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석달 만이다...영암의 월출산...오늘로 마흔 네 번째..나는 오늘 월출산과 밀회를 즐길 것이다
올해 벌써 꽤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영산강에서 첫 해돋이를 보았고, 그 길에서 이어진 월출산 새해 첫 날 첫 산행...
울산의 간절곶 해돋이와 같은 날 부산 금정산 산행...
다시 마흔 세번 째 월출산 산행과 해남의 두륜산을 올랐고 ...
눈이 폭포같이 내리던 날...1 월 21 일 무등산 입석대와 서석대 산행....
그리고 순창의 강천산과 남해의 금산... 정읍의 내장산과 양산의 천성산...부안의 내소산과 고창의 선운산...
양산의 영축산과 밀양의 천황산과 재약산....청송의 주산지와 주왕산....
얼핏 보면 팔자가 늘어진 사람인데... 나의 입장에서 보면 치열한 삶의 틈새에서 찾아내는 유일한 고독 탈출 방법이다
올해 내 나이 52 살...(인터넷 검색을 하면 이렇게 뜬다^^*)...서양식으로 하면 51 살...이게 좋은데^^*
5 년 전에 이 곳 나주에서 영랑 시인의 마을, 강진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이른 새벽과 석양...
오가는 길에 단지 눈으로만 느끼던 월출산
한 달에 하루도 쉴 틈이 없어 산행이라는 것은 언감생심...접고 생활하던 그때에
스쳐 지나가는 월출산은 내겐 대단한 거인이었다
청춘의 때에는 정신적으로 지치가던 직장생활의 무력감을 떨치고자 홀로 기차를 타고 강릉이며 속초...설악산과 부산의 바닷가...
장항선 끝점에서 만나던 대천의 바닷가를 즐겨다녔지만
사랑하고 결혼하고...아비가 된 이후에는 언제 그랬더냐는 듯 잊고 살았는데....
머리에 하얀 무늬가 돋고(그렇다고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뜻하지 않게 가족과 떨어져 지방생활을 시작한 뒤에야
청춘의 본성을 찾은 건 아닐런지.....
지난 마흔 세 번의 월출산 산행 중에서 이 곳 도갑사를 기점으로 하는 산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로 천황사 주차장에서 구름다리 방향...대개는 바람폭포 방향이었지만, 간혹 경포대에서 구정봉과 천황봉을 오가는 산행이었다
월출산 천황봉의 높이는 해발 809 미터...낮은 것 같지만 지역의 특성상 가까운 목포지역의 해발이 거의 0 에 가까워
타 지역의 산과 비교해 볼 때는 거의 해발 1,200 고지와 맞먹는다
거기에 우리나라 3 대 악산으로 불릴 만큼 기암 절벽...가파른 경사도로 악명(?)이 높아서
어느정도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월출산 이름만 들어도 " 그 산 힘들다던데..." 고개를 내두를 정도의 명성을 지니고 있다
어느 산이나 그렇치만 친해지면 꼭 그렇치만도 않은 것...월출산도 마찬가지다
오늘 나는 처음으로 그동안 내가 못만났던 월출산의 다른 한 쪽과 만나고 있다
지난 마흔 세 번의 산행 기록이 한번도 빠짐없이 소장되고 있고..이제 오늘 달의 뒷부분처럼 궁금하던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를
월출산의 나머지를 보게되는 것이리라
도갑사에서 억새길까지의 오름길은 조금은 밋밋하다
천황사에서 구름다리 방향...천황사에서 바람폭포 방향처럼 멀고 급한 경사길은 단지 잠깐 만나는 느낌이 들 정도....
그러나 움직이는 거리는 이 방향에서 제일 긴 것이어서 이 길에서 처음 만나는 억새길과 구정봉, 향로봉의
뒷모습은 조금 생소할 테지만
구정봉에서 이어질 바람재와 천황봉의 모습은 늘 보아 온 친한 어깨동무의 모습일 것이다
월출산에게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느 산처럼 넓고 깊은 계곡이 없다는 것인데
그만큼 산의 면적은 다른 국립공원의 산들보다 작고 가파르기 때문이다
월출산은 남도의 젖줄인 영산강과 나주평야를 옆에 두고 너른 영암과 강진의 들녘 한 가운데 불뚝 솟은 뿔의 형상이다
규모는 작지만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에서 자산가치가 10 위 권에 드는 능력을 갖춘 산
산불이 났던 곳에 나무 대신 억새가 자랐고
덕분에 탁트인 하늘을 마주할 수 있는 월출산의 억새길....
주말이어서인지 많은 산행객들의 조금은 소란한 외침들이 들리는 가운데
언제나 그렇듯이 홀로 산 길을 가는 나는 억새길을 지나 구정봉과 향로봉을 향해 나아 간다
가는 곳마다 절경이 이어진다
남도의 봄은 이미 길가의 벚꽃이 거의 졌을 정도로 무르 익었고
두 달 가까이 영남 쪽에 머물면서 영암 풀티재에서 강진 까지재를 넘어가는 30 리 벚꽃 길을 못 본 것이 아쉽지만
이 곳 저 곳에 핀 산벚꽃과 진달래...작은 몇 종류의 야생화들이 대신의 반가움이다
5 년 전 월출산 첫 산행 이후 2 년 가까이 다른 산은 염두에 두지 않을 정도로 나는 월출산과 사랑에 빠졌다
오늘은 구정봉에 천황봉 쪽으로 더 나아가 바람재에서 발걸음을 되돌릴 것이다
이유는 어차피 처음 이 길로 올랐으니 다시 구정봉으로 되 돌아와 봉우리 아래에 있는 마애여래 좌상을 둘러 볼 참이기로...
묵직한 얼굴 형상의 바위 앞에서 잠시 쉬었다
다시 나아가는 걸음에 생기가 돋는다...어느 곳을 둘러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들이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나가는 낮선 산객들의 모습이 오히려 정겹고
오늘 하루 서로가 산의 모습이 되고 산의 마음이 되는...조금은 축축한 속옷의 느낌도 싫지 않고
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다시 세상의 속물이 퇼 터이지만
지금 이 시간만큼은 내가 산이어서 좋은 것이다
첫댓글 사애님 인생처럼 월출산의 높음과 낮음이 경이롭게 저며있네잔잔이 써준 설명글을 읽노라면 인생의 어떤 굴곡들을 읽게 되고삶의 애환도 느끼네그렇치만 건강함으로 누릴수 있는 기쁨도 있고 환희도 있네어느 누구에게는 구경 할수도 없는 즐거움들일에 매여 산다는 것은 내가 일 할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내가 그 일을 할수 있는 건강이 있다는 것은어느 누구보다 즐거움일수도 있다 하겠지나는 가난한 사람이지만누가 만약 부자라면 나는 그 부자를 택하지 않고 건강을 택하고 싶은늘 소망을 일치 말고내가 할수 있는 일에 기쁨으로 최선을 다했으면 하네그 일이 돈이 연관이 있든 없든귀한 포토
아무리 움직여도 부자유한 것이 있고머물러 잇어도 자유한 것이 있지요지기님은 늘 마음이 자유로우신 분입니다평안한 밤 되세요^^*
수많은 책장을 넘기듯이 가슴으로 읽었네 아우님늘상 즐겨하는 산행으로 건강도 가득하고마음에 즐거움도 가득하시게나
첫댓글 사애님 인생처럼 월출산의 높음과 낮음이 경이롭게 저며있네
잔잔이 써준 설명글을 읽노라면 인생의 어떤 굴곡들을 읽게 되고
삶의 애환도 느끼네
그렇치만 건강함으로 누릴수 있는 기쁨도 있고 환희도 있네
어느 누구에게는 구경 할수도 없는 즐거움들
일에 매여 산다는 것은 내가 일 할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내가 그 일을 할수 있는 건강이 있다는 것은
어느 누구보다 즐거움일수도 있다 하겠지
나는 가난한 사람이지만
누가 만약 부자라면 나는 그 부자를 택하지 않고 건강을 택하고 싶은
늘 소망을 일치 말고
내가 할수 있는 일에 기쁨으로 최선을 다했으면 하네
그 일이 돈이 연관이 있든 없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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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움직여도 부자유한 것이 있고
머물러 잇어도 자유한 것이 있지요
지기님은 늘 마음이 자유로우신 분입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
수많은 책장을 넘기듯이 가슴으로 읽었네 아우님
늘상 즐겨하는 산행으로 건강도 가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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