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은 인상파주의 화가인 마네가 에밀졸라를 그린것으로 작품의 해설은 다음과 같다.
에밀 졸라는 19세기 파리에서 보들레르와 더불어 새로운 미술 운동을 펼친 화가들을 옹호한 대표적인 지식인이었다. 이 그림은 평소 자신의 예술을 옹호해 준 졸라라는 지식인에게 바치는 헌사 같은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단순한 초상화라고 보기 어려운 그림이다. 졸라는 여기에서 초상화 주문자라기보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초상화가 갖추어야 할 요소를 이 그림은 보여주지 않는다. 에두아르 마네는 졸라의 초상화를 그렸다기보다 19세기 파리라는 상징적 공간에 근대적 지식인인 에밀 졸라를 하나의 요소로 첨가한 것이다. 마네는 이 그림에서 당대에 자신에게 쏟아진 비판에 대한 대답을 시도하고 있다. 그림을 구성하고 있는 화제는 상징적 의미에 따라서 면밀하게 배치되어 있다. 인물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것들 중에서 주목할 것은 오른쪽에 있는 그림들이다. 이 그림들은 각각 《올랭피아》와 《작은 기사들》을 보여준다. 《작은 기사들》은 벨라스케스의 그림을 모사하면서 그림 공부를 한 마네의 과거를 연상시킨다. 두 그림이 암시하는 것은 스페인 기법이나 베끼는 실력 없는 화가라는 마네에 대한 세간의 비판이다. 이런 비판에 대한 마네의 응수는 왼쪽에 그려놓은 일본 병풍이다. 스모 선수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병풍의 이미지는 전통 없는 그림도 가능하다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당시 파리에서 일본 그림은 서구의 전통과 무관한 새로운 문물을 뜻했기 때문이다. 이런 해석을 종합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졸라의 초상이다. 졸라가 손에 들고 있는 책은, 블랑이 쓴 『그림의 역사』로서 평소 마네가 즐겨 읽던 책이다. 책을 들고 있는 졸라는 전통에 통달한 지식인의 표상이다. 마네는 이 그림을 통해 자신의 리얼리즘이 아무런 근거 없이 나온 것이 아님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졸라의 초상은 초상화라는 장르에서 벗어난 근대 미술의 정체성을 보여준다.나는 이 그림에서 마네의 함축적이고 상징적으로 그림을 표현하는 능력을 인상깊이 보았다.
마네의 에밀졸라의 초상화로 자신의 그림에 대해 쏟아지는 세상의 비판에 대해 그림으로 대답하는 것도 인상이 깊었다.