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귀본처(還歸本處), 천년의 귀환
감사합니다.
경순대왕 어진봉안 및 범공선사 다례재는 법보종찰 해인총림의 각별한 후의와 배려, 나주김씨 종친님들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성원과 후원으로 성황리에 회향(廻向)할 수 있었음에 무한 감사드립니다.
이는 조상님의 훌륭하신 얼과 정신을 계승하는 우리들의 응집력을 보여준 것이고, 정체성과 정통성을 다지고 화목을 돈독히 하고, 우리는 <하나이고 영원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기념비적인 행사로 우리들 가슴속에 오래오래 기억되고 회자(膾炙)될 것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신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언제나 늘 수복강녕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앞으로도 미력하나마 열심히 하고자 하오니 많은 질책과 성원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단법인 범공선사 숭선연구회 회장 김근학 절
경순대왕 어진 봉안 및 범공선사 다례재 고유문
불법승 삼보에 귀의 하옵고, 불기 2563년7월13일(토) (사)범공선사숭선연구회 회장 김근학을 비롯한 우리 사부대중은 오천년 한민족의 자랑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호국법보종찰 해인사에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어진인 신라 56대 마지막 임금 경순대왕 어진을 천여 년 만에 환귀본처(還歸本處)하는 봉안식과 더불어 이 어진을 봉안했던 대왕의 계자(季子) 황(湟)왕자 범공선사(梵空禪師)의 다례재를 봉행하게 된 것을 부처님과 대왕님영정에 옷깃을 여미며 합장 돈수하고 삼가 告하나이다, 나아가 부처님과 해인총림의 자비광명이 온 누리에 퍼지고 그 광영이 천추만대에 계계승승하기를 축원하는 바입니다.
이 어진이 해인사에 환귀본처하게 된 경위는 <삼국을 통일하고 우리나라의 기본 틀을 만들고, 세계사에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던 천년왕국 신라가 흥망이 유수하여 쇠망의 길을 걷게 되자 경순대왕께서는 백성들을 전쟁의 참화로부터 구하고 경천순민의 대의를 실천하고자 935년 천년사직을 신흥 고려에 평화적으로 손국하는 세기적 결단을 내리어 이 땅에 전쟁과 대립을 종식시키고 평화와 안정의 길을 열었지만, 태자 일과 계자 황은 “천년 사직을 어찌 하루아침에 남에게 넘겨 줄 수 있겠는가”하고 극간하였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자 통한 속에, 태자는 개골산에 솔처자하고 들어가 마의초식으로 종신하니 후세에 마의태자로 불리워지고 있으며, 계자도 충절(忠節)을 지켜 처자를 속세에 두고 부왕의 어진을 해인사에 봉수하고 범공스님이 되어 국민통합, 중생제도에 정진하다 열반(涅槃)에 드시니 조정에서는 의영공(懿英公)의 시호를 내리고 그 충효정신을 후세 길이 기리도록 하였습니다.
범공께서 봉수했던 어진은 해인사에 화재가 발생하자 영천 은해사에 옮겨 모셔져 있다가 1778년(정조3년) 대왕의 묘전(廟殿)인 경주 숭혜전으로 이봉하여 내려오다 2008년 당시 숭혜전 김병호 참봉의 발의와 나주김씨 종친회 김근학 회장 등의 자료 협조로 “2008년 경주문화원 학술대회”와 2010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한국미술사학회 학술세미나(경주대 정병모 박사)”에서 최고의 어진으로 학계에 보고되었으며, 현재 국립 경주박물관에 기증되어 보존 중에 있습니다.
대왕의 어진이 최고의 어진으로 밝혀진 이후 (사)범공선사숭선연구회 김근학 회장 등 나주김씨 종친회 간부들이 최초 봉수처인 해인사를 수차 예방하여 방장 원각 대종사님, 주지 향적스님, 박물관장 서봉스님께 헌의(獻議)한바 마침내 시절인연이 영글어 어진이 천년 만에 본래 자리로 봉안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봉안되는 어진은 1904년 화승 이진춘이 모봉한 것을 한국 전통서화공예 대명장 백미자 화백이 이모하여 천년 만에 봉안하는 것입니다.
꽃의 향기는 십리를 가고 나눔의 향기는 천리를 가며, 덕의 향기는 세세손손 영원히 이어진다고 합니다. 이 덕향은 바로 평화적으로 천년 사직을 고려에 손양한 대왕님과, 충절과 갸륵한 효심으로 부왕의 어진을 해인사에 봉수하여 최고의 어진으로써 역사적으로 평가를 받게 한 범공선사 부자 분을 이르는데 지당한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오천년 역사상 역대 13개국에 367왕이 재위해온 중에 어진을 봉안한 묘전이 전국도처에 제일 많은 여섯 곳이 있는 임금님은 경순대왕이 유일하며, 망국의 왕자로서 영락(零落)하지 않고 덕 높은 스님이 되시어 삼국유사 등 사서에 기록되고 기려지고 있는 분은 범공선사 뿐입니다.
이번 어진 봉안과 다례재 봉행을 계기로, 천 년 전 이 땅에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와 통일을 성취한 대왕님의 경천애민의 혼과 범공선사의 사려 깊은 충효 정신이 영원히 기려지고, 한 뿌리지만 광복 후 70여년 동안 세계유일의 분단국가가 되어 대립하고 있는 현실을 성찰하고, 부처님의 가호와 대왕님의 보우로 우리의 꿈과 소망인 평화와 통일이 실현되어 “평화롭고 풍요로운 통일한국, 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다시 탄생하기를 기원하면서 삼가 고유문을 올리는 바이오니 굽어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불기2563, 7. 13.
사단법인 범공선사숭선연구회 회장 김근학 합장 돈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