턱으로 보며) 야 내한테 인계 했으니까네, 고마 가라.
봉순 : 너무 혼내지 마세요, 미선이 엄청 괴롭거든요.
신자 : (그런 말하는 봉순이 갖잖다) 어이구 니는 니 걱정이나 해, 니도 야못지 않게 술냄새나. 니는 고마 집에 가서 고마 엄마한테 많이 맞그라.
봉순 : (신자 무서운, 미선 팔 놓고) 안녕히 계세요. (하고, 나간다)
신자 : (미선의 팔목을 거칠게 잡아끌며, 방으로 가며) 이리와, 이년아!
$#39. 신자의 방
신자, 미선을 끌고 들어와 방 한쪽에 밀어버린다. 미선, 넘어져도 소리도 안지르고, 다시 자리 잡고 앉아 고개만 숙이고 있다. 신자, 앉아서 이걸 우짤까 싶다.
미선 : (고개숙이고) 엄마, 미안해.
신자 : (속상한) 진짜 미안은 하나?
미선 : 응. (신자 보며) 그런 의미에서 내가 엄마 좋아하는 노래 하나 불러줄게.
신자 : (보면) ?
미선 : (고개 숙이고, 가만 있다 쓰러져 코골며 자고)
신자 : (그런 미선 보다, 어이 없어 보는) 아이고 뭐 저런게 내 뱃속에서 나왔노.
$#40. 재호의 방
재호, 진숙 앉아있다. 밥상이 한쪽에 그대로 놓여있다.
진숙 : (밥상 보고, 재호 보고) 한 술도 안떴네. 잠두 안자고, 밥두 안 먹고, 꼿꼿하게 앉아서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거야?
재호 : (진숙 안보고) ...
진숙 : 이렇게 집에만 있지말고 신형이나 만나라. 만나서 집안에 일 있다, 그런 소리하지 말고... 아무일도 없는 것 처럼 해. 내가 신형이한테 너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 만나러 갔다, 그랬어. 좋은 일도 아니고, 나쁜 일 말 해봤자 무슨 소용이야, 기분만 잡치지.
재호 : ....
그때, 전화벨 울리고,
진숙 : (재호 보며) 전화받어, 신형인가 보다
재호 : (심란한) 안 받을래요.
진숙 : 왜?
재호 : 나중에 좀 정리되면 제가 연락할게요. (하고, 나간다)
진숙 : (벨 울리고 전화기 보고, 재호 보고)
$#41. 신형의 방
신형, 신호음만 가는 전화기 들고 앉아 있다. 그때, 병국의 밝은 목소리 들리는.
병국E : 신형아, 너 안 내려와? 너 안 내려오면 우리끼리 비디오 본다.
신형 : 예, 내려갈게요. (하고, 아쉬운 듯 전화기 내려놓고, 나가는)
$#42. 거실
오징어 먹으며 비디오(라빠르망) 보고 있다. 병국 눈을 가늘게 뜨고 보는.
신형 : (그런 병국 보며) 아버지, 안보여요?
병국 : 보여. (하고는, 신형에게) 아니 그런데, 지금 누구랑, 누구랑 좋아하는 거냐? 아깐 노랑 머리랑 노랑머리끼리 만나는 거 같았는데, 이젠 노망머리가 까랑머리랑 만나쟎아... 근데, 저 까망머리랑 노랑머리는 서로 친구사이 아니냐?
혜자 : (비디오보다, 짜증스레-그다지 화난 것 같지 않다-병국 보며) 여보, 들어가 주무세요.
병국 : 왜, 그래. 재밌게 보는데.
혜자 : 재밌게 보기는 뭘 재밌게 봐. 억지로 (새침하게) 내 비우 맞추느라 보는거지. 솔직히 당신 저렇게 수준 있는 영화 별로잖아.
병국 : 내가 왜 수준있는 영활 싫어해.
신형 : (그런 병국과 혜자 즐겁게 구경하듯 보는)
혜자 : (병국 보며) 이구 젊었을때 나 데리고 영화관 다닐 때. 벌써 그때 당신 수준 알아봤어. 돌아온 용팔이, 그것도 일편도 모자라서, 용팔이 투, 용팔이 쓰리까지... 다 찾아다니면서 보고 (신형에게 이르듯) 얘, 옛날에 내가 하두 뭐라그러니까, 아버지가 정말 괜찮은 영화라고 좋은 영화라고 그래서 데려갔는데 그 영화가 뭐였는 줄 아니?
신형 : (재밌지만, 웃음 참으며) 뭔데요?
병국 : (민망한 둣, 일어나) 나 잔다. (하며, 방으로 도망가고)
혜자 : (가는 병국 보고 웃고, 신형에게) 단발머리한 남자 나온 영화였어.
신형 : (기대에 찬, 웃음띤) 뭔데?
혜자 : 타잔이여, 영원하라.
신형 : (혜자를 치며, 웃고)
혜자 : (웃고, 일어나며) 이제 너두 들어가 자라. (하고, 안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신형 : (혜자 보며) 엄마.
혜자 : (돌아보면)
신형 : (조심스레) 아버지랑 완전히 화해 하신거예요?
혜자 : (새침하게) 아직... 완전히는 아니지. (하고, 작게 웃고) 잘자. (하고, 들어간다)
신형 : (그런 혜자 보고, 티브이 끄는)
$#43. 현수의 방
현수, 실장 앉아있다. 현수, 술이 많이 취한 상태다. 양주를 한 잔 마시고, 자기잔에 술을 따른다. 실장, 그런 현수의 손을 잡는다.
실장 : 그만 드십시오, 많이 취하셨습니다.
현수 : 마시고 싶어요. 놔둬요.
실장 : (술병 한쪽으로 치우고) 무슨 일입니까, 말씀을 하세요.
현수 : (서글프게 웃으며, 안보고) 아니요, 실장님이 도와줄 수 없는 거예요.
실장 : 그건 제가 판단할 일입니다.
현수 : (보며) ?
실장 : 말씀을 하세요.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현수 : (안보고) 재호라는 사람이요...
실장 : 좋아하시는 분인줄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을 곁에 두고 싶으신 거 아닙니까?
현수 : ?
실장 : 그럼 지금이 기횐 거 같습니다. 현수씨는 가만히 계십시오. 가보겠습니다. (하며, 일어나 나가고)
현수 : (술잔 보며, 서글픈)
$#44. 수돗가
재호, 운동기계 옆에 앉아있다. 진숙, 재호의 방에서 나와 그런 재호 측은하게 보는. 재호, 굳은 듯 가만 있고.
$#45. 재호의 집 수돗가, 아침
$#46. 신자의 방
신자, 코를 드릉드릉 고며 자고 있고, 미선, 살금살금 배낭에 짐을 챙기고 있다. 신자, 잠결에 모을 뒤척인다. 배낭을 툭 차면 미선, 놀라 신자 보면 신자, 아무것도 모르고 코 고며, 자고 있다. 미선, 그런 신자 보며 안도의 한숨 쉬고 배낭 매고 신자의 머리 넘겨 주며 작 게 말하는.
미선 : 엄마 잘있어. 엄마 땅콩은 집 나가. 여기서는 석구가 어른거려서, 못 살거 같애. 그래두 엄만 속상하지 않겠지? 밥두 잘 먹겠지. 그래두 난 하나두 안 속상해. 엄마, 잘 있어. 내가 돈 많이 벌어올게. 그때 다시 만나자. (하고 일어나 몰래 문 열고 나가는) ...
$#47. 재호의 집 앞
미선, 대문 열고 나와 의미 심장한 얼굴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48. 재호의 집 근처
미선, 인도쪽으로 걸어가고, 차(상철이 탄), 미선의 옆을 지나간다.
상철 : (미선에게 차창문 내리고 얼굴내밀면서) 아가씨 570번지가 어디에요?
미선 : (모르는지 그냥 지나간다)
상철 : 빌어먹을. 갑시다.
$#49. 재호의 집 수돗가
상철과 양복입은 남자2, 여기저기 빨간 딱지를 붙이고 있다. 달건, 신자, 재영, 모두 얼이나간 표정이다.
인숙 : (E, 놀라) 이게 뭐예요!
달건 : (E) 당신들 이게 뭐하는 짓이야! 여기가 어디라구 딱지를 붙여!
신자 : (E, 소리치는) 뭐꼬, 이게 뭐꼬!?
인숙 : 뭐하는 짓이예요! 우리가 뭘 어쨌다구 이런 걸 붙여요!
상철 : 붙일만하니까 붙입니다....
달건 : (어리버리) 도대체 난 이게 뭐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네.
신자 : (상철에게) 아니 누가 빨간 딱질 붙이라카드나, 엉, 누가 그러드나?
상철 : 그건, (진숙의 방 가리키며) 저방에 있는 정진숙씨한테 물어 보십쇼.
인숙 : (얼굴이 사색이 되어 마루에 올라가려는 상철을 끌어내리며) 이리 나와요! 이리 나와! (하고는 진숙의 방으로 들어간다)
$#50. 진숙의 방
진숙, 화가나고 눈물이 날 것 같지만 참으며 애써 담담하게 앉아있다. 남자1, 농이며 가구에 빨간 딱지를 붙이고 있다. 그때 인숙, 눈가 붉어져 들어와 남자1 밀어내며,
인숙 : (버럭) 당신 나가! 나가 있으란 말이야! 나가! (하고 남자1 밀어내고, 방문 닫고 진숙의 앞에 앉으며) 언니, 이게 무슨일이야. 언닌 무슨 일인지 알구 있어?
진숙 : (눈가 붉은) ...
신자 : (들어와 진숙에게, 다급하게) 진숙아 뭔일일꼬, 이게 뭔일일꼬?
진숙 : (신자 보며, 담담하게) 언니네 전세방값은 내가 어떻게든 구해볼게.
신자 : 그 말이가, 지금! 집이 와 이렇게 됐냐꼬. 니 또 옛날처럼 남자 잘못 만났나?
진숙 : ...
인숙 : (버럭) 입이 있으면 말 좀 해봐! 이게 무슨 일이야!
진숙 : (붉어진 눈에서 눈물, 흐르지만 단호하게 눈물 닦아내고 이 앙다물고 앉아있는)
$#51. 재호의 방
재호, 수염까칠한 얼굴로 눈가 그렁해 이 앙다물고 앉아있다. 상철, 남자, 재호 아랑곳 않고 딱지를 이곳저곳에 붙인다. 재호, 담담하게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52. 진숙의 방
재호 문열고 문밖에서 굳은 듯 진숙 바라본다.
인숙 : (재호 보며)재호야, 이게 무슨 일이야? 너 알고 있엇지? 그래, 넌 알고 있었을거야. 너처럼 똑똑한 놈이 모르고 있었을 리가 없지.
신자 : 니 진짜 알고 있었나?
재호 : (잠시 보다가 고개 숙이는)
인숙 : 근데 알면서도 일이 이지경이 될 때까지 그대로 놔뒀니? 앞으로 우리 식구 다 밖으로 나앉게 됐다는데 어떡할거야... (울면서) 제발 너만이라도 말좀해봐.
진숙 : 그만해.
재호 : (굳은듯 보다가 나간다)
$#53. 수돗가
재호, 방에서 나와 신신는데 달건, 재영 그런 재호에게
달건 : 이게 무슨 일이냐, 재호야? 이제 우린 어떻게 되는거야?
재영 : (울상) 오빠..
재호 : (재영 본다)
재영 : (그런 재호 불안하게 보고) 오빠...어떻게 좀 해봐.
재호 : (아랑곳 않고, 나간다)
$#54. 재호의 집앞
재호 굳은 얼굴로 담담하게 걸어가는.
$#55. 집 동네
재호, 나오다가 차에 붙은 차압딱지 보고, 담담하게 길가쪽으로 걸어가는
$#56. 공원
재호, 무표정한 얼굴로 담배를 피운다.
회상.
수돗가(처음 이사올 때 분위기다).진숙, 재영, 석구, 재호, 인숙, 달건, 희진 집을 둘러보며 너무들 좋은 표정이다. 한쪽에 이삿짐을 옮겨놓고.
진숙 : (기쁜, 둘러보며) 재호야 이 집 너무 좋지 않니? 니 엄마 와서 살아두 하나두 안 비좁겠지?
재영 : (기쁜, 석구에게) 오빠, 이 집 전세두 아니구 우리 집이랜다? 이제 이사 안다녀두 된대.
인숙 : 너무 좋다, 이집 언니.
석구 : 죽인다, 죽여 증말.
달건, 희진 : (웃고)
재호 : (기분 좋게) 짐 옮기자구요.
식구들 (웃으며, 짐 드는)
재호 : (석구와 짐 들고, 기분 좋게 웃는)
신자E : 아이고 미선이 이놈의 지집애는 어디갔노! 미선아!
현실
재호 : (넋나간듯한, 무표정)
그때, 핸드폰 울리고 재호 힘들게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 받는다.
신형 : (E) 여보세요? ... 재호야?
재호 : (눈물이 날 것 같다)
신형 : (E) 여보세요. 강재호씨 핸드폰 아닌가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57. 신형의 방
신형,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고 이상하다듯 고개 갸웃하고 전화기 놓는.
$#58. 공원
재호 (이앙다물고. 핸드폰 끄고, 악! 하고 고통스레 소리지른다)
$#59. 길가 밤
길가에 앉아서 재호 생각많은 얼굴로 술마신다.
$#60. 오피스텔 전경, 밤
$#61. 계단
재호, 술에 취해 몸을 가누기 힘든 지경이다. 그래도 정신 차리려고 하며 고통스레 계단을 오른다. 부릅뜬 눈가가 붉게 충혈되어 있다.
$#62. 현수의 집 안
통나무집에 대한 사진과 설계도들을 보고 있다. 마음에 안드는지 답답한 표정으로 주방으로 가 커피 끓인다. 그때 현관문에서 노크 소리나고 현수 문쪽 돌아보며.
현수 : 누구세요?
여전히 노크 소리만 난다.
현수 : 누구세요? (하고 문쪽으로 가 문 여는데)
재호 : (무표정한 얼굴로 들어와 앉는다)
현수 : ?
시간 경과
인써트 - 재떨이에 몇 개의 담배재. 재떨이에 재를 떠는 재호의 손. 그때 재호의 주머니에서 핸드폰 울리는 소리난다. 재호, 무표정하게. 가만있고.
현수 : (걱정스럽지만, 짐짓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전화 안받어?
재호 : (무심하게) 받아야지. (하고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 켠다)
$#63. 신형의 방
신형, 공부하다 전화하는 듯 책상에서 수화기 들고 있다.
신형 : 여보세요?
$#64. 현수의 방
재호 : (아무런 마음에 동요도 없는 듯 다시 꺼 주머니에 넣는다)
현수 : (그런 재호가 걱정스럽다)
재호 : (잠시 가만 있다가, 건조하고 단호한 얼굴로 현수 보며) 부탁 한 거 들어줄 수 있어?
현수 : (담담한) 응...
재호 :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까 갈게. (담배 끄고 일어난다)
현수 : 친구 문제는 셋째 삼촌한테 말해둘게. 직접 가담이 아니면 빼 내는데 문제 없을거야.
재호 : 니네 아버님 다 다음주에 오신다 그랬지? 그때 인사 드리면 되겠구나. 나오지마. (하고 현관쪽으로 가서 현관문 열려하는 데)
현수 : (어느새 서서) 재호야.
재호 : (돌아보면)
현수 : 아니야.
재호 : (무표정하게 현수 잠시 보고 있다, 그냥 나간다)
현수 : (씁쓸한 마음이다) ...
$#65. 오피스텔 앞
재호, 어둡지만 담담한 얼굴로 출입구에서 나온다. 길진, 퇴근한 차림으로 오다가 나오는 재호 보고 말하는.
길진 : (작게 웃으며) 웬일이니? 나 만나러 왔어?
재호 : (그 말에 멈춰서서 길진 본다)
길진 : 올라가자. (하고 출입구쪽으로 걸음 떼는데)
재호 : (굳은 얼굴로 가던 길 가는)
길진 : (재호쪽 보며, 이상한) 재호야.
재호 : (등돌린채 그대로 서있다가 뒤돌아보며 건조한 목소리로) 현수 만나러 왔었습니다. (하고 뒤돌아가는)
길진 : ? (재호 보다, 이상해 고개 들면)
현수 : (계단 윗쪽에서 아래쪽을 내려다 보고 있다)
$#66. 신형의 집 앞
재호, 신형의 집을 무표정한 얼굴에 눈물 흘리며 올려다 보고, 한참을 그렇게 보고 있다,
회상. 신형과의 첫 번째 키스. 잠시후 돌아선다.
재호 : (E, 자조적인) 이제 다 끝났어, 다 끝났어.
재호, 눈물 닦고 넋놓고 걸어가는. 그때 신형의 집 대문 열리고 신형, 혜자 나온다.
혜자 : 낼 지들 보고 와서 갖고가라 그러지, 뭐한다구 밤 늦게 나가?
신형 : (손에 보자기 들려 있는) 길진이형두 그렇구, 현수도 그렇고 아침엔 다들 바쁘잖아요. 나도 하루 종일 집에만 있으니 좀두 쑤시구. 보쌈 오래 두고 먹으면 맛없잖아.... 금방 갖다올게요.
혜자 : 그래두 내일 와서 갖고 가라 그러면 되지.
신형 : (작게 웃으며) 너무 늦지 않을께.
헤자 : 니 고집을 누가 꺾니... 큰 길루 갖다와. 괜히 또 지름길루 간다구 샛길루 가다 나쁜놈들 만나지 말구.
신형 : (웃으며) 네. (하고 재호가 갔던 반대방향 길로 뛰어간다)
혜자 : 말만한 게 껑충껑충 뛰기는. 동네 사람 다 깨겠다. (하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67. 현수의 집 안
길진(화난), 현수 담담하게 앉아있다.
길진 : 도와주는데서 끝내. 널 위해 하는 말이다.
현수 : (굳은 얼굴로 길진 보며) 날 위해 하는 말처럼 안들려.
길진 : (화난 조금 큰소리로) 너 왜 이렇게. 어려!
재호 : 재호자식은 또 왜 이렇게 어린거야! 재호가 너한테 오려는 이유를 몰라? 너한테 그런 부탁을 했다면, 그건 피하는거야. 상황이 힘드니까 너한테 도망가는거라구!?
현수 : (단호한) 도망오라 그래, 기꺼이 피신처 되줄 테니까.
길진 : 바보같은 소리하지마. 넌 니가 그렇게 강한거 같니? 감당해 줄 수 있다구, 너 싫어하는 놈이랑 살 자신 있다구? 내 말 똑똑히 들어. 이유가 있어서 온 사람은 어떤 이유든 만들어서 다시 가.
현수 : (마음 아픈, 길진 외면하며) 갈 땐 가라 그러지 뭐. 올 땐 오라그러구.
길진 : 이러지마!
현수 : (길진 보며) 걔 힘들어, 오빠. 나름대루 발버둥도 쳐 봤을거야. 그래두 소용이 없었겠지. 대책이 없었을거야. 그래서 나한테 온거겠지. 나? 나두 그래. 걔 피해서 발버둥도 쳐보고 집에까지 회사, 일 끌어들이면서 그렇게까지 날 들볶으면서 잊으려구 했어. 근데 길이 없어, 오빠. 걜 피해서 갈 길이 없어.
길진 : 니가 지금 하려는 짓이 뭔줄 몰라? 니가 순간 내린 결론 때문에 다 불행해 질수도 있어. 재호, 신형이, 너까지.
현수 : (눈가 그렁하지만 단호한) 난 지금두 충분히 불행해.
길진 : (버럭) 뭐가, 충분해.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일수도 있는데, 더 불행해질 수도 있단 말이다. 이 바보야!
현수 : ...
길진 : (더는 말 안통한다 싶어, 일어나 문 쾅소리나게 닫고 나간다)
현수 : (물만 마시는) ...
$#68. 현수의 대문 앞
길진, 현수의 집에서 나와 자기 집으로 가려는데, 올라오던 신형과 마주친다.
길진 : ?!
신형 : (밝은) 형...
길진 : (난감한)
$#69. 길진의 오피스텔 안
길진, 답답한 얼굴로 차만 마시고 있다. 신형, 그런 길진을 보며 이상하다.
신형 : (작게 어색하게 웃으며) 왜 그래 형?
길진 : (보며) 여긴 왜 온거야?
신형 : (어색하게 웃으며) 엄마가 보쌈 했다 그래서 갔다주라 그래서. 엄만 낼 불러서 주라 그러시는데, 현수 보기 좀 그렇잖아, 현수껀 형이 대신 좀 전해줬으면해서...
길진 : (신형 안스럽게 보며) 너, 재호 믿니?
신형 : ?
길진 : (신형 외면하며, 일어선다)
신형 : 왜 얘길 하다말고 일어서?
길진 : 피곤해. 자고 싶다. 아침 일찍 강의도 있고.
신형 : (아차싶다, 작게 웃으며) 참, 형 내일 아침에 강의 있지, 난 내가 없으니까 형두 없는 줄 알고. (일어난다)
길진 : 신형아.
신형 : (보면)
길진 : (어렵게) 너, 재호랑 꼭 결혼해야 되겠니? 어머님께서 그렇게 반대하시는데.
신형 : (미안한 듯 작게 웃으며) 이젠 안그러셔. 엄마도 허락하셨어.
길진 : (답답한 마음에 눈 감았다 뜨고 신형, 외면하고 작게 혼잣말처럼 말하는) 너무 늦은게 아니었으면 좋겠다.
신형 : (길진 보는) ?
$#70. 고수부지
재호, 소주병을 병째 마시고 내려놓는다. 담담하려고 하지만 눈물이 범벅이다. 재호, 술이 취해 정신이 가물가물하다 고개숙이고 가만있는.
$#71. 신형의 집 전경, 낮
$#72. 신형의 방
신호음 울리는. 신형, 뛰어와 받는다.
신형 : (반가움, 혹시나 싶은 두려움) 여보세요?
재호 : (E) 나예요.신형 : (얼굴에 환한 웃음 번지는) 재호구나...
$#73. 신형의 집 근처, 공원
재호, 담배 피우며, 벤치에 앉아 신형을 기다리고 있다. 무표정한 얼굴이다.
$#74. 공원, 다른 일각
신형, 힘들게 뛰어오르고 있다. 그러다 재호 보고는 밝게 부르는.
신형 : (손 흔들며) 재호야!
재호 : (무표정하게 신형쪽 돌아보고)
신형 : 나야! (하고, 손 흔드는)
시간 경과.
신형, 재호 벤치에 앉아있다. 재호, 이 앙다물고 마음 흔들리지 않으려 애쓰며 담배 피우며 앞만 보고 있다. 신형, 재호 표정 살피며 어렵게 말 꺼내는.
신형 : (재호 보며) 나 안봐?
재호 : (앞만 보고 있는)
신형 : (작게 웃으며, 짐짓 밝게) 강재호씨, 저 좀 봐주세요. 얼굴 보고 싶어요. 하루, 이틀 사흘, 휴... 못본지 너무 오래 됐는데, 네?
재호 : (마음 아파 고개 숙이는)
신형 : (두 손으로 재호의 얼굴 감싸 자기를 보게 하고, 웃으며) 힘든일 있었어? 말해봐, 뭔지. 내가 다 해결해줄게. 누가 속썩였어? 말해, 내가 혼내줄 게.
재호 : (눈물 나려하지만, 참으며 신형 보는) ...
신형 : 수염도 안 깎고, 정말 무슨 일있는 거야?
재호 : (눈물이 그렁해 더는 참지 못하고 신형을 와락 안는다)
신형 : (쑥스러운 듯 웃으며 재호 밀쳐내려하며) 왜 이래... 사람들이 봐. 낮에 이러지마. 재호야 이러면 안돼..
재호 : (더욱 신형을 끌어안고 맘 아픈)
신형 : (아무것도 모르는, 웃으며) 아쿠 숨막혀. 이러지마. 우리 얘기하자 응?
재호 : (신형을 안은 채 이 앙다물고 눈물 흐르고)
신형 : (포기한 듯 아이 달래듯 재호 다독이며) 그래 안자. 누가 보든지 말든지 우리 그냥 이렇게 안고 있자. (하고 행복하게 재호 안는다)
재호 : (고통스런) ...
신형 : (편안하게 안고, 웃는)
신형 : (N, 차분한) 나는 그날 재호가 나를 사랑하는 줄 알았다. 그게 떠나가는 준비인 줄은 알지 못했다.
그런 두사람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