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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 백신] 매머드 복제는 가능할까?(5) - 코끼리 유전자를 조작하여 매머드를 만들어 보자
침팬지를 유전자 조작하여 김태희를 만드는 것과 매머드를 되살리는 것은 어느 것이 쉬울까나?
[구라 백신]의 마지막 순서로 그동안의 이야기를 대강 정리하면서 매머드를 되살리는 방법으로 제시된 한가지 방법을 더 소개해 드리죠.
멸종된 매머드를 되살려낸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몇달마다 한번씩 튀어나오는 단골 메뉴 중 하나입니다. 매머드를 현생에 되살리는 것이 가능한 일인 것처럼 희망적인 기사가 실렸다가 같은 잡지에서 얼마 뒤에는 현재 기술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하고, 또 몇달 뒤에는 도돌이표.
매머드 화석은 우리나라에서도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매머드는 원래 대한민국에서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1996년에 전라북도 부안군에서 어금니와 골격 화석이 발굴되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는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화석이 발굴되었으며, 일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털코끼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매머드를 부르는 이름이다. 두꺼운 털이 있는 매머드가 한반도 북부에 살았다는 것은 해당 지역이 빙하기에 추웠다는 것을 암시한다.
- from 위키백과 -
시베리아 동토 속에서 제법 잘 보존된 매머드가 러시아 혁명 전에 발견된 적이 있고, 근래 2007년에는 여태까지 발견된 매머드 중에서 가장 잘 보존된 개체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만년 전에 태어났다가 태어난 지 한달 만에 죽어 얼음에 묻힌 암놈 매머드라고 합니다. 이 조그마한 새끼 매머드는 발견자 아내의 이름을 따서 Lyuba라고 명명되었습니다.
Lyuba라는 매머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보세요.
http://en.wikipedia.org/wiki/Lyuba
매머드 화석 사진 한 장
아래는 뉴욕 자연사 박물관에 있는 매머드 화석으로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
멸종된 매머드를 어떻게 현생에 되살려 낼 것인가?
현재 이야기되고 있는 방법들은 아래 그림에 나타나 있습니다.
출처 : http://ngm.nationalgeographic.com/2009/05/mammoths/cloning-interactive
우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얼음 속에서 잘 보존된 매머드 난자와 매머드 정자를 찾아낼 수 있는 경우입니다.
난자와 정자를 잘 해동시켜 실험실에서 인공수정 시킨 뒤 코끼리의 자궁 속에 넣어 새끼를 낳도록 하면 됩니다. 그러면 어렵고 효율 낮은 체세포 복제를 할 필요도 없고,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매머드는 핵 DNA 뿐 아니라 미토콘드리아 DNA까지 완벽한 그야말로 매머드가 됩니다.
그런데 여태까지 발견된 매머드에서는 물론이려니와 앞으로 발견될 매머드에서도 잘 보존된 난자를 채취할 가능성은 거의 0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야말로 신선하게 보존된 매머드가 있다 할지라도 코끼리과 동물들의 배란이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므로 난자가 배란된 상태로 보존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위 그림에는 세가지 방법이 나와 있는데 잘 보존된 매머드 난자를 채취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아 아얘 거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잘 보존된 난자를 이용하는 방법은 불가능하다고 치고 제외.
이제 그림에 나타난 세가지 방법을 보기로 하죠.
위 그림에서 첫번째 방법은 잘 보존된 매머드 정자를 찾는다고 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매머드 정자를 해동시켜 실험실에서 코끼리 난자에 인공수정시킨 뒤 코끼리 자궁에 착상시켜 새끼를 얻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매머드-코끼리 간의 잡종이 만들어지겠죠. 매머드와 코끼리의 유전자가 반반인 잡종 암놈을 키운 다음에 다시 매머드 정자로 수정시키는 일을 여러번 반복하면 잡종이지만 점점 더 매머드에 가까운 녀석이 태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게 말은 그럴듯한데요. 잘 보존된 정자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도 거의 없는 데다가 있다고 해도 과연 그것으로 현생 코끼리의 난자를 수정시켜 잡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매머드와 아프리카 코끼리는 같은 조상으로부터 약 6백만년 전에 갈라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불과 44만년 후에 매머드와 인도 코끼리가 갈라졌다고 하죠. 그러니까 매머드에서 볼 때 아프리카 코끼리보다는 인도 코끼리가 유전적으로 더 가깝다는 이야기가 되고, 인도 코끼리에서 볼 때에는 아프리카 코끼리보다 매머드가 더 가깝다는 이야기입니다.
얼뜻 생각할 때 매머드보다는 아프리카 코끼리와 인도 코끼리 간이 더 가까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네요.
http://news.nationalgeographic.com/news/2005/12/1220_051220_mammoth.html
현재 분류학상으로는 매머드, 아프리카 코끼리, 인도 코끼리가 같은 과의 서로 다른 속으로 되어 있습니다. 같은 과 내에서 서로 다른 속이지만 상대적으로 매머드와 인도 코끼리 간의 종간 거리가 좀 더 가깝다는 이야기.
그럼 인도 코끼리와 매머드 간의 잡종은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아프리카 코끼리와 인도 코끼리 간의 잡종은 몇번 만들어진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모두 태어나자 마자 죽었고 가장 오래 살아남은 한마리가 태어난 지 12일 생존했다고 합니다. 오래 살지는 못했지만 코끼리 간의 잡종이 되는 것으로 보아 인도 코끼리와 매머드 간의 잡종도 만들어질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 잡종이 생식 능력을 가질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생식 능력이 있어야 교배를 계속하여 매머드에 점점 가까운 잡종을 만들어 내지 않겠어요? 일단 그것은 그런대로 넘어가고.
매머드와 인도 코끼리 간의 잡종이 생식 능력을 가진다 해도 코끼리가 새끼로부터 자라 배란할 때까지는 보통 20-30년 걸리거든요. 매머드 정자로 여러번 교배를 하여 순종 매머드에 가까운 놈을 만들어 내려면 몇백년이 걸려야 할 지 모르겠네요.
이 방법도 그림에 나타나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넘어야 할 많은 장벽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잘 보존된 정자를 찾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잡종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물론 가장 큰 문제는 잘 보존된 정자를 찾을 수 없다는 데에 있겠죠.
그 다음이 바로 황우석 박사가 시도해 보겠다는 방법입니다. 바로 체세포복제 방법이죠.
얼음 속에서 잘 보존된 매머드 사체를 발견하고 체세포를 떼어 왔다고 칩시다.
그러면 코끼리의 난자를 채취하여 난자로부터 핵을 제거한 뒤 매머드의 체세포를 난자에 넣고 융합시킨 후 리프로그래밍합니다. 그러면 매머드 복제 배아가 만들어지겠죠. 이것을 코끼리의 자궁에 이식하여 매머드 새끼를 얻는다는 것입니다.
현재 코끼리의 난자를 채취하여 실험실에서 코끼리의 정자로 수정시킨 뒤 코끼리의 자궁에 이식하여 새끼를 얻는 일은 몇몇 사람에 의해 성공하였습니다.(IVF)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코끼리 난자를 얻는 일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
매머드와 코끼리는 같은 속 내의 서로 다른 종이 아니라 속이 다른 동물입니다. 그러니까 이속간 복제가 되겠지요. 아직까지 이속간 복제에 성공한 사람은 없습니다. 혹시 개 난자를 이용한 아프리카 들개의 이속간 복제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코끼리 - 매머드 간 이속간 복제가 저절로 쉽게 되는 것은 아니겠죠.
그런데 이속간 복제를 성공시키느냐 하는 문제보다도 근본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DNA가 잘 보존된 매머드 체세포를 구할 수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기가 막힌 복제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온전한 체세포가 있어야 복제를 하지요.
러시아 혁명 때로부터 지금까지 제법 잘 보존된 매머드 사체가 발견되었지만 DNA가 온전한 사체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DNA가 아주 작게 조각난 것들 뿐이었습니다. 이미 말씀드린대로 현재까지 발견된 매머드 사체에서 얻을 수 있는 DNA는 산산조각난 것이었습니다. 매머드 염색체 하나에 들어간 DNA의 길이를 10미터라고 칠 때 매머드 사체에서 발견되는 DNA 조각의 길이는 0.1mm 미만인 비율입니다. 그야말로 가루가 된 상태이죠. 이것으로 복제를 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적인 체세포 복제는 물론이려니와 Wakayama가 16년간 죽은 쥐를 복제하는 데 사용했던 반복적인 핵이식 방법을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온전한 체세포 핵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세번째 방법으로 넘어갑니다.
세번째 방법은 매머드 사체에서 온전한 체세포 핵을 발견할 수 없었고, 앞으로도 발견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입장입니다.
세번째 방법은 다시 두가지로 나뉘어 집니다.
그 첫번째는 조각난 DNA를 이어 붙여 온전한 DNA를 만들어 복제에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바이러스 수준이 아닌 거대한 매머드 DNA를 아주 작은 조각으로부터 이어 붙인다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DNA 복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염색체를 만들어야 하고 그것들을 세포핵 안에 담아야 합니다. 더구나 그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DNA 조각 자체의 변형이 심하여 이러한 방법으로는 살려낼 수 없습니다.
마지막 남은 방법은 위 그림에서 맨 아래에 있는 것입니다.
이미 매머드의 게놈은 Miller와 Schuster 일행에 의해 70%가 해독되었습니다.
매머드 게놈이 완성되면 그것을 설계도로 삼아 코끼리 체세포로부터 출발하여 유전자 조작으로 매머드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사람 게놈 지도를 설계도 삼아 침팬지 체세포로부터 출발하여 유전자 조작으로 사람을 만들어 낸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사람과 침팬지의 조상이 갈라진 것은 약 6백만년 전으로 인도 코끼리와 매머드가 갈라진 것과 비슷한 시기입니다. 그러나 인도코끼리와 매머드 간의 유전적 거리는 사람과 침팬지의 경우보다 1/2 정도로 가깝다고 합니다.
그러나 침팬지를 유전자 조작하여 사람을 만드는 것과 인도코끼리를 유전자 조작하여 매머드를 만드는 것은 같은 기술 수준을 필요로 합니다. 빈대떡 10장 부치는 것과 빈대떡 5장 부치는 것 정도의 차이겠죠. 침팬지로 사람 만드는 것에 비해 코끼리로 매머드 만드는 것이 조금 쉬운 정도.
시베리아 동토에 묻혀 있다가 발견되는 매머드 사체는 매머드를 되살려내는 데에 직접적으로 이용되는 재료로서의 가치는 없습니다. 이미 DNA가 너무나 잘게 분해되고 변형되어 그것을 딱풀로 이어 붙여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DNA 정보를 읽어내는 용도로 필요한 것이죠. 설계도인 매머드 게놈을 만들기 위해 정보를 읽어내는 용도. 현재 매머드 게놈의 70%를 작성했지만 그 질은 매우 낮습니다. DNA 조각의 변형이 심하게 되어 그렇기도 하고 454 shortgun이란 장비의 reading error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70% 만들어진 정도의 게놈은 돌연변이가 심하게 이루어진 설계도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을 설계도 삼아 매머드를 되살리려 한다면 살아 남을 수 없습니다. 최소한 지금까지 시퀀싱한 양의 수십배를 더 해야만 에러를 줄인 살아 남을 수 있는 설계도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반복된 시퀀싱으로 랜덤 에러는 필터링 해 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점까지 고려한다면 코끼리를 유전자 조작하여 매머드를 만드는 것이 침팬지를 유전자 조작하여 사람을 만드는 것에 비해 결코 쉽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황당한 이야기인 것처럼 들리겠지만 그래도 이것이 가장 가능성이 있다는 방법입니다. 물론 지금의 기술 수준으로는 불가능한 이야기이죠.
이에 대해 Miller 같은 사람은 비관적으로 봅니다. 누군가가 이런 일을 한다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Poiner 같은 사람은 20년 내지 50년쯤 뒤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낙관합니다. 두사람 모두 멸종된 매머드를 살려낸다는 일에 대해서 찬성하지 않습니다. 멸종된 동물을 되살려내는 것보다는 지금 남아있는 동물들을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요.
하여간에 이 방법이 성공한다면 침팬지로 사람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
개 유전자를 조작하여 여우를 만들어 내는 일. 침팬지 유전자를 조작하여 김태희를 만들어 내는 엽기적인 일. 이런 일이 가능해 지는 세상이 되어야만 매머드를 되살려 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Akira Iritani옹은 4-5년 내에 매머드를 살려내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지만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과학자들은 거의 없습니다.
매머드를 현생에 되살릴 수 있는 가능성 이야기는 대략 이런 정도입니다.
만일 매머드를 되살려 낼 수 있다 하더라도 그에 따르는 문제는 또 없을 것이냐?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할 말은 많으나 [구라 백신]은 일단 이만 총총.
첫댓글 일단부터 찍고
볼일 좀 보고 올께여
인류는 자연과 더불어 진화로 이어진다. 진화론에서 모든 가설은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지구상 모든 생물이 퇴화되는 것도 하나의 자연 현상으로,
복제가 마치 무엇을 대체할 있다는 것은 기만이다. 둘리양 복제 이후 그렇다할 뉴스는 현재까지 없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매머드 게놈을 70% 찾았냈다해서 거기다 은근슬쩍 밥숫가락 올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메머드를 복제 한다는 언플 발상 자체가 기만이다.
차라리 침팬지를 복제한다고 설치는 게 나을듯. 이역시 일본에서 시도하고 있을지 모르겠다만. 하여튼 돌은 조합하는데 선수다.
결과물 없이 다음단계 다음단계... 마침표 끝은 어딜까? 말로만 부품하게 하지말고 제발 이번에는 제대로 된 연구 성과물 내시길... 근데 대법원 판결은 언제 나오려나?
저도 일단부터
뉴욕 자연사 박물관에 있는 매머드 화석 사진 한 장,
정독을 하기전엔 어느 과학사이트에 나온 이미지 사진인줄 알았는데
죽순님이 직접 찍은 사진이군여~
[구라 백신]에 첨가하려고 2010년 10월에 미리 찍어 왔어요. ^^
매머드복제 복제 하여 머리에 쥐날려했는데
상쾌한 설명 감사합니다
"기가 막힌 복제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온전한 체세포가 있어야 복제를 하지요"
더 기가 막힌것은 기술도 없는 놈이 복제하겠다고 설쳐대니..
무삭하면 용감하다던가.
겁도없이 주제에 매머드라니.
매머드를 현생에 되살릴 수 있는 가능성
개 유전자를 조작하여 여우를 만들어 내는 일.
침팬지 유전자를 조작하여 김태희를 만들어 내는 엽기적인 일.
이런 일이 가능해 지는 세상이 되어야만 매머드를 되살려 낼 수 있다~
글 읽어내려오는 동안 강의실에 앉아 매머드 특강을 듣고 있는 듯 했습니다.
무지한 저희들을 위해 긴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시 또 보니까 화석처럼 되버린 매머드는 박물관에 장식용으로 오랫동안 사람 손을 수 억 만년 동안 탄 것이라 어쩌면 형상만 재현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된다.
공상과학의 소재로서 매머드야말로 매머드급으로 구라치기 딱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