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10. 오전에 구름이 끼더니 오후에 맑다.
전대리 가는 버스 차창밖은 골골마다 누런 벼의 황금 바다다.
전대리 버스 종점에서 호암미술관까지 약 3km의 아스팔트길은 관광버스나 승용차가 스쳐지나가지만 혼자 걷기에 좋다.
여기서 오름길로 갈라져 힐사이드 호텔과 백련사길로 올라갔다.
먼 산들이 보이고 나무들이 아름다운 2차선 아스팔트 길이지만 차도 없고 사람도 오가지 않는 조용한 산책길이다.
주위의 아름다운 가을 나무들을 감상하며 호텔 가는 입구에서 드디어 백련사 입구라는 아담한 표지석을 발견했다.
여기서부터 차 1대가 지나갈 만한 폭으로 좁아졌지만 길가엔 오래된 은핸나무들이 열병식을 하듯 늘어서 나를 반기며 호위한다.
은행나무길 저 끝무렵에 백련사가 가까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애초에 잘못 된 것이었고 백련사 가는 길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는 듯 1.5km 라는 표지판이 나를 맞이했다.
갈수록 재미가 있다. 마침 옆의 숲속에서 새 소리가 들려왔다. 김소월의 시 "산" 구절이 떠올랐다.
산새도 오리나무 우에서 운다.
산새는 왜 우노 시메산골
영넘어 가려고 그래서 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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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엔 들국화가 바람에 흔들렸다. 또 한 모퉁이를 돌아가면 새로운 골짜기와 먼 산들이 보였다.
전망 좋은 곳에서 차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높은 곳에 절을 지었을까? 옛사람들은 다리심도 좋다.
모퉁이길을 돌고 돌아 이렇게 멀리 올라와야 속세와 인연이 끊어지리라는 생각에서였겠지.
드디어 저 언덕에 길게 늘어선 객사들이 이어져 있고 요란한 산문도 없이 중앙의 돌계단을 오르니 절 마당이 보이고 대웅전이 우람하다.
계단 위에 나를 맞이하는 듯 누런 풍산개 한마리가 점잖게 서 있다.
절 뒤에 향수산 정상인 듯 산마루가 아득히 높아 보이고 그 위로 독수리 한 마리가 빙빙 도는 손바닥만한 하늘이 보였다.
마당 가운데 아름다운 석탑이 있고 한 편엔 종각이 아담하다.
드디어 한 사람을 만났다. "절이 아름답고 물맛이 좋습니다." 하고 인사를 했다.
마당가 한편 건물로 여인 한 분이 저녁 준비하는지 바쁘게 오가는 것이 보였다.
산에 오르는 길을 묻고 다시 계단을 내려와 길을 찾는데 개가 따라와 등산길 옆에 서 있다. 잘 길들여진 개의 친절한 배웅이었다.
서기 801년 애장왕 2년에 신응선사가 창건한 조용한 절이다.
향수산 등산은 여기서 새로이 시작되었다. 산넘어 갈 길을 생각하니 김소월 시가 다시 이어져 입에서 흘러나왔다.
오늘도 하룻길 칠팔십리
돌아서서 육십리는 가기도 했소.
불귀 불귀 다시 불귀
삼수갑산에 다시 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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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땡이 길로 오르내리며 골짜기와 내를 지나 갈림길 3거리에 오니 예전에 다니던 오솔길이어서 반가우나 갈길이 바쁘다.
좋은 전망들을 지나쳐 정상을 향하여 오름길은 바쁘게 달렸다. 해 지기 전에 동림리에 도달해야 한다. 그래도 레이크 사이드 전망은 대충보고 정상을 지나 405봉을 거쳐 가을 길 누런 단풍잎들을 보며 길을 달려 내려와도 어둑어둑함이 자꾸 다가온다.
지름길을 찾아 달구지 길로 내려왔다. 그러나 버스정류장까지 동림로는 멀고 멀었다.
다리를 지나 건너편 광주시로 건너가 버스정류장까지 왔을 때는 캄캄한 밤이 지나온 온 마을에 벌써 내리 덮은 뒤였다.
버스에서 내려 출발
전대리 에버랜드 주차장이 넓다.
큰 길로 가다보니 호암미술관 가는 갈림길 표지가 보인다.
에버랜드 신인 안내소 앞을 지나간다.
에버랜드에는 볼거리도 많지만
카리비안 베이를 언뜻 지나
호암 미술관 가는 길을 찾아 큰 길로 건너간다.
호암 미술관과 벡련사 갈림길 표지가 나온다.
오름길로 우회전한다.
조용한 숲길이 계속된다.
멀리 용인과 광주를 가르는 산 줄기가 보인다.
향수산 등성이도 보인다.
멀리 마구산 뒤 태화산 정상이 보인다.
골짜기는 아직도 여름 같은 숲이 한창이다.
호텔가는 길과 백련사 가는 길이 갈린다.
길가의 은행나무들
다시 전망이 터지고 우측으로 울창한 숲
은행나무길이 지나고
은행나무 숲길이 끝나고 1.5km의 표지판이 보인다.
백련사 가는 길이 꼬부라져 모퉁이 길이 되풀이 된다.
들국화
민들레
드디어 백련사!
손님 맞이하는 개
백련사 탑과 대웅전
절 마당에서 짤칵
향수산 등산이 시작된다.
우선 옆땡이 겨드랑길로 오른다.
골짜기를 건너고, 등성이 너머 희미한 갈림길.......
좌 법화산과 우 향수산 정상의 갈림길
정상을 향하는 중 레이크 사이드 골프장이 숲 사이로....
레이크 사이드 골프장이 저 아래에
정상의 장승이 이채롭다.
정상에서 405봉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응달쪽엔 그늘이 짙어가고
또하나의 작은 향수산 표지
서쪽은 단풍경이 한창이나
동쪽은 건너편 먼산이 검푸르다.
그루터기에 버섯이 자라고 이끼가 푸른데
석양이 오고 갈길은 멀어 마구달린다.
동림리 가는 달구지 길로 내려와서..........어둑 어둑........
문형동림로 표지판이 보이고
버스 정류장까지 마을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