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간판입니다, 정회장님이 사진찍기를 좋아하시는 듯...
4시간 20분짜리 등산을 끝내고 들렀던 미란다 온천
온천 후 지나가던 동네의 카페에서 맥주 한잔씩 했는데 거기 걸려있던 엄청난 크기의 스내퍼
카페 앞 바다에 걸린 무지개를 보다
맥주와
여러가지 피쉬 & 칩스(정회장님 고맙습니다...)
산행기
간만에 후누아 지역으로 산행을 간다. 비가 많은 겨울철엔 주로 가는 와이타케레 지역이 진창 그것도 엉망진창이 되기 때문에 웬만하면 다른 곳으로 산행을 하게 되는데 그 대상이 이곳인 것이다. 약속장소인 보타니의 로얄세이브로 나갔더니 벌써 조회장님 나와 계신다. 신임 정회장님도 바로 도착하시고 이어서 일행들 모두 도착, 08시 40분경에 우리는 출발했다.
오늘의 목표는 Mangatangi 트랙인데 2번 모토웨이를 통해서 접근하게 된다. 산행 후 미란다 온천욕이 예정되어 있어 결국 온천 주변의 산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대의 차로 분승해서 1번 모토웨이 – 2번 모토웨이를 달려서 Mangatawhiri 라는 동네에서 산 쪽으로 진입을 했다.
오늘의 등산로는 Vining Walkway 라는 사인간판이 나오는 데서 시작이 된다고 나와 있건만 우리는 그걸 발견하지 못하면서 좀 더 위에 있던 Mangatangi 댐 쪽으로 난 도로로 들어가게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원점 회귀산행이 되면서 더 재미있는 산행으로 바뀌었지만 계획에 없던 코스로 정상에 올라서게 되니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이 없지 않았다.
트랙 입구에서 오늘의 출석부 사진을 찍고 들어섰는데 여기에도 초입에는 카우리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신발에 뿌리는 소독약이 비치되어 있었다. 이어서 조금 경사진 등산로를 올라가는데 자동적으로 3그룹으로 팀이 나누어지게 되었다. 후미에는 오늘 처음 나오신 20기 선배 분인데 비즈니스 관계로 산행 후 온천욕은 못하고 바로 가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움직일 땐 벗고 쉴 때는 입으라는 등산수칙 1번을 그렇게도 강조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 다들 많이 입고 출발하는 바람에 한 사람씩 등산로를 옆에 두고 옷을 벗는 모습을 보게 된다. 선두엔 가장 연배이신 최 선배님이 무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신데 정보에 의하면 어제 인삼 달인 물을 많이 드셨다나?...
출발한지 1시간이 좀 지나서 다들 모이게 되었다. 다들 물도 마시고 간식도 드시고 그런다. 햇빛이 있다가 비가 조금씩 오다가 구름으로 사방이 어두워 지다 가를 반복하는 날씨이다. 그래도 겨울철이면 한국의 장마처럼 쏟아지던 비가 올해는 많지 않으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
2시간 조금 더 걸려서 Mangatangi 정상(487m)에 도착. 주변 전망이 좋다는데 구름이 잔뜩 깔려 리를 폈다. 중식시간… 오늘은 쌀 막걸리가 3통이 공급되어서 너도 나도 한잔씩. 그러다가 비가 조금 내리면서 군대 훈련병 같은 모드도 연출…
하산은 임도를 내려가서 Mangatangi 댐을 구경하고 처음 출발점으로 가는 것으로 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가야 하건만 처음 계획한 곳을 놓치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코스로 바뀌게 된 것이다.
방금 나온 햇빛으로 인해서 임도에서 무럭무럭 김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잡게 되었다. 한국 같으면 이렇게 호젓한 비포장 임도를 걸어볼래야 걸을 수 없겠지만 우리는 매번 이런 환경에서 산행을 하다 보니 오늘도 이런 모습이 그러려니…하는 산행이 되었다. 아마도 처음 나온 분들은 기억에 많이 남으리라…
하산도 3그룹으로 나누어져서 다들 많은 담소를 하면서 가게 되었다. 이것저것 해박한 지식이 많은 분들이 되다 보니 재미있는 대화의 하산로가 된다. 산행 때 마다 새로운 내용이 되다 보니 다음 산행이 또 기다려짐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리라…
이윽고 댐에 도착. 그로테스크한 모습의 댐 안에 있는 물이 빠지는 수로를 등지고 단체 촬영을 하였다. 댐의 높이가 자그마치 78m 라고 댐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여기 고인 물이 이제 마누카우 시의 수돗물로 공급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댐에는 송어를 방류했고 바위가 있는 곳에서는 낚시도 가능하다고 하니 낚시 좋아하는 분들은 한번 출조를 하시는 게…
우리가 지나갈 때 마다 댐의 뒷부분의 잔디를 관리하기 위해서 풀어놓은 양들이 어쩔 줄을 모른다. 아마도 이렇게 사람이 많이 지나가는 것을 처음 보았으리라…경사진 댐의 잔디이다가 보니 기계로 차를 깎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러다 보니 양들로 풀을 뜯어 먹게끔 만든 듯 하다. 마치 Mount Eden 에 있던 소들처럼.
다시 하산을 계속해서 우리는 처음 차를 세웠던 출발지점으로 돌아왔다. 도합 산행시간은 4시간 20분. 근래 보기 드문 산행 시간, 그렇지만 2차로 미란다 온천이 있기에 우리는 행복했는데 오늘이 텀방학 마지막이어서 그런지 온천엔 사람들이 무지 많았다. 덕분에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고.
귀로에는 피쉬 앤 칩스로 요기도 하고 맥주로 입가심도 했는데 다들 맛있어 하는 표정에서 오늘의 산행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오클랜드를 향해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